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노조 파업에 대한 공학도의 작은 의견

이성철200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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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올린 기장의 아내가 쓴 글이라는 것을 읽고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솔직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아 정신없이 바쁜데도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글을 올린다.

원문은 이렇다.

봉급이 억대기 넘는데 어떻게 노동자인가?
“귀족노조”라는 질책에 대해 대한항공 기장의 아내로서 몇자 적습니다.

조종사의 봉급은 얼마인가?

저의 큰아이가 인터넷에서 뉴스검색을 하면서 잘문을 합니다.
“엄마. 도대체 아빠 월급이 얼마야? 정말 이렇게 많아?”
저는 아이가 보여주는 1억2천에서 1억 7천 이라는 보도를 읽고, 2004년도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을 찾아서 1억 1천 2백이란 액수를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기납부 세액은 2천 1백만원이었고 연말에 약 4백만원 소득 공제 받았으니 실제 소득은 9천 5백만원 정도 입니다.
제 남편은 전투기 조종사로 15년 이상을 근무했고, 지금 13년째 대한항공에 근무하는 기장입니다. 평균이 1억2천이고 1억 7천도 받는다고 하는데 정말 모를 일입니다.
이런 보도가 나가면 제 직장동료들은 남편 월급이 많아서 좋겠다고 합니다. 일일이 명세서를 들고 설명할 수 없으니 저는 가끔 동료들 밥값을 냅니다.
대한항공 기장들의 연봉은 세계 10대 항공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이야기해도 배부른 소리라고 할 테니, 자세한 설명은 아예 하지 않습니다.

정말 짜증나는 얘기다.
나는 지금 전자공학과 박사 3년차이다. 그동안 졸업한 석사생을 본 것만도 15명이고 친구들에,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아는 사람을 합치면 아마 세자리수 좀 못되게 나올 것이다.
그 많은 사람중에 아직까지 억대 연봉을 받는 놈은 아직 한놈도 없다. 나이가 적어서, 사회경험이 일천해서라고 할지 모르는데, 벌써 친구중에는 전자제품으로 상당한 매출을 내고있는 어엿한 중소기업의 사장도 있다.
대학 졸업까지 한양대에서 학비로 들어간 돈만 2400만원, 대학원 2년동안 1600만원, 박사 연 1000만원 좀 넘는 돈 받는걸로 2년동안 연 800씩 학비에 쏟아부었다.
이렇게 해서 받는 엔지니어의 첫 월급은 얼마인가? 학사가 잘 받아야 연 2800~3200만원, 박사는 연 3500~4000만원정도 받는다.

전자공학과 박사가 대기업에서 받는 돈은 수당까지 합쳐서 7000만원 안팎이라고 하는데, 그건 대부분 시간외 수당과 야근수당이 이유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침 8시에서 오후 6시까지 업무시간으로 되어있는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고 밤 11시가 되어서야 밖에 나서는 것이 일상 일과이기 때문이다.
날새고 해뜨는거 보는 일도 심심치않게 있고, 월화수목 금금금이라 부를 만큼 주말/주일 출근도 잦다. 그렇게 회사 사무실에서 졸린 눈 비벼가며 죽어라 일해 수당까지 털어서 연봉 7000이라고 어디가서 얘기나 할 수 있겠는가?

기내에서의 12시간, 그중 자신이 직접 운항하는 것이 과연 몇시간이나 될까? 오토 파일럿에 맡겨두고 퍼스트 클래스에서 쉴 수 있는 그들의 직업을 진정 힘들다고 할 수 있겠는가?

왜 외국 항공사 얘기를 하는가?
전자공학도도 미국 UC berkeley 출신의 엔지니어가 연봉이 1억원부터 시작하고, 실리콘 벨리의 부자의 태반이 엔지니어들이라는 사실을 외치고 다녀야 한단 말인가?
왜 세계 10대 항공사와 비교를 하는가?
전세계에 수십개가 넘는 항공사중에서 10위 안에 매출이나 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기장들이 그 항공사들과 비교될만큼 일을 잘 하는가? 10대 항공사가 월급을 그리 많이 준다면 그리 취업하면 될 일이지 왜 회사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인가?
왜 자신의 능력이 모자라 외국항공사에는 들어가지도 못한다는 얘기는 하지도 않는가?

조종사는 노동자인가?

