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눈 내 조카..

전망200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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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눈 내 조카..

 

얼마전 내 여동생의 아들인 조카가 미국에 있는 초등학교에 졸업을 했다.

졸업식장에서 조카는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학했을때

자신은 알파벳도 몰랐는데 이렇게 졸업을 하게 되었다며 초등학교에서의 추억을

회상해 참석했던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고 한다.

 

5년 전쯤이었던가?

내 여동생은 한국 살림을 정리하며 한달간 우리집에서 머물다 자신의 남매를 데리고

먼저 취업해 떠난 남편 곁으로 갔다.

 

물설고 낯선 무엇보다 말이 통하지 않은 땅에서 기다리는 것은 오직 고생뿐이었을

텐데 아직 말이 서툴겠지만 동생은 자신의 일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생활이

고달프지만 동생에게 기운을 주는 것은 바로 자라는 남매로 한번 전화하면 한두시간을

아이들 자랑인데..

 

맏이인 딸아이도 잘하지만 둘째인 아들 지원이 자랑은 대단한데 들어보면 나도

기분이 좋다. 지원이가 한국에서 7살때 한글을 잘 몰라 우리 가족들은..

"어~ 이 까막눈.." 이라고 불렀던 아이가 그해 9월 미국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하고

영어를 전혀 할줄 몰라 친구들이 놀리면 한국말로 욕을 했다는 아이..

 

그 아이는 금방 영어를 익히고 미국인 학교 친구들을 한둘 제끼고 학년이 올라가며

학교 대표로 각종행사에 참여하며 좋은 결과를 얻어 교장선생님의 특별한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졸업을 앞두고 한다는 아이들이 학교 대표로 참석하는 퀴즈 경연대회에서 1등을 하여

교장선생님께서 무척 기뻐하셨다고 하며 졸업식날 여러 선생님들은 지원이에게 아주

총명한 아이라고 칭찬하시며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 큰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덕담을

들었다고 한다.

 

오늘 아침 비가 내리니 몇년전 동생가족들이 우리집을 떠났던 그 무덥던 여름날이 문득 생각이 난다. 남편 차를 타고 갔던 김해공항에서 내가 지원이에게 했던 말이 "미국에

가면 공부 열심히 해 유명한 하버드에 들어가~"라고 했더니..

 

지원이가 큰소리로 "예~" 했던 우리의 한국에서 마지막 작별의 대화..

올가을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지원이는 도서관을 매일 출근하며 신선같이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다는데 그 아이가 잘 자라 지금 고생하는 자신의 부모에게 큰 기쁨을

안겨줬으면 하는 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