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파서 파혼한 뒤에....

안혜진2005.08.06
조회3,298

이제 어느정도 마음을 비우게 된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어쩌면 지금의 고민을 해결하는데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혹은 이런 경우도 있구나... 라며 약간의 위로도 받으시라는 뜻에서 적어봅니다.

 

저는 금년초에 올 가을쯤에 결혼할 약혼자와 파혼을 하였습니다.

1년여를 만났고요.

선 비슷하게 만나서 적당한 시기와 적당한 나이에 좋게 만나다 결혼할 사이로 자연스레 발전해가며 만났습니다.

엄청 아껴주고, 우스게 경험담중에 그 사람 회사에 놀러갔다가 개의 응가를 밟아서 폴짝폴짝 뛰고 있는데 그대로 제 신발 벗겨서 씻어주던 그 사람...

어버이날, 부모님 생신, 그리고 생각날때마다 저희 부모님에게 꽃바구니, 홈플러스상품권, 구두티켓, 화분, 보약..... 사드리던 그 사람...

거리는 가까웠지만 그 사람 회사가 너무 바빠서(사장이거든요.) 거의 주말에만 데이트를 즐겼고, 평일에는 1년동안 변함없이 하루에도 열댓번씩 통화를 하며 지냈습니다.

직원들 시켜서 파리의 연인 노래 틀어놓고 그 사람들 앞에서 "애기야! 가자!"라고 말하곤 웃으며 도망치기도 하고.... 이 기억은 너무나 멋집니다.

빠에 들려서 캌테일 한잔씩 하고 나오니 비가와서 그 사람이 두 손바닥으로 제 머리위에 작은 우산을 만들어주고 차 있는곳까지 뛰어간 모든 추억까지....

너무나 행복했고, 하늘도 시샘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10월쯤에 이용한 카드내역서를 보았습니다.

190,000원... 새벽 2시 30분...

그린건강식품...

 

처음에는 전혀 모르니, 무슨 건강식품을 새벽에 구입했냐고 웃으면서 말을 했습니다.

그러니 그 사람도 "그래요? 아~ 그거 작은형한테 물어보니 출장카드결제기는 그렇게 잘못 찍힐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하더군요.

상식적으로 들고 다니는 카드결제기가 시간이 잘못 찍힐정도면 해킹도 우습고, 금액도 잘못될 수 있다는 위험한 논리가 나오잖아요.

(아, 제 직업이 프로그래머입니다. -0-)

저는 쓴 웃음을 한 번 웃어주고, 그렇게 잊고 지냈었습니다.

물론, 제 기준에서는 그런 유흥퇴폐업소에 대한것은 아예 생각도 못했고요. 그런곳은 냄새나는 아저씨들 또는 맞바람 피우는 사람들만 간다고 생각했었지요.

 

서로에게 꾸준히 존칭어를 사용하며 은은하게 잘 지내는데,

슬금슬금 거짓말이 보였습니다.

깜짝 놀래켜주려고 퇴근후 그 사람 회사로 차를 돌려 찾아갔는데 직원들도 모두 퇴근하고 없더군요.

저는 그 사람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뭐하세요?"라고 하니,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요~ ^^"라고 말을 하더군요. 참고로, 매일 새벽 1~2시까지 일하는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요. ^^;

해서, "지금 여기 당신 회사인데요~ ^^"라고 말을 하니,

당장 차를 타고 오더군요. 옆회사에 있었다고 오래기다렸냐고 말하면서 황당하게도 오버해서 조금 화를 내더군요.

그러고는 미안하다고 제 손을 한 번 잡고 화장실을 갔는데, 제 손 냄새를 맡아보니 어우~ 지렁이 냄새인지, 떡밥냄새인지 아주 진동을 하더라고요.

당신 낚시 다녀온거 안다고... 왜 그런 쓸데없는 거짓말을 하시냐고 말하니 너무 창피해하더군요.

