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주절주절..전 나쁜여자입니다.

우울한k2005.08.11
조회862

전 여자구요 이십대 중반입니다. 

짧게 짧게 스쳐간 인연들 이외에..

정식으로 교제한건 지금 이 사람이 두번째 남자구요..

 

고3 수능이 끝난 후 2년 연상의 남자를 만나 3년 가까이 사귀었습니다.

처음으로 사랑에 행복하고 이별에 아파봤구요...

이별한 이유는..제가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하는동안..  그가..

꿈도 진취적인 사고방식도 없이 너무 현실에 순응하고 욕심없이 지내는 모습들에 살짝 늦었어도 대학진학을 권했었고...거절당했구요..지나가는 말로 항상..난 아무것도 너한테 못해준다..

내가 나중에 살림할테니까 넌 계속 공부해서 잘 되서 돈 많이 벌어다 줘라..

좋은말도 많이 들음 서운하게 느껴질때가 많은데 이런소리를 늘 듣고 지내니 저도 변하더군요..

저보다 부족한것도 없었는데..스스로 저보다 부족하다는걸 늘상 지니고 절 대하는 그사람의 모습에

사랑은 했지만 그사람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게되면서 냉독하게도 이별을 고했구요..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지만..

이별마저 순응하고 체념해버리는 그의 모습에서..왠지 차인기분으로 6개월이상 힘들었던 것 같네요..

그러다가..지금의 4년 연상의 그가 제게 대쉬해온 것입니다.

 

동아리 선배였는데 저보다 키도 작고 왠지 처음엔 그냥 좋은 선배로만 지내고 싶었지만

괜히 핸드폰이 만지작 거려지는 밤 늦은시간에..

이 선배에게서 오는 문자메세지가 언젠가부터 반가워지더라구요..

제가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힘들어하던 걸 원래 알고있었고 6개월 이상..주변 친구들이나 후배들 통해서 제 안부를 묻고..제가 나가는 모임에는 꼭 나왔었다고 하더군요. 술에 잔뜩 취해서..

정말 백번도 넘게 같은 말을 반복하며 제게 고백을 하던 지금의 남친..

지금까지 사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사랑한다고 느꼈던 그 남자와 헤어진걸..힘들지만 잘했던 일이구나 라고 여기게 될만큼

포부도 크고 그만큼 자신감도 넘치고..

무엇보다도 저랑 단둘이서만 데이트를 하려던 예전 남친과는 달리..

지금 남친은 인맥이 좋아서 여러 사람들도 소개받고 저까지 밝은 성격과 탄탄한 인맥을 쌓게 되더라구요..

취미가 비슷해서..정말 컵라면과 김밥으로 끼니를 떼우면서도 같이 고생스럽게 여행하고..그 속에서 서로 꿈을 꾸고..돌아보면 지난 2년간 너무나 값진 것들을 얻었고 추억도 많이 쌓았습니다.

3학년때까진 친구들도 많이 못사귀고..책만 보던 제게 대학생활의 낭만..추억..이런걸 선물해준 사람이구요..

그러나 제게도 그 누구에게도 단점은 꼭 있듯이, 지금 남친에게도 단점이 있다는걸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진작부터 느꼈는데..

이 사람과 결혼을 하게되면?? 이라는 가정하게 바라보니 크게 와닿게 된건지도 모르겠네요..

 

여태껏 존칭으로 남자친구에게 장난으로라도 (재수없어~바보..등등..) 말장난도 치지 않을만큼 전 조심스럽게 지금의 남친을 대해왔습니다.

이게 너무 굳혀져서인지 아직까지도 말 놓는게 쉽지 않은데요..

문제는 제가 너무 조심스러웠던 건지 이사람이 절 너무..어리게 보고 있고..권위적으로 대한다는 거에요. 고집도 엄청 세고..제가 하고싶은말들을 좀 하게되거나 감정섞인 불만을 하게되면..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냐는 둥..술취하면 험한 말도 하기 시작하고..

여튼 자존심이 상할만큼의 대우를 받으니..

아무리 능력이 있고 미래가 밝아보인다 한들...이대로라면 속병이 날것만 같고..

그래서 몇일 전 참다 못해..제 불만을 다...정리해서 얘기한뒤 헤어지자 말했습니다.

힘들거 뻔히 알면서도..능력이 있는데다가 날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줄 남자가 있겠지..라고 주문을 거는 것마냥..말예요.

 

하지만 헤어진지 이틀뒤  사귄지 600일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고..이틀동안 울려대는 전화도 메세지알림음도 잘 참아내던 제가..결국 서럽게 울면서..전화를 하게 되었고..다음날 만나서

남자친구가 다독여주고 반성하고있다고..

이제 조심하겠다고 다짐을 해서..헤어지자했던 제 말은 없었던 말처럼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그렇게 풀리고 나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까요..

 

전 남자친구는..절 사랑해주는 마음은 크게 느꼈지만 진취적이지 못하고 자신감 없어하는 모습에 실망해서 헤어지자 먼저 말했고...이 사람을 만나는동안에 제 사랑이 변질되었다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지만.. 제 인생에는 후회없는 일이라고 여길만큼 미련은 없는데...

지금 남자친구는 취미와 서로 잘되고 싶은..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윈윈전략비슷하게..서로를 원동력 삼아 지내왔지만...

2년정도 사귀니 제 사랑이 또다시 변질된건지..

현실적으로 참 미래가 괜찮아보인다는 이 사람에게..

날 많이 사랑해주는구나..내가 이사람을 사랑하는 만큼 아니..어쩜 그보다 더 간절히 날 사랑하는 구나..라는 그 감정에 목이 마릅니다.

전 스스로 이 사람에게..제 많은 부분을 아끼지 않고 이 사람을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하는데

이사람은 내게 그렇지 않았다..

난 그저  이사람의 자신만만하고 큰 꿈을 품고 노력하는 모습만 바라봤지

내가 이쁨받고 사랑받는가..라고 돌아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외롭다..슬프다..

이런 마음에 요즘 우울하답니다..

 

그래서..도피인건지....

또다른 사랑을 꿈꿔 봅니다.

 

진취적이면서도 날 위해 그 어떤것도 할 수 있다고 고백해줄 수 있는...

전 남자친구와 현재의 남자친구의 장점만을 섞은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하고 말예요.

 

저 참 못됐죠..

사람 저울질 하고 말예요.

나이도 어린데...

 

쭉 적고나서 한번 읽어보니..

저 정말 못됐네요.

그냥..

지금의 남자친구가..좀더 절 위해줬으면..하는 불만에서 시작된건데.

너무 많은걸 꿈꾸고 기대하며 제 그 바램과 기대에 사람을 구겨넣는 못난 짓을 하는거 같네요..

희생하고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내가 쏟았던 정성들에 맞는 똑같은 정성을 기대하는 파렴치한 마음은 품질 말아야 하는건데...

 

제가 정말 이기적이지만..

한편으로 정말 슬픕니다..서럽구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