비록 검이 칼집 안에 들어있더라도 조운 같은 검의 달인들은 손잡이만 봐도 검을 만든 자의 솜씨를 알아볼 수 있다. 주창이 싸구려 검으로 알고 있지만 조운의 눈에는 검에 담긴 장인의 혼을 보고 탐이 났던 것이다. 물론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를 따르는 제자들이 가진 검들 보다는 가치가 있었다. 화려한 장식이 없어 싸게 보일 지라도 실전에서는 화려한 장식이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라 그런 장식이 없다는 것은 철저한 실전용 검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조운은 검을 사서 자신을 따르는 이대제자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마음먹은 것이다.
“그, 그거야…!”
‘이것 봐라, 일이 쉽게 풀리네!’
“후후, 한 자루 당 은 백 냥씩, 이백 냥을 주겠네!”
“네, 네엣! 이, 이백 냥…!”
“왜 적다고 생각 하나?”
“…!”
“그럼 오십 냥을 더 주지. 그 이상은 안 되네!”
주창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장가를 위협해서 한 냥 정도 더 받아낼까 생각했었지만 이백 오십 냥이란 거금이 손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주창은 조운의 맘이 변하면 어쩌나하며 조운의 손과 얼굴을 번갈아 보며 대답대신 고개를 끄떡였다.
“허허허!”
조운은 가볍게 웃고는 뒤쪽을 향해 손짓을 했고 뒤에 서있던 능월이 품에서 백 냥짜리 전표 두 장과 오십 냥짜리 전표를 품에서 꺼내 조운에게 건넸다.
“이건 석가장에서 발행한 전표라네. 어느 전장이나 다 통용되는 것이니 쉽게 환전할 수 있을 것이네. 자 검을 넘겨주지!”
“에, 예!”
‘이거 말 한마디 더하면 더 받을 수 있는 거 아냐?’
주창은 순간이나마 딴 생각을 했다가 접었다. 지금까지 십여 년을 뒷골목 생활을 하면서 주창이 나름대로 터득한 것이 있으니 욕심은 화를 부른 다는 것이었다. 한손에 검을 건네며 다른 손으로는 조운의 손에 있는 전표를 집으려는 순간 조운의 인상이 변하며 전표를 다시 움켜쥐는 것이 주창의 눈에 들어왔다. 주창은 가슴이 철렁했다.
“왜…!”
“호호호, 이제 보니 뻔뻔스럽게도 도둑놈과 장물아비가 백주대로에서 남의 이목도 무시하고 버젓이 거래를 하다니, 요지경 세상이군!”
“…!”
조금 전까지 인자한 미소를 흘리던 조운의 표정이 냉혹하게 변했다.
“아니 어린계집이 어른들 하는 일에 끼어들… 억!”
- 쿵!
“흥, 도둑놈 주제에 감히 내게 욕을 해!”
주창의 몸은 머리를 잃고 쓰러졌고, 주창이 서있던 자리에는 몸을 잃고 눈을 부릅뜨고 피를 흘리는 주창의 머리와 두 자루의 검을 손에 들고 있는 삿갓을 쓴 사내가 서있었다. 조운의 뒤에 서있던 화산의 제자들은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보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가 동시에 검을 뽑고 사내를 에워쌌다.
조운은 사내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누군가가 빠른 속도로 접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느낀 기는 미약한 여자의 기뿐이었는데 실제로 나타난 건 두 사람이었다. 그렇다는 건 사내가 자신의 기를 숨길 수 있는 고수라는 이야기가 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를 완벽하게 감출 수 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갓 태어난 아이도 기를 발출한다. 다만 죽게 되면 발산되는 기가 사라진다. 죽은 자들 가운데 살아있을 때 쌓은 내공이 크다면 애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런 경우는 호사가들의 입담일 뿐이다. 예외가 있는데 강시의 경우에는 죽은 상태이지만 죽지 않은 것처럼 신체의 기능이 살아있고, 내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生)기가 없지만 사기라는 독특한 기를 발산한다. 사(死)기는 고수이거나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하기 힘들다. 지금 나타난 사내는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사기를 내뿜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이사내을 제자들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대라고 판단한 조운은 제자들을 제지했다.
“물러서라, 너희들이 상대가 아니다!”