이런식으로 쓸데없는거에 사소한 거짓말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그 사람이 새벽 1~2시까지 과연 일만할까? 라는 의문도 품게되고,

그 회사 전화요금 고지서가 그 사람 책상에 있길래 보니 무슨이용료해가지고 40만원이 청구가 되어있고... 처음에는 가만히 있다가 고스톱을 했다고 하더군요. 헌데, 매월 40~50만원씩..... 뭐 자기돈이니까 신경쓰지는 않겠지만, 조금 사람이 가벼워보였습니다.

어떤때는 새벽 4시까지 통화가 안되기도 하는 일이 생기고....

 

이 사람은 거짓말하면 특징이 "연락이 왜이리 힘든가요?"라고 말을 하면 갑자기 당황할정도로 화를 낸다는 것입니다. 거칠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평소의 모습이 아닙니다.

 

금년초에... 밤에 통화안되는 일이 몇 번 있어 조금씩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주말에 그 사람 만나러 회사에 갔다가 작년에 그 카드전표를 제가 그 사람 책상 제가 기억할 수 있는 공간에 넣어두었었는데 다시 꺼내보았죠. 놀랍게도 전표상에 전화번호가 친절히 찍혀있더군요. 왠지 마음이 그 번호로 한 번 쯤은 전화를 해봐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전화를 했습니다. 조금은 차가우면서 정이 없어보이는 목소리의 여자가 받더군요.

 

"저... 남편 카드전표를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이 곳이 뭐하는 곳이죠?"

"건강상품을 제공해드리는 곳입니다."

"제공이요? 저는 제 남편이 건강식품을 사왔다고 알고 있는데요. 물건은 못 받았거든요?"

"저희는 판매는 하지 않고 고객님께 건강식품을 서비스 하고 있거든요?"

저는 답답했고, 다시 정중히 아니 약간은 안쓰럽게 물어봤습니다.

"흠... 저 실은 이 카드전표가 새벽에 찍혀있어서 궁굼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이 시간에도 서비스를 제공하시는가요?"

여자분께서 잠시 머뭇거립니다.

"그린피아호텔을 이용하셨을테니 저는 잘 모릅니다."

저는.... 심장이 산산히 부셔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딱 느낀것이.... 그 사람 히사 옆에 그린피아호텔내의 단란주점이 떠오르더군요.

해서 인터넷으로 단란주점 요금이라던가... 이런것들을 처음으로 미친듯이 정보를 모았습니다.

이런것도 정보라고 그런걸 모으는 제 자신이 참... 불쌍하더군요.

19만원으로는 술에 'ㅅ'자도 구경 못하겠더군요.

 

저는 이 사람에게 말을 했습니다.

하는 말이, 거래처 사장이 그런곳을 좋아한다고 자기도 어쩔수가 없었다고 하지만 거래처사장들이 다 이렇지는 않는다고 저를 달래더라고요.

19만원은 그 사장하고 반반씩 부담했다고요.

19만원짜리 주점이 어디있겠냐고....

저는 좀 뜻밖이고, 비참했습니다.

그 거래처 사장은 그 맘때 늦결혼을 하였고, 그 결혼식에는 저희가 다른 결혼식에 참석하느라고 저희 부모님께서 다녀오셨거든요. 하하.... 이런 더러운 우연이...

그와 동시에 전에 연락 안되었던것들이 줄줄이 기분 더러워지더군요.

저는 딱 잡아땔 심산으로,

"그럼 그때는요? 작년말에 그때는요?"

그 사람은 무슨 말을 하는거냐며 저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헌데, 직감이란게 그게 아니었습니다. 상당히 다른때와 틀리게 더 역성을 내는 그 사람....

티가 나도 너무 티가 나더군요.

끝까지 물어봤습니다.

"작년 말에 그때는요? XX씨!! 이것도 알고 있는데 제가 모를것 같습니까!"라고 마지막에 물어보니,

그 사람이 목소리가 갑자기 죽더니,

"아, 그건 제 친구 XX가 가고 싶다고 해서 거래처이기도 하고 해서 갔던겁니다."

