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내가 짐작하는 그것이 맞을까...? 정우랑 서영이랑 사귀고 나서부터 정우-서영이 커플.. 영기 현삼.. 나 이렇게 자주 모였던 것이다. 영기는 여자친구가 있긴 하지만.. 고등학생이라서.. 자주 못만났기 때문이다. 멀리 있는 세강이 때문에 현삼이가 더욱 나를 챙겨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들어 부쩍 같이 만나는 자리도 뜸해지고.. 학교를 가도.. 정우와 영기는 나란히 앉지 않고..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필요 이상의 대화는 하지 않았다. 현삼이는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물어보는 내겐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서영이랑 정우랑 헤어졌다니.. 난 영기가 서영이를 좋아하는건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정우랑 싸운것일 테고... 차마 친구와의 우정을 저버리지 못해서 서영이한테 헤어지자고 한것이다.. 대충.. 내가 생각하고 짐작 한 스토리는 이러하다. 너무나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세강이한테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세강이 는 금시초문이라면서 그런일이 있어냐고 되려 묻는다. 아무리 멀리 있는 친구지만.. 다 같은 교회 친구들끼리 그런것도 몰랐냐면서 난 괜시리 세강이에게 톡~ 쏘아대고 말았다.. 이번주 토요일에 내려와서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토요일까지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다.. 서영이도 그렇지만.. 궁금한 건 도저히 못 참는 내 성격때문이다. 현대철학의 시간이었다. 오늘도 멀찌감치.. 1m쯤 떨어져 앉는 정우와 영기다. 그 사이에 나랑 현삼이는 자리를 비집고 앉았다. 교수님이 들어오고 수업은 시작되었다.. 나는 조용히 연습장을 꺼내 현삼이 앞으로 밀어놓고 뭔가를 적어댔다... [ 서영이 때문이지...?] 그러자.. 현삼이도 연습장에 적는다.. [ 뭐가...?] [ 정우랑 영기랑 싸운거.. 서영이 때문이지..?] 그러자 현삼이가 그게 무슨 뜻이냐며.. 눈을 똥그랗게 뜬다.. 아니야..그럼..? 내 추측히 틀렸나...? 그럼 왜 갑자기 정우랑 영기는 싸우게 되었고.. 서영이에게 이별을 고한걸까...? 더욱 더 궁금증을 일으켰다... [ 그럼 정우가 왜 서영이한테 헤어지자고 한건데..?] 그러자 고개만 절래절래 흔든다.. 뭔가를 알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나한테까지는 말 해 줄수 없단 걸까..? 내가 알면.. 서영이도 알게 되는거라.. 그러는걸까...? 답답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난 슬그머니 정우랑 영기의 표정을 살폈다.. 수업을 뒷전이고.. 심각한 얼굴로 책상모서리만 바라보는 정우와.. 멍하니.. 상념에 빠져 턱을 괴고 있는 영기다. 아무래도 이 둘 사이의 비밀은 세강이가 와서야 알게 되는 것인가...? 토요일이 되었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내려와서 오후 2시쯤 도착한 세강이다. 나는 일주일만에 보는 세강이보다.. 영기와 정우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먼저 알고 싶어했다.. 그러자 조금은.. 서운한 기색을 비치는 세강이다. 저녁에 다 같이 만나기로 했었다며..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겠다고 했다. 잘 사귀고 있다가 갑자기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은 서영이는 더 답답할 노릇이었다. 