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둥이 길들이기 (31부)

베리소다200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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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장을 기다리는 1분 1초가 이렇게 긴장되고 긴지 미처 몰랐다. 그렇게 시간을 흘러가고...혹시나

자고 있는건 아닐까..? 핸드폰은 놔두고 간 건 아닐까.. 울리지 않는 내 핸드폰을.. 시계와 번갈아보며

그렇게 기다렸다...

그러나 그 뒷날.. 그 다음날..이 와도 끝내 답장은 오지 않았다. 항상 있었던 일이지만. 약속을 중요시

하는 현욱이가 혹시나 답장을 보내주지 않을까..기대를 한 내가 바보였다. 현욱이와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그 맹세를.. 내가 먼저 깨버렸으니 말이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선주는.. 예전에 사귀었던 오빠가 다시 사귀자고 연락이 와 재결합을 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다른 연인들을 둘러보면.. 헤어지자..고 여자가 하면.. 남자들이 잘못했다. 어쩐다..

해서 빌고.. 해서 다시 잘만 사귀던데.. 현욱이는 정말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것 같이 얼음장

마냥 차갑기만 하다. 민성이는 희진이란 애랑.. 그렇게 천년만년 오래 사귈 것처럼 유난을 떨더니..

몇 달 가지 못하고 헤어져 버렸다고 한다.

 

어느 날이었다. 선주가 갑자기 나랑 윤정이랑 은미를 커피숍으로 불러냈다. 중요하게 할 말이 있다나?

" 나.. 자퇴 하기로 했어...."

선주의 입에서 나온 말은.. 학교를 그만 둔다는 말이었다..

" 왜..? 무슨 일 있어..?"

" 뭐..무슨일은.. 적성에도 안맞는 것 같고.. 우리 오빠가.. 고졸이자나.. 대학 준비한다고는 한데...

아무래도.. 괜한 자격지심 생길까봐.. 그것보단 내 적성에 안맞으니까.. 그냥 돈 벌려고..."

난 그래도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여태껏 한 학기 그래도 잘 다녀왔던 학교고, 대학 갈려고 그렇게

수능 공부 열심히 했던 선주가.. 적성이니, 자격지심이니 해서 학교를 그만둔다는 건...

" 엄마랑 아빠한테는 말 했어..? 뭐라셔..?"

" 그냥 내 뜻대로 하라시지.. 나도 뭐 철부지 애도 아니고,,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거니까.. "

" 그럼.. 학교 관두고 무슨 일 할껀데..?"

" 우선.. 이력서 몇군데 내 볼려고.. 컴퓨터 자격증도 필요하니까.. 학원도 등록하고.."

나는 그렇게 또박또박.. 자기 주관을 말하는 선주가 너무 부러웠다. 사실, 공부에 흥미가 없는 난

대학을 안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요즘 대학 안나오는 사람이 어딨냐고 난리법석을 피우는 바람에..

거의 끌려가듯.. 왔던 대학인 것이다.

" 그래.. 니 선택에 후회가 없으면.. 잘한거야...."

 

그리고 며칠 뒤.. 은미도 자기 과 상훈이랑 사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행정학과야 남자랑 여자랑

비율이 맞아서.. 이미 여러 커플이 생겼다고 한다. 우리과야 온통 여자만 득실대니..

은미는, 내가 현욱이 때문에 맘 고생 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봐 와서 상훈이랑 만나는 일 있을 때마다..

같이 끼워주곤 했다. 다행히 상훈이도 털털하고 데이트는 꼭 둘만 있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아서 우린 셋이서 자주 어울리곤 했다.

그러던 어는 날, 나랑 은미는 가상 엠티를 가자고 해 놓고 짐을 싸서 밖으로 놀러 나왔다. 우린 ..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군것질도 하고.. 놀러도 다니고..쇼핑도 하고.. 그러다.. 저녁쯤.. 상훈이가...

동아리 모임을 끝내고 우리가 미리 들어가 있던 술집으로 왔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상훈이가

현욱이랑 고등학교 동창이란 걸 알게 되었다. 현욱이는 문과였고, 상훈이는 이과여서 같은 반이

된 적은 없었지만.. 지나가다 몇번 얼굴은 익혔던 모양이다.

지칠대로 지치고.. 정말 우리의 인연의 끈을 놓치기 일보직전에 다다른 나는 그날 소주를 5잔을

마시고 말았다. 맛은.. 가루약 넣었을 때.. 그 씁쓸함.. 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쓴맛이 전분데...

왜들 그렇게 다들 술에 환장을 하는지.. 그치만.. 한잔.. 두잔.. 마실 때 마다 기분이 몽롱..해지면서...

긴장도 풀리게 하고.. 이 맛에 술을 먹는가..싶다..

" 야.. 걔 진짜 나쁘지 않냐..? 내가 이정도로 했는데.. 한번쯤은.. 불쌍해서라도.. 돌아봐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나는 너무 속상한 내 속을 상훈이한테 내비췄다. 상훈이는 그저 웃으며 내 이야기에 귀기울일 뿐이다.

