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생각에 빠져 갈등하는 사이 그나마 조금 화색이 돌던 화령의 몸이 다시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다시 응급상황이 되자 화령을 앉은 자세로 일으키고 잠시 멈칫거리던 손을 주저하지 않고 화령의 단전에 가져다 댔다. 비교적 손이 큰 관계로 손바닥으로 거의 대부분 가려지는 앙증맞은 아랫배에선 부드럽고 따스한 감촉이… 아니라 차갑기만 한 냉기가 손을 타고 전해졌다.
‘이, 이래서야 어떻게…. 어, 엉뚱한 생각을 말자고. 치, 침착하고 냉정하게 행동해야한다. 정민아, 이건 절대로 이상한 감정이나 감흥을 느껴선 안 되는 일이다. 명심해라, 절대 이건 이상한 짓을 하는 게 아니야.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정민은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망설여졌다. 그 사이에 화령의 상태는 더욱 나빠지고 있었다. 더 이상 망설인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될 것이 분명해지자 망설이던 한 손을 들어 가슴 한복판에 있는 옥당 혈에 장심을 가져다 댔다. 옥당 혈은 젖가슴의 가운데라 큰 손을 대자 젖가슴이 손가락에 닿아 뭉클한 감촉이 왔고, 단전이라 불리는 중극 혈은 치부의 바로 위였기 때문에 곱슬곱슬한 털의 감촉이 손끝에 느껴졌다.
‘이건 어디까지나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지 이상한 짓을 하는 건 아니야!’
몸에 대고 있는 두 손을 통해 전해오는 난감한 감촉을 머리에서 애써 지우며 정민은 손바닥에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두 혈에 자신의 기를 집어넣었다. 무공의 무자도 모르는 몸에 막대한 양의 내력이 주입되자 경련이 일면서 기의 흐름에 저항하는 반발력이 생겨 화령의 몸이 밀려나려했다.
‘어, 안 돼!’
화령의 몸이 손바닥에서 떨어지면 발출된 기에 그대로 타격을 입는 꼴이 되기 때문에 더욱 손바닥을 밀착하면서 그와 함께 기를 조절하여 화령의 몸이 자석에 붙은 쇠처럼 떨어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이번에도 정민은 두 가지 수법을 동시에 행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두 배의 속도로 몸속의 기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으윽, 이래가지고는 얼마를 버티지 못한다. 치료도 다하기 전에 기진하여 쓰러지면 둘 다 위험해진다. 어쩔 수 없구나!’
결국 마주 앉아 있던 자세가 화령의 몸 위에 정민의 몸이 덮고 올라타는 민망한 자세가 되었다.
‘미안해요, 짝퉁선녀! 결혼도 안했는데 벌써 이런 민망한 짓을 하게 되리라곤 미쳐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소. 이 방법 밖에는 짝퉁선녀가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정민은 딴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우선 화령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었다.
‘자, 조금 괴롭더라도 참아주시오!’
자세가 안정되자 온정신을 치료에 몰두했다. 밖에서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항상 외부의 돌발 상황 대처를 위해 훈련을 겸하여 일 푼의 의식을 남겨두는 것도 거두고 오로지 화령의 숨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어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군! 주노인, 걱정이 됩니다.”
“허허, 걱정하지 마시오, 유 장주! 방 사범을 중독 시켰던 무서운 독기를 몰아내었고, 게다가 나이가 들어 불가능에 가까운 임독 양맥까지 타동 시켜준 공력의 소유자요. 방 사범의 경우하고 조금 다르지만 큰 무리 없이 해낼 것이요.”
주원의 말을 듣고 있는 방중선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생명의 은인이며 절세고수로 만들어준 사람이 까닥하면 유가장을 전 무림의 공적으로 만들 수도 있는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으흠, 만에 하나 정 공자가 거란족 출신이라면 간단한 문제가 아닌데!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참으로 답답하구나. 아까 더 다그쳐 확실한 것을 확인할 것을…!’
