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천하 - 7. 특별한 오해

아랑2005.09.16
조회767

*** 당당천하 ***

 

 

 

7. 특별한 오해


 

대한은 생각보다 자신의 상태가 꽤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어제저녁 그를 또다시 농락하던 그녀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어 꿀맛 같은 일요일 오후를 이토록 그녀를 기다리는데 애를 태우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급하게 생긴 아르바이트 때문에 12시로 정한 약속을 1시로 미룬 다는 그녀는 2시가 다 되어 가는 이 시간까지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대한을 참을성 없는 남자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 여자가 정말!”

 

“하하 미안해요. 헉헉 많이 기다렸죠?”

“그걸 말이라고 해. 시계를 봐요. 지금이 몇 시인지 당신 눈엔 지금이 1시로 보여! 이럴 거면 왜 1시로 약속을 잡은 겁니까?”

 

아무리 그녀가 약속에 조금(?) 늦었기로 그녀의 사정을 들어 볼 생각도 하지 않고, 그는 그녀를 일방적으로 몰아세우고 있었다. 그런 그의 태도에 인상을 찡그리며, 그래도 늦은 그녀가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잘못을 순순히 시인했다.

 

“네네 미안해요. 그런데 뭐 좀 먹었어요?”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을 매달고, 제법 숨이 찬 말투로 그에게 사과를 하는 그녀를 보며, 속으로 자신의 옹졸함을 비난했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 모양이군.’

 

“이봐요. 최대한씨 밥 먹었냐 구요?”

“시간이 몇 신데....... 그러는 당신은?”

“그러게. 하하하 너무 배고파서 똑바로 앉아 있을 힘도 없네요.”

 

그는 그녀가 점심도 못 먹고 했던 일이 과연 무언인지 내심 궁금했다. 그러나 차마 조금 전 화를 냈던 자신의 행동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그 일을 물어 볼 수도 없었다.

 

“그럼 뭐라도 시켜야지. 여기요.”

 

그가 최근에 한 말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말을 그녀에게 해 주었다.

 

‘그래 먹자,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 더 라. 아으~ 배고파’

 

그가 종업원을 부르자 그녀가 기다렸다는 듯이 넓은 탁자위로 보기 좋게 널브러졌다. 그는 그녀의 서슴없는 행동에 어이없게도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평소 예의범절이 남달랐던 그의 품행에서 결코 발견될 수 없는 그녀만의 독특하고 자유분방한 행동에 대한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

 

‘하! 말도 안돼. 내가 뭐가 아쉬워서 저런 말괄량이를 좋아한다고?’

 

스스로도 말도 안돼는 결론을 내리고서 급격하게 뛰어오르는 그의 심장이 이제는 주체를 하지 못하고,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이보세요. 최대한씨 아우~ 나 배고파서 힘없다고요!”

“어? 왜 나보고 어쩌라고”

“내참. 어쩌라는 게 아니라 주문을 하라고요!”

 

그녀는 옆에 서있는 남자 종업원에게 건 내 받은 메뉴판을 그에게 성의 없이 아무렇게나 집어 던졌다. 그녀의 행동에 기분이 상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메뉴판을 열어 보았다.

 

“난, 카페오레나 한잔 부탁합니다. 당신은 뭐 시킬 거야?”

 

어느새 반말을 하는 그의 말투에 그녀가 긴 속눈썹을 깜빡였지만, 이네 신경 쓰지 않는 듯  자신의 점심을 함께 주문했다. 잠시 후 그녀의 배고픔을 달래줄 음식이 넓은 식탁에 차려졌다.

해물 오므라이스와 그가 주문한 카페오레 서로 다른 분위기를 내는 음식 앞에서 두 사람은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서로의 취향을 즐겼다.

 

“우하! 잘 먹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저 멀리 있던 종업원이 쏜살같이 달려와 그녀가 다 먹고 난 접시를 깨끗이 치워 주었다.

 

“당신 여자 맞아?”

“...........?”