오후쯤 영기랑 정우는 세강이랑 현삼이가 불러 교회 앞 공터에서 만났다고 했다.. 도저히 입을 열지 않는 둘 때문에.. 시내로 자리를 옮겨 술집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마침.. 나랑 서영이.. 혜경이 윤정이 이렇게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시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서영이는 눈이 퉁퉁 부은 채 있었다... 그걸 보자.. 괜히 내가 더 미안해졌다.. " 넌 알 수도 있지 않아...?" 서영이가 갑자기 묻는다... " 뭘...?" " 너 정우랑 영기랑 수업 같이 듣자나.. 둘이 왜 그러는지 눈치 못챘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평소에도 눈치가 없지만.. 도저히 말을 하지 않으니.. 내가 알 도리가 없다... 요즘 들어선.. 영기는 따로 약속이 있다며 수업이 끝나면 먼저 가버리니.. 나랑 정우랑 단둘이 밥을 먹게 되는 일도 잦아졌다.. 현삼이는 뭔가를 알고 있는지.. 영기쪽을 옹호하는 듯 했다.. 아..진짜 뭐가 뭔지! 뭐 때문에 싸웠는지.. 뭐 때문에 서영이한테 헤어지자고 했는지.. 가르쳐 주면.. 안되나..? 그때 세강이한테 전화가 왔다... 자기들이 있는 술집으로 오라고..나는 슬쩍 서영이 눈치를 보았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 서영이도 같이 있는데...?" 그러자 혼자만 오랜다.. 나는 서영이한테 어떤 일인지 알아보고 오겠다며.. 서영이를 달랬다.. 그러자 엉엉 우는 서영이다.. " 난 왜 맨날 이렇게 채이고 다니냐..? 내가 뭐가 못나서.. 난 잘할려고 노력하는데 왜 다들 날 피해.. 날 왜 이렇게 힘들게...해......" 나는 화장지를 건네주고는.. 잠깐만 기다리라 하곤.. 세강이한테 갔다... 내가 도착하자.. 여전히 썰렁하니.. 굳어져 있는 분위기다.. 나는 조심스레.. 세강이 옆자리에 앉았다. 세강이도 굳어진 얼굴로... " 니네들 겨우 그것때문에.. 아니..겨우 그런...." 사소한 일이었나..? 겨우라니...? 나는 의아해서는 다른 애들의 표정을 살피었다... 현삼이도 못마땅하 단 표정이고.. 정우랑 영기는 여전히 꼼짝않고 테이블만 내려보고 있다... " 그만 나가자.. 나 가야겠다..." 먼저 영기가 일어섰다.. 우리도 따라 일어섰다.. 나도 그저 눈치만 보면서 따라 일어서는 수밖에... " 왜...왜 그래...?" 나는 귓속말로 세강이한테 물었다.. 세강이는 기가 차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좀 걷자고 했다... " 서영이 때문 아니었어...?" 그러자 고개를 끄덕거린다.. 서영이 때문이 아니라면...? 혹시.. 난..아니겠지..? 설마..세강이 앞에서.. 그랬을라구.. 서영이가 아니면.. 둘이서 왜 싸우고 왜 헤어졌을까...? " 뭔데..그럼..? "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해 다그쳤다... " 나 지난번에 같이 알바했던 누나가 있어.. 한살 많은..." 그러고 보니.. 정우, 영기, 세강이 말고도 여자 알바생 2명이 더 있었다.. 그런데... 그 누나가 왜..? " 영기가 술집에서 알바하고 나서부터 그 누나를 점점 좋아하게 되었다나봐..." " 영기가..? 영기 여자친구 있자나..." " 그러게.. 그 사실을 정우도 알고 있었어! 그런데.. 정우도 그 누나를 좋아하게 되버렸나봐...." 뭐...? 그 누나를 정우도 좋아하게 되버렸다고...? " 그 누나때문이야..그럼..? 서영이랑 헤어지자고 한 이유가...?" 그러자 고개를 끄덕거린다.. 기가막혔다.. " 그 누나도 정우를 좋아하게 되었고...." " 그럼..영기는...?" " 영기는 그 누나랑 잘 되면.. 지금 여자친구랑 헤어질려고 했었대.. 정우도 영기 맘을 아니까.. 그 누나를 포기하려고 했던거고.. 누나한테 영기랑 잘해보라고 했었대..." " 근데 왜..?" " 그 누나 맘은 정우한테 있는데 영기가 맘이 편할리가 없자나.. 