걍 갈려다가...기특한 남편~ 자랑하기 버전

날아라 아즈라엘22005.09.20
조회570

바로 밑에 시댁 흉보고 나서(맏며느리가 저에요~) 걍 갈려다가

기특한 울 남편 자랑 쪼금만 하고 갈라구요.

 

조 밑에도 써 놨지만... 결코 어른들이 생각하는 착한 며느리일 수 없는 저는

이번 명절에도 산더미같은 음식과 철없이 징징대시는 시아부지 덕에 눈물을 쏟았습니다 ㅋㅋ

근데 울 남편이 기특하게도 저를 잘 위로해 주었어요.

 

1. 귀성전날

나 : 생각해보니깐 1년에 두번다 느그집에서 아침차례지내는거 불공평해

남편 : ???? 차례지내자마자 마님집에 가잖아

나 : 집에 가는건 가는 거고.. 암튼 너는 울집에서 전도 안부치고 전날 음식도 안하고..

     게다가 차례는 꼭 느그 집에서만 지내잖아 불공평해

남편 : 아... 미안해... 내가 먼저 신경을 못썼어.. 올 추석에는 걍 마님집에만 가자

 

2. 귀성길

나 : 내가 느그 엄마한테 낼 간다고 했는뎅... 오늘 가는거 알면 오늘 느그집에서 자야하나?

      (시댁과 친정은 차로 10분거리..)

남편 : 울집가면 마님 불편하잖아 걍 마님집으로 가자

나 : 그래도 맨날 처가 먼저 들른다고 느그엄마 삐지겠다.

남편 : 기둘려봐....띠링띠링....

          엄마 난데.. 우리 지금 출발하는데 길 막혀서 늦을 거 같으니깐 걍 주무셔.

         늦으면 처가에서 잘고야~ 아침에 갈게 됐지? ^^

 

3. 추석전날 아침(처가에서 자고 있었음)

나 : 헉.. 여보야 8시야 인제 그만 여보네 집에 가자

남편 : 걍 여기서 아침먹구 가자.. 가면 계속 일해야 하는데 좀만 늦게 가. 괘안아..

나 : 안되야~~나 찍혀...

남편 : 괘안아... 울 아빠 밥은 울 엄마가 차려주라고 해.. 마님은 여기서 나랑 놀아

 

4. 추석전날 점심(하루종일 음식하고 있었음)

나 : 여보야 밤 다 깠으면 들어가 자.. 거기서 걸리적거리지 말고

남편 : 엄마~ 우리 피곤한데 마님이랑 나랑 쫌 자도 돼?

시엄니 : (잠깐 찍 째려보시더니) 그려.. 인제 전 다 부쳐가니깐 이따 송편할 때 깨우께..

시아부지 : 전 다 부쳤어? 그럼 나 누룽지 튀겨줘,.. 건빵도 튀겨서 설탕에 무쳐줘...ㅡ,.ㅡ

남편 : 가서 쫌만 자자.. 마님 허리아프잖아

나 : 들어가란다고 들어가냐?????

남편 : 아이뛰... 엄마 얼렁 송편꺼리줘 내가 다 하께...

그러더니 정말 겜방간 시동생.. 짱박힌 시삼촌 다 찾아내서 송편빚는거 시킴

 

5. 추석전날 밤

나 : (징징울며)드럽게 힘들어..허리가 부러지는거 같오

남편 : 내가 허리 맛사지 해주께

나 : 징징징징....

그러고 한시간쯤 저녁잠을 자는데...

남편 : 마님아 일어나봐 처가에 가야겠어

나 : 왜?

남편 : 마님이 어머님이 허리가 아프셔서 일하시기 힘들데

나 : 지금 가면 느그 엄마 아빠 저녁은? 낼 추석차례지낼거 나물이랑 다 준비도 해야해

남편 : 잠깐만... 엄마 ~~ 나 처가에 다녀오께 장모님이 넘 아프셔서 응급실 가셔야 된대~~

나 : ㅡ,.ㅡ

 

6. 다시 처가

울엄마 : 왜왔어?

남편 : 어머니 힘들까봐 제가 일 할라구 왔어요

울엄마 : 그쪽 음식은?

남편 : 대충 다했어요

나 : 뭐 남았어? 내가 하께 엄마는 쉬어

남편 : 아냐 마님이는 내가 저 방에 옥매트 깔아놨으니깐 샤워하고 좀 자. 내가 하꼐

          처제들아~~ 나 좀 도와줘~~~ 어머니도 마님이 옆에서 좀 쉬세요

나는 남편이 시키는대로 쉬었음. 남편은 튀김하고 주방 정리했음 ㅋㅋ

 

7. 추석전날 한밤중

친구들이 놀러나오라고 했음. 나...피곤하기도 하고 눈치도 보이고 갈까말까...

남편 : 엄마 내 친구들이 마니미 보여달래 가야겠어

시엄니 : 술 많이 먹고 일찍 들어와라

나 : 11시까지 들어올게요

그러고 나와서 남편은 남편 친구들 만나고 나는 내친구들 만나고 놀다가 새벽 1시에 합석해서

놀다가 아침 5시에 들어가 잠

자다일어나니 시엄니와 숙모와 남편이 차례준비하고 있었음..아침 8시...허걱....

나 : 어머니 죄송해요 제가 넘 늦게 일어났죠?

시엄니 : 느그 어제 몇시에 들어왔냐?

나 : 5시.......

숙모는 허리가 부러져라 웃고 시엄니 얼굴 찌부리다가 무시...

숙모 : 술냄새~~어여 씻어라~~시할부지가 맏손녀며느리 못알아보겠다.

나 : 여보야 나 좀 깨우지...

남편 : 괘안아 어제 일 많이 했으니깐 쉬어

시엄니 : 느그들 혹시 미쳤냐? ^^

남편 : 엄마도 부러우면 아부지한테 위로해달라고 해~

         글구 내년부터는 음식 좀 쪼금만 하자 엉??

 

이만하면 괜찮은 남편이죠?

울 시엄니도 추석날 음식 오버하시는 거랑

가끔 속없이 섭섭한 말씀하시는거만 빼면 좋은분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