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님(桓雄)의 구슬 - 41

내글[影舞]200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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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님(桓雄)의 구슬 - 41   - 내글[影舞]

 

유벽은 화령의 변화된 모습에 크게 놀랐다. 아니 주원만 제외하고 유벽뿐만 문 앞에 서있던 모든 사람이 놀라 뒤로 물러섰다. 화령의 얼굴에서 밝은 빛이 났다. 아니 얼굴뿐만 아니라 온몸의 노출된 피부에서는 은은한 빛이 도는 게 빛을 내는 야명주 같았다.

“오호, 놀라워! 이렇게 까지 될 줄은 몰랐는데, 너의 몸은 그 무엇으로도 깰 수 없는 불괴지체가 되어가고 있어.”

“그, 그게 무슨 소리에요?”

주원의 말을 들은 화령이 놀라 자신의 몸을 만져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서 빛이 난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래, 놀라지 말거라! 정 공자가 너에게 아주 귀중한 선물을 한 것 같구나.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빨리 저쪽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내가 시키는 대로 호흡을 해라.”

“저 보다 정 공자님이 정신을 잃었어요! 그러니….”

“알고 있다. 네 몸을 이렇게 만드느라 탈진하였을 뿐이다. 잠시 쉬면 회복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너는 정 공자님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어서 내말을 듣도록 하여라. 어서!”

주원의 재촉에 화령은 침상 옆에 앉아 가부좌를 틀었다. 생전 처음 해보는 가부좌였으나 몸이 예전에 비해 아주 유연해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되었고, 이어서 주원이 시키는 대로 호흡과 운기를 하였다. 그러자 몸이 더욱 날아갈듯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졌다.

그로부터 반 시진(한 시간) 후, 빛을 내던 피부가 정상이 돌아온 화령과 주원이 아직 의식이 깨지 않고 있는 정민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주원에게서 자신이 벌인 일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을 가진 터라 의식을 찾지 못하는 정민에게 더욱 애틋한 감정이 새록새록 쌓여만 갔다.

화령이 먹은 영약은 무공을 익혀 어느 정도 내공을 가진 사람을 위한 것이었다. 일반인이 먹게 되면 화기를 다스리지 못해 잘못하면 열병에 걸린 것처럼 실명을 하고, 귀가 먹는 것은 물론 백치가 되는 심한 후유증을 겪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화령이 아무런 사전지식도 없이 무공을 배우겠다는 욕심만으로 냉큼 주워 먹은 것이다. 그러고 나서 얻은 것은 상상을 초월한 내공이었다. 지금 화령의 몸에는 거의 이 갑자가 넘는 내공을 가지고 되었다. 게다가 정민이 무슨 수법으로 내공을 전수 했는지 모르지만 화령의 몸은 웬만한 화기나 냉기에 끄떡없는 불괴지체의 몸을 가지는 기연까지 얻었다. 환골탈태의 기연을 바라고 나선 여행에서 정민을 만난 것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뒤늦게나마 그 수고를(?) 보상받은 셈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화령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괜한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었는데…! 정 공자님 제발 눈을 떠요.’

‘참으로 이상하단 말이야, 이런 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 말이 안 돼. 도대체 이 사람은 어디에서 온 사람이란 말인가?’

걱정하는 듯 보이는 얼굴과는 상관없이 주원의 속마음은 다른 데에 관심이 있었다. 정민의 몸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드디어 기회를 얻었는데 살펴보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몸 안의 장기가 이상했다. 주요 장기를 빼고, 내장들은 아직도 자라고 있는 어린아이처럼 발육 중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심장과 폐, 그리고 간 정도만 어른이었지 나머지 장기들은 아직도 발육을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모을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전혀 느껴지거나 발견할 수 없는 특이하고 강력한 기의 흐름이 하나 더 존재했다. 독무 속에서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방중선의 말을 들었기 때문에 장기가 어린상태로 있다는 건 이해가 되었지만 사람의 몸에서는 발견될 수없는 특이한 기 흐름을 가지고 있는 특이한 체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고민만 더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되는데…, 방 사범 말대로 오랑캐 출신이라면 유 장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참으로 고민되는군!’

주원은 잠시 전에 방중선이 자신의 돌아가면서 한 말이 맘에 걸렸다.


- 의원님, 가능하다면 정 공자에게 금제를 가해 주십시오!

- 그게 무슨 소린가?

- 정 공자가 아무래도 거란족 출신인 것 같습니다.

- 뭐라고?

- 정확한 건 아니 지만 십중팔구는 맞을 거라 생각 되는데,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 우리 유가장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을 겁니다. 교응방의 일도 있기 때문에 쉽게 풀 수 없는 문제를 끌어안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때를 대비해서 금제를 가해놓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 그, 그렇군! 그런데 유 장주는 아는가?

- 아직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장주님의 인품으로 봐서 화령아가씨도 관련된 일이라서 냉정하게 처리하시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당한 금제를 가해두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 알겠네, 생각해보지!