“호호호, 노인네가 보는 눈은 있군!”
사내로부터 20여장이 떨어진 곳에는 얼굴에 장난기가 가시지 않은 소녀가 작은 옥피리를 들고 서서 조운 일행이 있는 곳을 지켜보고 있었다. 순간 조운의 눈빛이 달라졌다.
- 너희들은 뒤에 물러서 있다가 내가 이자를 상대하는 동안에 틈을 봐서 저 소녀를 제압하라!
조운은 삿갓을 쓴 사내를 향해 검을 뽑으면서 제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내공으로 공기를 진동시켜서 원하는 사람의 귀청만을 울려 자신의 말을 전하는 전음술을 이용한 것이다.
“호호, 늙은이가 머리를 쓰는군. 한 가지 알려주지. 우리에게는 비전의 기술이 하나 있는데, 흔히 듣지 못하게 전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음술이 있지. 때문에 내 앞에서는 그따위 단순한 전음술은 소용이 없다고!”
말을 마친 소녀는 들고 있던 작은 옥피리를 입에 대고 불기 시작했다. 옥피리에선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지만 조운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조운이 사내의 움직임을 견제하려고 자세를 다시 잡는 순간 아주 잠시 사내의 모습을 눈에서 놓쳤다. 불교에서 말하는 ‘찰라’라는 아주 작은 순간이었지만 조운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범한 두 번째 실수였다. 사내는 조운의 견제를 벗어났고, 조운의 뒤에 잠시 물러나 있던 네 명의 화산파 제자들을 그 자리에 혈도를 제압 당한체로 말뚝이 되어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사, 사백님!”
“어, 어느 틈에!”
“어머!”
“으윽!”
조운은 제압당한 화산의 제자들과 사내를 무시하고 소녀에게 몸을 날렸다. 갑작스런 조운의 행동에 놀란 소녀의 얼굴이 조운의 손에 막 잡히려는 순간 조운은 자신의 목을 노리고 다가오는 지독한 냉기를 느끼고 몸을 틀면서 검을 들어 자신의 목을 노리고 다가오는 냉기를 향해 검을 휘두르면서 왼손으로는 소녀가 들고 있는 옥피리를 잡아챘다. 아니 잡아채려고 했다. 헌데 조운은 검을 통해 밀려오는 강력한 힘에 밀려 허공을 향해 헛손질을 하고 이어서 볼썽사납게 땅바닥을 구르며 내동댕이쳐졌다.
“이, 이런… 읍!”
조운은 온몸이 진탕됨을 느끼고 급히 목을 타고 넘어는 것을 억지로 삼켰다. 코끝을 찌르는 피비린내가 자신이 내상을 입었음을 알려주었다.
‘이런,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어야 했는데 너무 쉽게 생각했군!’
조운은 어이가 없었다. 사내에게선 생명의 기가 느껴지지 않았고 소녀가 보통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 소리는 내는 피리를 가진 것을 보고 강시일거라 생각하고 뒤쪽에서 강시를 조정하는 소녀를 먼저 제압하려고 했던 것이다. 조운의 판단이 옮았지만, 상대는 보통의 강시들이 보이는 움직임과는 다르게 너무나 빠르고 정교했으며, 무공 또한 높았다.
‘그렇다면, 강시가 아니고 실혼인인가!’
조운은 잠시의 방심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고 말았다. 이미 선기를 빼앗긴 이상 어떻게 하던 무사히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고, 그것이 불가능 하다면 최대한 시간을 끌어 몸을 회복하는 것 밖에 없었다.
“흥, 그따위 재주로 날 어찌 해보려 하다니.”
“으흠, 낭자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처…! 알 것 없다.”
조운은 소녀를 자세히 살폈다, 얼굴 표정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가 정교하게 만들어진 면구를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흠, 너무 오랫동안 실전을 격지 않아 감각이 무뎌졌군. 이런 어이없는 짓을 계속하다니…, 나도 늙었는가! 지난 십이 년간의 폐관 수련이 다 부질없다는 건가?’
조운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사내의 존재를 느낀 뒤로 웬일인지 자신이 무언가에 홀린 듯 평상심을 잃고 있음에 당황했다.
“그럼 낭자의 이름은 말해 줄 수 있겠소?”