실제 연봉이 보도자료 보다는 낮다고 해도 대다수의 노동자보다는 봉급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면 고액 봉급자는 노동자인가요? 아닌가요?
조종사들은 조종업무에 있어서 능력이 떨어지면 바로 해고 되는 파리 목숨입니다. 조종사로서의 능력이 있는 가 없는 가는 각종 시험, 신체검사등 스물 네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일일이 세어보지는 않았고, 복잡해서 자세한 시험 이름들은 모릅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시물레이터 심사가 있을 때면 매번 가슴을 졸이고 무사히 통과하기를 기다립니다. 예전에 시물레이터 심사 과정에서 남편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머리 통증을 호소하여 한의원에 방문한 적이 있었답니다. 그 때 저는 남편에게 “조종사 안하면 굶어죽겠냐, 통과 못해도 걱정말라”고 이야기는 는 했지만.... 남편이 직장을 잃는 것 뿐 아니라 과도한 스트레스로 쓰러지지 않을 까 피 말리는 긴장감 속에서 지냈었습니다.
조종사들은 가족을 위해서 과도한 신체적, 정신적 업무를 수행하면서, 항상 해고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불쌍한 가장이며 노동자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라니...
정말 배부른 소리다.
직장을 잃는 스트레스나 업무의 스트레스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받는다.
그렇게 잘릴 걱정을 하는 사람이 13년간이나 대한 항공에 있을 수 있겠는가?
엔지니어 석사중에 40대 이후에 회사생활을 생각하는 놈은 드물다. 몸이 망가지는 것도 망가지는 것이지만 회사에서 그리 일할 만큼 정년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회사에서 13년씩이나 버티면서 스트레스 운운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 정말 가증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엔지니어는 상무급 쯤 되어야 수당 토탈 연봉 1억을 바라본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버티는 직장인이 도대체 얼마이겠는가?

비행기 운항에 대한 전권을 가지므로 노동자가 아니라 책임을 가진 임원이 아닌가?

어떤 친구는 저에게 비난이 섞인 질문을 합니다. “너의 남편은 노조를 구성할 자격이 없다. 조종사라면 회사로 치면 임원급 아니냐?” 비행기에서는 조종사가 모든 권한을 가져야 하겠지요. 조종사에게 합당한 권한이 주어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합니다. 조종실과 객실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기내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것이 비행기 내의 현실입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노조를 구성안하려면 비행기를 맘대로 할 정도의 권한은 있어야 한다는 얘기인가? 이억달러의 보잉기를 사면서 그들이 도대체 무엇을 했기에?
권한을 가진 이가 임원인데 권한이 없어 임원이 아니다라는 얘기가 말이 되는가? 권한을 가지면 뭘 어쩌겠다는 얘기인가?
임원이라는 것은 그만큼 막중한 책임이 따르기에 회사에서 그만한 대우를 해주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권리가 아니다.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인가? 비행기 안에서 왕이라도 해보겠다는 것인가? 비행기 승무원의 일정관리와 인사권까지 주지 않으면 임원으로 부르지도 말라는 얘기인가?

조종사 노조의 목적

물론 어느 노조든지 노조원들의 복지향상이 큰 목적이겠지요. 봉급인상도 포함될 것이지만 안전운행을 위한 시스템들 보장들을 주장할 것입니다.
조종사 노조가 생긴 2000년 5월 이래로는 대한항공은 대형 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종사들은 돈을 더 달라고 주장하거나 보도처럼 치사하게 골프채 몇 세트 사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실은 저조차도 남편에게 골프채 에 대한 기사를 읽고는 남편에게 비난을 했었답니다.
“그 까짓것 몇푼 한다고... 돈 걷어서 사지 뭘 그런 것 요구하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묵는 호텔에는 골프 장비가 구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시아나측이 장비를 빼돌렸고, 아시아나 노조가 순진하게 그 조항을 협상 문구에 넣었다가 언론을 통해 사측의 플레이에 완전히 당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단 조항을 협상문구에 넣었다가 뺀건 사기라고 치자.
그럼 주장대로 골프태는 안전운항에 그리 중요한 일인가?
골프는 고사하고 스포츠나 기타 간단한 운동조차 즐길 시간도 없는 일반 직장인들은 전부 바보들인가?
삼성전자에 다니는 노조 없는 직장인들은 죄다 바보들인가?

그리고 자신들의 주장 한마디가 어떤 파급효과를 일으킬지는 생각도 안하고 데모를 시작했단 말인가?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최소한의 상의나 파급효과에 대한 고려조차 없이 내놓았다는 것인가?
그런 기초적인 검토조차 하지 않고 스스로 무덤을 판 후 왜 사측의 농간이며 언론 플레이라는 주장을 하는가?

제가 생각하는 조종사들은 “건강과 생명을 담보 잡힌 귀족 노동자”입니다.