" 내가 모든 남자 다 청산하고 자기 만났는데.. 걔는 그런 내 속도 모를꺼야.. 암.. 모르지...."

나는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는.. 픽.. 쓰러져버렸다.

 

그리고 깨어나보니.. 왠 모텔이었다. 깜짝 놀라 사방을 둘러보았다. 나는 침대를 독차지 하고 있었고..

바닥에 상훈이랑 은미가 쪼그려서 서로 안고 자고 있었다. 나는 어제 내가 너무 주책을 부렸나 싶기도

하고 미안해서 슬그머니 이불을 둘 어깨에 덮어주고는 모텔을 나왔다.

 

뒷 날 은미한테서 전화가 왔다..

" 너 어제 왜 그냥 그렇게 가버렸어..."

" 아.. 나 혹시 실수했냐..? 기억이 안나... "

" 실수..? 그래..실수라면.. 그것도 실수지..."

하면서 크크큭 대면서 웃는다.

" 정말..? 나 실수 했어..? 뭐..어떻게..?"

" 너..완전히 뻗어가지고.. 상훈이가 엎고 모텔에 데리고 갔어.. 근데 침대에 눕히자 마자.. 대 자로

뻗어가지고는 내가 옆에 눕지도 못하겠더라.. 그래서 우린 밑에서 잔거야.. 그런데.. 너 잘 때 이도

막 갈더라..?"

헉.. 완전 상훈이 앞에서 못 보일 꼴을 보였구만.. -_ -;;;;

" 심...하게...?"

" 어.. 완전히 심하게..크크..."

" 아.. 나 실수 많이 했구나.. 미안... 은미야.. 상훈이한테도 미안하다고 전해줘..."

" 상훈이는 다 이해했어.. 너 술 처음 먹은거 아는데뭐.. 피곤하니까 이도 간 거구..."

은미랑 상훈이가 이해해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기말고사기간도 끝나고 바로 여름방학으로 들어갔다. 집에서 빈둥빈둥 거리면서 놀고 있을 즈음..

거실에서 엄마랑 고모랑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 아..예 고모.. 하은이요...? 그냥 집에서 허구헌날 자고 먹고 하면서 놀아요...."

이렇게 자고 먹고 하니까 안 아픈거지.. 글구 알바도 못하게 하면서..맨날 논다고 뭐라그래..

" 정말요...? 하은이가 지난번엔 안한다고 했는데.. 다시 한번 말해볼께요.. 네.. 이번주요...? 네....

네.. 또 통화해요..고모~ 끊을께요..."

내 얘기 뭐 한건가...? 그러더니 엄마가 거실에서 큰 소리로 나를 부르신다..

" 왜에~~~"

" 잠깐 나와봐.. "

" 뭐.. 고모랑 내 얘기 했어..?"

" 너 이번주 토요일에.. 엄마랑 갈 데 있어..."

" 어디...?"

" 고모가 너 코 수술 시켜주신대.. 견적 뽑으러 병원가자...."

엥..? 또 성형.. 그 이야기야...?

" 됐어.. 나 수술 같은 거 무서워서 안할래.. 이태껏 잘 살아왔다니까.. "

" 나중에 면접이다..해서 너 후회할 날 있을꺼다.. 엄마말 들어.. 고모가 수술비도 대 주시겠다는데..

왜 그렇게 안할려고해..."

하긴.. 그땐 내 의지도 있었지만.. 현욱이가 안해도 이쁘다길래 극구 사양했던 건데....

성형하면.. 내 쫙~ 찢어진 여우같은 눈도.. 납작히 눌린 내 돼지코도 이뻐질까...? 그럼.. 내 얼굴 ..

전체가 이뻐질까...? 나는 곰곰히 생각을 한다..

" 이번주 토요일날 의사선생님한테 가보자... "

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고 말았다.

 

나는 엄마랑 차를 타고 1시간 남짓 걸리는 성형외과에 도착했다. 병원이라면 몸서리가 쳐지는데...

둘러보니,. 왠 아저씨도 성형을 하실런지.. 얌전히 신문을 읽고 계셨다.

" 들어오세요...."

하면서 간호사가 의사선생님 방으로 안내를 한다..

" 어떻게..견적을 내 볼려구.. 먼저 찾아뵙는겁니다.."

하고 먼저 엄마가 입을 열었다.. 이리저리 내 턱을 돌려보더니.. 자로 내 코며.. 눈이며... 대 보는

의사 선생님이다. 무슨 꼭 실험동물 취급 당하는 기분이다. 기분이 그리 썩.. 좋지는 않다..

그러더니.. 뭔가를 메모하는 의사선생님이다..

" 음.. 따님은.. 이 코랑.. 눈이랑.. 수술을 해주면.. 서양사람 처럼.. 이국적인 분위기를 날 수 있어요..

눈두덩이가 서양인처럼 움푹 패이고.. 전체적인 얼굴 비례가 동양인보다는 서양인에 더 근접하다고

볼 수 있거든요..?"

