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은 집안에 살림 밑천이다......

큰딸2005.09.13
조회9,296

저는 21살에 아빠, 엄마, 고3여동생을 두고 있는 직장인 큰딸입니다.

휴~ 어디서 부터 어떡해 말해야 할지 몰르겟네요,

 

음..

우리 아빠는 몸이 아파서 지금 6개월째 집에서 계십니다.

아픈것도 아니고 병이지요

하루에 쏘주한병 규칙적으로 마시고 담배도 하루 두값이상~

간이 나빠져서 할수없이 회사를 관두게 된거에요.

그렇다 보니 아빠는 집에 아무런 생활비를 주시지 않고 계십니다.

지금 근로복지공단에서 한달에 약 30만원씩 나오는 돈으로 자기 용돈

술값내지 담배값, 자기가 먹고싶은거 사먹는정도..

그렇다고 회사 다니시던 6개월전에도 생활비를 줫던건 아니구요.

아빠는 또 옛날 저 여렷을때부터 놀음을 햇던거 같애요.

유치원때부터 아빠가 엄마한테 밤새 놀음하다 새벽에 들어와서

돈달라고 맨날 욕하면서 싸우던게 기억이 나는걸 보니 말이에요.

아빠는 생활비 10원도 안내고

월급타면 자기 화토비 하고, 술값, 담배값에만 쓰는거에요.

엄마와 아빠는 같은회사에 다니시는데 두분다 월급이 굉장히 작거든요.

아빠는 아빠대로 쓰고 엄마는 살림살이에 돈쓰다보면

저금은 절대로 할수 없엇고,

각종 공과금 못내서 항상 쪼달리고

커가는 나와 내동생을 제대로 교육시킬수 없엇죠.

하여튼 그런생활이엿어요.

그래서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집안에 좀 보탬이 될까하고

내 용돈은 벌어서 쓰려고 고1때부터 고3취업나가기전까지 주유소 알바를 했습니다.

한달에 30~40만원 벌으면서 저는 행복햇습니다.

돈버는 재미도 느꼇고,

용돈 안타서 쓰니까 엄마 도와주는것 같아 괜히 으쓱하고 좋앗죠.

근데 그때부터가 잘못됫던거 같애요.

학교 공부도 게을리 하진않고 장학금도 받고 학비 면제받으면서 다녓고,

급식비도 알바해서 벌은돈으로 내고,

학교에서 나오는 각종 내라는돈. 그거 만만치 않잔아요.

또 남들 다 다녀보는 학원.

내가 벌은돈으로 컴퓨터 학원이라는대를 다니면서 자격증도 열심히 땃어요.

학교끈나고 학원갓다가 12시까지 알바햇어죠.

겨울이 되면 기름 보일러값. 엄마 너무 힘들어 하길래 몇번 넣줘봣어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다보니

이렇게 저렇게 내가 알바해서 벌은돈이 생활비쪽으로 쓰게되는거에요.

결국 고등학교때 손에 기름때 묻혀가면서 벌은돈은 하나도 남는게 없엇어요.

저 공부도 열심히 햇거든요.

상업 학교지만 맨날 전교1등했엇어요. -_-;; 정말~

선생님들이 좋은 대학 추천해주셧지만

돈 없는걸 예전부터 내처지를 잘알고 있으니 대학은 진작에 포기햇엇죠.

그래도 공부하면서 돈벌을수 있는 세무사 사무실로 취업을 나갓엇어요.

세무사무실 월급 쥐꼬리 만한잔아요.

8개월 다니다가 때려치고,

공부는 아예 포기하고 대기업 공장에 들어와서 일하고있어요.

여기서 주야간 하면서 월급도 쎄고 상여수준도 높은회사에 다니고잇어요.

옛날엔 엄마랑 아빠가 다니는 회사 사택에 살앗엇는데,

지금은 아빠가 회사를 관두는 바람에 한달에 월세 20하는곳으로 이사를 왓지요.

월세 제가 내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내내 제가 보일러 기름 넣줫구요.

쌀 떨어지면 쌀사다주고.

집에 먹을거 없으면 남자친구랑 마트에 가서 잔뜩사오고.

엄마 옷없으면 옷사주고.

가엾고 딱한 내동생 핸드폰 사주고 용돈주고 소풍비, 졸업앨범비 등등 다주고.

가스 떨어지면 가스 들여주고.

한번은 전기가 끈어진적이 잇엇어요.

그래서 이틀동안 불이 안들어오는데 정말 그땐 화가 나더군요.

얼마전에 또 엄마가 돈을 못내길래 전기또 끈길까바 십얼마 세달치 제가 냇어요.

그래도 여기까진 괸찬습니다.

이렇게 해도 저금도 충분히 할수 잇고 괜찬아요.

아빠가 그동안 놀음을 하면서 카드도썻나봐요.

700만원 은행에 빚을 진거 같애요.

고등학교때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말도 안하고 혼자 숨기고 잇엇던거 같애요.

그게 지금 난리입니다.

엄마랑 저는 그게 너무 속터지는거에요.

무슨일 잇냐고 좋게 물어봣을때 귀뜸이라도 해줫으면이렇게 까지 안될텐데.

지금 계속 경고장 날라옵니다.

빨간딱지 붙이러 온다구~ 감방보낸다고.

아빠는 그게 저랑 엄마랑 내동생 탓이래요.

엄마네 친정식구들 니네집에선 뭐 도와준게 잇냐고 하고

집에서 내이름은 "씨XXX"이구요

내동생은 "좃xxx"이구

엄마는 "개xxx"에요.

