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내일 경주이모집에 가야해...이모가 다쳤다는구나.. 수정이 한테 연락해서 미안하지만 쫌 오라구 하면 안될까..." "괜찮아 걱정하지마...나 혼자 화장실도 잘가고... 힘들면 김간호사 한테 부탁도 쫌 하면 되고,,,,내가 앤가...걱정은..." "다 컷으니 걱정이다..이것아... 집에가는데 뭐...갖다줄꺼 있어???" "아니...뭐...그냥 편하게 입을 옷하나 갖다주라... 원피스 같은거...면으로된거 있을꺼야...아무거나..." "원피스는 뭐하려고??? 병실에서 입으려고..그러냐??" "그냥...뭐...기분전환 삼으려...." 엄마가 나가셨다... 엄마가 내일 경주로 가신다니...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가 된것 같다.... 주화는 자신이 우스워지는 그런 느낌이 든다.... 어쨌든 설레이는 것은 우습지만 사실이다.... 엄마 몰래 진동으로 해놓은 전화기가 배게 밑에서 드르륵 거린다... "헤이...나 설레서 잠이 안온다..." "얜가...유치하다 참..." "내가 보기엔...뭐..당신도 별반 다르지 않은거 같은데..뭐..." "누가 뭐래요??? " "아침에 7시나 데리러 갈꺼야....일찍 일어나있어...." "저 원래 부지런해요..." "뭐 썩 그렇게 보이진 않지만....암튼 늦으면 안되고... 7시에 나와있어..내가 정문 옆에 차 세우고 있을 테니까.... 회색 차야...좋은 차라서 한눈에 번쩍 할꺼야...." "자랑은...알았어요,...그만 자요..." "아~ 나 너무 설렌다....데이트 하는 거잖아 우리...." "잘자요.." 주화도 설레는건 마찬가지였다... 자려고 누워도 잠이 오지않았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런 설레임이었다..... 굳어 버린것 같은 가슴은 ....어느새 뛰고 있었고.... 누군가를 향한 미소가...번져났다.... 모든 것이 포기되었던 그 시점에 .... 어떤 무언가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사랑의 시작은 아무도 몰랐다..... 그냥 물이 흘러 가는것 처럼....흐르다 보니.... 여기에 와있었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설잠을 잤지만 아침을 이미 왔다... 엄마는 벌써 다녀가셨는지..원피스 하나가 놓여있다....밥 잘 챙겨먹으라는 쪽지한장과 함께... 원피스를 입으려다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누군가에게 잘보이려고..원피스를 차려입는 것 같은 바보같은 기분이 들었다... '뭐하는 거야...그냥 ..가자...' 목발없이 걸을 수있지만..왼쪽 다리에는 아직까지.. 붕대가 칭칭감겨있었다..... 머리를 대충 빗고....병원복을 입고 나가려니..괜히...쑥스럽다... 다시 병실에 들어와 원피스를 갈아 입으려니... 잘보이려고...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부끄럽다... 몇 번을 그렇게 망설이다가....주화는 병원복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갔다... 시간을 보니...6시 45분 ... 공기도 좋은데.... 벤치에 잠시앉아 기다리지 하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어...저차...회색차..." 정문옆엔...정후가 어제 말한 회색차 한대가 있었다.... 검게 썬팅이 된 차엔 누가 앉아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똑똑..." 밖에 서있는 주화를 보며 정후가 놀라 선그라스를 벗으며 기대었던 몸을 세운다... "어 주화씨 ...뭐야...벌써 나왔어...???" "이 아가씨...설레여서 잠을 못잤군...나처럼..." 정후는 얼른 내려서... 주화를 달랑 안아...조수석에 앉혔다... " 누가보면 어쩌려고 그래요?? 보는 사람이 없어 다행이예요..." "뭐 누가 본다고 난 줄알겠어??? 또 난 줄 안다해도...신문에 한줄밖에 더 나겠어??? 겁 먹긴..." "누가 겁 먹었데요..???" "갑시다.." 차는 유유히 병원을 빠져나갔다... "주화씨 내가 낭만같은거 무드 같은거 없는줄 알았지만 넘 심하거 아니야??" "뭐가요??" "첫 데이튼데...병원복이 뭐냐??? '문화병원' 선전 나왔어??" "옷이 이것 말고 어딧어요???