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7-되돌릴수 없는 과거

핫세200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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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양복입은 사내들이 대여섯이 들이 닥쳤다.집에서 TV이를 보고 있던 강희와 할머니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상황을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그리고 나서 쓰러지신 할머니는 곧바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압류ㅡ

아버지는 깜깜 무소식이이었다.집안은 이미 쑥대밭이 되다 못해 모든게 엉망이 되버렸다.하루 아침에 바깥으로 내몰리게된 그의 가족들....그리고 며칠뒤 할머니는 지병인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셨다.

 

 

 

몇달후ㅡ

 

 

 

"답답해,차라리 죽는게 나아,이게 뭐야,이게 사람사는거야?강은이는 아침에 나갔다가 밤늦게나 들어오구,오빠는 몇달째 소식도 없구"

 

"미안하구나."

 

영주는 단칸방에서 구석진곳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강희를 보자 연민의 정이 느껴졌다.그렇게 강하기만 했던 강희도,경제력앞에서는 힘을 가누지 못했다.

 

"흑흑흑...아빠한테 연락한번 해봐요.그래도,연락은 하실꺼 아니에요"

 

"혼자 편하게 살려고 나간 사람이야.우리가 어떻게 됐건간에 상관하지 않는사람이라구.찾은다해도 올사람이 아니야."

 

"무슨말씀을 그렇게 하세요?찾기나 해보셨어요?이런 고통 아버지라고 모를줄 알아요?웃기는 말씀 하지 마세요.우리 아버질 얼만큼 안다고 그딴 소리를 지껄이시는거에요"

 

"지껄이는건 언니야.엄마한테 그러지마.이렇게 우리가 단칸방이라도 얻어서 살수 있는게 누구때문인데,살기 싫음 언니가 나가"

 

이미 밖에서부터 언니와,엄마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강은이는 참다못해 엄마한테 대하는 강희의 태도가 못마땅해서 언니고 뭐고 할것 없이 흥분한 상태로 내뱉었다.

 

"강은아!!언니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엄마,몇달간을 이렇게 힘들게 살면서 자기는 물한방울 묻히지도 않고,겉멋만 들어서 엄마한테 하는 말을 들어놓고도 그래?"

 

"그래!!나는 막자라서 그런다.이게 지가 돈좀 번다고 눈에 베는게 없어?"

 

"강희야!!!너두 그만해...제발 이제 그만하자꾸나"

 

"그래..나가라면 못나갈줄 알아?흥,얼마나 잘먹고 잘사는지 내가 두고 볼꺼야!!"


살기어린 눈을 하고는 강희는 그렇게 어디론가 나가버렸다.잡으려는 사람도,누구하나 강희를 부르는 사람도 없었다.간간히 영주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엄마,걱정마.며칠 안되서 용돈 떨어지면 또 들어올꺼야"

 

"그래도 그게 아니야.요앞에 그전처럼 또 쭈그리고 앉아 있을꺼야.나갔다 오마"

 

영주가 나가자마자 강은이는 벽에 기대어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너무도 힘들고 벅찬 세상인것 같았다.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살아도 항상제자리,예전에 몰랐었던 강은이는 자신보다 힘들게 살고 있는사람들이 더 많다는걸 느끼고는 힘을 내곤 했었다.하지만,그것도 잠시, 강준오빠가 없는 빈자리가 이렇게까지 클줄 몰랐었다. 압류딱지가 붙여지던날 집에 들어서자마자,빨간딱지가 모든 가구들이며 가전제품에 그렇게 자기집인양 그들을 보며 펄럭이고 있었다.심지어는 어렸을때,타고 놀았던 붕붕자동차에도 딱지가 붙었었다.그 광경을 보던 강준이는 그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고난후,지금까지 소식이 없었다.한번씩,집에 끊어진 전화가 올때면은 그때마다,강은이는 강준이 오빠가 자신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확인전화 하는거라고 믿고 싶었었다.때마침,울리는 전화벨...강은이는 항상 먼저 여보세요 하며 전화를 받았지만 그때마다 끊어진 전화는 왠지 강준이 오빠일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무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

 

"쳇,그래 잘먹고 살사시나?어젠 왜 전화 안받았어!"


