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엄마

철부지..2005.09.16
조회2,023

올해 27살...제위론 연년생 언니하나가 있고 아버지, 어머니가 계십니다..어머니가 새어머니죠.

저와 언니가 8살 9살때 재혼하셨드랬죠.. 친어머니는 바람이 나서 이혼하셨구요

저희아빠 참 무던한 분입니다..착하고 정많고 순하시고..고집은 좀 세시지만^^;;

아이를 좋아하셔서 어렸을때 사진을 보면 우릴안고계신 아빠눈에서 사랑이 철철 넘칩니다.

친어머니(이하 그분)는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보면 잔인한 사람이었어요. 바람난놈을 속이며 집에 데려올만큼.. 아빠는 언니랑 저때문에 이혼은 안된다..딸들 결혼할때 무슨 낯으로 보낼꺼냐며 잡으셨지만...기어이 저희 버리고 철창을 택하셨답니다.. 그후 재혼..

언니는 순하고 전 약간 삐딱하고...크면서 정말 새엄마(이하 엄마) 속을 많이 썩였죠..

공부안하고 놀기만하고 남자친구 사귀면서 늦게들어가고 담배피고 술먹고...그래도 절 포기하지 않으신게 엄마입니다..글을 읽다보니 여러 분들이 많네요..그래서 저희 엄마에 대해 글을 써봅니다..

재혼후 언니랑 저...평소에 없던 가정교육이 시작됬습니다...언니는 순해서 잘따랐지만...전 왠지 삐딱하게만 나갔고 언니는 공부도 잘해서 명문대 갈때 전 상고갔뜨랬쬬^^;;;

고3때 가출이란걸 했어요...친구집으로..다행이 친구가 멀쩡한 정신을 가지고 있던지라 엄마한테 연락해서 걱정마시라고 몇일있다 데릴러 오시라고 했다며 엄마가 오셨더라구요...

못이기는척 따라 집으로 갔습니다..아빠..엄마..저 없는 몇일을 눈물로 보내셨더라구요...그뒤로 정신차렸죠...다행히 상고성적이 그다지 나쁘지 않아 대기업에 취업을 했고 힘들게 돈벌어보니 부모님에 대한 정이 각별해졌습니다...월급은 엄마한테 고스란히 드렸고 엄마는 고마워하시면서 한푼도 안쓰시고 적금넣어 모아주셨죠.

그러다...우연히 궁금해졌습니다...그분이..

친구가 통신사에 근무해서 호적등본상에 주민번호를 알려주고 혹시나 찾아보라고 했더니..있더군요..

전화를 걸었습니다...것도 잘못한것도 없으면서 용기가 안나 주저하다 걸었죠..

그분...울먹이시더군요..잘지내냐고 아픈데없냐고...말이 안나와 몇마디 하다 끈었습니다.

몇일뒤 만났죠...

제가 먼저가서 기다리면서 가슴도 두근거리고...기대도 되고...알아보실까 걱정도했습니다..

누군가 들어오는데...한눈에 알아보겠더군요...하지만...절 못알아보셨습니다.

가까이가서..이름을 말하니 눈이 커지시더군요...너무 많이 컸다고...전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잘한것 하나없는 분이지만...절 세상에 나오게 해주신 분이니까요..

하.지.만...여기까지였습니다.

그분과의 대화..기억하고싶지도 않고 기억에서 다 지워버리고 싶어요.

본인의 잘못.. 전혀 모르시더군요. 니네 아빠가 나쁜놈이고 니네 할머니가 나쁜사람이다.

난 바람난게 아니었다 근데 니네 아빠가 바람난 사람으로 만들고...이혼하자 했더니 10억을 내놓으면 이혼해준다더라...등등...

제게 조금의 기억이라도 없었다면...무척 혼란스러웠겠죠...하지만...그당시 제나이 기억못할정도로 어리진 않았다는걸 모르셨나봐요.

눈에 고였던 눈물...다 삼켰습니다. 그리고 아무말없이 헤어졌죠..

그분의 거짓말, 허풍...실망스러웠어요...도저히 집에 바로 갈수없었습니다.

집에 계신 엄마에게 죄송해서요...남친을 불러 실컷울었어요..그리고 다짐했죠.. 내게 엄마는 하나다..지금의 엄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언니에게도..

그후 몇번의 전화가 오고 선을 보라는둥 뭐하라는둥 ...연락이 왔지만 바빠요 하고 끈었습니다.

처음 그분을 만나고 집에간날 울어서 얼굴이 이상한 절 보고 엄마가 놀라셨지요..아프냐고 밥은 먹었냐고 죽이라도 쑤어줄까..하시며 걱정스런 표정으로 절 안아주셨어요..어찌나 죄송하던지..

앞으로 전화와도 안받을 껍니다.. 아니 한번은 받아서 해줄말이 있어요...

이제와서 부모노릇하고 싶냐고 때는 늦었다고 당신을 이해할만큼 컸다 생각해서 찾았지만 이건아니라고 조금의 정이라도 남아있다면 다신 연락하지 말고 속죄하면서 남한테 좋은일하면서 사시라고 말입니다...

두서없는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사랑하는 우리엄마...고생을 많이 하셔서 여기저기 아픈데도 많으신데...추석 지나고 보너스 받으면 보약한재 해드려야겠습니다.

저 결혼해서 자식낳아 잘살때까지 건강하시라구요..

새어머니, 새아버지와 같이 사는 분들...부모님이 다가올때 져버리지 마시고 마음을 여세요.

낳아준 정보다 키워준 정이 더 큰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