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무명2005.09.19
조회276

살아오는 동안 저도 한때는 "사랑"이라는 것을 믿고 갈구했었습니다.

한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그 때, 정말 많이 아파하고 절실하게도 그 사람을 원했습니다.

그 사람이 떠나버린 시간속에서 아침 햇살에 눈을 뜨고도 그냥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밖에는

느낄수가 없었습니다. 그 공허함에 음식 조차 먹을 수 없어 물컵에 담긴 소주를 들이 붓고는

그 열병이 식어 주기를 바라기도 했었지요. 그렇게 그렇게 수개월을 살았습니다.

 

그렇다 전 문득 제 자신을 깨달았습니다.

쓰린 기억을 씻은 술로 체워진 마음으로 보는 눈에...

떠나간 그녀의 잔영이 아닌 또다른 가까이에 머무는 이성이 들어옴은

또 무슨 아이러니 였는지?

내 여자가 되고 말고에 관계없이 늘 생각하고 지켜주겠다던 내 약속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난 그 사람과의 시간들을 추억이라는 미명으로

서서히 묻어가며 새로운 삶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때 전 첫번째 결론을 내렸습니다.

"진정한 사랑, 아무런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가식적인 감정이며 어쩌면 성욕을 사치스럽게 포장한 낱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때까지 제가 생각하고 있던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철저히 부서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정말로 아무런 조건없이 절 좋아해 주었습니다.

모질게도 굴었던 저, 아무리 냉정하게 대하고 무시를 해도 그녀는 늘 제 곁을 맴돌았습니다.

정말 짧지 않은 시간을...지금까지도......

 

그녀는 저에게 두번째 사랑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 주었습니다.

"진정한 사랑, 조건 없는 사랑"은 세상에 존재 한다.

하지만 그런 사랑을 할 아름다운 마음이 내게는 허락되어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그래서 다시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다는 것은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최소한 지난 몇년간 그 생각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완벽한 독신주의자의 모습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누군가 마음에 들어오려고 합니다.

아니 어쩌면 마음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는지도 모릅니다.

 

솔찍히 그녀를 본 것은 2번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늘 웃는 얼굴, 친절한 말씨, 개방적인 생각, 누구가 호감을 갖을 만한 외모를 지닌 그녀

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 같습니다.

어쩌면 친근감을 표시하는 그녀의 모습에 매료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제가 느끼는 그 친근감은 저만의 착각인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솔찍히 그녀를 생각하는 내 마음이 그 사람을 향한 내 진실된 사랑이라는

확신은 없습니다. 아마도 욕심이겠지요. 한 번쯤 그 사람과 데이트라도 해 보고 싶다는..

 

하지만, 다른 사람을 보았을 때와는 마음이 많이 다릅니다.

저를 그토록 아프게했던 그 사람을 보았을 때 보다도 어쩌면 더 강한 느낌처럼 생각됩니다.

 

이쯤에서 잊어버리고 싶습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헤어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 자신과의 새로운 싸움거리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그 사람으로 부터 저를 지키려고 합니다.

제가 내린 결론, 제가 선택한 삶의 틀을 지키려 합니다.

 

이제는 그녀를 멀리서 지켜보며 지키겠다는 생각 따위도 하지 않을겁니다.

 

그냥 그녀가 원하는 삶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도 저에게 지나가는 호감 정도는 느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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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누군가가 많이 그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