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이 보잘것 없는 애의 소중한 친구로 남아준, 친구로써 태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는데도 소중한 친구로써 남아준, 항상 내 편이 되어주고 유일한 나의 단짝 친구 태미. 그런 태미가 가비를 좋아한다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장의 두근거림과 남자란 존재를 알게 해준 가비를 좋아한다면.. 그럼..그럼 난 어떻게 해야할까.. 아마도...태미의 행복을 빌어줘야겠지. 아직까지 내겐 태미가 더 소중하니까. 태미가 있었기에 지금의 이화봉이 이렇게 존재하니까. ..그래, 이화봉. 어차피 가비랑 넌 될 수 없잖아.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걸로 만족하고, 니가 바라보는 거잖아. 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거잖아. 제일 중요한 건..태미가 정말 괜찮은 애라는 것, 어떤 남자도 마다하지 않을 애라는 것. 태미라면 나보다도 가비에게 많은 것을 해 줄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 이제 마악 피어나는 가비에 대한 내 감정을 태미가 알게 된다면 태미 또한 나같은 생각을 하리라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태미의 지금 사랑이 가비라고 해도 절대 놀라지 말아야지.. "하얀색이랑...빨강색.....후드티 입은 키 큰 남...자?"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조심스레 태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조심스레 태미의 시선을 따라가며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었다. "어?" 내 말에 내 시선이 태미의 시선을 제대로 쫓아가기도 전에 태미의 시선이 나와 눈을 마주했다. 이삼초간 내 눈을 빤히 바라보던 태미. 태미는 동그란 두 눈을 깜빡깜빡거렸다. 그리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듯, 다시 앞을 바라보는 태미. "후드 티 입은 남자..맞지?"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입을 열었다. "후드 티? 어어.. 후드 티.. 그래, 후드 티 입은....어!! 아니아니아니야!! 저기..저기.!!" 태미의 다급해지는 목소리. "왜 그래!!" "저기!! 저기!! 후드 티 말고 저기!!" ...후드 티 말고? 그럼 가비가 아니란 말야? 그럼 도대체 누굴 말하는 거야?.. 놀라운 기쁨과 함께 더욱더 흥분되어 있는 듯한 태미의 시선을 따라갔다. "저기 골된 브라운 마이에 하얀색 후드 모자! 카키 색 비니 모자!! 쟤! 쟤!" 가비는 이미 뒷모습을 보이며 저만치 훌쩍 걸어가고 있었고, 태미의 흥분된 목소리가 외치고 있는 또다른 문제의 키 큰 남자는 지금 파라다이스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긴다리로 휙휙 cf의 한 장면처럼 멋지게 뛰어가는 게, 뽀얀 얼굴에 살짝이 지어져 있는 장난스러운 미소와 반짝이는 눈동자가, 저 멋진 모델같은 옆라인의 몸매와 비니 모자 사이로 살짝이 나와있는 파마끼 있는 검은 머리카락이, ........이번에도 낯익었다. ..그래, 아마도 그 문제의 남자 이름이 한승현이라고 하지.. 나에게는 베이비고 말이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또 한명의 순진무구한 여자의 마음을 자신이 빼앗은지도 모르는 그 놈은 파라다이 안으로 쏘옥 사라졌다. "화봉아! 화봉아! 봤어, 저 놈 우리 가게 들어간 거 맞지! 분명히 맞지! 아싸아아아아~!! 얼른 들어가보자!" 태미는 내 손을 덥썩 쥐더니 파라다이스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태미의 정말 수많은 남자들을 봤지만, 이같은 태미의 반응은 처음이었다. ..진짜 베이비를 좋아하는 걸까?.. 가비가 아니라는 것에 안심은 되었지만 또 한가지 걱정이 생겼다. 자존심 강한, 지금까지 한번도 거부당한 적 없는 태미. 태미를 싫어하는 남자들은 없었다. 