그래서 서로 우정이란 이름을 앞세워.. 그 누나를 구석으로 몰았던거지..." " 그래서 결론이 뭐야...?" " 어쨌든.. 지금 그 누나랑 정우는 사겨..." 뭐..? 사귄다고..? 그럼.. 양다리..였던거야...? " 뭐.. 사겨...? 양다리야...?" 그러자 고개를 젓는다... " 아니.. 서영이랑 헤어진 뒷날.. 사귀게 되었대.. 영기가 둘이 사귀어서 끝까지 행복한 모습 보여라.. 안그럼.. 둘다 보지 않겠다고 해서.. 그렇게 사귀게 되었대...." " .........." " 그렇게 말하고도 영기가 맘이 편할리가 없자나.. 그래서 아직도 저러고 있는거야...." 정말 다 알고 나니.. 헛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그 여자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두 남자가 그렇게 결투를 할 정도로 싸움을 하는지.. 정말 보고 싶었다.. 그 누나는 아직 알바를 하고 있다고 했다... 2학기를 휴학신청을 했기 때문이란다.. 난 세강이와 헤어지고 나서.. 서영이와 애들이 있는 술집으로 와.. 이야기를 상세하게 해 주었다.. 그러자 서영이보다 더 놀래는 쪽은 애들이다. 정우가 빌어먹을 놈이니.. 나쁜놈이니.. 차라리 잘 헤어졌다고 하면서.. 한참을 듣고만 있더니..서영이가.. " 박하은.. 세강이가 다 알고 있었던거 아니야..? "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소린지..그게... " 같이 다 알바했던 사람들 아니야..? 그런데 세강이가 모를 리 있어...?" " 그게.. 세강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던데..." " 거짓말 하는 거야.. 걔..." " 왜 거짓말을 해..세강이가...." " 지난번에 너 세강이한테 헤어지자고 했을 때.. 내가 그냥 헤어지라고 부추겼자나.. 그 때.. 세강이가 나한테 어떻게 동창이면서 그럴 수 있냐고.. 막 쏘아댔었어... 분명.. 이건 복수야..." 복...수라고...? 설마.. 세강이가 그럴 리가.. 하긴.. 1달 넘게 같이 알바하면서.. 친구끼리 모를 리는 없을텐데.. 정말.. 세강이가 서영이한테 복수하려고.. 그랬던건가..? 감쪽같이 모르는 척 연기를 했던 걸까..? " 너까지 보기싫다..박하은..." 나까지 보기 싫다는 서영이다.. 진짜 기가 막혔다... " 너도 알고 있었지..?" " 내가 뭘~ 난 정말 몰랐어..." " 너나 세강이나 다 똑같애.. 날 평범하게 살게 내버려 두질 않아.. 도대체가..." 서영이의 분노는 나한테까지 넘어왔다.. 정우의 친구가 세강이고.. 세강이의 여자친구가 나라고 해서 그렇게까지 할 필욘 없다고 생각하는데.. 서영이는 자기가 처해 있는.. 슬픔에만 빠져 친구마저.. 몰아세우는 것이다.. 나도 화가 났다.. 난 그렇다 치고.. 세강이가 모를 리 없을거라는 서영이의 말은 일리가 있다.. 난 세강이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바닷가 앞에서 만나기로 한 우린.. 벤치에 앉아 바다를 마주보며.. 한동안 조용히 있었다... " 서영이한테..말했어...? " "..............." " 하은아...." " 너 알고 있었어...?" " 뭘.. 알고 있어...?" " 정우가 원래 그 누나 좋아했던거 알면서 서영이 소개시켜준거야...?" " 아니야.. 난 몰랐어.. 정우도..영기도.. 난 둘다 누나 좋아하는 줄 정말 몰랐어..." " 서영이가 나 보기 싫대.. 너도 나도.. 다~" 그러자 서영이에게 해명을 하겠다고 일어서는 세강이다.. 나는 그런 세강이를 앉혔다.. "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을꺼야.. 정우가 직접 사과하게 해..." 나는 정우가 사과 하는 것이 젤 좋은 방법이고.. 최선책이라 생각을 했다... " 정우 연락 안되.. 그리고.. 정우도 할만큼 했자나.. 양다리도 아니었고.. 헤어지고 나서 사귄거라자나" 지금 그걸 말이라고...? 나는 기가 막혀서 세강이를 쳐다봤다.. 어쩜 자기 친구라고.. 