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와 올케 사이..

답답함..2005.08.12
조회1,667

울 친정 엄마와 고모를 보면 전생에 친자매가 아닌가 합니다..

어제 서울서 사는 고모 내외분이 오셨는데 술한잔씩 걸치시더니 옛날 지나간 얘기를 하던군요..

저 역시도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일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납니다..

울 엄마..

아들 6명 되는 집에 고명딸이십니다..

울 고모..

어렸을때부터 울 아빠랑 낳아주신 할머니 말고 할아버지의 본부인(할머니) 손에서 크셨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가 두분의 우애가 남달랐죠..

울 엄마 시집 왔을때만해도 그동네에서 유지소리 듣고 살았던 울 할아버지..

머슴까지 부리면서 아빠는 그 머슴이 지게에다 학교까지 태워다주고 태워오는 그런 호사스런

생활을 하셨다더군요.. 근데 무슨연유인지는 모르지만 하루아침에 쫄딱 망했다더이다..

그 판국에 울 고모는 시집을 가셨고 없는 살림이니 딸랑 몸만 가게 생겼는데..

울 엄마가 결혼반지(순금) 시계 팔아서 고모 이불이랑 장롱이며 해서 보내셨다더군요..

그때부터인거 같아요.. 두분이 저리 챙기는거 보면..

울엄마도 언니나 동생없이 혼자 자라서 고모가 남달랐을꺼고 고모 역시 언니가 없어서

울엄마가 남달랐을꺼고..

어렸을적에 생각이 나던게..

울엄마가 절 데리고 고모가 사는 고모시댁까지 가서 모내기철 되면 가서 도와주고 왔던게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그후로 고모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고모는 딸들이랑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로 나오셨고..

그때부터 고모는 도자기 공장을 다니셨는데 일하다 1분만 시간이 나더라도

공중전화로 가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답니다..

또 엄마는 고모가 전화가 오면 오늘은 먼일이 있었고 우리 오남매가 했던 행동들을 다 소상히 알려주고..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울아빠 살아계셨을적에 우리 고향에서 두세번째라하면 서러운 굉장한 애주가셨지요..

거의 알콜중독까지 가셨지요.. 아빠때문에 우리 가정은 항상.. 머 남들처럼 매일 같은 부부싸움에..

한번은 고모가 저희 사는 고향에 내려와서는

오자마자 장롱에 있는 옷가지를 다 꺼내더니 거기서 우리 5남매들꺼만 추려갖고 이불보에 싸더니

리어카에 실어서 우리 5남매 리어커에 얹혀놓고 밖에서 소리소리를 질렀지요..

먼 애들은 이렇게 바리바리 낳아놓고 허구헌날 쌈박질이냐고..

애들이 먼죄냐고.. 애들 보기 챙피하지 않냐고..

그냥 둘이 이혼하고 살라고.. 애들은 내가 고아원에다 갖다 맡긴다고..

그래서 우리 5남매를 데꼬 여인숙에서 잤던 기억이 납니다.. 그 새벽에 울엄마가 몰래 와서는 그냥 내가 참고 살란다고..

요즘 아침마당에서 가족 찾는거 보면 울엄마 항상 그러십니다..

내가 생각 고쳐 먹지 않았음 이것들도 저기 나와서 즈이 언니동생 찾을텐데... 라구요..

그렇게 있다가 고모는 서울로 올라가셨더랬죠..

서울로 올라가셔서 궂은일 다 하시고 그 맨몸으로 올라가셔서 강남에서 전세로 사셨지요..

그때나 지금이나 강남 전세값은 굉장했죠..

서울로 올라가셔서 항상 겨울이 되면 고모가  엄마를 서울로 불러들이셨죠..

엄마는 서울 갔다오면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요새 옷장사들이 동대문에서 옷 사올때 담는 큰 가방 있죠..

그 가방을 갖고 오셨죠..

그 안에는 고모가 틈틈히 생각날때마다 사서 쟁겨논 우리 오남매 양말에 속옷부터 운동화,, 하다못해 공책까지..

그럼 또 울엄마는 그걸 장롱속에다가 깊숙이 숨겨두고 정말 다 떨어져서 그옷들을 입어야했을때 하나씩 하나씩

꺼내 주셨드랬죠.. 그런 모습에 울 고모는 아직도 술드시면 말하시죠..

그런거 하나하나까지 함부러 안내주고 아끼고 아껴서 입히고 신겼던 모습이 고마웠다고..

서울로 올라가신 후로도 고모는 항상 여름만 되면 저희 사는곳으로 내려오셨드랬죠..

개가 하셔서 정말 좋으신 고모부 대동하시고요..

올때마다 항상 몇백만원씩 쓰시고 가고..

그러셨던 고모가 요새는 사정이 어려워서 몇년 못오시다가 이번에 오셨는데 수술하셔서 몸도 불편하시고..

작년에 울친오빠 결혼하는데 마땅히 해줄 돈이 없어서 폐백 받는 자리에서 손에 차고 있던 금팔찌를 올케한테

줬다는 얘길듣고 맘이 너무 안좋더군요...

더더욱에 더 애틋한게 제가 고모랑 쏙 빼닮아서 그럴란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엄마랑 고모 사이를 부러워하는 이유가..

한달뒤면  시누를 데꼬 삽니다.. 것두 다큰 25살의 시누를..

데꼬 살게 된 배경에도 저 몰래 신랑이 결정하더니.. 시부모님들께 통보내린거 같습니다..

머 시부모님들이야 옳다쿠나 했겠죠..

신혼여행 갔다와서 인사드리러 갔더니

저 앉혀놓고 대뜸 시누 데꼬 살수 있겠냐 물으니..

다 결정된 상황에서 나를 떠보는것도 아니고..

더 기분 나쁜건 텔레비젼에서 보면 옷같은걸로 시누랑 많이 쌈하던디..

너도 그럴꺼냐..

허~~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본인은 설겆이는 해도 청소는 때려죽여도 못하겠다고 미리 나한테 말하는 시누..

저 지금 그런 시누에게 같이 살면서 지켜야할 약속들을 미리 생각해두고 있네요..

내가 그냥 참고 살면 엄마나 고모처럼 그런 우애가 생길수 있을까요...

솔직히 지금 들어만 와봐라.. 이를 닥닥 갈고 있는데..

한달후면 짐싸서 올텐데..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