“여자의 이름을 알아 뭐하게, 늙은이?”
“허허, 나이도 그리 많이 먹지 않은 것 같은데 너무 거칠군!”
“흥, 남의 물건이나 탐하는 장물아비에게 좋게 대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미 사내에게 제압당한 화산의 제자 네 사람은 화가 머리끝까지 솟았지만 꼼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사백이 겪는 수모를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직 아혈은 제압당하지 않았지만 괜히 끼어들었다가 더 험한 말이 나올까 함부로 입을 놀릴 수도 없었기에 그저 씩씩거리며 인상만 쓰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대화산파의 제일의 고수와 제자 네 명이 단 한 명의 이름 없는 소녀에게 농락당하는 수모를 당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화산파의 치욕으로 남을 대사건이었지만 소녀를 제압하는 게 우선이었다.
조운은 소녀에게 계속 말을 시키며 계속 뒤틀린 기혈을 다스렸다. 들끓던 기혈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강시가 아닌 실혼인으로 추정되는 사내를 살폈다. 소녀를 제압하려면 실혼인을 먼저 제압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조운은 들고 있는 검에 기를 주입했다. 한번 부딪쳐서 손해를 본 조운은 이제부터는 최선을 다해 상대하기로 했다.
“어, 거, 검강! 흥, 검강을 쓸 수 있다니 늙은이가 제법이네! 한번 해볼 만하겠어. 하지만 그 정도로는 절대로 우리를 이기진 못해. 조심하라고, 늙은이! 우린 무지강하니까.”
“허, 그런가! 나도 그리 약하지 않으니 걱정 마시게, 낭자!”
조운은 다시 사내를 무시하고 소녀에게 달려들었다. 소녀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침착함으로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작은 옥피리를 입에 물었다. 역시 조운의 생각 보다 사내의 움직임은 빨랐다. 어느 틈에 가지고 있던 두 개의 검을 양손에 빼어들고 소녀의 앞을 막아서며 조운의 검을 맞받아치기 시작했다.
한님(환웅(桓雄))의 구슬 - 7
한님(환웅(桓雄))의 구슬 - 7 - 내글[影舞]
비록 검이 칼집 안에 들어있더라도 조운 같은 검의 달인들은 손잡이만 봐도 검을 만든 자의 솜씨를 알아볼 수 있다. 주창이 싸구려 검으로 알고 있지만 조운의 눈에는 검에 담긴 장인의 혼을 보고 탐이 났던 것이다. 물론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를 따르는 제자들이 가진 검들 보다는 가치가 있었다. 화려한 장식이 없어 싸게 보일 지라도 실전에서는 화려한 장식이 오히려 방해만 될 뿐이라 그런 장식이 없다는 것은 철저한 실전용 검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조운은 검을 사서 자신을 따르는 이대제자들에게 선물로 주려고 마음먹은 것이다.
“그, 그거야…!”
‘이것 봐라, 일이 쉽게 풀리네!’
“후후, 한 자루 당 은 백 냥씩, 이백 냥을 주겠네!”
“네, 네엣! 이, 이백 냥…!”
“왜 적다고 생각 하나?”
“…!”
“그럼 오십 냥을 더 주지. 그 이상은 안 되네!”
주창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장가를 위협해서 한 냥 정도 더 받아낼까 생각했었지만 이백 오십 냥이란 거금이 손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주창은 조운의 맘이 변하면 어쩌나하며 조운의 손과 얼굴을 번갈아 보며 대답대신 고개를 끄떡였다.
“허허허!”
조운은 가볍게 웃고는 뒤쪽을 향해 손짓을 했고 뒤에 서있던 능월이 품에서 백 냥짜리 전표 두 장과 오십 냥짜리 전표를 품에서 꺼내 조운에게 건넸다.
“이건 석가장에서 발행한 전표라네. 어느 전장이나 다 통용되는 것이니 쉽게 환전할 수 있을 것이네. 자 검을 넘겨주지!”
“에, 예!”
‘이거 말 한마디 더하면 더 받을 수 있는 거 아냐?’