그렇게 뻔뻔하게 정우 편을 들 수 있는지.. " 나도 너 보기 싫다... 강세강.. 분명히 사과하게 해! " 며칠전엔 윤정이랑 한바탕하고.. 이젠 정우 때문에.. 서영이랑 우정이 비틀거린다.. 괜히 세강이마저 밉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거라 생각을 하고.. 서영이에겐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 메신저를 켰다. 은미가 접속해있었다.. 병준이와 함께 말이다. 나는 병준이에게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 요즘 선주커플이랑 자주 어울리면서 도통 나랑 윤정이하고는 잘 놀으려고 하질 않는 은미다. 내심.. 섭섭했다.. 같이 어울려 지낸 시간이 얼만데.. 병준이와 어울리면서 학교도 자주 빠지고.. 땡땡이도 더 잦아진 은미다. [ 은미야.. 오랜만~ 뭐해..?] [ 병준이랑 대화하고 있어... 넌..?] [ 난 애들 만나고 와서 이제 집에 도착했어..오빠랑 선주는 잘 지내지? ] [ 응.. 오늘도 병준이랑 같이 만나고 오는 길이야.. 오빠네 집에서 고스톱도 치고.. 피자도 시켜먹고 그랬어...] 잘들 노는구나..그래... [ 우리랑도 자주 어울리고 하자.. 학교좀 잘 나와.. 윤정이가 너 학교 자주 안나오니까.. 심심해하자나] [ 학교 그까이꺼.. 학고나 안맞으면 되지뭐.. ] [ 예전엔 고민같은것도 나한테 잘 말하더니.. 요즘엔 선주한테만 말하나봐..? 섭섭하다.. 같이 학교 다니는 나나 윤정이한테 말하면.. 더 좋자나.. 우리도 친구다~칫!] 난 내심 섭섭한 내 마음을 우스개 소리까지 섞으며 말을 했다.. [ 선주는 친구 아니냐...?]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선주가 친구가 아니라고 했나...? 발칵 화가 난 어투로 그렇게 말을 하는 은미다.. [ 친구가 아니란게 아니자나.. 난 그냥.. 같이 학교 다니는 우리한테 말해도.. 될 것 같아서...] [ 나 그만 나가봐야 겠다.. ] 갑자기 쌜쭉 토라져서는 그만 나가보겠다는 은미다.. 진짜.. 얘까지 왜 이러냐... 나는 떨떠름해서는... [ 그래.. 월욜날 보자.. 내가 점심 사줄께...] 이미 로그아웃 시켜버린 은미다.. 오히려 더 가슴이 답답해..오는게.. 홧병이라도 날 것 같다.. 월요일 오전 수업이 끝나고.. 은미한테 전화를 걸었다.. 받질 않는 은미다.. 오늘도 학교 안나온 건가? 나는 문자를 보냈다.. [ 은미야.. 어디야..? 나 인사관 앞에서 기다릴께 같이 점심먹자...] 그러자 답문이 글쎄.... [ 나 너 안보고 싶다..앞으로! 우리 보지 말자...] 아니.. 이게 또 무슨 날벼락 같은 말인지.. 갑자기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거지...? 요즘 정말...서영이로 해서.. 은미까지.. 보지 말자는 말을 여러번 듣는 나다. 나는 기가 막혀서 이유를 물어볼 생각도 안하고.. 선주한테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 어..선주야..나 하은이! 글쎄.. 은미가 나한테 뭐래는 줄 아냐..?" 그런데 선주 목소리도 냉랭...하기만 하다.. " 뭐..?" " 나한테 그만 보재.. 절교선언했어.. 얘 왜 이래..? 무슨 일 있었어...?" " 그걸 왜 나한테 일일이 보고해..? 친구로 생각도 안하면서.. 나한테 이런 말 할 필요 없자나.." 그러면서 툭 끊어버린다.. 지금 이 상황은 뭐지...? 서영이.. 은미.. 선주.. 모두 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지..? 나는 어깨에 힘이 쑥..빠지는 느낌이다.. 아직 제목과 많이 엇갈리는 내용이 이어져 가고 있고.. 현욱이 이야기도 많이 보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현욱이는 나중에.. 조금 나중에.. 나올꺼에요..^-^
바람둥이 길들이기 (44부)
혹시.. 내가 짐작하는 그것이 맞을까...? 정우랑 서영이랑 사귀고 나서부터 정우-서영이 커플..
