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현실앞에선 무릎을 꿇는다(?)복사글ㅋㅋ

맛스타맨2005.07.06
조회214

스물 여섯, 미국에서 유학중인 학생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만난 남자친구와 7년째 연애를 하고 있어요.

워낙 원거리 연애이다보니, 갈등도 많고, 힘든 점도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지금껏 크고 작은 일 잘 극복하면서 정말로 안타깝게 사랑을 이어왔어요.

문제는 나이는 점점 차가는데, 밑도 끝도 없는 저희 관계가 점점 힘들어 진다는 거예요.

사실, 이런 곳에 글을 올려보는 건 처음이예요.

경험 많으신 여러분의 조언이 지금 절실히..필요하기에 챙피함을 무릎쓰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사랑이...현실이란 벽 앞에서 무너질 수 있는 건가요?

그러면 안되는거죠? 사람이기에 흔들릴 수는 있다손 쳐도 그렇다고, 한결같이 믿고 있는 그 사람 배신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인거죠?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현실의 장벽이 서서히 느껴져요.

과연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 벽을 뛰어 넘을 수 있을 지도 의문이구요.

 

저보다 한 살 많은 제 남자친구는, 지금 졸업을 앞둔 4학년 졸업반이랍니다.

5년전 쯤 그 사람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완전히 기울었어요.

정말로 단 돈 만원이 아까울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랍니다.

워낙 잘 살던 집안이라, 다른 사람 밑에 들어가 일 한다거나, 궂은 일로 어려운 가정 형편에 보탬이 되야겠단 생각을 안하는 게 그 사람 가족들의 가치관이예요.

아버지는 매일 술을 드시면서, 이미 기운 자신의 신세 한탄만을 하시고...

어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사모님 소리를 들으시고 사셨기에 나가서 일을 한다는 건 꿈도 못꾸시는 상황입니다.

500만원이 없어서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검찰청에서 사람이 와

집에계시는 어머님을 붙들고가서 한나절 구류신세를 지신 적도있고

150만원을 어디서 빌리 실 여유가 안되서 제 남자친구가 친구의 어머님께 돈을 꿔 갚은 적도 있어요.

생명보험 하나 드실 돈 마저 없으셔서 당장 60 이 코앞에 보이는 아버님

가뜩이나 술도 많이 드시는데, 병이라도 얻는 날엔 병원비 댈 걱정을 하면 앞이 깜깜합니다.

제 남자친구가 군대 가있는 사이 아들 이름으로 카드를 내셔서 진 카드빚만해도 3000뭔원 가까이 되요.

제대하고 돌아왔더니 자기 앞으로 남겨진 건 십원 한장 본인이 써본 적도 없는

엄청난 액수의 카드 빚이더랍니다.

너무도 착한 그 사람... 죽을 듯 힘들어 하면서도

집에선 끽소리 한번 안하고, 2년동안 학원에서 영어 강사 하면서 그 빚 거의 다 갚아가요.

동생은 그 공부 잘하던 꿈많은 고3 학생이었는데, 등록금 낼 돈이 없어서

학교 진학 포기하고, 2년간 일만 하다가 이제서야 늦깍이로 들어 간 대학생활 전액장학금 받으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선 당연히 극구 반대를 하시죠.

그 이유는, 돈이 없다는 것보다 더 안타까운 게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봐야겠다는 의지가 안보인다는 거예요.

누구는 태어 날 때부터 사장, 사모 이마에 쓰고 태어났냐시면서, 자식들 낳아 놨으면, 공부는 시켜줘야 할 것 아니냐고 참 답답해 하세요.

저희 집 역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4살 때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면서, 엄청나게 남겨놓으 신 병원비 빚때문에

엄마 혼자 고생고생하시며, 빚 다 갚으시고, 지금은 저 유학시키 실 정도의 여유는 있습니다.

그러기에 엄마는, 너 엄마처럼 빚더미에서 시작해서, 갖은 고생 다 하며 살고 싶으냐시며

내가 그럴려고 너 유학시키는 줄 아느냐세요.

엄마 입장 생각하면 그동안 저희가 어떻게 살았는지 저도 너무나 잘 알기때문에

솔직히 겁도나고, 두렵기도 합니다.

 

이제 여기 미국에 온지 3년 가까이 되요.

그동안 저 한국 일년에 두번씩, 가끔 큰일이 있었을 땐 세번씩도 나갔어요.

워낙 떨어져 있다보니 작은 오해들로 싸우기도 하고, 가정 형편때문에 힘들어하는

그 사람... 자존심 강해서 친구들한테조차 힘들다 말도 못해요.

자기 속내 털어 놓는 사람이라곤 저밖에 없는데, 제가 없으니 많이 힘들어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 학기중엔 죽어라 아르바이트 해서 방학만 시작하면  그 날로 한국가고 그랬어요.

사람들 당연히 저보고 미쳤다고하죠. 친구들한테도 욕 엄청 먹어요.

니가 공부하러 여기 온 사람 맞냐... 남자 하나때문에 니 인생 망칠꺼냐...따끔한 충고들 많이 들어요.

그런데, 어떻해요... 맘이 너무 아프고, 안타까워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데요.

 

우리나라는  왜 그런거 있잖아요.

남이 다들 가지고 있는 거 없으면, 뒤떨어 지는거고...괜히 기죽고...

부잣집 외아들로 자라면서 그동안 갖고 싶은 거 안갖어본 적 없는 그 사람...

행여, 물건하나에 기 죽고, 상처 받을까 싶어서

그 사람 강사 시절엔 입고 다닐 양복 없을까 싶어 양복 해 입히고...