주창은 순간이나마 딴 생각을 했다가 접었다. 지금까지 십여 년을 뒷골목 생활을 하면서 주창이 나름대로 터득한 것이 있으니 욕심은 화를 부른 다는 것이었다. 한손에 검을 건네며 다른 손으로는 조운의 손에 있는 전표를 집으려는 순간 조운의 인상이 변하며 전표를 다시 움켜쥐는 것이 주창의 눈에 들어왔다. 주창은 가슴이 철렁했다.
“왜…!”
“호호호, 이제 보니 뻔뻔스럽게도 도둑놈과 장물아비가 백주대로에서 남의 이목도 무시하고 버젓이 거래를 하다니, 요지경 세상이군!”
“…!”
조금 전까지 인자한 미소를 흘리던 조운의 표정이 냉혹하게 변했다.
“아니 어린계집이 어른들 하는 일에 끼어들… 억!”
- 쿵!
“흥, 도둑놈 주제에 감히 내게 욕을 해!”
주창의 몸은 머리를 잃고 쓰러졌고, 주창이 서있던 자리에는 몸을 잃고 눈을 부릅뜨고 피를 흘리는 주창의 머리와 두 자루의 검을 손에 들고 있는 삿갓을 쓴 사내가 서있었다. 조운의 뒤에 서있던 화산의 제자들은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보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가 동시에 검을 뽑고 사내를 에워쌌다.
조운은 사내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누군가가 빠른 속도로 접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느낀 기는 미약한 여자의 기뿐이었는데 실제로 나타난 건 두 사람이었다. 그렇다는 건 사내가 자신의 기를 숨길 수 있는 고수라는 이야기가 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를 완벽하게 감출 수 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갓 태어난 아이도 기를 발출한다. 다만 죽게 되면 발산되는 기가 사라진다. 죽은 자들 가운데 살아있을 때 쌓은 내공이 크다면 애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런 경우는 호사가들의 입담일 뿐이다. 예외가 있는데 강시의 경우에는 죽은 상태이지만 죽지 않은 것처럼 신체의 기능이 살아있고, 내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生)기가 없지만 사기라는 독특한 기를 발산한다. 사(死)기는 고수이거나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하기 힘들다. 지금 나타난 사내는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사기를 내뿜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 이사내을 제자들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상대라고 판단한 조운은 제자들을 제지했다.
“물러서라, 너희들이 상대가 아니다!”
“호호호, 노인네가 보는 눈은 있군!”
사내로부터 20여장이 떨어진 곳에는 얼굴에 장난기가 가시지 않은 소녀가 작은 옥피리를 들고 서서 조운 일행이 있는 곳을 지켜보고 있었다. 순간 조운의 눈빛이 달라졌다.
- 너희들은 뒤에 물러서 있다가 내가 이자를 상대하는 동안에 틈을 봐서 저 소녀를 제압하라!
조운은 삿갓을 쓴 사내를 향해 검을 뽑으면서 제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내공으로 공기를 진동시켜서 원하는 사람의 귀청만을 울려 자신의 말을 전하는 전음술을 이용한 것이다.
“호호, 늙은이가 머리를 쓰는군. 한 가지 알려주지. 우리에게는 비전의 기술이 하나 있는데, 흔히 듣지 못하게 전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음술이 있지. 때문에 내 앞에서는 그따위 단순한 전음술은 소용이 없다고!”
말을 마친 소녀는 들고 있던 작은 옥피리를 입에 대고 불기 시작했다. 옥피리에선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지만 조운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조운이 사내의 움직임을 견제하려고 자세를 다시 잡는 순간 아주 잠시 사내의 모습을 눈에서 놓쳤다. 불교에서 말하는 ‘찰라’라는 아주 작은 순간이었지만 조운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범한 두 번째 실수였다. 사내는 조운의 견제를 벗어났고, 조운의 뒤에 잠시 물러나 있던 네 명의 화산파 제자들을 그 자리에 혈도를 제압 당한체로 말뚝이 되어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사, 사백님!”
“어, 어느 틈에!”
“어머!”
“으윽!”
