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을 지니고 싶어서,

은하철도200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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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을 지니고 싶어서,



무슨 병인지도 모르고 앓다가 딱 죽을병인지 깨닫고, 병명도 몰랐던 세월이 섭섭해, 숟가락 놓으며 질린 얼굴로 돌아앉았다. 그러다가 사물사물 발밑을 찾아든 햇볕에 마취되고, 기생의 젖가슴처럼 뽀얀 달빛에 넋을 팔고, 꿈으로 금조각 줍다가 빈손으로 깨면, 또 지폐 한 장 떨어져 나간 아침에 송장의 표정으로 밥숟가락 떠 넣는다. 인생역전에 매달리는 로또복권 판매대 지나, 새벽에 쫓겨난 노숙자의 빈 잠자리를 건너, 유리창 칭칭 감아 영화를 내뿜는 빌딩 사이를 걷노라면, 어제처럼 뿌리 달아난 꿈이 꽃잎으로 날린다. 또 마약에 취한 비틀거림, 이렇게라도 생기를 되찾아 얼굴에 쳐 바른 후 화장실에 들어서서 거울을 보노라면, 영락없는 기생의 어설픈 교태, 자세히 보면 한 물 지난 퇴기, 별안간 변기로 쏟아지는 물소리 청량하여 돌아보니 싸야 할 것을 다 뺀 중년사내가 허리띠 조이며 걸어 나온다. 정직한 얼굴이 화장품광고 포스터에 박혀 있는 미인보다 더 예뻐서 씩 웃으며 다시 돌아본 거울에 비친 내 얼굴, 똥이라는 진실을 만나면 화색이 돌기에 죽을병인 삶을 그나마 잊었던 모양이다. 허겁지겁 얻으려는 것과 버려야 속이 시원한 물건은 한 통속이다. 오늘 점심은 똥만 생각하며 먹어야겠다. 나도 살아야할 병과 죽을병을 통일하여 일관성을 지니고 싶거든,



글 / 은하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