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끝나야 하나요? 도와주세요...

글쓴이2005.09.01
조회256

제 글이 톡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순간, 놀랐네요...

여러분들의 위로와 따끔한 충고, 감사합니다.

제가 생각나는대로 있었던 일들을 적은거라 몇가지 빠진것도 있고

그래서 오해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래서 몇자 적어봅니다.

우선, 임신은 제게 사고와도 같은 일이었습니다.

피임을 안한게 아니었거든요... 저희도 콘돔을 썼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장 지적을 많이 해주신게, 왜 피임을 안해서 일을 이렇게 만들었냐고...

정말 일이 이렇게 되려고 그랬나 봅니다. 피임을 안한게 아니었으니까요...

저, 그렇게 무책임하게 막사는 사람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어떻게 임신이 된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시간을 가지며 고민과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자문을 구하고자 가정 여성법률사무소도 찾아 상담도 받았습니다.

여성들이 주로 찾는 곳이라 이런 사례들을 많이 접해서인지

상담해주시는 선생님은 아주 객관적이셨습니다.

법적으로 접촉되는 부분이 없는지를 우선으로 살피시는...

그 분의 결론은...

지내온 과정이 도덕적으로 볼 때 딱하고 괘씸하기는 하나,

법적으로 큰 접촉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일방적인 강간이나 성폭행이 아닌, 감정을 전제로 한 만남이었기 때문에

기대는 않고 갔었습니다만, 막상 현실에서는 "그 놈은 죄가 없다." 소리를 들으니 억울하더군요...

'혼인빙자간음'으로 고소 해 볼 여지가 조금 있기는하지만,

(비참하게끔 만들었던 말과 그 마음으로 보아 혼인의 의사는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고...)

고소한다해도 결혼 할 마음이 없었다는 것을 확실히 뒷받침 해 줄 증거 확보가 필요하고

설령 증거를 확보했다고 해도 그 쪽에서

"우리는 책임지려고 했는데 여자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해서 끝낸거니 문제 없다."

식으로 나오면 어려워지기가 쉽다고 하셨습니다.

한마디로 혼인 할 마음은 없는데 상황이 자신이 불리하게 되니까

여자의 감정을 빌미로 "나는 책임을 지려고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간을 가지며

더이상 법적으로 문제 없겠다 싶은 때에 기회를 이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중인격자라고 결혼하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기라고 하셨습니다.

법에 접촉 되지 않기 때문에 그 집 식구들도 그런 태도로 나올 수 있는거라더군요...

정말 제가 생각해도 영특한 남자 입니다.

자신이 먼저 이별을 말 할 수 없는 입장이니까 제 마음과 성격을 이용해서

입에서 먼저 "헤어지자" 소리를 뱉게끔 만들어 온 것이 참 영특하단 생각이 듭니다.

정말 책임감으로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가 맞았다면,

비록 사랑의 감정 보다 책임감이 더 크다고 해도 여자 마음의 상처 될 것을 알고

"사실, 너 없어도 잊고 잘 살 수 있는데.." 라는 말로 비참함을 보태진 않겠지요...

저의 한남자에 대한 믿음과 진심으로 한 사랑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기회를 주는 꼴이 되었네요...

일편단심의 제 사고방식과 연애경험 별로 없어 남자 심리 다룰 줄 모르는 것

그리고 사랑만 믿고 그의 꼬심에 너무 일찍 허락한 것... 그것이 제 잘못이었습니다.

상담 선생님이 투서를 넣어 볼 수는 있다고 하셨지만,

또 어떻게 해야 영향력이 있을지도 모르겠고.. 넣는다고 불명예제대가 정말 가능할지도 의문이고...

법 테두리 밖에 있는 사람에게 도덕의 잣대를 드리우기란 정말 어렵구나라는걸 알게 됐습니다.

복수라는 것이 어찌보면 당하는 상대 보다 하는 사람이 더 아픈거라고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제 마음이 힘듭니다.

차라리 못되게 독하고 가볍게 막 사는 여자라면 마음은 덜 힘들 것 같은데...

바보같은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평생 혼자 살게 아니라면 언젠가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텐데

날 사랑해주는 그 사람에게 내 지난 과거를 어떻게 해야 할지... 깜깜합니다.

숨기자니 제 자신이 너무 가증스럽고 양심의 가책으로 평생을 살아야 하고

제 마음의 평안을 위해 남편 될 사람에게 말하자니 그 사람에겐 알게 된 이상 고통이 될텐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제 잘못으로 고통을 주는 일은 하고 싶지 않고...