그가 뜬금없이 그녀를 여자가 아닌 다른 이성으로 만들어 버리는 말에 그녀는 맛있게 잘 먹은 밥이 목에 걸리는 착각이 들었다.

그녀도 잘 알고 있다. 여성다움을 버리고, 생기거완 영판 다르게 남성다움을 지향하며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렇다고 꼭 이렇게 꼬집어 말할 필요는 없잖아.

 

“왜요? 내가 남자로 보여요? 그거 유감이지만,”

“유감이지만?”

“네. 유감이지만, 잘됐네요. 피차 관심을 갖지 않을 테니까.”

 

레스토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맹물 같은 원두커피를 단숨에 비워 버리며, 그녀가 대한의 말에 일격을 가했다.

 

“그  그래 그건 나도 잘됐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그렇게 하고 다니면 형수나 형님이 걱정하지 않을까?”

 

남 이사........ 이 남자 혹시 나한테 관심 있나? 아님 왜 사사건건 간섭이냐고,

 

“그건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고요. 오늘 보자고 한 용건이나 말해 보시죠.”

 

그가 더 이상 자신을 간섭하는 일 따위 만들고 싶지 않다는 듯 그녀는 그들이 오늘 만난 용건을 간단히 끄집어냈다.

 

“성격이 급하군.”

“하! 누가 할 소리.”

“뭐야! 아~ 그만 두자고, 어차피 난 당신이랑 싸우려고 나온 게 아니니까.”

“내말이,”

 

한마디도지지 않고 그에게 대꾸를 하는 그녀를 보며, 조금 전 가졌던 그녀에 대한 좋아(?)한다던 마음은 착각일 거라고 단정 지었다.

 

“어제도 말했듯이 당신이 조소희씨의 대타로 나오는 바람에 나와 조소희씨가 곤란해 졌어. 그러니 이번일은 당신이 전적으로 우릴 도와줘야해.”

 

그는 한번도 본적이 없다는 소희를 마치 연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우리라는 호칭으로 묶어서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왠지 모르게 그의 말투에 기분이 언짢아 지는 걸 느꼈다.

 

‘야! 유난희 미쳤어. 미쳤어. 저런 순 날라리에 쫌 팽이 선생이 한말에 신경 쓰고 그래. 우씨 기분 나빴 스~’

 

“내말 다 알아 들었지.”

“네? 뭘 알아들었다는 거죠?”

 

그는 입이 아프도록 그녀가 이해하기 쉽게 기껏 설명했건만, 못들은 척 딴청을 피우는 그녀의 태도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벌컥 화를 내버렸다.

 

“이봐!!!! 유난희!!!! 당신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군.”

“아휴! 깜짝이야. 왜 소리는 지르고 도대체 왜 화는 내고 그래요!”

 

그에게 질세라 그녀는 더욱 큰소리로 그에게 맞받아쳤다. 레스토랑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주시하고 있다는 걸 잊은 채 제멋대로 소리를 높였다. 결국 두 사람을 지켜보던 지배인이 다가와 그들을 밖으로 쫓아 버렸다.

 

황~당. 이렇게 황당할 수가 그는 이날 평생 살면서 에티켓에 어긋난 일을 한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 여자와 함께 있으면, 실타래가 꼬이듯 자꾸만 그의 인생이 뒤죽박죽되는지 생각할수록 골치가 아팠다.

 

“쳇, 레스토랑이 여기밖에 없나, 너무들 하는 군.”

“이봐, 유난희 당신이 더 너무하다는 걸 몰라!”

“그 그거야 당신 먼저 소리를 지르니까 그렇죠.”

 

‘에 효~ 이 여자는 입에 테이프라도 붙여야겠군. 안 그럼 자신이 유관순 내지 잔다르크나 되는 냥 자신의 입장을 떠들고도 남을 테니까 하긴 그들은 나라를 위해서 애국이라도 했지. 그런데 이 여잔 무얼 위해 이렇게 당당할까?’

 

그는 그녀에게 졌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앞서 걸어 나갔다. 요즘 여자들에 비해 비교적 키가 작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에 비해 발걸음이 더딘 그녀는 말도 없이 앞서 나가는 그를 따라잡기 위해 동동걸음을 처야 했다.