헛.. 눈이랑 코랑 수술하러 온 거 쪽집게같이 알아맞추네...? 그러더니.. 눈에 둥그스름한 핀으로..

주름을 만들어 쌍꺼풀지게 하더니.. 엄마한테 어떠냐고 물어본다..

" 예.. 이쁘네요.. "

뭘 이쁘대..? 아직 하지도 않았는데...

" 그럼.. 간호사랑 예약 날짜 잡으시구요.. 예약이 많이 밀려서.. 수요일 오전 아니면.. 그 다다음 주나..

시간이 빌 것 같은데.. 수요일 ..괜찮나요...?"

그렇게나 빨리..? 예약이 꽉 찼다는 말에.. 우린 수요일 오전에 그렇게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집에와서 언니가 성형한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 올~ 박하은! 이제 성형하면 몰라보는 거 아니냐..? 내 친구들 중에서도 눈이랑 코랑 싹~ 뜯어

고쳤는데. 몰라보겠드라니깐.. 걔가 먼저 아는 척 해야 알겠드라구..."

그 정도로 확~ 바뀌나.. ? 항상 쌍꺼풀이 없어도. 콧등이 납작해도 내가 제일 이쁘다고 해줬던 ...

현욱인데.. 현욱아.. 나 수요일이면.. 딴 얼굴이 될지도 몰라.. 그래.. 넌 이제 아무 상관도 없으니까...

알아서 하라고 하겠지...

 

드디어 수술 날짜가 왔다. 나는 바짝 긴장을 해서는 병원으로 갔다. 아침 일찍이 수술 환자가 한명

있었나보다. 보호자 쯤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고.. 엄마는 그 아주머니랑...

막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그리곤 수술실에서 문이 열리면서.. 어떤 여자가 눈두덩이에 반창고를..

덕지덕지 발라가지고는.. 퉁퉁 부은 상태로 걸어나온다. 헉.... 괴...괴물이다...

바로 옆에 있는 회복실에 등을 세워 눕히는 간호사가 아주머니더러 오라고 손짓을 한다...

나는 슬며시..엄마한테...

" 엄마.. 나도 저렇게 되는거야...?"

하고 물으니까..

" 넌 더 심하게 될지도 몰라.. 코랑 같이 하자나..."

오마낫.... 난 경악을 했다. 눈두덩이에 붙인 반창고는 피가 조금씩 묻어있어서 소름까지 돋게 만들었다

" 박하은...씨..."

" 네...네~~~"

난 벌떡 일어났다.

" 들어오세요..."

" 네.."

난 너무 무서워서 엄마 손을 같이 잡아끌며 같이 들어가자고 했다. 그런데.. 매정한 간호사 언니는..

보호자는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나는 그렇게 수술실에 우뚝 서 있었다... 아직 수술 그 잔여물을...

치우기도 전이었다. 수술대 옆에는 피 범벅이 된 거즈며.. 이것저것이 날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 자.. 여기 세수한번 깨끗히 하시고.. 수술대에 누우세요..."

나는 그저 시키는대로.. 로봇처럼 따라할 뿐이다. 수술대에 눕자.. 뭔가 보라색약을 거즈에 묻혀 얼굴

전체에 닦아준다. 그러더니.. 다시 새 거즈로 보라색 약을 닦아준다..

" 오염 될까봐..소독한거에요..."

친절하시다...

난 겁에 질려 눈을 껌벅거리고 있는데.. 어떤 간호사가 대빵 큰 주사기를 3개 가지고 들어왔다...

헉.. 엄청나게 크다..

" 마취할꺼에요.. 좀..많이 아플 수 있어요...."

주...주사...?

" 팔에..맞나요... 엉덩이에 맞나요...?"

그러자 여기저기서 웃는 간호사언니들이다...

" 박하은씨.. 어디어디 수술하기로 했죠...?"

" 눈..이랑..코랑요...."

" 눈두덩이에 2대.. 코에 한대.. 이렇게 3대 놓을 꺼에요..."

에...? 눈두덩이에.. 코에.. 직접 주사를 놓는다고...? 나는 기함을 지르고 말았다.. 다른 간호사가..

내 팔에 혈관주사를 먼저 놓아주었다. 그걸 맞아야 마취주사가 덜 아프다나...? 아...긴장..긴장....

난 마취주사를 놓겠다는 간호사의 말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눈두덩이로 들어오는 그 주사바늘의

느낌.. 질리도록 몸서리 났다. 너무 아팠지만 소리도 못지르고 눈물이 찔끔..났다. 그렇게 양쪽...

눈두덩이.. 코 안쪽에 마취주사를 놓고.. 그렇게 몇분간 기다리고 있으랬다. 정말.. 이걸 내가 다시

하면.. 인간이 아니다..인간이..아니야...

이윽고, 남자의사선생님이 들어오셨다...

" 다 준비됐지..? 마취 한지 얼마나 됐어...?"

 

이제..시작인가...? 이제 나 박하은도.. 새롭게 변화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