맨날 병원에서만 생활하는데...." "저기 뒷자리에...저기 분홍 도시락 보이지??? 꺼내봐요.." 분홍도시락엔 샌드위치가 들어있었다... "아침안 먹었잖아....주화씨도 나도... 이거 우리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샌드위치야.... 먹어봐 ..주화씨 입에도 맞을꺼야..." 도시락엔 아직도 온기가 있는 샌드위치가 있었다.... " 어...아직...온기가 있네...랜즈에 대워왔어요???" ".........아니 오는 길에 사왔어...." "이렇게 일찍 문여는곳이 있나??" "샌드위치의 4배값을 주고...아침일찍 부탁했어....잘했지???" "돈 자랑하는거죠??? 돈 많아 좋겠네..누구는..." "돈자랑은 무슨...주화한테 신선한거 먹이고싶어그런거지... 감자 샐러드 거의 죽음이지... 자기만 먹지말고 나도 쫌 주지.... 혼자만 먹긴...." "운전하잖아..." "집어주면 되잖아..." 주화는 그냥 하나 집어 정후의 입에 넣어주었다.... 옆에서 바라본 정후의 얼굴이 ...햇빛에 비춰 눈이 부신다.... "정후씨 코가 참예쁘다...." "코?? 엄마 닮았어...." "엄마?? 그래..." 한참을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달렸다... "어...저기 ..." 한적한 시골길...언덕위에 잠시 정후가 차를 댄다... "잠시만..." 정후가 ...트렁크에서 뭔가 꺼내온다... "이게 다뭐야??" "나 담배한대 필동안에...갈아입어..." 정후는 차문을 닫아준다....그리고 등을 돌린다 가방안에는 분홍원피스가 있고,,분홍 단화가 있다.... 창이 넓은 공주모자도 있다.... "뭐야...이게..." 평소 주화와는 너무 거리가 먼 스타일들이다.... 대충 갈아 입었다.... "다 갈아입었어???" "아니 아직...잠시만... 이제 들어와..." 차문을 열고 들어오는 정후는 상당히 만족한 표정으로 주화를 본다,,.,, "와 이뿐데..역시 나의 안목이란...모자는 왜안써???" "모자는 너무 오바야....이게 뭐야?? 누가 이런걸 써??" "그래도 써...얼굴 안타게...참...가방안에 화장품도 사넣어뒀는데 못봤어??? 연지곤지도 바르지..." "됐어..귀찮아...안해도 돼...." "늙었을땐 가꿔야해...나보다 나이도 많으면서..." "동안이야 나..." 둘은 즐거운 마음으로 한참을 달렸다.... 굽이굽이 길을 지나고....몇시간을 달렸을까... 이미 해는 중천에 떠 있었다... "배고푸지 ?? 쫌 만참어...이제 곧 도착할꺼야...." 또다시 굽이진 길을 달리니... 초가집 하나가 나왔다.... 민가와는 조금 떨어진..... 굽이 흐르는 강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초가집에었다.... "내려..여기야..." 내린 주화의 입에선 탄성이 나왔다.... 현대식으로 잘지어진 초가집이었다... 초가집이라 하기엔 뭐했다... 잘지어놓은 황토집 이었다.... 뒤로는 나즈막한 산이 있고..... 앞으로는 시원한 강이 흘렀다.... "오셨어요??? " 왠 늙으신 할머니가..정후를 보며 정겨운 눈 인사를 한다... "우리 할머니 ..늙지도 않으셨네...잘지냈죠??? 인사해요...할머니 제 색시예요..." 주화는 정후의 소개에 놀라 고개를 꾸벅 숙였다.... "식사 준비 다 됐어요.... 밥만 퍼서 드세요...." "고마워요...할머니... 저녁에 우리 닭죽해주세요...할머니 닭죽 최고라고 자랑 했어요..." 집에 들어가니..잘 지어진 원룸형 집이었다... 황토로 잘지어진..넓은 원룸이었다... 누가 가꾸었는지 집안은 고풍스럽기 그지 없었다... 세간살이 하나 없는게 없었다..... 모두다 한식이고,,,가구하나까지...옛것을 그대로 고집한 모습이 보였다.... "밥먹어요...여기 할머니 손맛이 죽여줘요..." 쇼윈도 처럼 큰 창이 나있는 마루에 이미 상이 차려져 있었고... 정후가 밥을 퍼왔다.... 이런좋은곳에...누가 살고있을까..... 여기산다는것만으로 숨을 안쉬어도 살수 있을것 같았다.... "여기에 누가 살아요???" "지금은 아무도 안살고,,,,내가 가끔오고...누나가 가끔왔지만...누나는 미국갔고... 매니져형이랑 쉬고가고,...." "정후씨...별장쯤 되나요???" "별장은무슨...그냥 예전에 외할머니가 이곳에 사셨어.... 돌아가신지 오래됐지마.... 편찮으셨거든,...." "그래요.???여기 너무 좋아요....벽화도 너무 너무 멋지고...낭만있는 곳이예요... 반했어요..정말.." "좋져?? 