영기 현삼.. 나 이렇게 자주 모였던 것이다. 영기는 여자친구가 있긴 하지만.. 고등학생이라서.. 자주
못만났기 때문이다. 멀리 있는 세강이 때문에 현삼이가 더욱 나를 챙겨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들어 부쩍 같이 만나는 자리도 뜸해지고.. 학교를 가도.. 정우와 영기는 나란히 앉지 않고..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필요 이상의 대화는 하지 않았다. 현삼이는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물어보는 내겐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서영이랑 정우랑 헤어졌다니..
난 영기가 서영이를 좋아하는건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정우랑 싸운것일 테고...
차마 친구와의 우정을 저버리지 못해서 서영이한테 헤어지자고 한것이다.. 대충.. 내가 생각하고 짐작
한 스토리는 이러하다.
너무나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세강이한테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세강이
는 금시초문이라면서 그런일이 있어냐고 되려 묻는다. 아무리 멀리 있는 친구지만.. 다 같은 교회
친구들끼리 그런것도 몰랐냐면서 난 괜시리 세강이에게 톡~ 쏘아대고 말았다.. 이번주 토요일에
내려와서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겠다고 했지만.. 토요일까지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다.. 서영이도
그렇지만.. 궁금한 건 도저히 못 참는 내 성격때문이다.
현대철학의 시간이었다. 오늘도 멀찌감치.. 1m쯤 떨어져 앉는 정우와 영기다. 그 사이에 나랑
현삼이는 자리를 비집고 앉았다. 교수님이 들어오고 수업은 시작되었다.. 나는 조용히 연습장을 꺼내
현삼이 앞으로 밀어놓고 뭔가를 적어댔다...
[ 서영이 때문이지...?]
그러자.. 현삼이도 연습장에 적는다..
[ 뭐가...?]
[ 정우랑 영기랑 싸운거.. 서영이 때문이지..?]
그러자 현삼이가 그게 무슨 뜻이냐며.. 눈을 똥그랗게 뜬다.. 아니야..그럼..? 내 추측히 틀렸나...?
그럼 왜 갑자기 정우랑 영기는 싸우게 되었고.. 서영이에게 이별을 고한걸까...? 더욱 더 궁금증을
일으켰다...
[ 그럼 정우가 왜 서영이한테 헤어지자고 한건데..?]
그러자 고개만 절래절래 흔든다.. 뭔가를 알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나한테까지는 말 해 줄수 없단
걸까..? 내가 알면.. 서영이도 알게 되는거라.. 그러는걸까...? 답답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난 슬그머니
정우랑 영기의 표정을 살폈다.. 수업을 뒷전이고.. 심각한 얼굴로 책상모서리만 바라보는 정우와..
멍하니.. 상념에 빠져 턱을 괴고 있는 영기다. 아무래도 이 둘 사이의 비밀은 세강이가 와서야 알게
되는 것인가...?
토요일이 되었다.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내려와서 오후 2시쯤 도착한 세강이다. 나는 일주일만에
보는 세강이보다.. 영기와 정우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먼저 알고 싶어했다.. 그러자 조금은..
서운한 기색을 비치는 세강이다. 저녁에 다 같이 만나기로 했었다며..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겠다고
했다. 잘 사귀고 있다가 갑자기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받은 서영이는 더 답답할 노릇이었다.
오후쯤 영기랑 정우는 세강이랑 현삼이가 불러 교회 앞 공터에서 만났다고 했다.. 도저히 입을 열지
않는 둘 때문에.. 시내로 자리를 옮겨 술집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마침.. 나랑 서영이.. 혜경이 윤정이
이렇게 고등학교 동창들끼리 시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서영이는 눈이 퉁퉁 부은 채 있었다...
그걸 보자.. 괜히 내가 더 미안해졌다..
" 넌 알 수도 있지 않아...?"
서영이가 갑자기 묻는다...
" 뭘...?"
" 너 정우랑 영기랑 수업 같이 듣자나.. 둘이 왜 그러는지 눈치 못챘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평소에도 눈치가 없지만.. 도저히 말을 하지 않으니.. 내가 알 도리가 없다...