처음엔 관심없어 하다가도 태미의 귀여우면서도 적극적인 공세에 나중에는 오히려 남자들이 더 달라붙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 모든 남자들은 그랬다. 하지만...하지만 과연 베이비도 그럴까. 내 심장을 처음으로 떨리게 한 건 가비였지만,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부딪혀 보고 상대해본 건 베이비였다. 그리고 알았다. 베이비는 보통 남자와는 천차만별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그래서, 그래서 걱정이었다. 태미가 상처받은까봐. 이런 내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파라다이스로 들어온 태미는 손님들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태미야, 하루 종일 테이블 둘러봐라. 베이비는 거기 없을 거야. 아마도 지금쯤이면 검은 색의 앞치마를 두르고 있겠지.. "이 놈의 귀염둥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눈빛을 빛내며 테이블을 둘러보던 태미의 표정이 점점 더 아리송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와 함께.. "뚱땡이!" 라는 힘찬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뒤에서 나를 덥썩 껴안았다. ..허억~!.. 있는 힘껏 뿌리치며 뒤를 돌아보니 ....제기랄.... 베이비였다. 그리고 태미의 빛나던 시선도 이미 베이비에게 고정이 되어 있었다. 정말 내 눈 앞에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있는 힘껏 머금고 있는 베이비의 귀여운 마스크가 존재하고 있었다. 베이비는 나를 본 게 굉장히 반가운 듯 싱글생글거리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베이비와 태미를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고, 태미는 베이비를 올려다보고 있었고. ..이거 뭐야.. 태미의 시선이 천천히 베이비가 두르고 있는 검은 치마식의 앞치마로 시선이 갔다. ..그래 태미야, 니가 발견한 놈은 손님이 아니라 니네 가게 아르바이트생이란다.. "여기서..일하세요?" 태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제서야 태미를 발견한 베이비. 힐끗 바라본 게 전부였다. "뚱땡이 너 혼날래? 누가 말도 없이 사라지래?" "어? 어.." ...오늘따라 이 놈은 왜 이렇게도 친한 척 하는 거야?..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태미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제길..제길..제길!!.. 말이 씹혔는 데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갑자기 태미가 싱긋 웃었다. 난 이럴 때의 태미가 훠어어얼씬 무서웠다. "화봉아, 소개 안 시켜줘?" "어? 어.. 야, 베이..아니 승현아,인사해. 나의 유일하면서도 가장 친한 친구 태미야. 파라다이스 사장님.. 딸이기도 하고." 내 말에 마지못해 태미를 향해 하는 둥 마는 둥 고개를 숙이는 베이비. 내 손을 덥썩 잡더니, "뚱땡아, 얼른 앞치마 두르러 가자. 내가 싸이즈 특대 골라놨다~" "야! 나 원래 하던 거 있어 왜 이래! 그리고 앞치마 싸이즈 다 공용이야, 나도 다 맞다구!" "그래? 근데 싸이즈 더 커보이는 거 하나 더 있길래 내가 뚱땡이 너 주려구 챙겨놨어, 얼른 가자!" 내 손을 잡고 질질 끌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태미를 돌아봤다. "얼른 가봐, 내일 내가 편의점으로 또 갈께.. 친구.." 손까지 바이바이 흔들어주며 쌩긋 웃는 태미! 드디어 태미가 파라다이스에서 나갔다. ..저거 왜 파라다이스 왔지? 아주머니 보려 온 거 아니었나?.. 태미는 지금 새로운 것에 정신이 팔려 본연의 목적을 깜빡하고 다시 나가버린 듯 했다. 갑자기 베이비가 멈추어서더니, 태미가 사라진 파라다이스 문을 힐끔 바라보더니 살며시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모습이 하도 웃기고 귀염직해서 나는 피식 웃어버렸다. "왜 웃어." 