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할 방 구하는데에 조언구합니다. (서울)

마녀2005.08.26
조회789

지금도 자취하고 있습니다. 


신길동 원룸식 옥탑방에서요.
전세로 2,000 넘습니다.
3년째 살고 있는데, 좋은 점은
신축한 것을 제가 스타트로 들어온 것이라 깨끗했구요.
다세대 주택인데, 아랫층이 주인집이라서 문제생기면 도움청하기 쉽죠.
주인집이 복덕방을 해요. (이건 안좋은 건가? 여하튼 담보도 잡혀있지만, 아직까진 그걸로 시끄러운 문제는 없었어요.  그리고 누가 알려주셔서 동사무소가서 그 뭐더라... 신고하면 일부 얼마라도 받을 수 있다는 거 떼서 부모님 드렸구요)
어쨌든 주인 아주머니가 대체로 무난하게 성격좋아요.
혼자서 아르바이트 했다가, 좀 돈이 생기면 저 하고 싶은 거 한다고 곧바로 알바관두고 잠수타고 문밖에도 안나가는 제 스타일을 아는 건지... 아직까지 전세 올려달란 소리 안합니다.
가스비, 수도세는 다른 전세인들과 머릿수로 나눠서 청구하구요.
전기세는 측량기인가? 그걸 각 세대별로 설치해서 쓰는만치 따로 나옵니다.
옥탑방 문도 좀 튼튼한건데, 여자 혼자 산다고... 옆에 창고처럼 칸 막아 만들 때, 제 옥탑방 문 앞도 이어서 문을 하나 더 만들어줬습니다.  밖에서 보면 창고같습니다. (그래도 택배하시는 분은 잘도 찾아오시지만요)
그 덕인지, 아니면 주변이 다 옥탑방이 많아선지... 도둑 든 적 없습니다.
(하긴 관심없음 사람이 사는지도 모르겠죠, 여기서 살면서 시끄럽게 사람들 불러다 밥 한끼 술 한잔 한 적 없으니까요)


단점......가건물로 지어서, 여름은 진짜 한증막 뺨칩니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머리에서부터 주르르 주르륵 땀이 흘러내려요.  (벽에 에어콘 달아주긴 했는데, 전기세 많이 나갈까봐 한번도 안틀었습니다)
겨울은 얼어죽습니다. (키보드치다가 손가락 얼어서 컴퓨터 끈 적 수두룩...)
근데 이건 그래도 부모님 집에 살 때 2층의 제 방이 이와 같은 케이스여서, 그러려니- 하고 살았습니다.
그것까진 좋은데, 첫 해 벽에 곰팡이가 폈습니다.
놀라서 벽에 걸은 옷들 다 옆의 벽으로 이전시켰죠.
멋모르고 그 아래에 쌓아놓았던 겨울 이불, 곰팡이 펴서... 제거제 뿌리고 난리났었습니다.
주인 아줌마 불렀습니다.  천장쪽 윗쪽의 조그마해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몰랐는데 아래쪽은 곰팡이가 엄청 피었습니다)
다음 해, 문쪽에 비가 새기 시작했습니다. 툭툭툭- 
문 안쪽에 컵라면 먹고 씻어놓은 빈 컵, 참치캔 먹고 씻어놓은 빈 캔... 주르르 놓고 장마 내내 빗물 음악회를 감상했습니다.  문 옆에 형광등 스위치가 있어서 얼마나 불안했는지 모릅니다.
문 쪽이라 비가 새도 문 앞의 신발 놓는 부분으로만 고여서, 다행히 방바닥으로 침투가 안되더군요.
그 해엔 10번 정도 이 옥탑방 지었다는 아저씨를 핸드폰으로 불러댔습니다.
몇번이고 지붕으로 올라가 고치고, 나중엔 그 아저씨도 열받아서 지붕 전체를 다시 다 뜯어서 다시 했다고 하더군요.
그 수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가 오면 비가 샜습니다.
원인을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집 지은 사람이 그러면 어쩌냐구요...
나중엔 지쳐서 제가 포기했습니다.  문쪽이니까 대충 넘어가자...흑.
올해... 반대쪽 벽에 곰팡이가 폈습니다.  도망갈데가 없습니다.
방 중앙에서 잡니다.  그런데 그 위의 천장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위로했습니다, 비가 새느니 곰팡이가 낫지 않느냐.
(엄청 귀차니즘이라서 방안 가득 자료랍시고 들고 온 신문지들이 쌓여있다보니, 어느 세월에 저걸 다 정리하고 어떻게 이사를 가리... 게다가 부모님이 구해주신 곳이고, 큰 골목 옆이라 덜 위험하다고 안심하신 터라... 웬만하면 그냥 살고 싶었는데요)
그런데 헉!! 이번 비에 그 곰팡이 핀 천장서 비가 툭- 몇방울 떨어집니다.
그동안 열심히 왁스로 문질렀는데도, 별 효과 없고...
올해도 문쪽만 비새면 아예 집 지었다는 아저씨 부르는 것도 포기하고 주인아줌마에게도 말 않고- 그냥 냅두고 살려고 했는데...
오늘은 천장을 올려다보니... 도배한 벽지와 벽지 사이의 겹치는 부분 있죠, 그 부분들이 죄다 물이 살짜기 고여들어와 볼록하니 아래로 내려와 있습니다.