 

“여기서 예기 하지!”

 

그가 갑자기 가던 길을 멈추자 그의 뒤를 바짝 따라가던 그녀는 그의 넓은 등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 그 순간 남자가 사용하는 화장품 냄새가 그녀의 코끝을 간지럽게 했다.

 

“에고, 코야. 왜 갑자기 서요........  후~ 아야”

 

쿡 크크  그녀가 어느새 그의 등 뒤에 있었던 걸까. 그녀의 아이 같은 행동에 어이없이 웃음만 나왔다.

 

“내참, 그러게 누가 바짝 붙어서 오래? 어디 봐.”

“에? 시 싫어요. 왜 그래요. 징그럽게 그냥 하던 대로 해요. 훠이~ 훠이~”

 

그녀는 그가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로 마치 그가 새라도 되는 냥 훠이 훠이 거리며, 손사래를 쳤다.

 

“나 원, 그럼 맘대로 해. 괜한 엄살 부리지 말고”

“뭐예요! 누가 엄살 부린다고, 당신처럼 딱딱한 등짝에 나의 연약한 얼굴이 박혔는데, 엄살이라고요!”

“딱딱한 등짝이 아니라 단단한 등이겠지 그리고 당신 얼굴이 연약하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당신 혹시 거울도 안보는 여자 아니야?”

 

그는 아까부터 그녀를 여자로 생각하지도 않고, 그녀를 너무 무시하는 말만 해댄다. 그녀가 성향이 아무리 ‘터프주의’라지만 이건 좀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였다.

 

“이 봐요. 당신이 뭔데 자꾸만 나에 대해 시비에요. 그런 당신은 남자 같은 구석이 있는 줄 알아요?”

“뭐. 내가 어때서 이만하면, 미남이지 게다가 직업 좋지. 몸도 좋지 금상첨화구만 당신처럼 백수 아니 백조에겐 넘치는 조건 아닌가.”

“하하 착각도 분수 것 하시지요. 그건 그렇고, 뭔가 의논하려면 어디 들어가서 해야지 여긴 좀 그렇지 않아요?”

 

그녀가 말한 대로 길가에 있는 벤치에서 그들의 장래(?)를 이야기 하기란 좀 곤란한 듯 보였다. 하지만 어디 조용한 분위기에서 그녀와 5분 이상을 이야기 할 수 있을지 그로썬 난감하기만 했다.

 

“당신이 시비만 걸지 않는 다면 다른 곳으로 가지”

“나 원 참, 누가 들으면 내가 싸움을 거는 줄 알겠네.”

“이것 봐 지금도 그냥 네가 아니라 다른 말을 하잖아. 그럼 그냥 여기서 할까?”

“아니요. 알았으니까. 저기로 가죠.”

 

그녀가 쭉 뻗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샤갈’이라는 카페였다. 그는 예전에 그곳을 대학 동문들과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다. 음식은 그런대로 좋은데 분위기나 그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별로라는 게 그가 발걸음을 옮기는 지금도 께름칙하게 만들었다.

 

“빨리 좀 와요.”

 

앞서가던 그녀가 그를 재촉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암고양이를 닮았다. 그는 그녀를 느긋하게 따라가면서 그녀의 모습을 감상했다. 청바지를 입었으나, 여전히 길고 쭉 뻗은 다리의 그 아름다움 게다가 허리의 곡선이 그야 말로 S자로 굴곡져 뭇 남성들로 하여금 군침을 흘리게 만들 정도로 화려한 걸음걸이를 만들어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어떤 모습이든지 상관하지 않고, 대로를 걸어 다니겠지만, 지금 그의 눈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완벽 그 자체였다. 어제 그녀의 등 뒤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렸을 때랑 확연히 다른 그녀의 완벽한 몸매에 그도 모르게 마른입술을 혀로 축였다.

