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15일 자살시도

답답200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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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자신의 무능력함.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은 언제 단전, 단수가 될까 두려워 차라리 그렇게 된다면, 뛰어내려야지 하는 생각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머님과 둘이 희망을 가지게 했던 이 집을 떠나게 되면, 과연 내가 살아갈수 있을까? 두려웠습니다.

그냥, 내 못난 탓이지 하며, 신세를 한탄하며, 나도 그렇게 목숨을 끊어야 했던 처지가 되어가고 있구나라며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우울증. 살기 위해서 약을 먹어야 한다며, 꾸준히 병원다니고, 치료 받으며, 앞으로 더 좋은일이 있을꺼라며, 설득하던 의사선생님이 있습니다. 병원을 다니기 위해, 먹을 것 아껴가며, 어떨땐 요즘처럼 쫄쫄 굶어가며.. 과연 내가 지금 이렇게 고통받으면서까지 살 필요가 있을까?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의료보험도 되지 않는 정신과. 밀린 의료보험. 비싼 약값.

 

간질. 예전에는 면허증이라도 있어서, 어떻게든 배달이라도 하면서 먹고 살수는 있었지만.. 군 면제 이후 박탈당한 면허증. 면허응시자격. 어릴적 엄마가 했던 가업을 이어나가겠다며, 하고 싶었는 미용자격. 학교 다니면서 땄던 자격증. 모든게 쓸모 없어지고, 사회생활도 할수 없었습니다.

 

또, 무언가 해야겠다는 의지마저 꺾어버리게 만드는 집으로 날라오는 돌아가신 엄마의 카드빚 독촉장.

문을 두들기며, 찾아오는 낯선 사람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자꾸 자꾸 소중한 사람을 놓쳐버렸다는 죄책감.

 

얼마전, 어머니 제사가 지난 일요일이였는데 아무것도 할수 없었습니다. 집 밖에 나가기도 싫어지고, 애써 서울로 찾아온 누나식구를 쫓아내듯 보냈습니다. 울 큰조카 '엄마~ 아까 삼촌이 그러는데.. 삼촌 곧 죽을꺼래.' 이러면서 엄마에게 일러바치고, 누나는 화를 내더군요. 그래도 어쩔수 없었죠. 제가 더 화를 내며, 빨리 집에서 나가라며, 밀쳐냈으니까요. 밥은 챙겨먹으라며, 지갑속에 만원짜리 5만원 넣어주며, 가버린 누나에게 정말 미안하지만.. 괜한 소리를 해버린 조카에게 미안하지만..

 

난 쓸모없는 사람. 그냥 죽음이 더욱 편할꺼 같아. 마냥.. 이렇게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한없이 얘기할것도 많은데.. 아쉽지만.. 그런 답답함은 죽어야만 잊혀질꺼 같았습니다.

 

몇달전부터 다시 생각했던 자살시도.

2002년 9월 15일. 어머님이 떠나가신 바로 3년후. 계획하고 싶었습니다.

이 날이 되면, 엄마를 죽인 용의자, 살인자가 되어 경찰에 조사받고, 시신 앞에서 심문 받던 그 기억이 떠올라 숨이 막히도록 괴롭습니다. 정말 정말 미안하지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쉽게, 편하게 죽으려는 시도는 그저 욕심이였을까요?

마지막으로 전화하고 싶었던 사람에게 전화를 하고, 눈물을 흘리고, 집으로 돌아와 우편함에 놓여진 편지를 읽고, 그래도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울며 고민하고..

 

죽어야지 죽어야지 했는데.. 막상 살게되서..(그 전에도 마찬가지..) 왜 나는 용기가 없을까? 자책하며, 괴로워하게 되느니, 정말 정말 마지막 용기를 내서 시도해봤습니다.

 

문을 온통 걸어잠그고, 꽉 막힌 공간에서..검은 비닐봉지를 얼굴에 쓰고, 끈으로 목을 조이고..

이불을 덮고, 선풍기를 세게 틀어놓고, 어서 잠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동안 상상해보지 못했던 기억들이 흐르고, 자꾸만 눈물이 나네요. 내가 정말 보고 싶었던 사람 마지막으로 한번 보지도 못하고, 말한마디 못하고, 이대로 포기해야 하는지.. 점점 호흡이 가빠지고, 숨이 막혀, 손톱으로 벽을 긁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며, 내가 바란 죽음은 이런게 아닌데.. 무리한 욕심이였나? 발버둥을 치게 되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살려달라고' 말하고 싶었죠. 이게 인간의 본능이였나 봅니다.

편하게 한강다리에서 떨어지는 사람도, 결국엔 물에서 허우적 거리다 죽게되는것 처럼요.

정말 많은 생각이 지나갑니다.

 

그래도 장기기증등록회원인데.. 내 평생에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었기에, 깨끗하게 죽기 위해서, 이 방법을 택했다는 것도 참 웃음이 나오지요. 생각보다 고통은 길었습니다. 결국 다시 문을 열고, 숨을 쉬었습니다. 이렇게 될줄이야...

 

어리석다고, 혼을 내는 사람도 물론 그전에 많았지만.. 그런 말들은 내가 살기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옆집 아저씨가 며칠전 새벽, 천원짜리 몇장을 빌리러 오면서, 아저씨는 이렇게 살지만, 그래도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는거 아니겠니? 라며 말씀하신게 마음에 걸리더군요.

 

일단, 동네 형이 사주는 소주를 마시며, 술에 취해, 많은 생각 끝에.. 이 글을 씁니다.

하지만, 살아갈 힘이 없군요. 미래가 두렵기만 합니다.

 

그래도 엄마와 함께였을때는.. 큰 걱정을 가지고 있어도,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지만..

그래서 어떤 누군가를 의지해야만 했는데.. 지금은 없습니다. 만나고 싶어도 힘들게 내가 먼저 포기하고, 떠나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