아........이쯤에서 제가 '이젠 이사를 가야하나' 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안그래도 작년에 하도 비샌다고 난리쳤더니, 주인아줌마가 나중엔 열받아서 -제가 이사나가면 때려부신다고 - 했었죠. 정말인진 모르겠지만)


옥탑방 옆에 차도 8차선이 있어서, 처음엔 장난 아니게 새벽에도 트럭들이 지나다녀서 잠도 많이 깼죠.
겨울엔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에 이어 앰블런스 삐오삐오-소리에 놀라 뛰어나간 것도 두세번, 이젠 충분히 면역됐죠.  그럼에도 적응 잘하고 살았는데........


마트가 멀어서 보름치 정도 분량을 장보면 그거 들고오는 것, 운동 그 자체였고, 며칠동안 팔 안쪽 근육이 뻐근하고 손이 떨렸는데....... 그래도 가게 위치나 판매 스타일, 거기 사람들에게 좀 익숙해졌죠. (먹고 살라니 어떻하겠어요)

다른 세대에서 물을 많이 쓰는 시간엔 수압이 낮아서 제 옥탑방까지 물이 잘 안올라와서, 때때로 설겆이하다말고 기다리고, 머리에 샴푸하고 물나오길 기다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거야 요령껏 그 시간대를 피할 수 있는 백수의 시간이 많았으니... 어지간히 적응된 편.


방문을 열고 통풍을 자주 시켰으면 곰팡이 생기는 거나 습기가 덜 했을라나...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여자 혼자 있는 방이라서 여름에도 방문을 열어놓지 못하고 방창문 하나하고 화장실의 쬐그만 창문만 열고 지냈거든요.


여기까지가 현재 상황........에서
제 첫번째 고민, 이거 참고 살아야 하나... 이사가야 하나.....
(지금 잠시 중단했지만, 다녀야 할 학원이 이 근처고 전철 5호선 루트라서...이곳에선 뚜벅이로 다니기 좋았거든요)


두번째 고민, 오늘 겨우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얼마나 오래 다닐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난번에 구한 일자리는 3개월도 못되서 회사 사정으로 강제 해고당하는 바람에... 세상 일이 참 마음대로 안된다는 걸 다시한번 뼈저리게 경험했죠)
만약 이사를 해야한다해도, 복비며, 이사 비용을 모으려면... 서너달은 족히 일하고 여기서 일단은 참아보아야 한다는 생각과 더불어... 대체 어디로 가야하지?  어떻해야 이 방값비싼 서울에서 고생 덜하는 곳을 구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오늘 구한 일자리를 1년 정도 다닐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은, 그 쪽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을 덥썩 믿을 순 없고... 그래도 당분간일지 장기간일지 다녀야 할 그곳(마포, 홍대입구역 1번 출구 근처)을 출퇴근할 동선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그리고 대학 근처는 월세가 대부분이고, 또 비싸지 않은가...
만약 이 일자리에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게 된다면... 그 위치는 대부분 구로쪽일 것이니... 참으로 난감하도다.  독산동 방향이 방값이 싸다고 하지만, 마포쪽의 통근은 환승 등 번거로움이...
아예 시외쪽으로 알아본다면, 공기는 좋을지 몰라도... 무엇보다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면 체력이 바닥나는 건 순식간일테고........