주원은 고민 정민의 몸을 살피던 손을 멈추고 끝에 품에서 세침 세 개를 꺼냈다.

‘후우, 어쩔 수 없지! 화령아 미안 하다.’

‘응, 이건 또 뭐야? 이 늙은이가 미쳤나!’

막 주원이 정민의 백회 혈에 세침을 꽂으려는 순간 정민은 몸에서 이상 경보를 받고 의식이 깨어났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침을 꽂으려는 주원의 행동이 곁에서 쳐다보듯 생생하게 보였다. 마치 제삼의 눈이 몸이 아닌 다른 곳에 있어 주변에서 지켜보며 알려 주는 것 같았다. 즉시 전음을 날렸다.

- 노인장, 손을 멈추시오!

주원의 손이 순간 멈칫 했으나, 그 것도 잠시, 그대로 백회 혈에 세침을 꽂으려했다.

‘이 늙은이가 날 죽이려고 작정을 했나?’

‘으윽! 이게 무슨 조화냐?’

백회 혈 부근에서 푸른빛이 반짝이는듯하더니, 이어서 세침을 통해 전해오는 강한 자극에 놀라 들고 있던 세침을 놓칠 뻔했다.

- 다시 한 번 경고하오! 멀찌감치 물러서시오.

주원은 고집과 사명감에 불타고 있었다. 유가장을 지켜야겠다는 생각과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의원으로서의 자존심이 정민의 경고를 무시하게 만들었다. 백회 혈을 포기하고 즉시 자세를 바꾸어 몸을 일으키기 어렵게 이마를 짚고 인중을 향해 세참을 들이댔다.

‘참나, 완전히 날 죽이려고 작정을 했군! 당신이 해달라고 한 일인데, 짝퉁선녀를 살리려고 옷 좀 벗기고 만졌다고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냐고.’

결국 정민은 그대로 누운 채로 몸을 띄어 올렸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러면 멋있을 거란 생각 때문이 아니라 벌거벗고 있었기에 그대로 몸을 일으키면 벌거벗은 몸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될 것을 염려했기 때문에 택한 방법이 이었다. 그렇다고 성공하리라는 생각은 않고 그저 시도해 보고 안 되면 주원에게 직접 손을 쓰려는 생각을 가지고 시도해 보았다.

“어어!” 

“어머나!” 

‘히야, 이게 되네! 공중부양이 돼.’

주원과 화령이 놀란 만큼이나 정민도 놀랐다. 그저 창피함을 면하고자 시도했던 방법이 그대로 실현 될 줄은 몰랐다. 정민의 몸이 누운 자세 그대로 떠오르자 주원은 더 이상 정민에게 손쓸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손을 거두고 굳은 얼굴로 공중에 누운 체로 떠있는 정민을 노려보며 잠시 뜸을 들었다.

‘이 노인네가 뭔 소리를 하려고 잔뜩 무게를 잡고 있나?’

“자네는 어디서 왔는가? 속이지 말고 말해주게.”

“그 보다 먼저, 왜 내게 손을 쓰려 하셨소이까?”

“하, 할아버지…!”

“내가 먼저 질문을 했으니 먼저 대답을 해 주게나. 그럼 나도 대답을 하지!”

“그럼 먼저 대답을 하지요. 난 한…(에고, 실수!) 고려에서 왔소이다.”

“고, 고려라고! 그, 그럼 거란족이 아니란 말인가?”

“할아버지, 거란족이라니요?”

전후 사정을 모르는 화령은 놀라 주원을 쳐다보았다.

“그렇소, 난 고려인이요!”

“하하하, 그렇다면 더 이상 심각할 필요가 없군! 미안 하이, 정 공자! 난 자네가 요에서 온 간자인줄만 알았어. 헌데 고려인이라니, 하하하!”

“가, 간자요…? 아하, 간첩!”

‘역시 이런 거였군. 그럼 방 사범도…!’

정민은 어이가 없었다. 거란족이 세운 요의 간첩으로 의심을 받다니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방중선의 시선이 곱지 않았던 까닭도 알게 되고는 허탈했다.

‘에고, 진작 말할걸! 괜히 고민하느라 저승 문턱을 넘을 뻔했군.’

“하, 할아버지! 어쩜, 제 목숨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인데 그렇게 까지 할 생각을 하실 수 있어요?”

“허허, 미안하구나! 오해를 해서 생긴 일이니 이 할아비를 용서해 다오. 정 공자, 이 늙은이가 큰 오해를 했소. 용서 하시게!”

정민은 주원의 사과를 받는 순간 맥이 탁 풀렸다.

‘이거야 정말…, 어!’

- 쿵!

“어이구!” 

“어머나!” 

떠있던 정민의 몸이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 냈고, 벌거벗은 몸을 가려주던 이불이 옆으로 떨어지며 적나라한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났다. 화령은 두 번째로 보는 모습이지만 적응이 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어 소리를 지르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소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화령의 비명을 듣고 밖에서 대기 중이던 월아가 뛰어 들어왔다. 역시 또 한 번의 비명소리가 울렸고, 주원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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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