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뿐만 아니라 방중선의 활약도 대단했다. 불과 삼십여 합을 부딪쳤을 뿐인데 산동칠패의 병기는 온전한 것이 없었다. 검에 부딪히면 이가 빠지고 검에 걸린 쇠줄은 그대로 동강나 버렸다. 수적우위로 겨우 버티고 있을 뿐 제대로 된 공격도 못하고 피하기 급급하고 있었다.
‘과연 정공자의 검법은 강맹하면서도 유려하구나! 초식의 연결이 물 흐르듯 이어져있어 무리가 없고, 기의 흐름도 자유자제로 할 수 있어 다수를 상대하기에도 어려움이 없어.’
산동칠패가 알면 미치고 팔딱 뛸 일이지만 지금 방중선은 금방 끝을 볼 수도 있었지만 정민이 전해준 검법의 초식을 하나하나 산동칠패를 상대로 시험해보고 있었다. 모두 열두 개로 구성된 초식은 초식 하나마다 다시 세 개씩의 변화를 담고 있고, 세 가지 변화 속에 다시 각기 네 개씩의 정형이 있어 각 초식을 조합하면 백가지가 넘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묘하다면 묘한 검법이었다. 강호의 검법을 통합하여 만든 것이라 어찌 보면 이것저것을 섞어놓아 뿌리도 없고 정형도 없는 검법으로 보였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묘용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검법이다.
‘이거 점점 이상해지는데. 이러다간 완전히 당하고 말겠다.’
- 셋째야, 여유 좀 가져야겠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순욱은 지켜보고만 있는 자들을 어떻게 하던 싸움으로 끌어들일 방법을 생각해 내느라 화령과의 혼전에서 일단 뒤로 물러나 주변을 살폈다. 같이 몰려온 자들 중에는 아예 팔짱까지 끼고 동네싸움구경을 하는 듯 보였다. 순욱의 눈에 불이 났다.
‘이놈들이 아예 공짜로 먹으려 들고 있구나.’
“당장 공격하지 않으면 내 너희들부터 손을 봐주겠다!”
순욱의 고함에 찔끔하는 자들이 몇몇 보였지만 그의 위협에 밀려 쉽사리 나서는 자들은 없었다. 더욱 열 받은 순욱의 철퇴가 엉뚱한 방향을 향하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화령에게 당한 걸 분풀이라도 하듯이 마구 휘두르는 철퇴에 비명과 함께 쓰러지는 자들이 생겼고, 순욱의 돌발적인 행동에 화령은 어이없어 하며 사천오악을 공격하던 손을 거두었다.
“흥, 한 마디로 자중지란이군!
상황이 이상하게 변하자 방중선과 산동칠패 사이의 싸움도 멈추고 말았다. 순욱의 광란이 멈춘 건 내상을 치료하던 강유가 그의 행동을 보다 못해 말리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미 몇몇이 전의를 상실하고 도망을 친 뒤였다. 이제 남은 무리들은 선택을 해야 했다.
“모두들 들어라. 이쯤에서 물러난다면 모든 걸 없었던 일로 하겠다. 그러나 계속해서 우리 유가장에 도전을 한다면 목숨을 보전하기 힘들 것이다.”
뒤에서 상황 지켜보던 유벽이 입을 열었다. 그의 자신감에 찬 목소리는 또 한 번 유가장을 치러온 무리들을 흔들어 놓았다. 갈등을 하던 자들이 하나둘 무리를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산동칠패와 사천오악은 눈에서 불이 났다.
“속지마라! 너희들의 얼굴은 이미 다 알려졌다. 이대로 물러난다면 뒤탈이 있을 건 분명하다. 이대로 유가장을 쓸어버리지 않으면 보복당할 것이 분명하다. 유가장 뒤에는 무림맹이 있다. 그들이 분명 너희들을 그대로 놔둘 성 싶으냐? 이 자리에서 유가장을 깨버리지 못한다면 앞으로 발 뻗고 자기 힘들 것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이제라도 우리가 힘을 합한다면 유가장의 부는 모두 우리들의 차지다.”
순욱의 말은 별로 호소력이 없는 말이었다. 그러나 무림맹을 끌어들인 건 적절했다. 이곳에 모인 자들 대부분이 무림맹에 직간접적으로 악감정이 있었다. 순욱의 말을 듣고 약간의 소란스러움이 일고 이어서 무리들 사이에 병장기를 빼어드는 자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쉽게 끝날 수 있었는데 괜히 시간을 끌었군!’