내 웃음에 슬쩍이 기분이 상한 듯한 베이비가 조그맣게 말을 내뱉었다. "아니, 그냥 웃겨서. 내 친구 이쁘지?" "그런 거 생각 안해봤어. 하여간 뚱땡이 니 친구 별로 맘에 안들어." 역시나 베이비는 독특한 놈이었다. 태미를 별로 맘에 안든다고 하다니.. "왜? 쟤 얼마나 이쁘고 착한데.." "하여간 맘에 안들어. 무엇보다 헐렁헐렁해." "..뭐가?" "난 내 눈에 꽉 차게 들어오는 게 좋아." 라면서 장난스럽게 씨익 웃으며 날 내려다보더니 내 손을 더더욱 꼬옥 잡았다. ".....?" ... 눈에 꽉 차게 들어오는 게?.. 순간 생각에 잠기 나, 곧이어.. "야아아아아아, 한!승!현!~!!" 베이비는 후다닥 카운터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안그래도 정신 없는 파라다이스 알바, 베이비 덕에 더더욱 정신이 없었다. 아예 베이비 근처를 안 가는 게 낳았다. 근처만 가도 나를 골리고 건들어대느라 정신 없는 놈이었고, 즐기는 놈이었으니 말이다. 잘생긴 입꼬리에 슬쩍이 걸리는 그 악동 같은 웃음!!! 드디어 퇴근 시간이 다가왔고, 어느새 옷을 갈아입은 베이비가 나에게 다가왔다. "오늘은 뚱땡이 너 혼자 집에 가. 나 오늘 외박할거야." "......!" 라더니 머플러를 둘둘 목에 두르면서 나가버리는 놈. ..외박이라니!! 잽싸게 주위를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 들은 사람은 없었다. ..정말 누가 들으면 오해할라~~!!.. .......오해할까, 과연.. "수고하셨어요." 파라다이스 문을 열고 나가자 훼엥~하니 찬 바람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뚱땡이." "......?" ..어?.. 베이비가 내 앞에 있었다. "깜빡하고 그냥 갈 뻔 했다. 이거.." 얼떨결에 내가 받아들었고, 어느 순간 저만치 가버린 베이비. 뭐야?.. 내 손에 들려있는 것은 꽤나 묵직했다. 슬그머니 봉지를 열어보니, 하얀 플라스틱 도시락 상자? 뭐지? 여하튼 여기서 열어볼 수 없으니 집에 가지고 가서 봐야겠다. 먹는 거라는 것만은 분명하니까.. 베이비 그놈은 그렇게 나한테 뚱땡이라고 놀리고 구박하면서도 왜 그렇게 더 땡땡해지게 먹을 것을 사주는지 모르겠단 말야.. 혹시 내가 살 빠져버리면 놀리지 못할까봐? 지가 심심해서? ...베이비 그놈은 그러고도 남을 놈이었다. 나쁜 놈, 이렇게 신성한 음식을 그런 불순한 의도로 사용하다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베이비가 준 봉지를 풀어헤쳤다. 뚜껑을 열자 군침도는 노란색의 그것. ...호박죽이잖아?,,, 고구마, 군밤...이번엔 호박죽? 뭐야.. 정말 웃음이 나왔다. 이런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물론 호박죽도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였다. 이 놈은 내가 이렇게 촌스러운 음식들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고 사오는지.. 여하튼 이런 베이비를 난 도저히 미워할 수 없었다. 호박죽을 맛있게 먹었고, 씻자마자 피곤함에 바로 뻗어버렸다. 오늘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고, 정말 피곤했다. 베이비를 만난 후부터 갑자기 내 인생이 조금씩 바뀌어져 가고 있는 것 같았다. 항상 반복되었던 더이상의 하루하루가 아니었다.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층으로 올라갔다. 베이비의 방은 정말로 싸늘하게 텅 비어 있었다. ..도대체 이 놈은 어딜 간 거야? 뭐 아침은 안 차려도 되겠다. 아직은 꽤나 몸서리치게 하는 싸늘한 아침 공기를 느끼며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가비, 하루만 참아~ 내일은 평소처럼 꼬옥 맛있는 도시락 싸서 갈테니까.. 편의점 앞에는 정말 어체처럼 멋진 외제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자전거에서 내려 여왕님이 있는 차로 뛰어갔다. 그러자 찌익~ 내려가는 검은 창문 사이로 우아한 여왕님의 얼굴이 슬쩍이 드러났다. "안녕하세요~!" "약속 시간은 칼이네요, 어서 타세요." 나는 그렇게 또 굉장한 승차감을 느끼며 여왕님의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이십여분을 달렸을까.. 