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백수 1년차 소회 한 말씀

안산백수소인200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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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년에 20여년을 다니던 직장을 퇴직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40대 중반의 가장입니다. 1년간 집에서 쉬면서 나름대로 사업을 준비해오고 있었는데 결코 쉬운 일이 없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실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데라도 재취업이 용이하리라는 자신감도 있었고 퇴직금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아이들과 난생 처음 외국여행도 다녀왔고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저의 최초 구상은 약 5년여 간은 직장생활을 좀 더 한 후 50대 초.중반에는 개인 사업을 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력서를 제출하는 곳이 늘어 가고 몇 차례 면접을 거치면서도 취업이 안 되는 현실에서 첫 목표가 어긋나면서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제가 처음 구상했던 인생설정 목표는

첫째, 21살과 19살인 아이들을 대학까지 졸업시키는 때까지인 향후 5년간만 경제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가진다.

둘째, 부득이 하게 개인 사업을 할 때는 천만원이상 소요되는 사업은 가급적 지양하고 수입이 다소 적더라도 안정적인 월급제를 선택한다.

셋째, 아이들을 대학까지만 졸업시킨 후에는 내 가정에만 국한하지 않고 주변의 나보다

     부족한 이웃들을 위한 삶을 살려는 자세로 살아갈 것이다.(예를 들어 주말이나 휴일은 무조건 복지시설봉사 또는 종교단체나 사회복지단체의 무료자원봉사원으로 참가하는 등)

넷째, 차후 직업은 정년을 고려하지 않은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다.(부동산중개업자나 개인택시사업자등)

이러한 인생의 설계범위를 가지고 준비를 하는데 있어서 여행을 좋아하는 역마살이 있는 저의 적성을 고려할 때 부동산업보다는 개인택시를 목표로 화물운송자격과 택시자격을 취득하였고 현재 개인용달차 겸 승용차로 사용할 수 있는 RV형 찝차를 중고차 시장에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얼마전 대학에 다니던 큰아이는 취업이 될 때를 기약하며 휴학 후 올해 군에 입대하도록 했고 둘째는 이제 고3이라 당장 내년에는 대학에 입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올 가을쯤에는 무언가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급한 마음에 지난달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00편의점을 운영하려고 가계약까지 했었는데

아쉽게도 매출액과 본사에 매월 지급해야 하는 로얄티를 비교해 본 결과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을 것 같아 취소했습니다.

편의점 운용시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1년 365일을 아무 곳에도 가지 못하고 24시간 편의점에 매어 있어야 한다는 것(계약기간이 최소5년이므로 최소한 위약금을 물지 않으려면 하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니 너무 불공평한 계약이라는 사실을 알고부터)와 다움 카페의 안티편의점에 들어 가보니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음을 안 것도 취소사유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구상하던 화물차나 영업용택시운전을 할까 생각중입니다.

몇 달 전에 취득한 화물운송자격증과 이번 달에 시험을 치르려는 택시자격증을 이용한 방법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이 업종을 택하는 이유는 노후까지 안정적이고 일정한 수입을 보장 받으며 일할 수 있는 곳이 개인택시라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선 화물운송용 넘버를 구입해서 개인용달로 3년을 보내고 3년 후에는 아파트를 정리해서라도 개인택시를 살까 생각중입니다.

다행한 것은 와이프가 부동산자격을 금년 봄에 취득하여 현재는 개인사무실에서 연수중인데 아마도 내년 봄쯤엔 작은 사무실을 개업하게 되면 가계에 조금은 보탬이 되리라 봅니다.


현재 1년여를 집에서 칩거하다보니 친구들이나 과거 직장동료 및 부하들과도 원활한 교우관계가 되지 않고 심지어는 가족 친지들과도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인 듯 싶어서 하루라도 빨리 소위 말하는 백수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그게 내 맘 같이 쉽지가 않아 더욱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사회 초년생이나 다름없는 제 처지에서 선뜻 큰 자금을 투입하여 사업을 시작하자니 실패하면 그나마 가정까지도 파경이 날까 두려워서 많은 돈이 투자되는 사업은 외모는 번듯하지만 망설여지고 소위 몸으로 때우는 운전일은 주변의 눈총이 걱정되지만 주변의 시선은 우선 고려하지 않고 현실에 충실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해해 주리라는 생각으로 지금은 다소 힘들겠지만 극복해 나가리라 다짐해 봅니다.


오늘은 작은 아이가 집에서 과외수업을 받아야 한다고 하기에 오전에는 집 근처에 위치한 시립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고 인터넷도 하면서 소일하고 오후에는 제가 시작하려는 개인 용달화물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며 하루를 소일하고 있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군요.

아무래도 이 분야가 처음이라 차량구입부터 일거리를 알선해 준다는 소위 주차장이라는 곳을 알아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과거 공직에 근무할 당시 행정 분야에 다년간 근무하여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는 사업자자격이 된다고 하여 개인사무소를 개설할 까도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은 대중성이 없어 사업성이 희박하여 기대되는 수입이 너무 적을 것 같아서 ....또 망설여지네요...