 

그녀는 지금 자신의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샤갈’이라는 이름에 이끌려 단순하게 그곳이 조용한 카페려니 했던 자신의 생각을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여지없이 산산 조각내는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더 화가 나는 건 그녀를 따라 들어온 그의 표정은 익히 이런 카페의 풍경에 익숙한 듯 여유로워 보인다는 거였다.

 

“흠흠 아무래도 우리가 잘못 들어온 것 같은 데요.”

 

‘같은 데요’가 아니라 잘못 들어 왔어. 이 아가씨야. 하지만 그는 처음 이곳으로 겁도 없이 들어서는 그녀를 말리려던 생각을 접고, 모처럼 그녀의 당황해 하는 모습을 즐기고 싶었다. 카페 여기저기서 낯간지러운 말들과 신음소리가 어우러진다는 걸 알면서도 왠지 그녀가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선택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예쁜 엉덩이를 들썩이는 모습이 귀엽고, 즐겁기만 했다.

 

“그럼 또 나가자고? 아아 이번엔 내가 사양이야. 그냥 우리이야기나 하자고, 왜 설마 저 사람들이 신경 쓰이는 건 아니겠지. 당신은 천하의 유난희 잔아.”

 

그의 말은 안 그래도 조마조마 했던 그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녀를 천하의 ‘유난희’라고까지 말하다니 정말 그의 어휘력에 두 손 두발 다들 지경이었다.

 

“그 그럴 리가요. 난 나보다 당신이 더 신경 쓰일까봐 하는 말이죠.”        

“고양이 쥐 생각하는 군.”

“네? 뭐라고요?”

“아니야. 됐어. 우리 예기나 마저 합시다.”

“조 좋아요. 그래서 내가 당신한테 어떻게 해야 하죠?”

 

그는 시원한 레몬스카치를 두잔 주문하더니 그녀의 말에 어젯밤 밤새워 계획을 짜둔 대로 곧바로 대답해 주었다.

 

“어제도 말했듯이 간단해. 당신이 우리 집으로 찾아와 주면 되는 거지.”

“참 나, 그게 뭐가 간단해요.”

“간단하지 그럼 나랑 결혼이라도 할 거야?”

 

그의 단호한 말에 몸을 경직시키며, 그녀가 결단코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미쳤어요! 겨 결혼이 애들 장난인줄 알아요? 뻑 하면 하제 게”

“야 이 쌍! 시끄러 이년아! 왜 여기서 지랄이야. 여기가 니 집 안방이냐! 소리 지르고 이야기나 할 거면 여기서 당장 꺼져. 에쒸XXX”

 

그녀의 큰 목소리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욕설을 내뱉었다. 오! 마이 갓. 세상을 살다보니 저런 험 하디 험한 욕을 다 들어 보는 구려. 그녀는 그들의 욕설에 그나마 남아있던 용기가 어디로 다 달아나 버렸는지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그에게 너무나 새롭게 보였다.

 

“그냥 내비 둬. 재들도 지들 볼일 보느라 사실 우리한테 관심 없거든. 그건 그렇고, 당신이 우리 집  오는 게 맘에 안 들면 내가 어머니랑 시간을 내서 당신을 만나도록 할까?”

 

그의 새로운 제안 역시 그녀를 좌불안석으로 만들기만 했다. 차라리 그의 집으로 가서 그날 선본 사람이 ‘제가 아닙니다.’ 라고 그의 어머니에게 실토하는 게 낮지 않을까?

 

“어. 어쩔 거냐고”

“조 좋아요. 할 수 없죠. 그런데 내가 당신 집에 가서 사실대로 말한다고 당신 어머니가 우리말을 믿어 주실까요?”

“물론 안 믿어 주시겠지. 하지만 나한테 다 방법이 있어.”

“방법? 이라고요?”

“그래 방법. 당신도 어차피 결혼 같은 건 꿈도 안 꾸는 것 같고 그 점은 나도 마찬가지지 그래서 내가 생각한 건데 난 당신이 사실대로 말해도 나중에 다시 선을 봐야해. 그러니 당신만 괜찮다면 나랑 사귀는 척만 좀 해주면 안 될까?”

“네? 사귀는 척을 한다고요?”