아빠랑 언성 높이면서 싸우다보면

저도 아빠한테 욕도해요.ㅠㅠ

자기가 일은 다내놓구서 못막는다구 우리한테 욕하고 매일 술퍼먹고

지금은 배에 복수가 차서 아마 터질지도 몰라요.

밥도 반공기도 못먹고, 얼굴색은 시커멓게 변질됫구요.

저번엔 너무 아퍼보여서 몇십만원 병원비 약갑줘도 또 저지경됫어요.

지금 우리집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라곤

엄마와 아빠 퇴직금으로 만원 보증금 몇백 뿐인데,

그거 빼주고 아빠 빚낸거 다 갚고 나면 우린

당장 길거리로 나앉을 신세입니다.

내가 산 가구랑 가전제품 다 날라가구 ㅠㅠㅠ

지금 집이 이렇게 힘들게 돌아가는데

자기 방구석에서 틀여박여서 술마시고 담배피고 욕하고 식구들 달달볶고,

어디 알아볼 생각도 않하고

자기 건강은 매일아파죽겟다고 하면서 노력도 안해요.

몇일전엔 제가 동네 산이라도 다니면서 운동하라고 해도 몸이 아파서 못한다고 하고

똥이라도 푸던가 박스라도 줏어서 빚갚으라고 해도 못한데요.

이런집안이 너무 싫고 챙피해서 빨리 시집가고 싶지만

내가만약 없으면 불상한 우리 엄마 동생 때문에 어떡해도 못하겟어요.

정말 큰일이에요.

아빠 아퍼서 앞으로 병원비가 얼마가 깨질지도 모를일이구,

집 넘어가면 정말..ㅠㅠㅠㅠ

전 꿈도 없어요.

하고싶은 일이 뭔지 아직도 모르겟어요.

내가 이런생각들을 하고 있는게 나쁜건가요?

저보다 더 힘들구 괴로운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전 어리기 때문에 얼마든지 노력하면 내가 하고 싶은건 뭐든 할수 잇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우리집때문에 내가 뭘 어떡해 못하겟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톡에 선정되어서 깜짝 놀랐어요.

일단 이글 읽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하단 말씀부터 드리고싶네요.

메일도 많이 보내주시고,

제가 몰랐던것에 대해서 말씀들 많이 주셔서 감사했어요.

회사 사무실에 앉아서 답글들 보면서 눈물을 흘렸답니다.

직장 상사분께서 내 메일을 곁눈질로 훔쳐보는데 챙피하더라구요.

근데 제가 맞춤법 많이 틀렸나요?

글쓸때도 울면서 제정신으로 쓴게 아니라서 몰랐지만 -_-;;

아구 ㅠㅠ 세종대왕님께 정말 죄송하네요.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한테도..

한글공부부터 제대로 다시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 공부 정말 열심히 잘했어요.

단지, 제가 정보처리과였는데 중간고사같은 그런 성적에 들어가는 시험은

문제 알려주고 답알려주는 그런, 그니깐 암기죠!!!!!

그래서 1등한거구요.

1등했다구 자랑하는게 아니구,

노력했다는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ㅠㅠ

음.. 또 취업은요.

공부 잘하면 은행같은곳에 취직할수 있다고 들었지만,

제가 8월에 취업나갔는데, 그당시엔 그런 기회가 없었던것 같구요.

선생님이 더 기다려도 될 수도 있고 안될수도 있다고 해서

전 당장 돈이 급했고 기다릴 시간이 없어서

공부하는셈치고 일찍이 세무사 사무실로 나갔죠.

세무사무실도 일종의 법공무이니까..

아.. 그리고 저도 아빠가 빨리 죽었음 좋겟다는 생각 정말 많이 했거든요.

지금도 아빠가 나한테 욕할때면 그렇지만,

그래도 아빠의 존재라는 것이 클것같은 생각이 들어요.

엄마도 항상 말씀하세요.

그래도 니 아버지라고,

아빠가 죽으면 니들이 시집갈때나 사회생활할때 어떨것 같냐고..

우리를 못살게 하고 많이 속썩이지만,

그래도 우리 아빠는 우리한테 손지검은 절대 안해요.

그리구 술안드시면 우리한테 얼마나 잘하시는지.

먹을거 잘챙겨주고 재미도 있고,

요즘 들어서 많이 망가졌지만..

그래도 저 죽고싶다는 생각이나 모든걸 포기하고 살고싶은 맘,

그런거 절대 없어요.

오히려 더 열심히 살고싶은 생각입니다.

제 친구들이나 회사사람들은 제가 이렇게 생활하는지 모를거에요.

솔직히 남자친구도 제 사정을 알긴압니다만,

아빠 놀음이나 빨간딱지 이런건 우리집 신뢰도가 떨어지는거 같애서 쫌 망설여져요.

하여튼 내 얼굴에 이런 고민이 있다는건 아무도 모를거에요. ㅠㅠㅠ

힘들다고 울상 지어서 뭣합니까.

친구들이나 친척들에게 말해도 현실적으로 도움되는것은 얻지 못하니까.

 

제가 정말 힘들것 같다는 생활은 쌀이 똑 떨어지는 그런거에요!!!!!!!!!!!!!!

세상에 저같은 분들이 조금 계신것 같은데, 우리 모두 열심히 살아요!

지금은 우리 일생의 작은한부분이니까 모두 힘내요!

큰딸은 집안에 살림 밑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