주변에 보면 많은 남자아이들이 어린시절에 하늘을 누비는 멋진 파일럿이 되는 꿈을 가지곤 하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인 제 아들도 아빠처럼 조종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이 녀석이 저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 엄마, 조종사는 수명이 짧대. 시차, 중력문제, 유해광선 노출등....”
“ 임마, 그래서 오래 살려구 조종사 안하려구?”
“ 아니, 괜히 오래 사는 것보다는 멋지게 사는 게 조오~치”

비행에 돌아오면 시차를 극복하느라 애쓰고, 극복 될 만 하면 다시 비행을 나갑니다.
상공에서 많은 방사선 및 유해 광선에 노출된다는 보고가 많이 되고 있으며, 평균수명이 보통 사람에 비해서 짧다고 합니다.
제가 이런 조종사들에게 귀족 이라는 수식어를 붙힌 것은

첫째, 어린시절의 파일럿 꿈을 실현했고 본인이 하는 일에 자부심과 대단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많은 분들이 비난하는 대로 봉급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비행기를 조종하는 전문기술과 그 책임에 비추어 볼 때 과연 현재 액수가 비난받을 만큼 많은 것인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만.
셋째, 외국에서 회사가 사준 골프채로 골프나 즐기기 때문입니다.
골프를 하는 것은 체류지에서 다른 대안이 없고, 이것이 시간을 죽이기에는 그래도 저렴한 방법이기 때문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는 골프가 돈이 많이 드는 고급스포츠임은 분명하니까요.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하고, 자부심과 책임감, 현재의 봉급, 해외 골프를 누린다면 ...그래도 여전히 여러분과 제가 붙힌 귀족이란 표현이 유효한건가요? 혹시 무늬만 귀족은 아닌가요?

도대체 건강과 귀족을 운운하는 이유가 뭔가?
직장을 다니면서 건강 문제가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 그렇게 위험수당 많이 받는 사람을 떠나서 고공크레인이나 송전탑에서 줄타고 작업하는 사람들, 염색공장이나 금속 도금 일을 하는 분들은 위험하지 않아서 그리 적은 월급으로 일들을 하시나?
언제부터 직업에 귀천이 생겼다고 귀족을 운운하고 무늬만 귀족이란 소리를 하는가?

1년 수백편이 넘는 비행에 도대체 사고가 몇번이나 났기에 사고를 운운하며 생명을 담보잡혔다고 하는가?
파일럿과 버스운전기사중에 누가 더 사고 확률이 높겠는가?
사고 한번에 책임져아 할 생명의 수가 10배정도 많은 것은 인정하지만 생명을 담보잡혔다고 할만큼 위험한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이글을 읽으시고 많은 분들이 비난을 하실까 두렵기도 합니다.
실은 가족들이 알면 쓸데없이 아줌마가 나선다고 비난할지도 모릅니다.
저도 20년 이상 직업을 가지고 있는 봉급자로서 되도록 객관적으로 생각하려고 하고, 남편을 비판하기도 합니다.
일반 노동자들보다 봉급이 많다는 것으로만 몰아서 보지 말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국민들이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립니다. 언론에서 보도하는 대로 봉급이나 골프채 문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안전운행의 시스템과 조종사의 권한 과 관련된 문제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대한항공은 노조 간부 파업, 화물기 운행 거부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되도록 빨리 노사간에 협상이 되어서 대한항공 전 노조가 파업하는 사태는 안 일어났으면 합니다.


아줌마가 나선것은 전혀 흠잡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주장이 전혀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디에 안전이라는 얘기가 있다는 것인가?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누군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는데 아는사람이 의사여서 나섰다고 한다. 그런데 꺼내놓는 비상 구급세트가 10년은 넘어보이는 것이어서 결국 자기 짐에 있는 도구를 꺼내서 사람을 구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이코노미에서 퍼스트로 자리를 옮겨주고 항공권을 주더란다.
만약 제대로 안전이라는 주장대로 데모를 하려면 기내에 있는 장비등이나 정비인들의 고충, 비행기의 피로도에 대한 파일럿의 의견을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왜 제일 중요한 사항이 월급 인상이고, 왜하필 휴가철이냔 말이다.
파업의 목적이 너무나도 속보이지 않는가!!!
대체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 회사가 타격이 가장 크도록 비겁하게 나오면서 목을 죄는데 어느 회사라고 그들을 이뻐하고 오냐오냐 하겠는가?

여기엔 안나왔지만... 도대체 영어 관련 시험을 인사관리에서 폐지해 달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공학도가 TOEIC 600점대를 넘어야 입사 가능해진지는 벌써 옛날 얘기고, 매일 들춰보는 베게만한 원서에 영어논문으로 머리에 피가 몰릴 지경이다.
외국 바이어나 엔지니어를 상대하고, 학회등지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기 위해 영어로의 기술적 대화는 필수이다 시피 하다.

우리조차 그런데 모든 비상상황시에 영어로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파일럿이 영어시험이 없다면 말이 되겠는가?
비행기가 정작 위험한 상황에 닥쳤을때 영어를 할 줄 모른다면 도대체 누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상 관제국과 교신하며, 그 위기사항을 도와줄 수 있단 말인가?
하늘에서 비행기가 추락할 때 겨우 할 수 있는 말이 메이데이뿐이어도 좋다는 얘기인가?

물론 모든 파일럿이 다 그런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파업의 주체인 그들의 비겁하고 안이한 작태에는 짜증만 쌓이고 그들이 국민 전체에 주는 피해에 의욕만 잃어버릴 뿐이다.


기장의 아내 출처 : 네이트온 통 이슈지기.
기장의 아내를 올린 분 : 비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