난 나중에 애들 낳으면 여기서 키우고 싶어...." "영화는 어쩌구요???" "영화도 찍어야 애들 먹여살리지...." 정후의 얼굴에선 빛이난다.... 단지 햇빛을 머금어서가 아닌것 같다.... 선천적으로 너무 밝은빛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빛을 나까지 감염시키는가 보다..... "우리 나가요...강에 가서,,물놀이 해..." "물놀이요???" "네 ..내가 고동 잡아 줄께...." 둘은 강가로 내려왔다.... 정후는 바지를 걷어 올리고,,,,강물에 뛰어든다... "너무 시원해요...오른발만 담궈봐..." 주화도 강가에 ..돌위에 앉아 오른발만 살짝 담궈본다... 시원함이 머리끝까지...올라온다... "너무 시원해요..." 이미 정후는 돌들을 헤치며..가제며 고동을 잡고 있다... "이것봐...가제예요..." 손바닥을 폐보이니...작은 가제가 발버둥친다.... "보내줘요..불쌍해..." 정후는 손바닥을 물위에서..펼쳐보인다... 가제는 얼른 몸을 바윗돌 아래로 숨긴다.... "여기 좋지??? 내 어렷을적 놀이터예요...여기가..." "어렷을적 여기서 자났어요??" "아니...한 일년정도 여기에 있었어.... 엄마가 어디갔었거든요...할머니한테 나 맡겨두고..." ".........." "엄마는 여행을 좋아했어요....방랑가 기질을 가진 분이셨지... 지금도 여행을 가셨나봐... 이젠 영영 돌아오지 않겠지만... 이런 얘기 그만 둬요...놀러온건데...' 정후의 어두운 표정은 다시 웃음으로 바뀐다... 정후는 잔득 장난 섞인 얼굴을 하더니... 기여히..두손으로 주화에게 물을 퍼대시 시작한다... "꺅 뭐예요??? 하지마요" 주화는 두손으로 막아보지만....이미 옷은 한참 젖어버렸다... "뭐예요?? 도대체???" "잼나지??? 시원하잖아..." 주화는 머리에 물을 털어내며...볼맨소리를 한다.... "이제 올라가서 쉬어요..." 정후는 주화앞에 넢쭉 등을 내민다.... "업혀...반항하면 물에 던져 버릴꺼니까...순순히 업혀요..." 주화는 어기적 거리다가..못이기는척...그의 등에 엎혔다.... 등에선 뜨거운 기운이 올라왔다.... 주화의 젖은 옷으로도 그의 기운이 올라왔다.... "왜이렇게 가벼워??? 업은거 같지도 않네..." "뼈속에 살있어서 그래요.." "많이 머고 살쫌 찌워..맘이 안좋다..." "체질이예요..." "그러길래..맘을 좋게 가져....그래야 살도 찌고...하지... 주화씬 넘 까칠해,..성격도 말투도..." "내맘이예요..." "이봐라....고치래두...찔리겠어" 한적한 시골길을 둘이 하나가 되어 걷고 있었다.... 두 다리로 둘은 같은 길을 걷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눅눅한 기온때문에 찝찝 하기만 했다.... 샤워를 하려해도 ...주화는 다리 때문에 영 불편하기만 했다.... "내가 못도와주니까...알아서 해요...주화씨 알아서..." "저 알아서 혼자할 수있어요..걱정마세요..." "할머니집에서 옷이랑 수박 가지고 올께....씻어요..." 주화는 샤워를 마치고...옷을 입으려니...원피스는 도저히 입을수가 없었다.... 몸을 타월로 대충 말았다.... 화장실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정후의 기척이 느껴지지않았다.... 꽤 시간이 흘러도.... 주화는 살짝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옷장에서 옷하나를 꺼내 가지고 나왔다.... '뭐야....이정후 옷인가???' 검은티는 주화에게 너무 크기만했다.... 대충 티를 입은 주화는 밖으로 나와 머리를 털어 말렸다.... "......옷가지고 왔는데....벌써 찾아입었네...." 주화는 티 한장만 입은 자신을 정후가 본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정후손에 들인 옷을 낚아채서...화장실에 들어가 반바지를 입었다.... "할머니 손녀꺼예요...클꺼야...그집 손녀가 한몸매 하거든..." 주화는 대충 옷을 입고..밖으로 나왔다... 이미 정후는 창앞에 누워있었다.... "씻어요....정후씨..." "할머니 집에서 샤워하고 왔어요,... 주화씨 불편할까봐........ 여기와봐요...너무 시원해..." 주화는 누은 정후옆에 앉았다.... 정말 바람이 온몸을 감싸듯 불었다... 정후는 눈을 감은체 그녈 끌어 당겼다.... 그리고 팔베게 신융을 하며 누우라는 표시를 보냈다... "나 샤워하고 와서 깨씃해.....