조운은 제압당한 화산의 제자들과 사내를 무시하고 소녀에게 몸을 날렸다. 갑작스런 조운의 행동에 놀란 소녀의 얼굴이 조운의 손에 막 잡히려는 순간 조운은 자신의 목을 노리고 다가오는 지독한 냉기를 느끼고 몸을 틀면서 검을 들어 자신의 목을 노리고 다가오는 냉기를 향해 검을 휘두르면서 왼손으로는 소녀가 들고 있는 옥피리를 잡아챘다. 아니 잡아채려고 했다. 헌데 조운은 검을 통해 밀려오는 강력한 힘에 밀려 허공을 향해 헛손질을 하고 이어서 볼썽사납게 땅바닥을 구르며 내동댕이쳐졌다.
“이, 이런… 읍!”
조운은 온몸이 진탕됨을 느끼고 급히 목을 타고 넘어는 것을 억지로 삼켰다. 코끝을 찌르는 피비린내가 자신이 내상을 입었음을 알려주었다.
‘이런,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어야 했는데 너무 쉽게 생각했군!’
조운은 어이가 없었다. 사내에게선 생명의 기가 느껴지지 않았고 소녀가 보통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 소리는 내는 피리를 가진 것을 보고 강시일거라 생각하고 뒤쪽에서 강시를 조정하는 소녀를 먼저 제압하려고 했던 것이다. 조운의 판단이 옮았지만, 상대는 보통의 강시들이 보이는 움직임과는 다르게 너무나 빠르고 정교했으며, 무공 또한 높았다.
‘그렇다면, 강시가 아니고 실혼인인가!’
조운은 잠시의 방심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고 말았다. 이미 선기를 빼앗긴 이상 어떻게 하던 무사히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고, 그것이 불가능 하다면 최대한 시간을 끌어 몸을 회복하는 것 밖에 없었다.
“흥, 그따위 재주로 날 어찌 해보려 하다니.”
“으흠, 낭자는 어디서 왔는가?”
“나는 처…! 알 것 없다.”
조운은 소녀를 자세히 살폈다, 얼굴 표정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가 정교하게 만들어진 면구를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흠, 너무 오랫동안 실전을 격지 않아 감각이 무뎌졌군. 이런 어이없는 짓을 계속하다니…, 나도 늙었는가! 지난 십이 년간의 폐관 수련이 다 부질없다는 건가?’
조운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사내의 존재를 느낀 뒤로 웬일인지 자신이 무언가에 홀린 듯 평상심을 잃고 있음에 당황했다.
“그럼 낭자의 이름은 말해 줄 수 있겠소?”
“여자의 이름을 알아 뭐하게, 늙은이?”
“허허, 나이도 그리 많이 먹지 않은 것 같은데 너무 거칠군!”
“흥, 남의 물건이나 탐하는 장물아비에게 좋게 대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미 사내에게 제압당한 화산의 제자 네 사람은 화가 머리끝까지 솟았지만 꼼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사백이 겪는 수모를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직 아혈은 제압당하지 않았지만 괜히 끼어들었다가 더 험한 말이 나올까 함부로 입을 놀릴 수도 없었기에 그저 씩씩거리며 인상만 쓰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대화산파의 제일의 고수와 제자 네 명이 단 한 명의 이름 없는 소녀에게 농락당하는 수모를 당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화산파의 치욕으로 남을 대사건이었지만 소녀를 제압하는 게 우선이었다.
조운은 소녀에게 계속 말을 시키며 계속 뒤틀린 기혈을 다스렸다. 들끓던 기혈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강시가 아닌 실혼인으로 추정되는 사내를 살폈다. 소녀를 제압하려면 실혼인을 먼저 제압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조운은 들고 있는 검에 기를 주입했다. 한번 부딪쳐서 손해를 본 조운은 이제부터는 최선을 다해 상대하기로 했다.
“어, 거, 검강! 흥, 검강을 쓸 수 있다니 늙은이가 제법이네! 한번 해볼 만하겠어. 하지만 그 정도로는 절대로 우리를 이기진 못해. 조심하라고, 늙은이! 우린 무지강하니까.”
“허, 그런가! 나도 그리 약하지 않으니 걱정 마시게, 낭자!”
조운은 다시 사내를 무시하고 소녀에게 달려들었다. 소녀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침착함으로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작은 옥피리를 입에 물었다. 역시 조운의 생각 보다 사내의 움직임은 빨랐다. 어느 틈에 가지고 있던 두 개의 검을 양손에 빼어들고 소녀의 앞을 막아서며 조운의 검을 맞받아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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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