방중선은 분위기가 급반전 되자 시간을 끌었던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머리만 잘랐다면 일은 쉽게 끝났을지는 몰라도 이번 일을 기화로 강호에 유가장의 이름을 높이려던 효과가 그만큼 반감 되었으리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 화령아가씨, 명인도련님! 두 분 다 잘 들으세요.
- 네에?
- 저들에게 사정을 두어서는 안 됩니다.
고개를 끄떡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한 화령은 방중선의 말이 주는 의미를 알기에 긴장했다.
“다시 말하겠다. 과오를 묻지 않을 터이니 그만 물러나라!”
“헛소리마라. 무림맹에서 언제 용서라는 걸 한 적이 있느냐? 살길은 유가장을 차지하여 힘을 가지는 길 밖에는 없다!”
유벽의 말은 순욱의 말발에 막혀 별 효용이 없었고, 머뭇거리던 자들까지 무기를 빼어들고 나서기 시작했다. 비록 처음보다 그 숫자는 줄었지만 아직도 백여 명에 가까운 자들이 유가장을 당장이라도 집어 삼킬 듯이 살기를 뿌리며 전의 불태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된 이상 선제공격만이 저들의 기세를 꺾을 수 있다.’
먼저 공격을 시작한건 방중선이었다. 앞에 있는 산동칠패를 우선 무력화 시키는 게 우선 이었기에 벼락같이 검을 내지르기 시작했고, 산동칠패의 움직임도 시작 되었다. 눈 깜박할 사이 방중선의 검에 산동칠패의 둘째가 오른팔을 잃고 쓰러졌고, 다섯째는 급소를 당해 그 자리에서 절명했다. 이걸 신호로 유가장이 쇄락한 왕족의 후예로 장사꾼이 되었다는 기존의 인식을 벗고 강호에 강력한 무력을 가진 명문세가로 도약하게 되는 계기가 된 싸움이 시작되었다.
방중선의 현란한 검무와 명인의 손에서 무지막지하게 휘둘러지는 화염강 불 몽둥이, 그리고 깔끔하게 얼려버리는 화령의 빙옥수가 종횡무진 누비기 시작하자 백여 명에 달하는 무리들이 일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화령과 명인은 많은 인원에 둘러싸여 들어오는 공격을 막고 쳐내며 자신들의 공격이 만들어낸 결과를 확인할 시간도 없는 혼전을 치루면서 무인이라면 한번쯤 겪게 되는 첫 살인에 대한 심적 갈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체 넘기고 있었다.
거의 한시진에 걸친 혈전이 이어지자 대부분 죽거나 회복불능의 상처를 입고 쓰러졌고, 이제는 혼전을 틈타 뒤로 물러나 도망하려는 자들을 위협하며 싸움을 독려하던 사천오악과 산동칠패 , 그리고 몇몇의 그런대로 무공이 높은 자들을 합해 이십여 명만이 남아 세 사람을 상대하고 있었다. 물론 유가장의 호위무사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방중선의 지시대로 오로지 유벽의 주위에 인의 장벽을 치고 있을 뿐 싸움에는 끼어들지 않았다.
‘제기랄, 완전히 당했다! 이젠 도망칠 궁리를 하는 것이 낳겠다.’
순욱은 더 이상의 싸움이 의미가 없음을 깨닫고 목숨을 보전하여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낳을 거라 깨닫고 형제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순욱의 신호를 받은 사천오악은 급히 무기를 거두고 도망치려했다.
“도련님, 저들을 꼭 막아야합니다!”
“알겠습니다. 화룡출도!”
- 펑!
“으, 으악!”
명인은 큰소리와 함께 두 손을 뻗어 이미 전장을 벗어나 오십여 장 이상을 달아나고 있는 사천오악을 향해 화염 강기를 발출하였고, 명인의 양손에서 발출된 붉은빛을 띤 초승달 모양의 강기는 사천오악을 그대로 휩쓸고 지나가 백여 장이 떨어진 곳에 있는 바위에 격중 되며 폭음 소리를 내고 사라졌다. 도망치던 다섯 명의 사천오악은 날카롭게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말뚝처럼 그 자리에 섰다.
- 투두둑!
“어 헉!”
잠시 후 말뚝처럼 그대로 서있던 사천오악의 몸이 양단 되며 서서히 무너졌다. 놀라 비명을 지른 건 이런 살풍경을 만든 장본인인 명인이었다.
- 도련님, 정신 차리십시오!
“으악!”
명인이 멍하니 있는 사이 옆에 있던 자가 명인을 노리고 들고 있던 철편을 휘둘렀고 순간 방중선의 검이 철편을 잡고 있는 팔을 그대로 잘라 버렸다.