잠시만 누워요....." 주화도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마루에 누웠다.... 마루에 있는 큰 창이 열어 놓으니 너무 시원하기만 했다.... "잠시만 눈 붙이고 일어나요...우리..." 정후는 자신의 팔에 누운 주화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얼마를 잤을까.... 주화가 눈을 뜨니...정후가 주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있어...." "안잤어요???" "자다가 팔에 쥐가나서 일어났어..." "많이 잤어요??" "한 두시간쯤... 잘모르겠네.." "자는 모습에 나 또 반했다...김주화한테 너무 여러번 반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농담은,....여기 너무 좋아요,...난 시골이 없거든...." "나도 여기 좋아....여기 있는 주화도 너무 좋아..." 정후는 주화의 뺨에 입술을 갖다댔다... 그리고 주화의 입술에 입맞추었다.... 주화의 입술에 정후의 입김이 느껴졌다.... 달콤한 키스였다..... 서로의 입술이 서로에게 닿으니....정말 서로가 하나가 된것만 같았다.... "사랑한다..김주화...." 정후가 주화의 뺨을 어루만졌다.... "여기서 살고싶다....주화랑 같이.... 우리오늘 ,..가지말까??? 하하하 농담이야..." "어...." "가지말자는 뜻이 어떤 뜻인지 ...모르는건 아닐테고.... 이아가씨 사고칠 아가씨네....나 남자야...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마... 돌변할수도 있어..하하하" "그냥 여기가 맘에 들어,...음큼하긴....암튼 생각이 유치해,,정후씬..." "우리가 애야?? ......... 아 ~ 암튼....여기 누워있으니 좋다....주화야...." 밥먹어라고부르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할머니가 끓여주는 닭죽을 두그릇이나 먹고...할머니께선...싸가라고 하신다... 훈훈한 시골인심 이란게 이런건가 싶다... 돌아가는 길엔 이미 해가 지려한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달리고 달리는 하늘엔 별이 총총 불을 밝힌다.... 주화는 할머니가 다려놓은 원피스를 입고 있다... 분홍원피스에 분홍 신...... 분홍색 만큼이나 기분이 밝다..... 돌아가는 길에도 서로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니...어느새 금방이다.... 주화는 병원복이 남긴 종이가방을 들고 할머니의 닭죽을 들고... 병실로 들어섰다.... "야..너..." 수정이였다..... 민현이의 모습도 보인다... "어떻게 왔어?? .....둘??" 주화는 멋쩍기만한 표정이다... 무언가를 훔치다 들킨것만같은 느낌에 얼굴이 후끈거린다.... "야 김주화...병원에 오니 니가 없어서....어머니한테 전화하니...어머닌 경주가셨다고... 걱정하실까봐...암말 안하고..민현이 한테 전화했어... 민현이랑 나랑 얼마나 걱정했는줄아니...??? 너 옷은 또뭐야?? 어디갔었어??? 메모라도 하고 가지...병원을 얼마나 너 찾아 돌아다녔는줄 알아?? 민현인 나때문에...조퇴까지 하고 오고...." "주화온거 봤으니..간다..." 민현이는 주화를 보고 그냥 일어섰다.... "수정아 미안해..어디 잠시갔다온다고....미안...걱정시켜서...올줄모르고,....미안 내가..." "너 어디 누구랑 갔었어???어???누구랑 어디 갔다 왔냐고???" "친구 만났어...그냥 친구..." "너 그게 아닌 거 같아...내가 보기엔...민현이도 이상하고..... 둘이 이상해...." "모른척 해주라....수정아...." 주화의 사랑 놀이에 누군가는 주화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그렇게 돌아서던 민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잘지내는 모습을 보여준것 같아... 너무 사랑하는 모습을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여주는것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너에게로 간다 (18) - 둘이 함께 가다-
"엄마가 내일 경주이모집에 가야해...이모가 다쳤다는구나..
