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이랑 나랑..10

카랜2005.07.04
조회2,787

오랜만에 해가 뜨나 싶더니.. 바로 따운 하네요..낄낄~

 

빨래 널었어야 하는데..-_-; 이놈의 게으름 병.. 언제 쯤이면 고쳐질런가......

 

 

 

 

 

# 카랜은 게으름 뱅이..

 

나는 쬐금.. 게으르다..흐흐.. 솔직히 좀 많이 게으르다..

 

같이 살고 나서 여자의 환상이 다 깨졌다는 엉뚱이... 별로 신경 안쓴다..

 

우선... 잘 안씻는다..-_-; 이건 게으른게 아니고 지저분 한거다..-_-;

 

이빨 안닦고 그런건 아니고.. 어딜 나가지 않는한.. 머리를 안감는다..-_-;

 

그냥 머리를 틀어올리고 손도 안댄다.. 맨첨에 같이 살땐 암말 안하던 엉뚱이도 요샌 머라 한다..

 

퇴근하고 온 엉뚱.. 반갑게 맞이 하는 카랜.. 재회의 기분을 만끽하며 껴안는다.. 그리고.. 엉뚱은...

 

엉뚱 ; 저기... 자기야...

 

나 ; 응?? 우리 베이비... 나 불렀어??

 

엉뚱 ; 응... 그게...

 

나 ; 왜?? 우리 자기 왜 카랜을 불렀을깡??[느끼 콤보 30단]

 

엉뚱 ; 머리좀 저리 치워봐...

 

나 ; 왜?? 찐하게 뽀뽀 해주게?? 웅??

 

엉뚱 ; 머리에서... 양말냄세나..-_-;

 

요새는 이렇게 말한다.. 가끔은 걸레 냄세 날때 있다고도 하더라..;;;

 

안씻는거 말고도 게으름 병은 아주 많다.. 밥 안하기..이건 전에 말했으니.. 패스..;;

 

쓰레기 안갖다 버리기.. 이건 정말.. 치명적이다... -_-;

 

퇴근하고 들어오는 엉뚱... 반갑게 맞이 하는 카랜..

 

엉뚱 ; 자기.. 베이비 왔어... 킁킁... 이게 무슨 냄셀까??

 

나 ; ?? 킁킁.. 무슨 냄세나??

 

엉뚱 ; 왜.. 베란다에서 우리 자기 머리 냄세가 날까??-_-;

 

갖가지 음식들이 자연발효가 되어 베란다에 향긋한 썩은내를 풍기고 있고..

 

갖가지 곤충들과 파리, 모기.. 심지어 구데기까지 자연 분만을 해 곤충농장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 엉뚱이가 제일 싫어하는 방 안치우기!!

 

이건 거의 상상 초월이다.. 나는 막내딸에다 언니가 위로 네명..정말 청소를 안해보고 살았다.

 

원래 천성이 게으르기도 하거니와 먼지 알레르기가 있는 엄마 덕택에 내방 치워본적이 손에 꼽힌다..

 

퇴근하고 온 엉뚱... 반갑게 맞이 하는 카랜..

 

엉뚱 ; 오늘 집에 도둑 들었어??

 

나 ; 아니?? 왜??

 

엉뚱 ; 집이 왜이래??

 

나 ; ^ㅡ^ 음.. 손톱깍기가 어딧는지 몰라서 좀 찾았어...

 

엉뚱 ; 하하.. 설마 손톱깍기가 장롱속에 들어있을까봐??-_-;

 

나 ; 혹시 모르잖아.. 저번에 과도랑 접시도 책상 서랍에서 나왔잖아^^

 

엉뚱 ; 그래서 어디서 찾았는데??

 

나 ; 으응.. 거실 단스 두번째 서랍에서..