요즘 들어선.. 영기는 따로 약속이 있다며 수업이 끝나면 먼저 가버리니.. 나랑 정우랑 단둘이 밥을
먹게 되는 일도 잦아졌다.. 현삼이는 뭔가를 알고 있는지.. 영기쪽을 옹호하는 듯 했다..
아..진짜 뭐가 뭔지! 뭐 때문에 싸웠는지.. 뭐 때문에 서영이한테 헤어지자고 했는지.. 가르쳐 주면..
안되나..? 그때 세강이한테 전화가 왔다... 자기들이 있는 술집으로 오라고..나는 슬쩍 서영이 눈치를
보았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 서영이도 같이 있는데...?"
그러자 혼자만 오랜다.. 나는 서영이한테 어떤 일인지 알아보고 오겠다며.. 서영이를 달랬다..
그러자 엉엉 우는 서영이다..
" 난 왜 맨날 이렇게 채이고 다니냐..? 내가 뭐가 못나서.. 난 잘할려고 노력하는데 왜 다들 날 피해..
날 왜 이렇게 힘들게...해......"
나는 화장지를 건네주고는.. 잠깐만 기다리라 하곤.. 세강이한테 갔다...
내가 도착하자.. 여전히 썰렁하니.. 굳어져 있는 분위기다.. 나는 조심스레.. 세강이 옆자리에 앉았다.
세강이도 굳어진 얼굴로...
" 니네들 겨우 그것때문에.. 아니..겨우 그런...."
사소한 일이었나..? 겨우라니...? 나는 의아해서는 다른 애들의 표정을 살피었다... 현삼이도 못마땅하
단 표정이고.. 정우랑 영기는 여전히 꼼짝않고 테이블만 내려보고 있다...
" 그만 나가자.. 나 가야겠다..."
먼저 영기가 일어섰다.. 우리도 따라 일어섰다.. 나도 그저 눈치만 보면서 따라 일어서는 수밖에...
" 왜...왜 그래...?"
나는 귓속말로 세강이한테 물었다.. 세강이는 기가 차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좀 걷자고 했다...
" 서영이 때문 아니었어...?"
그러자 고개를 끄덕거린다.. 서영이 때문이 아니라면...? 혹시.. 난..아니겠지..? 설마..세강이 앞에서..
그랬을라구.. 서영이가 아니면.. 둘이서 왜 싸우고 왜 헤어졌을까...?
" 뭔데..그럼..? "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해 다그쳤다...
" 나 지난번에 같이 알바했던 누나가 있어.. 한살 많은..."
그러고 보니.. 정우, 영기, 세강이 말고도 여자 알바생 2명이 더 있었다.. 그런데... 그 누나가 왜..?
" 영기가 술집에서 알바하고 나서부터 그 누나를 점점 좋아하게 되었다나봐..."
" 영기가..? 영기 여자친구 있자나..."
" 그러게.. 그 사실을 정우도 알고 있었어! 그런데.. 정우도 그 누나를 좋아하게 되버렸나봐...."
뭐...? 그 누나를 정우도 좋아하게 되버렸다고...?
" 그 누나때문이야..그럼..? 서영이랑 헤어지자고 한 이유가...?"
그러자 고개를 끄덕거린다.. 기가막혔다..
" 그 누나도 정우를 좋아하게 되었고...."
" 그럼..영기는...?"
" 영기는 그 누나랑 잘 되면.. 지금 여자친구랑 헤어질려고 했었대.. 정우도 영기 맘을 아니까.. 그
누나를 포기하려고 했던거고.. 누나한테 영기랑 잘해보라고 했었대..."
" 근데 왜..?"
" 그 누나 맘은 정우한테 있는데 영기가 맘이 편할리가 없자나.. 그래서 서로 우정이란 이름을
앞세워.. 그 누나를 구석으로 몰았던거지..."
" 그래서 결론이 뭐야...?"
" 어쨌든.. 지금 그 누나랑 정우는 사겨..."
뭐..? 사귄다고..? 그럼.. 양다리..였던거야...?
" 뭐.. 사겨...? 양다리야...?"
그러자 고개를 젓는다...