드디어 차가 멈추어섰고, 차문이 천천히 열렸다. 차 앞에서 내리자마자 내 눈에 들어온 집. ..이런 걸 무슨 집이라고 해야하지?.. 오피스텔? 원룸? 빌라? 연립 주택? 그 건물의 경비원인 듯한 덩치 좋은 남자가 반듯하게 인사를 했다. 여왕님을 따라 조심스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우와~ 진짜 꽤나 좋은 집 같았다. 건물은 굉장히 큰데, 한층에 두 집씩 총 세층이었고 총 여섯 가구가 살 수 있는 집이었다. 여왕님이 들어간 곳은 이층의 왼쪽 집. 무언가를 입력하자, 열리지 않을 것만 같은 문이 스르륵 열렸다. 역시나 좋은 데는 열쇠도 필요없나 보다. 집 안은 더더욱 나를 놀라게 했다. 평 수는 32평 정도 되나? 집 안의 모든 것들이 나를 놀라게 했다. 굉장한 인테리어들과 가구, 전자제품까지 말이다. 밝으면서도 굉장히 깨끗하고 상큼한 분위기라고 해야할까? 하얀색과 칼라풀한 색깔들의 조화가 정말 일품이었다. "여기에요. 혼자하기에 좀 넓기는 하지만 워낙이 청소할 것들이 없으니 유지만 해주면 될 거에요. 절대 이 지금 이 상태에서 변형시키지 말고, 음식에만 특별히 신경을 쓰면 될 겁니다." 여왕님을 따라 주방으로 들어갔다. 여왕님이 냉장고를 열었다. "음식 유통기한 알죠? 집에 자주 들어오는 편이 아니니 음식 버리는 일들이 많을 겁니다. 아깝다고 하지 말고 버릴 것은 정확히 버리세요, 알았죠?" 그렇게 여왕님을 따라다니며 이런 저런 설명을 들었고, 나는 혹시라도 실수할까봐 수첩을 꺼내서 받아적고 있었다. 집주인들이 누군지는 몰라도 꽤나 까다로운 것 같았다. "화봉씨가 알아야 할 제일 중요한 것은 가끔마다 집이 난장판이 되 있을 때가 있을 거에요. 그 날은 집안 청소하기가 좀 힘들겠죠? 뭐 그래도 가끔 있는 일이니까. 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정도까지만 모두 끝내놓으면 될 겁니다." 거의 한시간 동안의 장황한 설명 끝에 모든 것들이 끝났다. 굉장히 세심하고 조심스러워야 할 일들이지만 정말 잘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을 여는 방법을 들었고, 여왕님은 내게 카드를 내밀었다. "출입증이에요.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니, 들어오기 전 경비원이 막으면 이걸 보여주면 될 거에요." "아,네.." "계좌번호 하나만 적어줄래요? 월급은 매달 말일에 통장에 입금시키겠어요." 수첩에다 계좌번호를 적어서 여왕님에게 내밀었다. 드디어 앞으로 내가 일할 어마어마한 직장을 구경한 후, 마악 다시 나가려는데 내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현관문 옆쪽에 위치한 방. 모든 방문들은 하얀 색이었는데, 이 방만은 이상하게도 검은 색 문이었다. 가장 고급스러워 보이는 문이기도 했다. 내가 움직이지 않자, 여왕님이 뒤를 돌아봤다. "저..이 방은 왜 혼자 문이 검은 색이에요? 아, 뭐 이상하다는 게 아니고 굉장히 멋있는데..그러니까.." 얼떨결에 내가 말해놓고도 당황했다. ..바보,니가 그것까지 뭐하려고 알려고 하는거야!!.. "아..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군요. 가장 중요한 사항을 말하지 않을 뻔 했으니.. 이 방은 절대 들어가지 마요. 아니, 아예 이 방이 있다는 것을 그냥 무시하고 잊으세요." "네? 그럼 이 방은 일년 삼백육십오일 청소 안해도 되나요? "화봉씨, 제가 화봉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방은 그냥 없는 셈치라는 겁니다. " "아,네.." 여왕님의 목소리에 나는 절대 이 방에 들어가서는, 아니 이 검은 문의 존재를 철저히 잊어야한다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이 검은 문의 정체는 뭘까? ..혹시 tv 드라마처럼 아픈 병자가 있거나..시체가..?? 아니야..아니야.. 그럴 일은 없을 건데.. 도대체 이 방이 뭐길래.. 아직까지도 검은 방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걸 눈치 챈 여왕님. "화봉씨, 제 말 다시 한번 명심하세요. 이 방문은 절대 열지도 관심 갖지도 마세요. 괜한 호기심이 불행을 부른다는 건 알죠? 계속 이 일을 하고 싶다면 이 방은 잊으세요."