아버지였다.강은이는 반가운 나머지 함성을 지를뻔 했다.자신에게 무관심 했지만은 그래도 오래간만에 아버지의 전활 받으니 너무나도 기뻤다.

 

"아버.."

 

"그놈이더군,그놈이 살아 있더군,누구냐구?강은이 애비..쳇,나쁜쉐끼,나를 감히 엿먹여?듣고 있어?그래,기가 막히겠지,나도 그래 그놈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된걸 생각하면 ....

이 여편네가?꿀 먹었어?"

 

"아...아..버..지..지금..그게 무슨 말씀 이세요..제 아버지는 또 뭐구,우리를 이렇게 만든사람이 또 누구라구요?"

 

"너!누구야?가 강은이?에잇,재수 없어"

 

전화기는 순식간에 끊어져 버렸다.강은이는 계속 수화기를 들고 있었다.믿을수가 없었다.자신이 아버지의 딸이 아니라는것...아니..강준이 오빠와 피를 나눈 남매가 아니라는거,

강은이는 두손으로 귀를 막고 소리를 질렀다.강은이의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 핑 돌았다.머리를 몇번이고 세차게 흔들었다.예전에,아버지가 했던말이 떠올랐다.모든게,지금 이순간 아버지나,강준오빠,강은언니 까지 자신에게 왜 그랬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됐다.자신은 그 사람들과 전혀 다른사람이었으니까.강은이의 몸이 삽시간에 부들부들 떨렸다.초첨없는 눈은 어디에 둘지 몰라 사방을 해메고 있었고,점점 추워진 몸은 따뜻하게 감싸줘야 되는데 두손으로만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강은이는 계속 떨고 있었다.

 

"강은아!!!왜그래 너 어디 아픈거니?응?어디보자 "

 

영주는 강은이의 이마를 만졌다.순간,강은이는 영주의 손을 뿌리쳤다.

 

"강은아!!"

 

"엄마,"

 

"말해봐,갑자기 무슨일이야?"

 

"방금 아버지한테 전화 왔었어"

 

"뭐라구?"


"아니,강준이오빠 아버지한테서 전화왔다고 해야 맞겠네"

 

"무..무..슨 소릴 하는거야?"

 

"왜,그동안 나한테만 속인거야?강준이오빠랑은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일테고.엄마,왜 나만 몰랐어? 내가 바보가 된게 그렇게 좋았어?내가 아버지 딸이 아닌데,아버지 속도 모르고 난 왜 아버지가 나를 저토록 좋아하시지 않는걸까...왜 나만보면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하신걸까.다 이유가 있었던 거였어.강준이 오빠와 강희언니만 아버지의 자식이었기 때문에 나는 안중에도 없었던 거야.흑흑흑....그래서...강준이 오빠두,그좋았던 강준이 오빠두 나한테 쌀쌀하게 대했던 거구...엄마,무슨말이라도좀 해봐,변명이라도 좋으니 무슨말이라도좀 해보라구!"

 

"우리딸,강은이 불쌍한 강은이 착한 강은이 널 어떻게 하면 좋니?흑흑흑...."

 

영주는 조심스럽게 강은이 앞으로 다가갔다.부서지지 않게 조용히 강은이를 자심의 품에 안기게 했다.거부할줄 알았던 강은이도 엄마의 품에서만큼은 잠잠해졌다.영주는 눈물을 흘리며 눈물때문에 가려진 뿌연 천정을 올려다봤다.차라리 이렇게라도 알았으니까 다행이라고...강은이는 서서히 엄마의 품에서 떨어져 나갔다.

 

"강은아.."