수정이 한테 연락해서 미안하지만 쫌 오라구 하면 안될까..."
"괜찮아 걱정하지마...나 혼자 화장실도 잘가고...
힘들면 김간호사 한테 부탁도 쫌 하면 되고,,,,내가 앤가...걱정은..."
"다 컷으니 걱정이다..이것아...
집에가는데 뭐...갖다줄꺼 있어???"
"아니...뭐...그냥 편하게 입을 옷하나 갖다주라...
원피스 같은거...면으로된거 있을꺼야...아무거나..."
"원피스는 뭐하려고??? 병실에서 입으려고..그러냐??"
"그냥...뭐...기분전환 삼으려...."
엄마가 나가셨다...
엄마가 내일 경주로 가신다니...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가 된것 같다....
주화는 자신이 우스워지는 그런 느낌이 든다....
어쨌든 설레이는 것은 우습지만 사실이다....
엄마 몰래 진동으로 해놓은 전화기가 배게 밑에서 드르륵 거린다...
"헤이...나 설레서 잠이 안온다..."
"얜가...유치하다 참..."
"내가 보기엔...뭐..당신도 별반 다르지 않은거 같은데..뭐..."
"누가 뭐래요??? "
"아침에 7시나 데리러 갈꺼야....일찍 일어나있어...."
"저 원래 부지런해요..."
"뭐 썩 그렇게 보이진 않지만....암튼 늦으면 안되고...
7시에 나와있어..내가 정문 옆에 차 세우고 있을 테니까....
회색 차야...좋은 차라서 한눈에 번쩍 할꺼야...."
"자랑은...알았어요,...그만 자요..."
"아~ 나 너무 설렌다....데이트 하는 거잖아 우리...."
"잘자요.."
주화도 설레는건 마찬가지였다...
자려고 누워도 잠이 오지않았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느껴보는 그런 설레임이었다.....
굳어 버린것 같은 가슴은 ....어느새 뛰고 있었고....
누군가를 향한 미소가...번져났다....
모든 것이 포기되었던 그 시점에 ....
어떤 무언가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사랑의 시작은 아무도 몰랐다.....
그냥 물이 흘러 가는것 처럼....흐르다 보니....
여기에 와있었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설잠을 잤지만 아침을 이미 왔다...
엄마는 벌써 다녀가셨는지..원피스 하나가 놓여있다....밥 잘 챙겨먹으라는 쪽지한장과 함께...
원피스를 입으려다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누군가에게 잘보이려고..원피스를 차려입는 것 같은
바보같은 기분이 들었다...
'뭐하는 거야...그냥 ..가자...'
목발없이 걸을 수있지만..왼쪽 다리에는 아직까지..
붕대가 칭칭감겨있었다.....
머리를 대충 빗고....병원복을 입고 나가려니..괜히...쑥스럽다...
다시 병실에 들어와 원피스를 갈아 입으려니...
잘보이려고...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부끄럽다...
몇 번을 그렇게 망설이다가....주화는 병원복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갔다...
시간을 보니...6시 45분 ...
공기도 좋은데....
벤치에 잠시앉아 기다리지 하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어...저차...회색차..."
정문옆엔...정후가 어제 말한 회색차 한대가 있었다....
검게 썬팅이 된 차엔 누가 앉아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똑똑..."
밖에 서있는 주화를 보며 정후가 놀라 선그라스를 벗으며 기대었던 몸을 세운다...
"어 주화씨 ...뭐야...벌써 나왔어...???"
"이 아가씨...설레여서 잠을 못잤군...나처럼..."
정후는 얼른 내려서...
주화를 달랑 안아...조수석에 앉혔다...
"
누가보면 어쩌려고 그래요??
보는 사람이 없어 다행이예요..."
"뭐 누가 본다고 난 줄알겠어???
또 난 줄 안다해도...신문에 한줄밖에 더 나겠어??? 겁 먹긴..."
"누가 겁 먹었데요..???"
"갑시다.."
차는 유유히 병원을 빠져나갔다...
"주화씨 내가 낭만같은거 무드 같은거 없는줄 알았지만 넘 심하거 아니야??"
"뭐가요??"
"첫 데이튼데...병원복이 뭐냐??? '문화병원' 선전 나왔어??"
"옷이 이것 말고 어딧어요???맨날 병원에서만 생활하는데...."
"저기 뒷자리에...저기 분홍 도시락 보이지??? 꺼내봐요.."
분홍도시락엔 샌드위치가 들어있었다...