뚱땡아!뚱땡아!-28
나같이 보잘것 없는 애의 소중한 친구로 남아준,
친구로써 태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는데도 소중한 친구로써 남아준,
항상 내 편이 되어주고 유일한 나의 단짝 친구 태미.
그런 태미가 가비를 좋아한다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심장의 두근거림과 남자란 존재를 알게 해준 가비를 좋아한다면..
그럼..그럼 난 어떻게 해야할까..
아마도...태미의 행복을 빌어줘야겠지.
아직까지 내겐 태미가 더 소중하니까.
태미가 있었기에 지금의 이화봉이 이렇게 존재하니까.
..그래, 이화봉. 어차피 가비랑 넌 될 수 없잖아.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걸로 만족하고, 니가 바라보는 거잖아.
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거잖아.
제일 중요한 건..태미가 정말 괜찮은 애라는 것, 어떤 남자도 마다하지 않을 애라는 것.
태미라면 나보다도 가비에게 많은 것을 해 줄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다.
이제 마악 피어나는 가비에 대한 내 감정을 태미가 알게 된다면 태미 또한 나같은 생각을 하리라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태미의 지금 사랑이 가비라고 해도 절대 놀라지 말아야지..
"하얀색이랑...빨강색.....후드티 입은 키 큰 남...자?"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조심스레 태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조심스레 태미의 시선을 따라가며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었다.
"어?"
내 말에 내 시선이 태미의 시선을 제대로 쫓아가기도 전에 태미의 시선이 나와 눈을 마주했다.
이삼초간 내 눈을 빤히 바라보던 태미.
태미는 동그란 두 눈을 깜빡깜빡거렸다.
그리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듯, 다시 앞을 바라보는 태미.
"후드 티 입은 남자..맞지?"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입을 열었다.
"후드 티? 어어.. 후드 티.. 그래, 후드 티 입은....어!! 아니아니아니야!! 저기..저기.!!"
태미의 다급해지는 목소리.
"왜 그래!!"
"저기!! 저기!! 후드 티 말고 저기!!"
...후드 티 말고? 그럼 가비가 아니란 말야? 그럼 도대체 누굴 말하는 거야?..
놀라운 기쁨과 함께 더욱더 흥분되어 있는 듯한 태미의 시선을 따라갔다.
"저기 골된 브라운 마이에 하얀색 후드 모자! 카키 색 비니 모자!! 쟤! 쟤!"
가비는 이미 뒷모습을 보이며 저만치 훌쩍 걸어가고 있었고,
태미의 흥분된 목소리가 외치고 있는 또다른 문제의 키 큰 남자는 지금 파라다이스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긴다리로 휙휙 cf의 한 장면처럼 멋지게 뛰어가는 게,
뽀얀 얼굴에 살짝이 지어져 있는 장난스러운 미소와 반짝이는 눈동자가,
저 멋진 모델같은 옆라인의 몸매와 비니 모자 사이로 살짝이 나와있는 파마끼 있는 검은 머리카락이,
........이번에도 낯익었다.
..그래, 아마도 그 문제의 남자 이름이 한승현이라고 하지..
나에게는 베이비고 말이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또 한명의 순진무구한 여자의 마음을 자신이 빼앗은지도 모르는 그 놈은 파라다이 안으로 쏘옥 사라졌다.
"화봉아! 화봉아! 봤어, 저 놈 우리 가게 들어간 거 맞지! 분명히 맞지! 아싸아아아아~!! 얼른 들어가보자!"
태미는 내 손을 덥썩 쥐더니 파라다이스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태미의 정말 수많은 남자들을 봤지만, 이같은 태미의 반응은 처음이었다.
..진짜 베이비를 좋아하는 걸까?..
가비가 아니라는 것에 안심은 되었지만 또 한가지 걱정이 생겼다.
자존심 강한, 지금까지 한번도 거부당한 적 없는 태미.
태미를 싫어하는 남자들은 없었다.
처음엔 관심없어 하다가도 태미의 귀여우면서도 적극적인 공세에 나중에는 오히려 남자들이 더 달라붙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 모든 남자들은 그랬다.
하지만...하지만 과연 베이비도 그럴까.
내 심장을 처음으로 떨리게 한 건 가비였지만,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부딪혀 보고 상대해본 건 베이비였다.
그리고 알았다.