벌써 두 시진(네 시간)이 지나 날이 저물기 시작하고 있었건만 두 사람이 있는 방에는 특별한 변화의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밖에서 기다리는 유벽과, 주원, 그리고 방중선 세 사람은 목이 빠질 지경이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그나마 대충이라도 알고 있는 주원은 조금은 느긋했지만 유벽은 시간이 길어지자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방중선은 화령의 치료는 자신의 경험했기 때문에 걱정되지 않았지만 정민의 출신이 의심스러웠기 때문에 뒤에 있을 파장이 더 걱정이 되었다. 반면에 유벽은 정민이 사윗감이긴 하지만 아직은 확정 된 것도 아니고 남녀가 유별한데 치료를 한다며 단둘이 방안에 있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 꺼려지는 것이 있었다.
- 우르릉!
- 쨍그랑!
갑자기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집이 흔들렸고 선반과 책장에 있던 책과 기물들이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지고, 깨졌다.
“뭐, 뭐야!”
“으응!”
“어머나!”
방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놀라 일제히 정민과 화령이 있는 방문을 향해 다가갔다. 그 순간 방안에 불이라도 난 듯 종이를 바른 문이 환해졌다. 이에 더욱 걱정이 앞선 유벽이 방문을 열려고 했다. 주원이 급히 나서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려는 유벽의 손을 잡았다.
“유 장주, 조금만 더 기다립시다! 지금이 중요한 때라는 생각이 드오. 섣불리 나섰다가 일을 망치는 수가 있소이다.”
“그래도,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다면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소?”
“아니오, 오히려 우리가 나서는 것이 방해만 될 수 있소이다.”
“맞습니다, 장주님! 정 공자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 됩니다.”
방중선까지 나서서 말리자 결국 유벽은 문고리를 잡았던 손을 놓고 돌아섰다.
“까악!”
- 우당탕!
잠시의 소동이 있고 방안에서 빛나던 빛도 사라지고난 후 일각(15분)이 흘렀을까, 두 사람이 있는 방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와 무언가 굴러 떨러지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물론 비명은 화령이 지른 소리였다. 밖에서 대기했던 사람들이 놀라 우르르 몰려 방문을 향했다.
“화, 화령아!”
“아가씨!”
“아, 안 돼요! 아무도 들어오지 마세요.”
문밖에서 사람들이 들어오려는 기척이 있자, 화령은 황급히 소리를 질러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현재의 모습이 남에게 보이기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화령이 눈을 뜨면서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낯선 사내가 아니라 정민의 얼굴이었다. 바로 코앞에 핏기 없는 해쓱한 얼굴로 눈을 감은 채였다. 처음에는 이 상황이 꿈인가 했다. 그래서 엉뚱한 상상 - 정민과의 은밀한 대화내지는 그렇고 그런 일을 하는 생각 -속에서 얼굴까지 붉히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러나 곧이어 몸에 느껴진 묵직한 무게와 젖가슴과 아랫배에 닿아있는 이상한 느낌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뭐, 뭐야? 꾸, 꿈이 아닌가!’
더 이상 생각할 것 없이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몸을 누르고 있는 정민의 몸을 밀쳐냈다. 그것도 덮고 있는 이불을 차버리듯 아주 가볍게 밀쳐냈고, 정민은 볼썽사납게 침상에서 튕겨나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방한구석에 나뒹굴러져 있는 정민의 모습은 분명 입고 있어야할 옷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소매의 토시 부분과 발목에 남아있는 불에 그슬린 듯 검은 흔적이 남은 조금의 헝겊 조각들이 옷을 걸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줄 뿐이었다. 그리고 화령 자신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어서 들려온 아버지와 월아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선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막아야했다. 그리고 재빨리 침상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옷들을 챙겨 입으며 기억을 더듬었다.
‘어, 어떻게 된 일이야? 그, 그러니까, 영약을 먹고 몸이 너무 뜨거워서…!’