 

강은이는 뒤돌아서서 팅팅부은눈을 손으로 닦으며,엄마에게 애써 웃어보였다.

 

"이유는 묻지 않을께,엄마두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을거라고 생각해,"

 

한숨을 깊게 내쉰뒤 강은이는 계속 말을 이었다.

 

"바람좀 쐬고 올께"

 

"나가지마,강은아 너없으면 엄마 죽어"

 

강은이는 영주를 쳐다보며,양손을 잡아주었다.

 

"엄마,지금의 내머리는 터져버리다 못해 폭발해버릴것만 같애.하지만,엄마 곁에 절대 안떠나,찬바람만좀 쐬고 올려고 그래.11월이라고 그래도 방안은 그래도 후덥찌근하네.."

 

영주가 강은이의 머리를 귀뒤로 넘겨주려할때,강은이는 바로 일어나 나가버렸다.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는걸 강은이에게 말을 해주고 싶었다. 언젠가 강은이가 영주의 마음을 이해해 주리라고 믿고 있다.

 

 

강은이는 밤바람을 마시며 목적지가 어딘지는 몰라도 걷고 있었다.중심만은 잃지 않으려고 스스로 부단히도 노력중이다.강은이는 컴컴한 하늘을 바라보며 보이지 않는 별들을 속으로 세고 있었다.

 

"그쪽상황이 지금 어떤가?"

 

"똘만이들만 지키고 있어서,손쉽게 해결할수 있었습니다."

 

강은이는 걷다가,걸음을 멈추었다.그리고,형님이라고 부르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봤다.검정색 양복에 약간 긴듯한 까치머리,아닐꺼라 생각했지만,그사람이 서서히 뒤를 돌아보았을때,강은이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듯한 느낌을 받았다.모양새는 많이 달라졌지만,얼굴 생김새는 영낙없는 강준이 오빠였다.강은이는 차안으로 들어가는 형님이라는 사람에게 90도로 인사하는 강준이 오빠에게로 무조건 달려갔다.앞을보며 걷는 강준이에게 강은이는 오빠라고 불러야 되는데 목에서만 그냥 맴돌뿐 입밖으로는 나오지 않고 있었다.좀더 걸음을 빨리 걸어야만 오빠를 잡을수 있을것 같아서 강은이는 순식간에 강준이의 팔을 잽싸게 잡았다.

 

"오빠지?'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손을 보며,오빠지?라는 말에 강준이는 그녀의 얼굴로 서서히 자신의 눈을 갖다댔다.강은이였다.강준이는 순간 당황한듯 보였지만,다시 냉정을 되찾아 강은이에게 아무렇지 않게 대했다.

 

"가."

 

"오빠,집에 가자"

 

"난,안가"

 

"오빠,이러지마,이러지마,오빠"

 

"너야말로 나한테 왜이래,자꾸 귀찮게 하면 진짜 오빠 안보이는데로 사라져버린다."

 

"싫어,오빠 귀찮게 할거야.얼마나 오빨 찾아 헤맸는줄 알아?어떻게 찾은 오빤데 여기서 포기해..싫어 안갈거야.오빠가 나랑 같이 갈때까지는 안갈거야"


"니가왜?니가왜 날찾아,"

 

"강준씨!"

 

그때,저만치서 하이일에 초미니스커트를 입은여자가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강준오빠에게 다가오고 있었다.강은이의 얼굴도 점점 이그러져 갔다.강은이는 약간 거만해보이는 여자를 놓치지 않고 쳐다보며 말했다.

 

"이여자 누구야?"

 

"내 마누라,인사해 내 동생이야"

 

"어머,귀엽기도 하셔라,안녕?나 채사라야 언니라고 부르면 되겠다."

 

악수를 내민 사라의 손을 뿌리치며 강은이는 윗입술을 꽉 깨물고는 강준이를 노려 봤다.

 

"알았어,다신 안찾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