너무나 많은 생각으로 어느 것이 진짜 옳은 선택이 될지는 아직도 모를 일이군요.


평일 오전에 인근의 야산이나 공원에 가 보면 저와 비슷한 연배의 중년남자들이 최근 많이 눈에 띄게 보입니다만 모두가 서로의 시선을 애써 피하려는 기색이 역력하여 저부터도 대화를 나누기 위한 시도조차 해 본 적이 없습니다만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중년 남자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너무나 서로 간에 할 말들이 많을 텐데 애써 회피하려는 의도가 아마도 자존심 때문이리라 생각됩니다.

자존심하면 저 역시 예전엔 한 자존심(?)하던 터라 어느 정도는 이해도 되면서 우리에게

정녕 필요한 것은 서로가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오늘은 아내가 지쳐서 들어오면 피로를 풀어 주고 위로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아내는 지금까지 20여년을 오직 집안에서 살림만 하고 아이들 양육만을 해 오다가 제가 작년에 퇴직한다고 하여 작년 초부터 부동산학원에 등록하여 올 봄까지 고시생처럼 열심히 공부하여 자격증을 획득한 뒤 요즘 처음 접하는 부동산 업무에서 많은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나 봅니다. 어제는 너무나 힘들어 하기에 그만두고 집에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내가 나가서 밑바닥생활이라 생각하고 몸으로 시작하면 월 200만원은 벌거라고 장담했습니다만 사실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본성이 황폐화되는 것은 원하지 않기에 며칠만 더 생각해보고 결정하자고 했습니다만 아내에 대한 제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아내는 아침부터 무척 바쁩니다.

가족들 식사 준비해 놓고는 남편이 실직되었을 때 의복이 더 정갈해야 된다며 빨래 다림질까지 하고 아침식사를 부랴부랴 하고는 정작 본인의 화장이나 옷매무새는 대충하고 서둘러 출근을 합니다. 물론 설거지나 청소 및 빨래야 당연히 저와 딸아이가 서로 하겠다고 다툼(?)아닌 다툼이 있지만 반찬거리 만드는 것은 도저히 흉내조차 낼 수 없으니 아내는 저녁 늦게 파김치가 되어 돌아 와서는 또 반찬을 만들어 댄다고 난리입니다.

딸아이와 저는 하루 종일 집안에 있었으면서도 정작 한 게 하나도 없다며 미안해 하지만

착한 아내는 웃으면서 오히려 또 우리 부녀를 위로합니다.(하긴 방학이지만 딸아이는 대입준비로 하루 종일 공부하느라 바빴으니 무위도식한 이야 저 혼자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착한 아내도 과도한 업무스트레스와 피로도는 지금까지 20년을 지켜온 온순한 현모양처의 천성조차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을 요즘 며칠 사이에 심각하게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어제는 그렇게 지치고 힘든 하루였다고 하면서도 아내는 반찬을 모두 만들고 난 후

늦은 밤에 맥주 한잔씩 하자면서 이렇게 저를 위로합니다.

“일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지난 20년간을 당신 그늘아래 집안에서 아이들과 편안하게 지냈었던 것이 더 고맙고 값지게 느껴진다고...”

“당신은 이보다 더 힘들고 어려웠겠지만 단 한번도 집에 와서 힘들어 하는 내색조차 하지 않았었는데 나는 매번 당신에게 힘들다고 투정하는게 미안하다고.... ”

이렇게 착한 아내입니다....

이런 착한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아무래도 제가 밑바닥부터 다시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5년여간 아이들 대학 졸업시까지만 제가 버틴다면 그 후에는 정말 하고 싶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남은 여생을 멋지게 살 수 있을테지요..(주5일 벌어서 2일은 나보다 못한 이웃을 위해 쓴다는 신조로 살 생각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대학졸업까지만 뒷바라지 해주기로 어렸을적부터 쇄뇌(?)아닌 쇄뇌교육을 시켜 놓아서 달랑 주택부금통장(초등학교시절부터 세배돈과 용돈을 모아 오던 통장에 5년전부터 매월 10만원씩 적금식으로 적립시킨건데 지금은 각각 일천만원정도씩 쌓였습니다) 하나씩만 주어서 독립시킬 계획입니다.


오늘은 아내가 퇴근하면 딸아이와 셋이 동네단골삼겹살집에서 군에 입대한 아들생각을 하며

소주 한잔 하면서 저의 생각을 아내에게 말해야겠습니다.

아마 아내는 손사래를 치며 반대하겠지만 일단 제 마음을 전달하기로 작심했습니다.

여러분 중에도 저와 비슷하거나 유사한 처지에 계시는 분이 많을 줄로 생각됩니다.

모쪼록 장문의 두서없는 저의 넋두리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40-50대 아니 이 땅의 모든 미취업자 여러분들의 빠른 취업을 기대하면서 여러분의 건강을 아울러 기원합니다.  모든 분들과 함께 파이팅 !!!!!  

            

             2005.8.13일 주말에   안산에서 칩거소인  배


 

 

40대 백수 1년차 소회 한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