베이비는 보통 남자와는 천차만별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그래서, 그래서 걱정이었다.
태미가 상처받은까봐. 이런 내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파라다이스로 들어온 태미는 손님들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태미야, 하루 종일 테이블 둘러봐라. 베이비는 거기 없을 거야.
아마도 지금쯤이면 검은 색의 앞치마를 두르고 있겠지..
"이 놈의 귀염둥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눈빛을 빛내며 테이블을 둘러보던 태미의 표정이 점점 더 아리송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와 함께..
"뚱땡이!"
라는 힘찬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뒤에서 나를 덥썩 껴안았다.
..허억~!..
있는 힘껏 뿌리치며 뒤를 돌아보니
....제기랄.... 베이비였다.
그리고 태미의 빛나던 시선도 이미 베이비에게 고정이 되어 있었다.
정말 내 눈 앞에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있는 힘껏 머금고 있는 베이비의 귀여운 마스크가 존재하고 있었다.
베이비는 나를 본 게 굉장히 반가운 듯 싱글생글거리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베이비와 태미를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었고, 태미는 베이비를 올려다보고 있었고.
..이거 뭐야..
태미의 시선이 천천히 베이비가 두르고 있는 검은 치마식의 앞치마로 시선이 갔다.
..그래 태미야, 니가 발견한 놈은 손님이 아니라 니네 가게 아르바이트생이란다..
"여기서..일하세요?"
태미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제서야 태미를 발견한 베이비.
힐끗 바라본 게 전부였다.
"뚱땡이 너 혼날래? 누가 말도 없이 사라지래?"
"어? 어.."
...오늘따라 이 놈은 왜 이렇게도 친한 척 하는 거야?..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태미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제길..제길..제길!!..
말이 씹혔는 데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갑자기 태미가 싱긋 웃었다.
난 이럴 때의 태미가 훠어어얼씬 무서웠다.
"화봉아, 소개 안 시켜줘?"
"어? 어.. 야, 베이..아니 승현아,인사해.
나의 유일하면서도 가장 친한 친구 태미야.
파라다이스 사장님.. 딸이기도 하고."
내 말에 마지못해 태미를 향해 하는 둥 마는 둥 고개를 숙이는 베이비.
내 손을 덥썩 잡더니,
"뚱땡아, 얼른 앞치마 두르러 가자. 내가 싸이즈 특대 골라놨다~"
"야! 나 원래 하던 거 있어 왜 이래! 그리고 앞치마 싸이즈 다 공용이야, 나도 다 맞다구!"
"그래? 근데 싸이즈 더 커보이는 거 하나 더 있길래 내가 뚱땡이 너 주려구 챙겨놨어, 얼른 가자!"
내 손을 잡고 질질 끌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태미를 돌아봤다.
"얼른 가봐, 내일 내가 편의점으로 또 갈께.. 친구.."
손까지 바이바이 흔들어주며 쌩긋 웃는 태미!
드디어 태미가 파라다이스에서 나갔다.
..저거 왜 파라다이스 왔지? 아주머니 보려 온 거 아니었나?..
태미는 지금 새로운 것에 정신이 팔려 본연의 목적을 깜빡하고 다시 나가버린 듯 했다.
갑자기 베이비가 멈추어서더니, 태미가 사라진 파라다이스 문을 힐끔 바라보더니 살며시 미간을 찌푸렸다.
그 모습이 하도 웃기고 귀염직해서 나는 피식 웃어버렸다.
"왜 웃어."
내 웃음에 슬쩍이 기분이 상한 듯한 베이비가 조그맣게 말을 내뱉었다.
"아니, 그냥 웃겨서. 내 친구 이쁘지?"
"그런 거 생각 안해봤어. 하여간 뚱땡이 니 친구 별로 맘에 안들어."
역시나 베이비는 독특한 놈이었다.
태미를 별로 맘에 안든다고 하다니..
"왜? 쟤 얼마나 이쁘고 착한데.."
"하여간 맘에 안들어. 무엇보다 헐렁헐렁해."
"..뭐가?"
"난 내 눈에 꽉 차게 들어오는 게 좋아."
라면서 장난스럽게 씨익 웃으며 날 내려다보더니 내 손을 더더욱 꼬옥 잡았다.
".....?"
... 눈에 꽉 차게 들어오는 게?..