 

그의 말을 다 듣고 난 그녀는 어이가 없었다. 요즘 그 흔하다는 계약연애를 하자니 선생이라는 사람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너무 부도덕한 말이 아닌가. 그가 어떻게 선생님이 되었는지 정말 의문이 생겨났다.

 

“왜? 척 하는 게 싫은가? 그럼 사귀던가.”

“이봐요. 최대한 선생님 우린 아까운 시간을 투자해서 지금 중요한 일을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어째서 그런 일을 하찮은 일을 처리하듯 아무렇게나 말할 수 있죠!”

 

그녀의 똑 부러지는 말에 대한은 할말을 잃을 뻔 했다. 그렇다고 밤새워 세워둔 일을 무마시키기엔 그의 자존심이 허락 치 않았다.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일을 벌이는 당사자가  얼마나 어리석어 보이는지를....... 유치하고, 코믹한 그런 일들이란 것을 하지만 그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그녀를 꼭 이말 같지도 않은 계약연애에 끌어 들이고 싶었다. 결단코.

 

“계약연애가 우습게 보이지만, 사실 나보다는 당신한테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되지 않아?”

“나한테 더 효과적이라뇨? 그게 무슨 말이에요?”

 

드디어 그의 술수에 순진하게도 그녀가 미끼를 물고 걸려들었다.

 

“말 그대로 당신도 언니 등살에 삶 자체가 고단할 것 같다는 예기지.”

 

그녀는 언니가 보라는 선을 마다하면서 까지 이 쪼잔 남과 어울려서 자신에게 덕이 될게 무언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댁이 상관할 일이 아니에요. 오늘 만난 건 당신일 때문이지 내이 때문이 아니잖아요.”

“누가 뭐래. 하지만 내가 제안한 일을 당신이 OK한다면 당신도 나쁘진 안을 텐데  게다가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돈도 받을 수 있고 말이야.”

 

헉! 돈 돈 돈....... 이 남자가 그녀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고 있었다. 차마 자존심이 상해서 화를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처럼 그를 만나자는 건전한 생각을 그의 말 한마디에 여지없이 무너뜨려버렸다.

 

“그래요. 돈도 벌고 좋겠군요. 좋아요 하지요 뭐. 어차피 나도 언니에게 잔소리 안 듣고 좋겠지요. 그런데 정말 돈은 줄 건가요? 오히려 내가 당신에게 줘야 하는 건 아닌가요?”

 

그는 그녀가 돈 이야기를 꺼낸 그에게 화를 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갑자기 ‘뜨거운 키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캑! 캑!

 

“천식이라도 있어요. 왜 캑캑 거려요. 아님 나한테 돈줄 생각하니까 아까워요?”

 

그녀 당당하다 못해 도도한 그녀의 입술에 그가 갑자기 키스를 했다. 주위의 시선을 털끝만큼도 의식하지 않은 채 대한은 자신의 생각이 연기처럼 사라지기 전에 그녀에게 키스를 해버렸다.

 

“하! 다 당신 뭐예요. 이거!”

 

그녀는 그의 저질스런 행동에 당황했다. 적어도 그녀가 원할 때 키스를 해주었다면 좋았겠지만, 지금은 이런 분이기도 엉망인 카페에서 그녀를 마치 몸이라도 파는 여자취급을 하다니 그의 무례한 행동에 짜증이 났다.

 

“뭐긴 당신이 날 잡아 잡수 하고 있는데 그것에 대한 보답이지 그리고, 당신의 몸값이 얼마나 비싼지 이  정도는 서비스 아닌가?”

 

그가 그녀를 빗대어 한말이 주위에 있던 다른 커플들에게 보기 좋게 어필 되었다. 그들은 지금 그녀를 정말로 몸이라도 파는 여자처럼 아래위로 처다 보고 있었다.

 

“젠장. 당신 미쳤어요.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고요. 그리고 누가 남의 허락도 없이 키스하래요. 누가 함부로 내 소중한 입술을 훔치면서 서비스라는 더러운 말을 하는 거냐고요. 당신하고 거래 없던 걸로 할래요. 치사한 인간.”