" 아니.. 서영이랑 헤어진 뒷날.. 사귀게 되었대.. 영기가 둘이 사귀어서 끝까지 행복한 모습 보여라..
안그럼.. 둘다 보지 않겠다고 해서.. 그렇게 사귀게 되었대...."
" .........."
" 그렇게 말하고도 영기가 맘이 편할리가 없자나.. 그래서 아직도 저러고 있는거야...."
정말 다 알고 나니.. 헛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그 여자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두 남자가 그렇게
결투를 할 정도로 싸움을 하는지.. 정말 보고 싶었다.. 그 누나는 아직 알바를 하고 있다고 했다...
2학기를 휴학신청을 했기 때문이란다..
난 세강이와 헤어지고 나서.. 서영이와 애들이 있는 술집으로 와.. 이야기를 상세하게 해 주었다..
그러자 서영이보다 더 놀래는 쪽은 애들이다. 정우가 빌어먹을 놈이니.. 나쁜놈이니.. 차라리 잘
헤어졌다고 하면서.. 한참을 듣고만 있더니..서영이가..
" 박하은.. 세강이가 다 알고 있었던거 아니야..? "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소린지..그게...
" 같이 다 알바했던 사람들 아니야..? 그런데 세강이가 모를 리 있어...?"
" 그게.. 세강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던데..."
" 거짓말 하는 거야.. 걔..."
" 왜 거짓말을 해..세강이가...."
" 지난번에 너 세강이한테 헤어지자고 했을 때.. 내가 그냥 헤어지라고 부추겼자나.. 그 때.. 세강이가
나한테 어떻게 동창이면서 그럴 수 있냐고.. 막 쏘아댔었어... 분명.. 이건 복수야..."
복...수라고...? 설마.. 세강이가 그럴 리가.. 하긴.. 1달 넘게 같이 알바하면서.. 친구끼리 모를 리는
없을텐데.. 정말.. 세강이가 서영이한테 복수하려고.. 그랬던건가..? 감쪽같이 모르는 척 연기를 했던
걸까..?
" 너까지 보기싫다..박하은..."
나까지 보기 싫다는 서영이다.. 진짜 기가 막혔다...
" 너도 알고 있었지..?"
" 내가 뭘~ 난 정말 몰랐어..."
" 너나 세강이나 다 똑같애.. 날 평범하게 살게 내버려 두질 않아.. 도대체가..."
서영이의 분노는 나한테까지 넘어왔다.. 정우의 친구가 세강이고.. 세강이의 여자친구가 나라고 해서
그렇게까지 할 필욘 없다고 생각하는데.. 서영이는 자기가 처해 있는.. 슬픔에만 빠져 친구마저..
몰아세우는 것이다.. 나도 화가 났다.. 난 그렇다 치고.. 세강이가 모를 리 없을거라는 서영이의
말은 일리가 있다..
난 세강이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다.. 바닷가 앞에서 만나기로 한 우린.. 벤치에 앉아
바다를 마주보며.. 한동안 조용히 있었다...
" 서영이한테..말했어...? "
"..............."
" 하은아...."
" 너 알고 있었어...?"
" 뭘.. 알고 있어...?"
" 정우가 원래 그 누나 좋아했던거 알면서 서영이 소개시켜준거야...?"
" 아니야.. 난 몰랐어.. 정우도..영기도.. 난 둘다 누나 좋아하는 줄 정말 몰랐어..."
" 서영이가 나 보기 싫대.. 너도 나도.. 다~"
그러자 서영이에게 해명을 하겠다고 일어서는 세강이다.. 나는 그런 세강이를 앉혔다..
"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을꺼야.. 정우가 직접 사과하게 해..."
나는 정우가 사과 하는 것이 젤 좋은 방법이고.. 최선책이라 생각을 했다...
" 정우 연락 안되.. 그리고.. 정우도 할만큼 했자나.. 양다리도 아니었고.. 헤어지고 나서 사귄거라자나"
지금 그걸 말이라고...? 나는 기가 막혀서 세강이를 쳐다봤다.. 어쩜 자기 친구라고.. 그렇게 뻔뻔하게
정우 편을 들 수 있는지..