그 다음 부터 기억에 없었다. 분명 약에 취해 정신을 잃었던 것 같은데 어찌하여 정 공자가 자신의 발가벗겨진 몸 위에서 민망한 부분에 손을 대고, 왜 그런 민망한 자세를 하고 있는 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화령은 옷을 챙겨 입으면서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해보았다. 분명 정 공자가 엉뚱한 마음을 먹고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밖에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것도 아버지와 월아까지 있다는 것이 그걸 반증하는 것이라 결론을 내리고,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정민을 쳐다보았다.
정신을 잃고 맥없이, 너무나 불쌍하게 쓰러져 있는 정 공자의 모습에서 엉뚱한 의도로 자신에게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자신의 몸에 이상이 없고, 오히려 날려면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이 가벼웠기 때문에 분명 자신에게 무언가 이로운 일을 했을 거란 추측은 가능했다. 하지만 방금 전에 취하고 있던 자세를 다시 떠올리자 얼굴이 화끈거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우선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에 민망한 모습부터 수습해야했다. 발가벗은 채로 쓰러져있다고 보다는 방바닥 한 구석에 형편없이 구겨져있는 정민을 침상위로 옮기는 게 우선이었다. 재빨리 이불로 정민의 발가벗은 몸을 가렸다. 그리고 안았다, 그것도 아주 가뿐하게.
‘어머, 정 공자님이 몸이 생각보다 가볍네! 응, 그게 아닌가? 맞아 내 몸에 변화가 있는 게 분명해. 그 영약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거야. 야, 신난다! 나도 이젠 무공을 익힐 수 있는 내공이란 것을 가진 거야.’
“아, 아가씨, 이젠 들어가도 되요?”
화령이 기쁨에 취해 잠시 정민을 안은 채 서있을 때 월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잠시만!”
재빨리 정민을 자신의 침상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리고 옷매무새를 가다듬고는 직접 문을 열었다.
한님(桓雄)의 구슬 - 40
한님(桓雄)의 구슬 - 40 - 내글[影舞]
잠시 생각에 빠져 갈등하는 사이 그나마 조금 화색이 돌던 화령의 몸이 다시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다시 응급상황이 되자 화령을 앉은 자세로 일으키고 잠시 멈칫거리던 손을 주저하지 않고 화령의 단전에 가져다 댔다. 비교적 손이 큰 관계로 손바닥으로 거의 대부분 가려지는 앙증맞은 아랫배에선 부드럽고 따스한 감촉이… 아니라 차갑기만 한 냉기가 손을 타고 전해졌다.
‘이, 이래서야 어떻게…. 어, 엉뚱한 생각을 말자고. 치, 침착하고 냉정하게 행동해야한다. 정민아, 이건 절대로 이상한 감정이나 감흥을 느껴선 안 되는 일이다. 명심해라, 절대 이건 이상한 짓을 하는 게 아니야.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정민은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망설여졌다. 그 사이에 화령의 상태는 더욱 나빠지고 있었다. 더 이상 망설인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될 것이 분명해지자 망설이던 한 손을 들어 가슴 한복판에 있는 옥당 혈에 장심을 가져다 댔다. 옥당 혈은 젖가슴의 가운데라 큰 손을 대자 젖가슴이 손가락에 닿아 뭉클한 감촉이 왔고, 단전이라 불리는 중극 혈은 치부의 바로 위였기 때문에 곱슬곱슬한 털의 감촉이 손끝에 느껴졌다.
‘이건 어디까지나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지 이상한 짓을 하는 건 아니야!’
몸에 대고 있는 두 손을 통해 전해오는 난감한 감촉을 머리에서 애써 지우며 정민은 손바닥에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두 혈에 자신의 기를 집어넣었다. 무공의 무자도 모르는 몸에 막대한 양의 내력이 주입되자 경련이 일면서 기의 흐름에 저항하는 반발력이 생겨 화령의 몸이 밀려나려했다.
‘어, 안 돼!’