“가, 감사합니다!”
“끝까지 한 눈을 팔아서는 안 됩니다.”
“아, 알겠습니다!”
화령은 자신의 앞을 막아섰던 적의 팔을 들고 있던 검과 함께 얼려버리고 명인이 있는 곳으로 다가섰다.
“괜찮니, 명인아?”
“네, 누님!”
때로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여자가 남자보다 더 냉정하게 변한다. 만일 이 자리에 정민이 있었다면 화령을 짝퉁선녀가 아니라 짝퉁마녀라 불렀을 정도로 그녀는 냉혹하게 변하여 적들을 박살 아닌 얼려버리고 있었다.
‘저러다 괴물이 되는 건 아니겠지!’
화령의 변한 모습을 쳐다보는 유벽의 마음은 무거웠다. 싸움은 이겼지만 왠지 더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제 남은 건 산동칠패의 육인과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열 명이 채 안 되는 자들뿐이었다.
“그, 그만 항복하겠소!”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팔을 잃었던 산동칠패의 둘째가 무릎을 꿇었다.
“흥, 이미 너희들은 물러나야할 시간 놓쳤다. 이제 너희들이 선택할 것은 둘 중 하나다.”
“뭐, 뭐라고?”
방중선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였다. 당연히 항복을 받아 줄 거라 생각했던 산동칠패의 둘째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우선 목숨을 보전하고 후일을 노리려 했는데 그것마저 여의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사천오악이 도망치다 허무하게 죽는 꼴을 보지 않았다면 이미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았을 지도 모르지만, 이미 보았기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게 된 진퇴양난에 빠진 꼴이 되고 말았다.
“이 자리에서 자결을 하거나 사내답게 끝까지 싸우다 죽는 것. 이것이 너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길이다.”
“이, 이런 제기랄 놈! 그 걸 말이라고 하느냐? 네 놈들이 언제 적에 이렇게 되었다고 유세를 부리려하느냐? 후일 네놈들을 죽이려했지만, 내 이 자리에서 요절을 내고 말리라.”
한님(桓雄)의 구슬 - 64
한님(桓雄)의 구슬 - 64 - 내글[影舞]
그뿐만 아니라 방중선의 활약도 대단했다. 불과 삼십여 합을 부딪쳤을 뿐인데 산동칠패의 병기는 온전한 것이 없었다. 검에 부딪히면 이가 빠지고 검에 걸린 쇠줄은 그대로 동강나 버렸다. 수적우위로 겨우 버티고 있을 뿐 제대로 된 공격도 못하고 피하기 급급하고 있었다.
‘과연 정공자의 검법은 강맹하면서도 유려하구나! 초식의 연결이 물 흐르듯 이어져있어 무리가 없고, 기의 흐름도 자유자제로 할 수 있어 다수를 상대하기에도 어려움이 없어.’
산동칠패가 알면 미치고 팔딱 뛸 일이지만 지금 방중선은 금방 끝을 볼 수도 있었지만 정민이 전해준 검법의 초식을 하나하나 산동칠패를 상대로 시험해보고 있었다. 모두 열두 개로 구성된 초식은 초식 하나마다 다시 세 개씩의 변화를 담고 있고, 세 가지 변화 속에 다시 각기 네 개씩의 정형이 있어 각 초식을 조합하면 백가지가 넘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묘하다면 묘한 검법이었다. 강호의 검법을 통합하여 만든 것이라 어찌 보면 이것저것을 섞어놓아 뿌리도 없고 정형도 없는 검법으로 보였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묘용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검법이다.
‘이거 점점 이상해지는데. 이러다간 완전히 당하고 말겠다.’
- 셋째야, 여유 좀 가져야겠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순욱은 지켜보고만 있는 자들을 어떻게 하던 싸움으로 끌어들일 방법을 생각해 내느라 화령과의 혼전에서 일단 뒤로 물러나 주변을 살폈다. 같이 몰려온 자들 중에는 아예 팔짱까지 끼고 동네싸움구경을 하는 듯 보였다. 순욱의 눈에 불이 났다.
‘이놈들이 아예 공짜로 먹으려 들고 있구나.’
“당장 공격하지 않으면 내 너희들부터 손을 봐주겠다!”
순욱의 고함에 찔끔하는 자들이 몇몇 보였지만 그의 위협에 밀려 쉽사리 나서는 자들은 없었다. 더욱 열 받은 순욱의 철퇴가 엉뚱한 방향을 향하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지금까지 화령에게 당한 걸 분풀이라도 하듯이 마구 휘두르는 철퇴에 비명과 함께 쓰러지는 자들이 생겼고, 순욱의 돌발적인 행동에 화령은 어이없어 하며 사천오악을 공격하던 손을 거두었다.