" 나도 너 보기 싫다... 강세강.. 분명히 사과하게 해! "
며칠전엔 윤정이랑 한바탕하고.. 이젠 정우 때문에.. 서영이랑 우정이 비틀거린다.. 괜히 세강이마저
밉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거라 생각을 하고.. 서영이에겐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서 메신저를 켰다. 은미가 접속해있었다.. 병준이와 함께 말이다. 나는 병준이에게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 요즘 선주커플이랑 자주 어울리면서 도통 나랑 윤정이하고는 잘 놀으려고 하질
않는 은미다. 내심.. 섭섭했다.. 같이 어울려 지낸 시간이 얼만데.. 병준이와 어울리면서 학교도 자주
빠지고.. 땡땡이도 더 잦아진 은미다.
[ 은미야.. 오랜만~ 뭐해..?]
[ 병준이랑 대화하고 있어... 넌..?]
[ 난 애들 만나고 와서 이제 집에 도착했어..오빠랑 선주는 잘 지내지? ]
[ 응.. 오늘도 병준이랑 같이 만나고 오는 길이야.. 오빠네 집에서 고스톱도 치고.. 피자도 시켜먹고
그랬어...]
잘들 노는구나..그래...
[ 우리랑도 자주 어울리고 하자.. 학교좀 잘 나와.. 윤정이가 너 학교 자주 안나오니까.. 심심해하자나]
[ 학교 그까이꺼.. 학고나 안맞으면 되지뭐.. ]
[ 예전엔 고민같은것도 나한테 잘 말하더니.. 요즘엔 선주한테만 말하나봐..? 섭섭하다.. 같이 학교
다니는 나나 윤정이한테 말하면.. 더 좋자나.. 우리도 친구다~칫!]
난 내심 섭섭한 내 마음을 우스개 소리까지 섞으며 말을 했다..
[ 선주는 친구 아니냐...?]
갑자기 무슨 소리야...? 내가 언제 선주가 친구가 아니라고 했나...? 발칵 화가 난 어투로 그렇게
말을 하는 은미다..
[ 친구가 아니란게 아니자나.. 난 그냥.. 같이 학교 다니는 우리한테 말해도.. 될 것 같아서...]
[ 나 그만 나가봐야 겠다.. ]
갑자기 쌜쭉 토라져서는 그만 나가보겠다는 은미다.. 진짜.. 얘까지 왜 이러냐...
나는 떨떠름해서는...
[ 그래.. 월욜날 보자.. 내가 점심 사줄께...]
이미 로그아웃 시켜버린 은미다.. 오히려 더 가슴이 답답해..오는게.. 홧병이라도 날 것 같다..
월요일 오전 수업이 끝나고.. 은미한테 전화를 걸었다.. 받질 않는 은미다.. 오늘도 학교 안나온 건가?
나는 문자를 보냈다..
[ 은미야.. 어디야..? 나 인사관 앞에서 기다릴께 같이 점심먹자...]
그러자 답문이 글쎄....
[ 나 너 안보고 싶다..앞으로! 우리 보지 말자...]
아니.. 이게 또 무슨 날벼락 같은 말인지.. 갑자기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거지...? 요즘 정말...서영이로
해서.. 은미까지.. 보지 말자는 말을 여러번 듣는 나다. 나는 기가 막혀서 이유를 물어볼 생각도
안하고.. 선주한테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 어..선주야..나 하은이! 글쎄.. 은미가 나한테 뭐래는 줄 아냐..?"
그런데 선주 목소리도 냉랭...하기만 하다..
" 뭐..?"
" 나한테 그만 보재.. 절교선언했어.. 얘 왜 이래..? 무슨 일 있었어...?"
" 그걸 왜 나한테 일일이 보고해..? 친구로 생각도 안하면서.. 나한테 이런 말 할 필요 없자나.."
그러면서 툭 끊어버린다.. 지금 이 상황은 뭐지...? 서영이.. 은미.. 선주.. 모두 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지..? 나는 어깨에 힘이 쑥..빠지는 느낌이다..
아직 제목과 많이 엇갈리는 내용이 이어져 가고 있고.. 현욱이 이야기도 많이 보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현욱이는 나중에.. 조금 나중에.. 나올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