 

그녀는 무척 화가 났다. 그리고 그녀 자신도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울분을 터트리며 ‘샤갈’의 어두운 계단을 빠르게 올라와 버렸다. 그는 지금 이 순간 화가 나서 ‘샤갈’의 계단을 쿵쾅거리며 올라가는 그녀를 붙잡아야 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한 가지 묻고 싶었다.

 

“이봐. 기다려.”

“비켜요. 이거 놔요!”

“그래 알았어. 그런데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

 

그녀는 그에게 자신이 너무도 하찮게 보였다는 사실이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눈물이 나오려했다. 하지만 그의 앞에서 괜한 눈물을 보여 동정을 받긴 죽어도 싫었다.

 

“뭐요. 아직도 우리가 할말이 남았어요!”

“미안해. 당신을 화나게 하려고 했던 말은 아니었어. 내가 묻고 싶은 말은 왜 이렇게 화를 내는 건지 그게 알고 싶었어.”

 

그녀는 그의 질문에 어이가 없었다. 그녀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준 것도 모자라 이제는 그녀가 왜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고 하다니 그를 그녀의 구둣발로 힘껏 밟아 주고 싶었다. 그만큼 그에게 화가 많이 났다.

 

“이런 질문 이상하다는 거 나도 알아. 그래도 난 꼭 알고 싶다고, 내 키스가 싫었던 거야. 아니면 내가 당신에게 농담했던 것 때문에 그런 거야.”

 

그는 그녀에게 키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뒤에 앉아서 술잔을 기울이던 한 남자가 자꾸만 그녀를 기분 나쁘게 바라보고 있었고, 때마침 그도 그녀의 입술을 훔치고 싶었기 때문에 정말 어쩔 수 없었다. 남들이 볼 때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보이게 만들고 싶었던 그때의 아찔한 기분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녀가 자신의 키스를 받고 무척 화를 내는 모습에 그의 자존심이 땅으로 추락해 버렸다.

 

“하하하 당신 정말 웃기는 사람이네요. 네네 좋아요. 다 좋다고요. 정 알고 싶으면 말해드리죠. 둘 다예요. 당신이 날 허수아비취급하며, 멋대로 키스한 것도 싫었고, 게다가 농담이 너무 지나 처서 날 창녀 취급한 것도 화가 났다고요. 이제 이팔 좀 놔요. 그리고 우리 다시는 보지 말기로 하죠. 피차 서로를 위해서 그게 좋을 것 같네요.”

 

그녀가 그의 억센 팔을 뿌리치며, 서둘러 택시를 타고 사라져 버렸다. 그가 잡을 세도 없이 그녀가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유 난희, 유 난희 바보. 이럴 거면 애초부터 내 마음 속에 들어오지나 말 것이지....... 이젠 어쩔 수 없군. 당신을 내가 잡을 수밖에........”

 

시원한 바람이 계절을 잊게 해주듯 그의 머리를 시원스레 날리며, 달아났다. 그녀가 사라진 거리에 아쉬움을 남기며 모두 함께 바람처럼 날아가 버렸다. 

 

 

----------------------------

 

공지글입니돠 ^ㅡ.......

 

추석을 며칠 앞두고 여러분께 사죄드려요.

 

다름이 아니라 그대안의 블루를 멜로 보내드린다고 했는데 몇몇분은 받으시고 몇몇분은 보내드리지 못했답니다.

 

왜냐!!!!!!!!!!

 

저 아랑이 그 별볼일 없는 솜씨로 그대안의 불르를 출판사쪽에 넘기게 되었답니다.

 

이거 축하를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

 

그래서......  죄송하게도 저의 소중한 원고를 보내드리지 못하겠네요.

 

그점 양지하시고, 당당천하를 올리니 이해해 주시어요.

 

특히 퍼플님, 산호세에 사시는 bobby님  글 못보내 드린거 꼭좀 이해주세요.

 

그럼 아랑을 사랑해 주시는 님덜~~~

 

행복한 한가위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