화령의 몸이 손바닥에서 떨어지면 발출된 기에 그대로 타격을 입는 꼴이 되기 때문에 더욱 손바닥을 밀착하면서 그와 함께 기를 조절하여 화령의 몸이 자석에 붙은 쇠처럼 떨어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이번에도 정민은 두 가지 수법을 동시에 행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두 배의 속도로 몸속의 기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으윽, 이래가지고는 얼마를 버티지 못한다. 치료도 다하기 전에 기진하여 쓰러지면 둘 다 위험해진다. 어쩔 수 없구나!’
결국 마주 앉아 있던 자세가 화령의 몸 위에 정민의 몸이 덮고 올라타는 민망한 자세가 되었다.
‘미안해요, 짝퉁선녀! 결혼도 안했는데 벌써 이런 민망한 짓을 하게 되리라곤 미쳐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소. 이 방법 밖에는 짝퉁선녀가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정민은 딴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 우선 화령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었다.
‘자, 조금 괴롭더라도 참아주시오!’
자세가 안정되자 온정신을 치료에 몰두했다. 밖에서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항상 외부의 돌발 상황 대처를 위해 훈련을 겸하여 일 푼의 의식을 남겨두는 것도 거두고 오로지 화령의 숨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어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군! 주노인, 걱정이 됩니다.”
“허허, 걱정하지 마시오, 유 장주! 방 사범을 중독 시켰던 무서운 독기를 몰아내었고, 게다가 나이가 들어 불가능에 가까운 임독 양맥까지 타동 시켜준 공력의 소유자요. 방 사범의 경우하고 조금 다르지만 큰 무리 없이 해낼 것이요.”
주원의 말을 듣고 있는 방중선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생명의 은인이며 절세고수로 만들어준 사람이 까닥하면 유가장을 전 무림의 공적으로 만들 수도 있는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으흠, 만에 하나 정 공자가 거란족 출신이라면 간단한 문제가 아닌데!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참으로 답답하구나. 아까 더 다그쳐 확실한 것을 확인할 것을…!’
벌써 두 시진(네 시간)이 지나 날이 저물기 시작하고 있었건만 두 사람이 있는 방에는 특별한 변화의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밖에서 기다리는 유벽과, 주원, 그리고 방중선 세 사람은 목이 빠질 지경이었다.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그나마 대충이라도 알고 있는 주원은 조금은 느긋했지만 유벽은 시간이 길어지자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방중선은 화령의 치료는 자신의 경험했기 때문에 걱정되지 않았지만 정민의 출신이 의심스러웠기 때문에 뒤에 있을 파장이 더 걱정이 되었다. 반면에 유벽은 정민이 사윗감이긴 하지만 아직은 확정 된 것도 아니고 남녀가 유별한데 치료를 한다며 단둘이 방안에 있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 꺼려지는 것이 있었다.
- 우르릉!
- 쨍그랑!
갑자기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집이 흔들렸고 선반과 책장에 있던 책과 기물들이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지고, 깨졌다.
“뭐, 뭐야!”
“으응!”
“어머나!”
방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놀라 일제히 정민과 화령이 있는 방문을 향해 다가갔다. 그 순간 방안에 불이라도 난 듯 종이를 바른 문이 환해졌다. 이에 더욱 걱정이 앞선 유벽이 방문을 열려고 했다. 주원이 급히 나서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려는 유벽의 손을 잡았다.
“유 장주, 조금만 더 기다립시다! 지금이 중요한 때라는 생각이 드오. 섣불리 나섰다가 일을 망치는 수가 있소이다.”
“그래도,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다면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소?”
“아니오, 오히려 우리가 나서는 것이 방해만 될 수 있소이다.”
“맞습니다, 장주님! 정 공자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 됩니다.”
방중선까지 나서서 말리자 결국 유벽은 문고리를 잡았던 손을 놓고 돌아섰다.
“까악!”
- 우당탕!
잠시의 소동이 있고 방안에서 빛나던 빛도 사라지고난 후 일각(15분)이 흘렀을까, 두 사람이 있는 방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와 무언가 굴러 떨러지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물론 비명은 화령이 지른 소리였다. 밖에서 대기했던 사람들이 놀라 우르르 몰려 방문을 향했다.