순간 생각에 잠기 나, 곧이어..
"야아아아아아, 한!승!현!~!!"
베이비는 후다닥 카운터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안그래도 정신 없는 파라다이스 알바, 베이비 덕에 더더욱 정신이 없었다.
아예 베이비 근처를 안 가는 게 낳았다.
근처만 가도 나를 골리고 건들어대느라 정신 없는 놈이었고, 즐기는 놈이었으니 말이다.
잘생긴 입꼬리에 슬쩍이 걸리는 그 악동 같은 웃음!!!
드디어 퇴근 시간이 다가왔고, 어느새 옷을 갈아입은 베이비가 나에게 다가왔다.
"오늘은 뚱땡이 너 혼자 집에 가. 나 오늘 외박할거야."
"......!"
라더니 머플러를 둘둘 목에 두르면서 나가버리는 놈.
..외박이라니!!
잽싸게 주위를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 들은 사람은 없었다.
..정말 누가 들으면 오해할라~~!!..
.......오해할까, 과연..
"수고하셨어요."
파라다이스 문을 열고 나가자 훼엥~하니 찬 바람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뚱땡이."
"......?"
..어?..
베이비가 내 앞에 있었다.
"깜빡하고 그냥 갈 뻔 했다. 이거.."
얼떨결에 내가 받아들었고, 어느 순간 저만치 가버린 베이비.
뭐야?..
내 손에 들려있는 것은 꽤나 묵직했다.
슬그머니 봉지를 열어보니,
하얀 플라스틱 도시락 상자? 뭐지?
여하튼 여기서 열어볼 수 없으니 집에 가지고 가서 봐야겠다.
먹는 거라는 것만은 분명하니까..
베이비 그놈은 그렇게 나한테 뚱땡이라고 놀리고 구박하면서도 왜 그렇게 더 땡땡해지게 먹을 것을 사주는지 모르겠단 말야..
혹시 내가 살 빠져버리면 놀리지 못할까봐? 지가 심심해서?
...베이비 그놈은 그러고도 남을 놈이었다.
나쁜 놈, 이렇게 신성한 음식을 그런 불순한 의도로 사용하다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베이비가 준 봉지를 풀어헤쳤다.
뚜껑을 열자 군침도는 노란색의 그것.
...호박죽이잖아?,,,
고구마, 군밤...이번엔 호박죽? 뭐야..
정말 웃음이 나왔다.
이런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물론 호박죽도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였다.
이 놈은 내가 이렇게 촌스러운 음식들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고 사오는지..
여하튼 이런 베이비를 난 도저히 미워할 수 없었다.
호박죽을 맛있게 먹었고, 씻자마자 피곤함에 바로 뻗어버렸다.
오늘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고, 정말 피곤했다.
베이비를 만난 후부터 갑자기 내 인생이 조금씩 바뀌어져 가고 있는 것 같았다.
항상 반복되었던 더이상의 하루하루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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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층으로 올라갔다.
베이비의 방은 정말로 싸늘하게 텅 비어 있었다.
..도대체 이 놈은 어딜 간 거야? 뭐 아침은 안 차려도 되겠다.
아직은 꽤나 몸서리치게 하는 싸늘한 아침 공기를 느끼며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가비, 하루만 참아~ 내일은 평소처럼 꼬옥 맛있는 도시락 싸서 갈테니까..
편의점 앞에는 정말 어체처럼 멋진 외제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자전거에서 내려 여왕님이 있는 차로 뛰어갔다.
그러자 찌익~ 내려가는 검은 창문 사이로 우아한 여왕님의 얼굴이 슬쩍이 드러났다.
"안녕하세요~!"
"약속 시간은 칼이네요, 어서 타세요."
나는 그렇게 또 굉장한 승차감을 느끼며 여왕님의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이십여분을 달렸을까..
드디어 차가 멈추어섰고, 차문이 천천히 열렸다.
차 앞에서 내리자마자 내 눈에 들어온 집.
..이런 걸 무슨 집이라고 해야하지?..
오피스텔? 원룸? 빌라? 연립 주택?
그 건물의 경비원인 듯한 덩치 좋은 남자가 반듯하게 인사를 했다.
여왕님을 따라 조심스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우와~ 진짜 꽤나 좋은 집 같았다.