 

엉뚱 ; 거긴... 양말장이잖아...-_-;

 

나 ; 저번에 거실에서 티비보면서 깍다가 그냥 거기다 넣었나봐^ㅡ^

 

뭐.. 이정도다..-_-;; 게으르다면 게으르고 지저분 하다면 지저분 하다..

 

이런나에게.. 최대의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시어머님... 집으로 오다..-_-;

 

화창한 일요일... 갑자기 울리는 내 전화.. 펠레레레레레레레레  [발신인 - 시엄니]

 

나 ; [최대한 이쁜 목소리] 엄머~ 어머뉘임~~~~~

 

시엄니 ; 어디냐??

 

나 ; 집에서 오빠랑 티비봐요

 

시엄니 ; 그래?? 어디 나가니??

 

나 ; 아뇨~

 

시엄니 ; 잘됐구나.. 김치 해왔다..

 

나 ; [화들짝!!] 어..어디세요??

 

시엄니 ; 지금?? 수원역이다..

 

비상... 비상... 비상... 수원역에서 우리집까지 차 막히면 30분..-_- 좃...댔...다..

 

오빠랑 나랑 미친듯이 날뛰기 시작 했다.. 어제 먹은 술상이 거실에 난자해 있고...

 

설것이는 뻥 조금 보태서 300개.. 산더미같은 빨래감과... 책상에는 온갖 담배재와 담배곽대기..

 

화장실엔 보름동안 봤던 신문들이.. 베란다엔 음식쓰레기 1톤은 있고..

 

침대위엔 개키지 않은 빨래 50벌..-_-; 치우는건 무리다..-_-;;

 

신은 날 버렸다..-_-; 그래서 우린.. 건너방에 [장롱만 있는 방] 모든걸 밀어넣고 쓸고 닦기로 했다.

 

음식쓰레기는 오빠가 후다닥 버리고.. 나는 설것이를 하고 ...

 

오빠는 방을 쓸고.. 닦고 개키지 않은 빨래는 모두 장롱에 쑤셔박고.... 난리도 아니였다..

 

이윽고 어머니.. 도착..-_-;

 

시엄니 ; 이게 무슨 냄세냐??

 

우리 ; 호호.. 어제.. 청국장을 먹었더니..;;;; [순전히 구라..-_-;]

 

시엄니 ; 그래?? 썩은내 같은데.. 왜케 구려...

 

우리 ; 중국산 청국장을 사다먹었더니.. 냄세가....

 

시엄니 ; [완전무시] 그건 그렇고 내꺼 뜨개질 거리 어딨니??

 

뜨악... 그건... 건너방 장롱 안에 있는데...-_-;

 

우리 ; 그...그거요??

 

시엄니 ; 내가 장롱에 넣어 놨는데...

 

성큼 성큼 건너방으로 가시는 엄니.. 나는 눈을 확 감아 버리고.. 오빠는 식은땀을 흘린다..

 

덜컥.... 건너방 문이 열린다.... 순간 얼어붙은 엄니...

 

시엄니 ; 이게 머야?? 니네 싸웠니??

 

엉뚱 ; 어?? ... 아.. 그거.. 어제 부대원들이 와서...

 

나 ; 네.. 부대원들이 와서.. 자고 가서.. 미쳐 못 치웠네요.. 호호. [상당히 어색하다..]

 

시엄니 ; 무슨 부대사람들 다 왔었냐? 세상에.. 이건 입었던 빤스냐.. 아님 새거냐..??

 

세상에 ...를 연발 하던 어머니... 다행히 혼나지는 않고 그냥.. "시간날때 치워라.."

 

이말을 남기시고 다시 가셨던 어머니... 정말 죄송했다..

 

그날 이후.. 우리 시엄니는 일주일에 한번씩 우렁각시에 되어주신다..

 

내가 일주일에 한번씩 친정에 가는데 친정 가는 날마다 오셔서 반짝 반짝 윤을 내고 가신다.

 

감사하다고 전화를 하면 간적 없다고 시치미를 떼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