그러면 정말 평생을 혼자 살아야 하는건지..

세상에는 나 보다 더 과거가 화려한 여자도 잘 살던데...

제가 만약 훗날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남편 될 사람이 제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여줄지...

뭐가 맞는건지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와 상담 선생님은 사람 앞일 모르는것인데 어떻게 평생을 속이고 살겠냐 하시고

남자 입장에서 솔직한 말을 해주는 사람은 힘들어도 입 밖에 내면 안된다고 하고...

이래서 헤어진 남친이 "맘 독하게 먹고 감쪽같이 속이고 살아" 라고 했나봅니다.

저는 미처 생각도 못한 앞일을 그 사람, 먼저 생각하고 걱정(?)해준거였네요...

쓰다보니 또 글이 길어졌네요...

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많은 깨달음과 세상보는 눈이 조금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깨달은 만큼 달라진 삶을 살더라도 한사람만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이고 싶은데

저도 사람인지라 이번 상처 때문에 얼마나 저도 모르게 제 자신이 변할지는 모르겠네요...

많은 걱정과 위로, 정말정말 감사하구요, 시간이 약이라 믿고 하루하루 살아가려고 합니다.

이제껏 한번도 실망 시켜드리거나 속썩여 드린 적 없는데...

자식만 바라보고 사신 엄마께 죽도록 죄송한 마음

엄마 사시는 그 날까지 자식 된 평생죄인의 맘으로 효도하고 살 생각입니다.

그리고 힘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숙여 감사 드립니다.

 

p.s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어 속죄하는 마음으로 버려진 아기들 돌보는 곳에서 봉사를 할까했는데,  "끈기 있게 할 수 있는게 아니면 시작 안하느니만 못하다. 그 사람들에겐 어줍잖게 나왔다 말다 하는 것이 그 아가들에겐 상처다.' 라는 말을 들어서망설여지네요...

솔직히 직장인이 주말 중 하루를 정기적으로 오랜기간 꼬박꼬박 시간 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분 말씀대로 신중하게 고심 중이예요...

하늘에 먼저가서 저를 기다리는 아가가 이런 제 마음을 알아 줄까요...

다른건 다 참을 수 있는데, 태어났으면 방긋 웃고 아장아장 걸을 수 있는 내 새끼를 제손으로 죽였다는게 가장 견디기 힘듭니다. 용서 해달라고 말할 염치도 없을만큼...

너무나도 보고 싶네요... 짧은시간이었지만 처음으로 제 뱃속에 품었던 아가가...

사실, 보고싶다는 말 조차 꺼내서는 안될 살인을 저질렀는데...

 

매일 하늘을 보면 마음속으로 이런 말을 합니다.

저 처럼 생명을 지우고 후회하는 여자분들, 다 이런 심정이겠지요...

"아가, 엄마가 정말 미안해.. 너는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기쁜 마음으로 찾아와주었는데 엄마 아빠가 우매해서 너를 보냈다. 너는 "나 이만큼 크고 있어요"라고 엄마한테 말 걸어오는걸 엄마는 두려워하기만 하고... 엄마가 정말 많이 미안해... 지금은 죽고 싶을만큼 후회한단다. 새끼 귀한 줄 모르고 자식 보내놓고 나는 살겠다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엄마, 많이 원망스럽지.. 태어났으면 다른 아가들 처럼 사랑받고 클 수 있는 너였는데... 하늘에서는 엄마 마음이 다 보일까.. 아가~ 아픔으로 돌려보내서 정말 미안하다. 엄마의 욕심이지만, 다음에 한번만 더 엄마한테 찾아와준다면 그 때는 엄마가 다시는 널 놓지 않을게.. '엄마가 우리 아가 얼굴도 모를 때 보내서 나중에 하늘에서 내 새끼인 줄도 모르고 못알아 보면 어떡하나..' 이 생각만하면 숨을 쉴 수가 없다. 저승가는 무서운 황천길을 외롭게 핏덩이인 너 혼자 보냈다는 생각에 당연히 뒤따라갔어야 할 엄마가 이렇게 살고 있단 생각에 너무너무 죄스럽다. 엄마도 엄마가 있어서 너한테 가지도 못하고... 이런 엄마 마음이 보이니... 엄마는 죄가 깊어서 죽어서도 우리 아가 못만날거야.. 가는 곳이 틀릴테니까.. 부디 좋은 곳에서 고통없이 지내길 바란다. 남은 죄는 엄마가 훗날 네 앞에서 무릎 꿇고 빌으마.. 사랑한다, 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