"아침안 먹었잖아....주화씨도 나도...
이거 우리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샌드위치야....
먹어봐 ..주화씨 입에도 맞을꺼야..."
도시락엔 아직도 온기가 있는 샌드위치가 있었다....
" 어...아직...온기가 있네...랜즈에 대워왔어요???"
".........아니 오는 길에 사왔어...."
"이렇게 일찍 문여는곳이 있나??"
"샌드위치의 4배값을 주고...아침일찍 부탁했어....잘했지???"
"돈 자랑하는거죠??? 돈 많아 좋겠네..누구는..."
"돈자랑은 무슨...주화한테 신선한거 먹이고싶어그런거지...
감자 샐러드 거의 죽음이지...
자기만 먹지말고 나도 쫌 주지....
혼자만 먹긴...."
"운전하잖아..."
"집어주면 되잖아..."
주화는 그냥 하나 집어 정후의 입에 넣어주었다....
옆에서 바라본 정후의 얼굴이 ...햇빛에 비춰 눈이 부신다....
"정후씨 코가 참예쁘다...."
"코?? 엄마 닮았어...."
"엄마?? 그래..."
한참을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달렸다...
"어...저기 ..."
한적한 시골길...언덕위에 잠시 정후가 차를 댄다...
"잠시만..."
정후가 ...트렁크에서 뭔가 꺼내온다...
"이게 다뭐야??"
"나 담배한대 필동안에...갈아입어..."
정후는 차문을 닫아준다....그리고 등을 돌린다
가방안에는 분홍원피스가 있고,,분홍 단화가 있다....
창이 넓은 공주모자도 있다....
"뭐야...이게..."
평소 주화와는 너무 거리가 먼 스타일들이다....
대충 갈아 입었다....
"다 갈아입었어???"
"아니 아직...잠시만...
이제 들어와..."
차문을 열고 들어오는 정후는 상당히 만족한 표정으로 주화를 본다,,.,,
"와 이뿐데..역시 나의 안목이란...모자는 왜안써???"
"모자는 너무 오바야....이게 뭐야?? 누가 이런걸 써??"
"그래도 써...얼굴 안타게...참...가방안에 화장품도 사넣어뒀는데 못봤어???
연지곤지도 바르지..."
"됐어..귀찮아...안해도 돼...."
"늙었을땐 가꿔야해...나보다 나이도 많으면서..."
"동안이야 나..."
둘은 즐거운 마음으로 한참을 달렸다....
굽이굽이 길을 지나고....몇시간을 달렸을까...
이미 해는 중천에 떠 있었다...
"배고푸지 ?? 쫌 만참어...이제 곧 도착할꺼야...."
또다시 굽이진 길을 달리니...
초가집 하나가 나왔다....
민가와는 조금 떨어진.....
굽이 흐르는 강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초가집에었다....
"내려..여기야..."
내린 주화의 입에선 탄성이 나왔다....
현대식으로 잘지어진 초가집이었다...
초가집이라 하기엔 뭐했다...
잘지어놓은 황토집 이었다....
뒤로는 나즈막한 산이 있고.....
앞으로는 시원한 강이 흘렀다....
"오셨어요??? "
왠 늙으신 할머니가..정후를 보며 정겨운 눈 인사를 한다...
"우리 할머니 ..늙지도 않으셨네...잘지냈죠???
인사해요...할머니 제 색시예요..."
주화는 정후의 소개에 놀라 고개를 꾸벅 숙였다....
"식사 준비 다 됐어요....
밥만 퍼서 드세요...."
"고마워요...할머니...
저녁에 우리 닭죽해주세요...할머니 닭죽 최고라고 자랑 했어요..."
집에 들어가니..잘 지어진 원룸형 집이었다...
황토로 잘지어진..넓은 원룸이었다...
누가 가꾸었는지 집안은 고풍스럽기 그지 없었다...
세간살이 하나 없는게 없었다.....
모두다 한식이고,,,가구하나까지...옛것을 그대로 고집한 모습이 보였다....
"밥먹어요...여기 할머니 손맛이 죽여줘요..."
쇼윈도 처럼 큰 창이 나있는 마루에 이미 상이 차려져 있었고...
정후가 밥을 퍼왔다....
이런좋은곳에...누가 살고있을까.....
여기산다는것만으로 숨을 안쉬어도 살수 있을것 같았다....
"여기에 누가 살아요???"
"지금은 아무도 안살고,,,,내가 가끔오고...누나가 가끔왔지만...누나는 미국갔고...