“화, 화령아!”
“아가씨!”
“아, 안 돼요! 아무도 들어오지 마세요.”
문밖에서 사람들이 들어오려는 기척이 있자, 화령은 황급히 소리를 질러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현재의 모습이 남에게 보이기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화령이 눈을 뜨면서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낯선 사내가 아니라 정민의 얼굴이었다. 바로 코앞에 핏기 없는 해쓱한 얼굴로 눈을 감은 채였다. 처음에는 이 상황이 꿈인가 했다. 그래서 엉뚱한 상상 - 정민과의 은밀한 대화내지는 그렇고 그런 일을 하는 생각 -속에서 얼굴까지 붉히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러나 곧이어 몸에 느껴진 묵직한 무게와 젖가슴과 아랫배에 닿아있는 이상한 느낌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뭐, 뭐야? 꾸, 꿈이 아닌가!’
더 이상 생각할 것 없이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몸을 누르고 있는 정민의 몸을 밀쳐냈다. 그것도 덮고 있는 이불을 차버리듯 아주 가볍게 밀쳐냈고, 정민은 볼썽사납게 침상에서 튕겨나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방한구석에 나뒹굴러져 있는 정민의 모습은 분명 입고 있어야할 옷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소매의 토시 부분과 발목에 남아있는 불에 그슬린 듯 검은 흔적이 남은 조금의 헝겊 조각들이 옷을 걸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줄 뿐이었다. 그리고 화령 자신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어서 들려온 아버지와 월아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선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막아야했다. 그리고 재빨리 침상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옷들을 챙겨 입으며 기억을 더듬었다.
‘어, 어떻게 된 일이야? 그, 그러니까, 영약을 먹고 몸이 너무 뜨거워서…!’
그 다음 부터 기억에 없었다. 분명 약에 취해 정신을 잃었던 것 같은데 어찌하여 정 공자가 자신의 발가벗겨진 몸 위에서 민망한 부분에 손을 대고, 왜 그런 민망한 자세를 하고 있는 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화령은 옷을 챙겨 입으면서 침착하게 상황을 정리해보았다. 분명 정 공자가 엉뚱한 마음을 먹고 있었던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밖에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것도 아버지와 월아까지 있다는 것이 그걸 반증하는 것이라 결론을 내리고,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정민을 쳐다보았다.
정신을 잃고 맥없이, 너무나 불쌍하게 쓰러져 있는 정 공자의 모습에서 엉뚱한 의도로 자신에게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자신의 몸에 이상이 없고, 오히려 날려면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이 가벼웠기 때문에 분명 자신에게 무언가 이로운 일을 했을 거란 추측은 가능했다. 하지만 방금 전에 취하고 있던 자세를 다시 떠올리자 얼굴이 화끈거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우선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에 민망한 모습부터 수습해야했다. 발가벗은 채로 쓰러져있다고 보다는 방바닥 한 구석에 형편없이 구겨져있는 정민을 침상위로 옮기는 게 우선이었다. 재빨리 이불로 정민의 발가벗은 몸을 가렸다. 그리고 안았다, 그것도 아주 가뿐하게.
‘어머, 정 공자님이 몸이 생각보다 가볍네! 응, 그게 아닌가? 맞아 내 몸에 변화가 있는 게 분명해. 그 영약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거야. 야, 신난다! 나도 이젠 무공을 익힐 수 있는 내공이란 것을 가진 거야.’
“아, 아가씨, 이젠 들어가도 되요?”
화령이 기쁨에 취해 잠시 정민을 안은 채 서있을 때 월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 잠시만!”
재빨리 정민을 자신의 침상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리고 옷매무새를 가다듬고는 직접 문을 열었다.
“의원님을 모여와야겠다, 월…! 하, 할아버지! 마침 계셨네요. 정 공자님이 이상해요.”
“아, 아가씨!”
“아, 아니! 괘, 괜찮니?”
“이, 이런!”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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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