또 만약 새 거처를 구하러 다닌다면, 무엇을 잘 알아봐야 하는 것인가.
여기 게시판을 한참 들여다보니...
반지하방은 장난아니게 곰팡이가 피고, 습기가 차고... 그러니 패스.
바퀴벌레, 잔벌레, 날아다니는 곳도 조심해 피해야 할 것 같고 (여기 옥탑방은 잔벌레, 붉은 개미, 지네가 날아다니고 기어다닙니다만... 많지 않아서 더 늘어나지 않게만 쓰레기 열심히 버리고, 설탕그릇에 고무줄 동여매고, 지네가 나타나면 쳐다만 봅니다)
관리비까지 낼 여력은 안되고..... 원룸 빌라같은 곳이래두 1,2층은 안좋다고 하시는 것 같고... 게다가 여자 혼자 살려면... 창가도 사람들이 기웃거릴 수 있는 곳이면 불안하다고 하시고... 도둑도 잘든다 하시고...
대체 어떤 곳을 어떻게 보고 구해다녀야 하는지...
인터넷에 나오는 부동산 정보도 그다지 믿을 게 못된다 하시고..
부동산을 끼고 구하려다 안좋은 부동산업자를 만났다는 분도 계시고...

욕심으론... 마트가 가깝거나, 도서관이 가깝거나, 공원이 가깝거나... 그런 곳 주변에서 살고 싶지만... 꽤 비싸겠지요.

부모님이나 친척 어른들께 이런 걸 상의드리긴 난감하고(걱정부터 하시구요, 그 담엔 선봐서 시집가란 소리 나올 것이 뻔하니까요...)
여기 혼사방의 님들의 생생한 경험 이야기와 조언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구장창 현 상황과 고민을 솔직히 올립니다.


음......그리고 이건 나중 나중 얘기일 것 같은데요...


저는 먹거리를 한꺼번에 보름치 정도를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두고 조금씩 꺼내 먹거든요.
지금 제게 있는 냉장고는 소형인데요.  (앞에 붙어있는 것 보니까 137L... 뭐 이렇게 쓰여있는데... 여기서 살 때 새걸로 산 거거든요)  한꺼번에 사서 냉동실에 넣을라니까... 항상 냉동실 공간이 부족해요.
제 살아가는 스타일을 보면 나중에 돈을 좀 모아서... 큰 걸로 바꿔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냉장고 처분하는 거며, 나중에 큰 걸로 구입하려면 무지 비쌀 것 같은데 중고로 사는 건 어떤지... 어디서 구입해야 하는건지... 아시는 님 계시면 조언 좀 부탁드려요.


또 하나... 이것도 비슷한 류의 생각인데요.  지금 저는 가구가 하나도 없이 살아요.
옷도 몇벌 안되지만 종이 박스에 담고, 창문의 턱에 옷걸이 몇 개 걸어놓고...
책들도 싱크대 찬장에 쌓아넣고... 그러다보니 수납이 제대로 안되어 엉망인데...제가 가구를 옮기고 하는 체력에 자신이 없어서 구입을 못했어요.
그래도 나중에 여건이 되면 책상과 의자 정도는 하나 마련해서... 밥상에 컴놓고 쓰는 이 신세를 벗어나야 할텐데... 싸게 좋은 거... 중고라도 구할 수 있는 곳 아시는지요.


옷장이나 매트같은 건 욕심나지만 경제적으로도 간수하기도 여력이 안되는데...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그런 건 방에 필수로 붙박이로 있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방에 설치하는 옷거는 봉같은 건 대형마트에서도 보지만... 제가 다른 사람 자취방에서 그걸 설치해서 사용하는 걸 봤는데, 오픈되어 있으니까 너무 어수선하다는 느낌도 들고 관리도 잘 못할 것 같구요.


화려한 인테리어나 커다란 집같은 거 욕심내는 것 아닌데... 그저 편하고 깔끔하고 심플하게 몸 뉘이고 잠들 수 있고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작은 공간이 필요한 것뿐인데...
참 복잡다난하네요.
왜 제 부모님이나 대한민국의 어른들이 '내 집, 내 집, 내 집 장만'을 울부짖으셨는지, 이제야 너무 늦게 이해가 가네요.


혼자 답을 찾기 힘들어 바쁘실 혼사방 님들께 이렇게 감히 상의드려요, 조언 부탁드려요.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