매니져형이랑 쉬고가고,...."
"정후씨...별장쯤 되나요???"
"별장은무슨...그냥 예전에 외할머니가 이곳에 사셨어....
돌아가신지 오래됐지마....
편찮으셨거든,...."
"그래요.???여기 너무 좋아요....벽화도 너무 너무 멋지고...낭만있는 곳이예요...
반했어요..정말.."
"좋져?? 난 나중에 애들 낳으면 여기서 키우고 싶어...."
"영화는 어쩌구요???"
"영화도 찍어야 애들 먹여살리지...."
정후의 얼굴에선 빛이난다....
단지 햇빛을 머금어서가 아닌것 같다....
선천적으로 너무 밝은빛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빛을 나까지 감염시키는가 보다.....
"우리 나가요...강에 가서,,물놀이 해..."
"물놀이요???"
"네 ..내가 고동 잡아 줄께...."
둘은 강가로 내려왔다....
정후는 바지를 걷어 올리고,,,,강물에 뛰어든다...
"너무 시원해요...오른발만 담궈봐..."
주화도 강가에 ..돌위에 앉아 오른발만 살짝 담궈본다...
시원함이 머리끝까지...올라온다...
"너무 시원해요..."
이미 정후는 돌들을 헤치며..가제며 고동을 잡고 있다...
"이것봐...가제예요..."
손바닥을 폐보이니...작은 가제가 발버둥친다....
"보내줘요..불쌍해..."
정후는 손바닥을 물위에서..펼쳐보인다...
가제는 얼른 몸을 바윗돌 아래로 숨긴다....
"여기 좋지??? 내 어렷을적 놀이터예요...여기가..."
"어렷을적 여기서 자났어요??"
"아니...한 일년정도 여기에 있었어....
엄마가 어디갔었거든요...할머니한테 나 맡겨두고..."
".........."
"엄마는 여행을 좋아했어요....방랑가 기질을 가진 분이셨지...
지금도 여행을 가셨나봐...
이젠 영영 돌아오지 않겠지만...
이런 얘기 그만 둬요...놀러온건데...'
정후의 어두운 표정은 다시 웃음으로 바뀐다...
정후는 잔득 장난 섞인 얼굴을 하더니...
기여히..두손으로 주화에게 물을 퍼대시 시작한다...
"꺅 뭐예요??? 하지마요"
주화는 두손으로 막아보지만....이미 옷은 한참 젖어버렸다...
"뭐예요?? 도대체???"
"잼나지??? 시원하잖아..."
주화는 머리에 물을 털어내며...볼맨소리를 한다....
"이제 올라가서 쉬어요..."
정후는 주화앞에 넢쭉 등을 내민다....
"업혀...반항하면 물에 던져 버릴꺼니까...순순히 업혀요..."
주화는 어기적 거리다가..못이기는척...그의 등에 엎혔다....
등에선 뜨거운 기운이 올라왔다....
주화의 젖은 옷으로도 그의 기운이 올라왔다....
"왜이렇게 가벼워??? 업은거 같지도 않네..."
"뼈속에 살있어서 그래요.."
"많이 머고 살쫌 찌워..맘이 안좋다..."
"체질이예요..."
"그러길래..맘을 좋게 가져....그래야 살도 찌고...하지...
주화씬 넘 까칠해,..성격도 말투도..."
"내맘이예요..."
"이봐라....고치래두...찔리겠어"
한적한 시골길을 둘이 하나가 되어 걷고 있었다....
두 다리로 둘은 같은 길을 걷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눅눅한 기온때문에 찝찝 하기만 했다....
샤워를 하려해도 ...주화는 다리 때문에 영 불편하기만 했다....
"내가 못도와주니까...알아서 해요...주화씨 알아서..."
"저 알아서 혼자할 수있어요..걱정마세요..."
"할머니집에서 옷이랑 수박 가지고 올께....씻어요..."
주화는 샤워를 마치고...옷을 입으려니...원피스는 도저히 입을수가 없었다....
몸을 타월로 대충 말았다....
화장실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정후의 기척이 느껴지지않았다....
꽤 시간이 흘러도....
주화는 살짝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옷장에서 옷하나를 꺼내 가지고 나왔다....
'뭐야....이정후 옷인가???'
검은티는 주화에게 너무 크기만했다....
대충 티를 입은 주화는 밖으로 나와 머리를 털어 말렸다....
"......옷가지고 왔는데....벌써 찾아입었네...."