건물은 굉장히 큰데, 한층에 두 집씩 총 세층이었고 총 여섯 가구가 살 수 있는 집이었다.
여왕님이 들어간 곳은 이층의 왼쪽 집.
무언가를 입력하자, 열리지 않을 것만 같은 문이 스르륵 열렸다.
역시나 좋은 데는 열쇠도 필요없나 보다.
집 안은 더더욱 나를 놀라게 했다.
평 수는 32평 정도 되나?
집 안의 모든 것들이 나를 놀라게 했다.
굉장한 인테리어들과 가구, 전자제품까지 말이다.
밝으면서도 굉장히 깨끗하고 상큼한 분위기라고 해야할까?
하얀색과 칼라풀한 색깔들의 조화가 정말 일품이었다.
"여기에요.
혼자하기에 좀 넓기는 하지만 워낙이 청소할 것들이 없으니 유지만 해주면 될 거에요.
절대 이 지금 이 상태에서 변형시키지 말고, 음식에만 특별히 신경을 쓰면 될 겁니다."
여왕님을 따라 주방으로 들어갔다. 여왕님이 냉장고를 열었다.
"음식 유통기한 알죠? 집에 자주 들어오는 편이 아니니 음식 버리는 일들이 많을 겁니다.
아깝다고 하지 말고 버릴 것은 정확히 버리세요, 알았죠?"
그렇게 여왕님을 따라다니며 이런 저런 설명을 들었고, 나는 혹시라도 실수할까봐 수첩을 꺼내서 받아적고 있었다.
집주인들이 누군지는 몰라도 꽤나 까다로운 것 같았다.
"화봉씨가 알아야 할 제일 중요한 것은 가끔마다 집이 난장판이 되 있을 때가 있을 거에요.
그 날은 집안 청소하기가 좀 힘들겠죠?
뭐 그래도 가끔 있는 일이니까.
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정도까지만 모두 끝내놓으면 될 겁니다."
거의 한시간 동안의 장황한 설명 끝에 모든 것들이 끝났다.
굉장히 세심하고 조심스러워야 할 일들이지만 정말 잘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을 여는 방법을 들었고, 여왕님은 내게 카드를 내밀었다.
"출입증이에요.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니, 들어오기 전 경비원이 막으면 이걸 보여주면 될 거에요."
"아,네.."
"계좌번호 하나만 적어줄래요? 월급은 매달 말일에 통장에 입금시키겠어요."
수첩에다 계좌번호를 적어서 여왕님에게 내밀었다.
드디어 앞으로 내가 일할 어마어마한 직장을 구경한 후, 마악 다시 나가려는데 내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현관문 옆쪽에 위치한 방.
모든 방문들은 하얀 색이었는데, 이 방만은 이상하게도 검은 색 문이었다.
가장 고급스러워 보이는 문이기도 했다.
내가 움직이지 않자, 여왕님이 뒤를 돌아봤다.
"저..이 방은 왜 혼자 문이 검은 색이에요?
아, 뭐 이상하다는 게 아니고 굉장히 멋있는데..그러니까.."
얼떨결에 내가 말해놓고도 당황했다.
..바보,니가 그것까지 뭐하려고 알려고 하는거야!!..
"아..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군요.
가장 중요한 사항을 말하지 않을 뻔 했으니.. 이 방은 절대 들어가지 마요.
아니, 아예 이 방이 있다는 것을 그냥 무시하고 잊으세요."
"네? 그럼 이 방은 일년 삼백육십오일 청소 안해도 되나요?
"화봉씨, 제가 화봉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 방은 그냥 없는 셈치라는 겁니다. "
"아,네.."
여왕님의 목소리에 나는 절대 이 방에 들어가서는, 아니 이 검은 문의 존재를 철저히 잊어야한다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이 검은 문의 정체는 뭘까?
..혹시 tv 드라마처럼 아픈 병자가 있거나..시체가..??
아니야..아니야.. 그럴 일은 없을 건데.. 도대체 이 방이 뭐길래..
아직까지도 검은 방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걸 눈치 챈 여왕님.
"화봉씨, 제 말 다시 한번 명심하세요.
이 방문은 절대 열지도 관심 갖지도 마세요.
괜한 호기심이 불행을 부른다는 건 알죠?
계속 이 일을 하고 싶다면 이 방은 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