싸이가 유행하면서, 번진 디카 열풍덕에 저도 안가져 본 디카 사서 보내고...

음악듣는 거 좋아하는데, 엠피쓰리가 없더라고요.

최신 엠피쓰리 친구들이 가지고 다니면서 자랑해도 그냥 쓴 웃음만 짓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서 사주고 그랬어요.

데이트 비용이요... 매번 제가 내면 남자 자존심이 뭐가 되요...

사람들 보기도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지갑 잃어버렸다 핑계대고 돈 넣을 곳이 없으니

남자친구 지갑에 넣어달라고 그러고 데이트했죠.

그러기를 몇 년이다보니...남자친구 저한테 기가 많이 죽어있어요.

사랑하는 여자친구, 뭐하나 제대로 사주지도 못하도, 밥 한끼 근사한데 가서 사 줄수도 없고

오히려 짐만되고, 부담만 준다 싶어 좋은 사람 만나라, 내가 널 놔주는 게 도리인 것 같다며

맘에도 없는 말 하면서  가라고 자꾸만 밀쳐내네요.

 

그래서, 잘 생각해봤어요.

여러 사람한테 물어도 봤구요.

아는 언니 하나가 제게 그러대요.

"니가 불나방이냐? 불에 들어가면, 뻔히 타죽을 거 알면서도 불이 이뻐서 뛰어드는 게 불나방이야! 너 결혼하면 가뜩이나 일 안할려고 하는 그 시부모, 니가 벌어오는데, 일 할려고 하겠어? 돈 있어도 힘든게 결혼 생활인데, 거기다 빚까지 있고, 시댁 뒷치닥거리 해야된다고 생각해봐! 끔찍하지도 않어? 돈 없는 거야 상관없어, 둘이 벌어서 아웅다웅 모으면서 사는 재미도 있잖아, 남들도 그렇게 살고...

근데, 그게 아니잖아. 니가 번돈 그 집 생활비에, 보험료에 집세에, 공과금까지 다 꼴아박고,

니 신랑 벌어오는 돈가지고 생활할래봐~ 니 엄마 도와주는 것도 아닌데, 신경질 안날 꺼 같아?

그러다 자식이라도 하나 낳으면 애는 갖고 싶은 거 있다고 옆에서 삐약삐약 울어대는데, 니가 돈을 안버는 것도 아니고, 그 돈 시댁에 드리느라 니 새끼 못해준다고 생각하면 너 가슴 찢어진다.... 잘 생각해! 아무리 사랑해서 결혼한다지만, 돈때메 서로 으르렁대고, 상처받고 하다가 이혼이라도 하는 날엔 니 인생 그걸로 쫑인거야. 차라리, 가슴은 쪼끔 아파도 여기서 끝내는 게 낫지, 결혼했다 실패하면 그거만큼 억울한게 어딧어...사랑하는 사람이 철천지 왠수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어! 물를 수 있을 때 물러라..." 이러더라구요... 휴==33

 

당연히 이런 말 들으니까 겁나죠. 제 친구들은 "그 사람이랑 결혼은... 하지마.."이래요~

우연히 여기서 알게 된 변호사 한명이 있어요.

나이는 좀 많은 편이예요, 34이니까 저보다 8살이나 위죠.

그런데, 그 사람 저 남자친구 있는 것도 알면서 무섭게 대시를 해오네요.

착한 사람이예요, 똑똑하고, 직업, 가정...뭐하나 흠잡을 데가 없어요.

그런데, 그 사람한테는 죽어도...마음이 안가네요.

저 사람이랑 결혼하면... 사는 거야 편하겠다~~ 싶어요.

평생..고생만 하고 산 울엄마...저 사람 조건 정도면 해외 여행도 실컷 보내 줄 수 있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엄마한테 손벌리며, 가슴에 대못 안박아도 되겠구나..싶으니까

조건은 끌리대요... 그런데, 맘에도 없는 사람이랑 평생을 같이 살면서...

사랑하지도않는 사람 아이를 낳고 살 자신이 없어요.

그리고, 여기서 조건이나 현실때문에 사랑하는 사람 놓아버리면...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가야 할 것만 같아서....

생각만으로도 벌써 맘이 쓰리고, 눈물이 나네요.

 

이런 저보고 주변 사람들 병신같대요.

복이 넝쿨째 굴러 지발로 들어왔는데, 여기서 포기할꺼냐면서 약아지라고 해요.

답이 안보이는 건 빨리 포기하는게, 다음 문제라도 건질 수 있지 않느냐면서 어여 정리하라고 하더군요. 정말이지 눈에 넣어도 안아플 그 사람... 놓고.... 가야하나요???

그러면....버.리.고....가는 건데...

안그래도 아픈 그 사람...저때문에 더 아파할까봐 이런 생각 한다는 것조차 너무 미안해요.

그리고, 이런 제 자신이 속물스럽고... 너무 계산적인 것 같아 제가 싫어지네요.

그렇다고, 힘든 길 자처하려니...답도 안보이고...

저도 언제까지 제 일 뒤로 미루면서 그 사람 상황에 맞춰서 살 자신이 없어요.

이러자니 뭐가 안되고, 저러자니 또 다른 게 걸리네요.

인생이 장미빚이 아니란 건 알고있었지만...

나 하나 잘 살자고, 다른 사람 가슴에 대못박나...싶은 생각을 하니, 참 못할 짓이네요.

사랑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서로 기대면서 극복해 나갈 수 있을꺼라 믿고, 지금까지 지내왔지만...

점점 그 사.랑...이라는 거에 회의가 들어요~

사랑이...현실을 이길 수 있을만큼...위대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