“흥, 한 마디로 자중지란이군!
상황이 이상하게 변하자 방중선과 산동칠패 사이의 싸움도 멈추고 말았다. 순욱의 광란이 멈춘 건 내상을 치료하던 강유가 그의 행동을 보다 못해 말리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미 몇몇이 전의를 상실하고 도망을 친 뒤였다. 이제 남은 무리들은 선택을 해야 했다.
“모두들 들어라. 이쯤에서 물러난다면 모든 걸 없었던 일로 하겠다. 그러나 계속해서 우리 유가장에 도전을 한다면 목숨을 보전하기 힘들 것이다.”
뒤에서 상황 지켜보던 유벽이 입을 열었다. 그의 자신감에 찬 목소리는 또 한 번 유가장을 치러온 무리들을 흔들어 놓았다. 갈등을 하던 자들이 하나둘 무리를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산동칠패와 사천오악은 눈에서 불이 났다.
“속지마라! 너희들의 얼굴은 이미 다 알려졌다. 이대로 물러난다면 뒤탈이 있을 건 분명하다. 이대로 유가장을 쓸어버리지 않으면 보복당할 것이 분명하다. 유가장 뒤에는 무림맹이 있다. 그들이 분명 너희들을 그대로 놔둘 성 싶으냐? 이 자리에서 유가장을 깨버리지 못한다면 앞으로 발 뻗고 자기 힘들 것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이제라도 우리가 힘을 합한다면 유가장의 부는 모두 우리들의 차지다.”
순욱의 말은 별로 호소력이 없는 말이었다. 그러나 무림맹을 끌어들인 건 적절했다. 이곳에 모인 자들 대부분이 무림맹에 직간접적으로 악감정이 있었다. 순욱의 말을 듣고 약간의 소란스러움이 일고 이어서 무리들 사이에 병장기를 빼어드는 자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쉽게 끝날 수 있었는데 괜히 시간을 끌었군!’
방중선은 분위기가 급반전 되자 시간을 끌었던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머리만 잘랐다면 일은 쉽게 끝났을지는 몰라도 이번 일을 기화로 강호에 유가장의 이름을 높이려던 효과가 그만큼 반감 되었으리라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 화령아가씨, 명인도련님! 두 분 다 잘 들으세요.
- 네에?
- 저들에게 사정을 두어서는 안 됩니다.
고개를 끄떡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한 화령은 방중선의 말이 주는 의미를 알기에 긴장했다.
“다시 말하겠다. 과오를 묻지 않을 터이니 그만 물러나라!”
“헛소리마라. 무림맹에서 언제 용서라는 걸 한 적이 있느냐? 살길은 유가장을 차지하여 힘을 가지는 길 밖에는 없다!”
유벽의 말은 순욱의 말발에 막혀 별 효용이 없었고, 머뭇거리던 자들까지 무기를 빼어들고 나서기 시작했다. 비록 처음보다 그 숫자는 줄었지만 아직도 백여 명에 가까운 자들이 유가장을 당장이라도 집어 삼킬 듯이 살기를 뿌리며 전의 불태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된 이상 선제공격만이 저들의 기세를 꺾을 수 있다.’
먼저 공격을 시작한건 방중선이었다. 앞에 있는 산동칠패를 우선 무력화 시키는 게 우선 이었기에 벼락같이 검을 내지르기 시작했고, 산동칠패의 움직임도 시작 되었다. 눈 깜박할 사이 방중선의 검에 산동칠패의 둘째가 오른팔을 잃고 쓰러졌고, 다섯째는 급소를 당해 그 자리에서 절명했다. 이걸 신호로 유가장이 쇄락한 왕족의 후예로 장사꾼이 되었다는 기존의 인식을 벗고 강호에 강력한 무력을 가진 명문세가로 도약하게 되는 계기가 된 싸움이 시작되었다.
방중선의 현란한 검무와 명인의 손에서 무지막지하게 휘둘러지는 화염강 불 몽둥이, 그리고 깔끔하게 얼려버리는 화령의 빙옥수가 종횡무진 누비기 시작하자 백여 명에 달하는 무리들이 일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화령과 명인은 많은 인원에 둘러싸여 들어오는 공격을 막고 쳐내며 자신들의 공격이 만들어낸 결과를 확인할 시간도 없는 혼전을 치루면서 무인이라면 한번쯤 겪게 되는 첫 살인에 대한 심적 갈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체 넘기고 있었다.
