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몸을 돌린 채 살점에 달라붙은 집요한 낮과 밤을, 그리고 뼛속까지 스며든 우울함을, 화로에 던져 산화시키고 분골의 하얀 모습으로 나타나 빛과 어둠을 굴복시킨 어느 날 저녁, 자식보다 아내의 울음소리가 더 큰 이유는 섞어 엮었던 빈자리로 몸이 기울어 그 허전함이 끼욱끼욱 산천에 울렸음이라, 아내여, 당신 몸을 빌려 오식(五識), 육식(六識), 그리고 마나야식까지 털어 이제는 알라야식으로 먼 길 떠나 나그네의 멈칫한 발걸음이 이승이라 절벽에서 외치는 부어오른 눈두덩이 차마 돌아보지 못해 흔들리는 이파리로 반쯤 몸을 돌린 채 서성서성 당신의 붉은 통곡을 술잔에 따라 들이켜 침묵했노라. 홀로 남겨두고 홀로 떠난 죄가 커 그 원망 서운치 않아 두견새의 분주함으로 천년을 떠돌아도 달빛 고운 당신이기에 빛과 어둠을 굴복시킨 승리가 차마 분골로 날지 못해 여전히 반쯤 몸을 돌린 채 서쪽 하늘만 바라보나니, 글 / 은하철도 (7월 초순, 벽제에서 형님을 보내며)
반쯤 몸을 돌린 채
반쯤 몸을 돌린 채
살점에 달라붙은 집요한 낮과 밤을,
그리고
뼛속까지 스며든 우울함을,
화로에 던져 산화시키고
분골의 하얀 모습으로 나타나
빛과 어둠을 굴복시킨 어느 날 저녁,
자식보다 아내의 울음소리가 더 큰 이유는
섞어 엮었던 빈자리로 몸이 기울어
그 허전함이 끼욱끼욱 산천에 울렸음이라,
아내여,
당신 몸을 빌려
오식(五識), 육식(六識), 그리고 마나야식까지 털어
이제는 알라야식으로 먼 길 떠나
나그네의 멈칫한 발걸음이 이승이라
절벽에서 외치는
부어오른 눈두덩이 차마 돌아보지 못해
흔들리는 이파리로 반쯤 몸을 돌린 채
서성서성
당신의 붉은 통곡을
술잔에 따라 들이켜 침묵했노라.
홀로 남겨두고 홀로 떠난 죄가 커
그 원망 서운치 않아
두견새의 분주함으로 천년을 떠돌아도
달빛 고운 당신이기에
빛과 어둠을 굴복시킨 승리가
차마 분골로 날지 못해
여전히 반쯤 몸을 돌린 채
서쪽 하늘만 바라보나니,
글 / 은하철도 (7월 초순, 벽제에서 형님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