라고 전혀 알지도 못했던 사실을 실토했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죄짓고 못사나 봅니다.

아는거 없이 끝까지 물어보니 불안한 마음에 별개다 튀어나오네요.

그 쪽은 결혼한 부부로 아주 어린 아가씨 모시고 사는집인데, 그 당시 어린 와이프 둘째 임신 3주째인 시기었습니다.

기가 차더군요.

이런 사람과, 이런 친구와, 이런 주변사람들............

몇날을 따지지도 않고 혼자 몰래 울기만 했습니다.

사실 일전에도 거래처 사람이 계속 나오라고 한다면서 술을 사주러 가야한다고 하는 것을 그 회사 사장도 아니고 일개 직원들이라기에 제가 극구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뻔하네요.

일하다가도 눈물이 주르르, 옥상가서 하늘을 보자마자 또 눈물이 주르르, 세상에 자다가 침대에 소변까지 봤습니다. 허허~

이 사람 집에서 전화가 옵니다.

예비 시댁 시골집이고, 시부모님은 그냥 옛날 노인분들이세요.

예뻐해주시고, 처음 찾아뵈었을때는 용돈 쓰라며 손에 3만원도 쥐어주시고 고마운 분들이었는데....

예비 시어머니께서 하신다는 말씀이,

"너 요즘 그런거 안 참고 사는 여자들 있나봐라~ 그런건 다 참고 사는거다. 그런거 이해못하겠음 나도 이 결혼 안된다! 니가 내 딸이었다해도 난 똑같다." 참고로 여기집에는 아들만 넷입니다. ^^

저도 공손히 지지는 않았습니다.

"요즘에 접대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뮤지컬 티켓이나, 펜션 티켓, 혹은 홈플러스/이마트 상품권같은것으로도 더 좋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저도 직장생활 6~7년이고, 사업도 해봤고, 티켓 접대도 합니다."

그 후로 이 남자에게 따지지 않고, 조용히 있으니 상당히 미안해하더군요.

그리고는 알아서 저에게 절대 가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이런게 상대방 마음 아프게 하는건지 몰랐다고요.

저도 대하는 것이 조금 변하고 섭섭하게 느껴졌는지 화를 조금 내다가는 전화에 대고 또 그러네요.

그럼 자기 친구는 와이프한테 단란주점 간다고 말하고 갔다는데 그 와이프는 어떻게 이해해줬겠냐면서... 왜 당신은 이해못하냐고...(저는 뭘 이해하라고 하는건지 그 기준부터가 잡히지 않습니다.) 그러면 사회적으로 대성공한 고 정주X 회장은 첩이 여러명이라는데 그 사람들은 그럼 어떤거냐고?

그래서 제가 그쪽 와이프하고도 연락처 주고 받은 사이인데, 그럼 전화해서 직접 물어봐도 되겠느냐고 하니 그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쪽 와이프 그 당시에는 4개월정도된 임산부인데 정말 못하겠더라고요.

그러고 끊으니 좀있다가 전화가 와서는 정말 전화할거냐고 묻네요. 하하하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끝까지 그런 전화 못하리란것을 알았겠지요.

참 웃긴것은요.

자기는 이해해달라길래, 그럼 저도 곧 다시 사업재개할 것이고 수많은 사람들 만나면서 접대도 해야할텐데, 접대방법으로 나도 당신과 같은 방법으로 해도 되겠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는 사장님들중에 여자분들도 요즘은 제법 되는데 그분들 모시고 남자들 나오는 술집가서 남자들이 따르는 술먹으며 접대하겠다고요.(물론, 상상도 못하는 짓이지요.)

그건 집안파탄이라고 합니다. 나 원~ 앞뒷말이 맞아야 대화를 하지....

 

그리고는 저는 뭘 이해해야할지도 모르겠으며, 그런 분과는 그런곳에서 어떻게 놀았건 박수도 손뼉이 맞아야 소리 나는 것이기에 끌고간 놈이나 끌려간 놈이나 똑같다며 이별통보를 했습니다.