주화는 티 한장만 입은 자신을 정후가 본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정후손에 들인 옷을 낚아채서...화장실에 들어가 반바지를 입었다....
"할머니 손녀꺼예요...클꺼야...그집 손녀가 한몸매 하거든..."
주화는 대충 옷을 입고..밖으로 나왔다...
이미 정후는 창앞에 누워있었다....
"씻어요....정후씨..."
"할머니 집에서 샤워하고 왔어요,...
주화씨 불편할까봐........
여기와봐요...너무 시원해..."
주화는 누은 정후옆에 앉았다....
정말 바람이 온몸을 감싸듯 불었다...
정후는 눈을 감은체 그녈 끌어 당겼다....
그리고 팔베게 신융을 하며 누우라는 표시를 보냈다...
"나 샤워하고 와서 깨씃해.....잠시만 누워요....."
주화도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마루에 누웠다....
마루에 있는 큰 창이 열어 놓으니 너무 시원하기만 했다....
"잠시만 눈 붙이고 일어나요...우리..."
정후는 자신의 팔에 누운 주화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얼마를 잤을까....
주화가 눈을 뜨니...정후가 주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있어...."
"안잤어요???"
"자다가 팔에 쥐가나서 일어났어..."
"많이 잤어요??"
"한 두시간쯤... 잘모르겠네.."
"자는 모습에 나 또 반했다...김주화한테 너무 여러번 반하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농담은,....여기 너무 좋아요,...난 시골이 없거든...."
"나도 여기 좋아....여기 있는 주화도 너무 좋아..."
정후는 주화의 뺨에 입술을 갖다댔다...
그리고 주화의 입술에 입맞추었다....
주화의 입술에 정후의 입김이 느껴졌다....
달콤한 키스였다.....
서로의 입술이 서로에게 닿으니....정말 서로가 하나가 된것만 같았다....
"사랑한다..김주화...."
정후가 주화의 뺨을 어루만졌다....
"여기서 살고싶다....주화랑 같이....
우리오늘 ,..가지말까??? 하하하 농담이야..."
"어...."
"가지말자는 뜻이 어떤 뜻인지 ...모르는건 아닐테고....
이아가씨 사고칠 아가씨네....나 남자야...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마...
돌변할수도 있어..하하하"
"그냥 여기가 맘에 들어,...음큼하긴....암튼 생각이 유치해,,정후씬..."
"우리가 애야?? .........
아 ~ 암튼....여기 누워있으니 좋다....주화야...."
밥먹어라고부르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할머니가 끓여주는 닭죽을 두그릇이나 먹고...할머니께선...싸가라고 하신다...
훈훈한 시골인심 이란게 이런건가 싶다...
돌아가는 길엔 이미 해가 지려한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달리고 달리는 하늘엔 별이 총총 불을 밝힌다....
주화는 할머니가 다려놓은 원피스를 입고 있다...
분홍원피스에 분홍 신......
분홍색 만큼이나 기분이 밝다.....
돌아가는 길에도 서로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니...어느새 금방이다....
주화는 병원복이 남긴 종이가방을 들고 할머니의 닭죽을 들고...
병실로 들어섰다....
"야..너..."
수정이였다.....
민현이의 모습도 보인다...
"어떻게 왔어?? .....둘??"
주화는 멋쩍기만한 표정이다...
무언가를 훔치다 들킨것만같은 느낌에 얼굴이 후끈거린다....
"야 김주화...병원에 오니 니가 없어서....어머니한테 전화하니...어머닌 경주가셨다고...
걱정하실까봐...암말 안하고..민현이 한테 전화했어...
민현이랑 나랑 얼마나 걱정했는줄아니...???
너 옷은 또뭐야?? 어디갔었어??? 메모라도 하고 가지...병원을 얼마나 너 찾아 돌아다녔는줄 알아??
민현인 나때문에...조퇴까지 하고 오고...."
"주화온거 봤으니..간다..."
민현이는 주화를 보고 그냥 일어섰다....
"수정아 미안해..어디 잠시갔다온다고....미안...걱정시켜서...올줄모르고,....미안 내가..."
"너 어디 누구랑 갔었어???어???누구랑 어디 갔다 왔냐고???"
"친구 만났어...그냥 친구..."
"너 그게 아닌 거 같아...내가 보기엔...민현이도 이상하고.....
둘이 이상해...."
"모른척 해주라....수정아...."
주화의 사랑 놀이에 누군가는 주화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그렇게 돌아서던 민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잘지내는 모습을 보여준것 같아...
너무 사랑하는 모습을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여주는것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