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늙어지면 무엇보다도 어린아이가 되리. 흰 눈썹 아래 투명한 눈동자, 약간은 서투른 듯한 몸동작, 조금만 놀라도 잔뜩 겁먹은 표정, 가끔은 개구쟁이처럼 투정 부리는, 그런 모습이었다가...... 달빛 따듯한 밤, 꽃밭에 우두커니 서서, 한쪽 귀를 내 사랑에게 기울이고, 또 한쪽 귀는 먼 하늘에 올려, 아픔보다는 행복의 기억을 열어, 별빛을 다 끌어 모아 가슴에 총총 박고는,
착하기만 한 아들과 딸, 귀여운 며느리와 믿음직한 사위가 바쁘게 살다가, 일년에 한번, 아니면 삼년에 한번이라도 문전을 두드리면, 짐짓 무심한 표정으로 뒤통수 긁으며, 손수 정성들여 차 한 잔씩 내놓으니, 생전에 다하지 못한 대접과 물려줄 것 없음을 사죄하여 멋쩍은 미소만 짓는 것이라,
나를 닮았다는 손자가 할아버지하고 부르면, 까꿍 대답하여 꼬깃꼬깃 넣어둔 지폐 한 장 손에 쥐어 주며, 그 맑은 눈동자에 내 눈을 맞춰, 이가 빠져 홀쭉한 뺨을 히쭉하여 웃을 것이니. 손자는 놀릴 것이라, 할아버지는 합쭉이라고, 히히,
내가 늙어지면
내가 늙어지면,
내가 늙어지면 무엇보다도 어린아이가 되리. 흰 눈썹 아래 투명한 눈동자, 약간은 서투른 듯한 몸동작, 조금만 놀라도 잔뜩 겁먹은 표정, 가끔은 개구쟁이처럼 투정 부리는, 그런 모습이었다가...... 달빛 따듯한 밤, 꽃밭에 우두커니 서서, 한쪽 귀를 내 사랑에게 기울이고, 또 한쪽 귀는 먼 하늘에 올려, 아픔보다는 행복의 기억을 열어, 별빛을 다 끌어 모아 가슴에 총총 박고는,
착하기만 한 아들과 딸, 귀여운 며느리와 믿음직한 사위가 바쁘게 살다가, 일년에 한번, 아니면 삼년에 한번이라도 문전을 두드리면, 짐짓 무심한 표정으로 뒤통수 긁으며, 손수 정성들여 차 한 잔씩 내놓으니, 생전에 다하지 못한 대접과 물려줄 것 없음을 사죄하여 멋쩍은 미소만 짓는 것이라,
나를 닮았다는 손자가 할아버지하고 부르면, 까꿍 대답하여 꼬깃꼬깃 넣어둔 지폐 한 장 손에 쥐어 주며, 그 맑은 눈동자에 내 눈을 맞춰, 이가 빠져 홀쭉한 뺨을 히쭉하여 웃을 것이니. 손자는 놀릴 것이라, 할아버지는 합쭉이라고, 히히,
글 / 은하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