거의 한시진에 걸친 혈전이 이어지자 대부분 죽거나 회복불능의 상처를 입고 쓰러졌고, 이제는 혼전을 틈타 뒤로 물러나 도망하려는 자들을 위협하며 싸움을 독려하던 사천오악과 산동칠패 , 그리고 몇몇의 그런대로 무공이 높은 자들을 합해 이십여 명만이 남아 세 사람을 상대하고 있었다. 물론 유가장의 호위무사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방중선의 지시대로 오로지 유벽의 주위에 인의 장벽을 치고 있을 뿐 싸움에는 끼어들지 않았다.
‘제기랄, 완전히 당했다! 이젠 도망칠 궁리를 하는 것이 낳겠다.’
순욱은 더 이상의 싸움이 의미가 없음을 깨닫고 목숨을 보전하여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것이 낳을 거라 깨닫고 형제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순욱의 신호를 받은 사천오악은 급히 무기를 거두고 도망치려했다.
“도련님, 저들을 꼭 막아야합니다!”
“알겠습니다. 화룡출도!”
- 펑!
“으, 으악!”
명인은 큰소리와 함께 두 손을 뻗어 이미 전장을 벗어나 오십여 장 이상을 달아나고 있는 사천오악을 향해 화염 강기를 발출하였고, 명인의 양손에서 발출된 붉은빛을 띤 초승달 모양의 강기는 사천오악을 그대로 휩쓸고 지나가 백여 장이 떨어진 곳에 있는 바위에 격중 되며 폭음 소리를 내고 사라졌다. 도망치던 다섯 명의 사천오악은 날카롭게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말뚝처럼 그 자리에 섰다.
- 투두둑!
“어 헉!”
잠시 후 말뚝처럼 그대로 서있던 사천오악의 몸이 양단 되며 서서히 무너졌다. 놀라 비명을 지른 건 이런 살풍경을 만든 장본인인 명인이었다.
- 도련님, 정신 차리십시오!
“으악!”
명인이 멍하니 있는 사이 옆에 있던 자가 명인을 노리고 들고 있던 철편을 휘둘렀고 순간 방중선의 검이 철편을 잡고 있는 팔을 그대로 잘라 버렸다.
“가, 감사합니다!”
“끝까지 한 눈을 팔아서는 안 됩니다.”
“아, 알겠습니다!”
화령은 자신의 앞을 막아섰던 적의 팔을 들고 있던 검과 함께 얼려버리고 명인이 있는 곳으로 다가섰다.
“괜찮니, 명인아?”
“네, 누님!”
때로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여자가 남자보다 더 냉정하게 변한다. 만일 이 자리에 정민이 있었다면 화령을 짝퉁선녀가 아니라 짝퉁마녀라 불렀을 정도로 그녀는 냉혹하게 변하여 적들을 박살 아닌 얼려버리고 있었다.
‘저러다 괴물이 되는 건 아니겠지!’
화령의 변한 모습을 쳐다보는 유벽의 마음은 무거웠다. 싸움은 이겼지만 왠지 더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제 남은 건 산동칠패의 육인과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열 명이 채 안 되는 자들뿐이었다.
“그, 그만 항복하겠소!”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팔을 잃었던 산동칠패의 둘째가 무릎을 꿇었다.
“흥, 이미 너희들은 물러나야할 시간 놓쳤다. 이제 너희들이 선택할 것은 둘 중 하나다.”
“뭐, 뭐라고?”
방중선의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였다. 당연히 항복을 받아 줄 거라 생각했던 산동칠패의 둘째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우선 목숨을 보전하고 후일을 노리려 했는데 그것마저 여의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사천오악이 도망치다 허무하게 죽는 꼴을 보지 않았다면 이미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았을 지도 모르지만, 이미 보았기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게 된 진퇴양난에 빠진 꼴이 되고 말았다.
“이 자리에서 자결을 하거나 사내답게 끝까지 싸우다 죽는 것. 이것이 너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길이다.”
“이, 이런 제기랄 놈! 그 걸 말이라고 하느냐? 네 놈들이 언제 적에 이렇게 되었다고 유세를 부리려하느냐? 후일 네놈들을 죽이려했지만, 내 이 자리에서 요절을 내고 말리라.”
방중선은 이미 그들이 진정으로 항복할 의사가 없음을 간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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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
*** 70회 이후로는 아래에서만 연재할 예정입니다. ***
http://tong.nate.com/nae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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