사실 5명이서 그런데서 놀다오면 5명 모두 집에가서 자기 와이프들에게 어쩔수 없었다. 끌려갔다... 똑같이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끌려가긴 뭘 끌려갑니까? 같이 간거지!!

그러다 이내 다시 만났습니다.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 진정 사랑한 사람인데, 다시 생각해볼만은 하다고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여행을 다녀오면서 이 사람은 피곤해서 조수석에서 자고, 제가 운전을 하고 가다가 그 사람 회사쪽에 그 호텔을 지나쳐가게 되었습니다.

 

아...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 당시에 흥분해서 못 봤던 문구가 들어오더군요.

안.마.시.술.소.............

아! 이거였구나.... 190,000원....

그 사람이 반반씩 부담할 사람도 아니고, 거래처 접대면 자기가 다 쐈겠지...

전에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알아보니 대략 퇴폐업소들의 노는 방법과 그에 따른 금액들을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그 사람이 일어나고 저는 집으로 가면서 조용히 말했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헤어져야겠다고요.

나는 두 번 다시 생각하기도 싫었고, 잊고 싶었는데 오늘 오는중에 세상이 나에게 보여주더라고....

세상도 우리를 반대했나보다고...

솔직히 나는 당신이 더러우며 나에게 성병 안 옮긴것을 정말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미안하다며 우는 그 사람을 뒤로하고 완전히 헤어졌습니다.

 

헤어진 몇 달이 지난 후, 지난주에 집에 들어가는데, 그 사람 차가 시동이 켜진채 집 앞 주차장에 있는것을 보았습니다.

저에겐 지금 오래된 11년지기 친구이자 직장동료인 애인이 있습니다. 저를 데려다 주는 중에 같이 보았죠.

마음 한 켠이 참 아리고 쓰라렸습니다. 그 사람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았을까.... 이젠 그러지 않겠지...라는 궁굼증도 생겼고, 또다른 마음 한 켠은... 헤어지기를 정말 잘했노라고.... 아마 계속 만났다면 알게 모르게 계속해서 그랬겠지라는 안도감이 들더군요.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아픈 일인가를 느꼈습니다.

저는 비록 알게모르게 배신당했지만, 배운것도 있었습니다.

내가 원해도... 바래도... 안되는 것이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더욱 강해졌습니다.

살면서 어떤 상황이 쳐해져도 자신있습니다.

울고 또 울고, 자다가 실수까지 하고, 일주일에 4kg 감량하고(물론 다시 쪘지만요. ㅎㅎ), 밥 못 먹고, 내 스스로는 아주 떨어지다 떨어지다 못해 바닥끝까지 갔다와보니....

세상 더 자신있더군요.

 

배신감에 치를 떠는 분들, 아프신 분들.....

힘내시라는 말씀 안 드립니다.

우세요. 아프세요. 아주 죽기직전까지만 바닥끝까지 떨어져보세요.

일어나는 일 밖에 없습니다.

정말 헤어져야겠는데 안되시는 분들.... 더 우세요. 더 아프세요.

더 쏟아낼 눈물도, 더 아플 가슴도 없어지면........

더 당당해집니다. 더 강해지고요.

전 울고 싶을때 상황봐가며 다 울었고요,

아플때는 아무때고 막 아팠고요.

자존심이 쎄서 이런 얘기 어디 하소연도 안하고 혼자 참았고요.(몰랐는데 이게 아주 힘든거더군요. 제가 무남독녀라 원래 고민상담은 별로 안하거든요.)

세상이 조금 더 가벼워보입니다.

저는 그 사람과의 이별 후 삶이 더 좋아졌습니다.

 

저보다도 훨씬 더 힘든 상황을 겪고 계신분들이 계신것 같아 슬픕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 슬픔이고 아픔입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습니다.

그 끝이 어떤 방법이든, 좋게든/나쁘게든.... 끝맺음은 본인만이 지을 수 있습니다.

 

길이 너무 기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