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장난> 어느 여름 날 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실 안에서 남학생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곧 그들이 겪게 될 엄청난 일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 용호야! 너 귀신 본 적 있냐? ” -“ 귀신?......... 요즘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어 임마! ” “ 큭큭큭........ 웃기고 있네. 귀신이 없어서가 아니고 네가 겁이 많으니까 아예 없을 거라고 믿고 싶은 거 아니냐? ” -“ 뭐? 내가 겁이 많다고???..........” “ 그럼 아냐? 우리들 중에서 용호 네가 제일 겁이 많다는 건 이미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잖아! ” -“ 이 자식이!......... 좋아! 그럼 우리 내기할까? ” 용호는 순철이 자신을 겁쟁이라고 놀리자 갑자기 내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 내기?........ 무슨 내긴데? ” -“ 네가 나보고 우리들 중에서 제일 겁이 많다며? 그러니까 너랑 나랑 둘 중에 누가 더 겁이 많은지 한번 해 보자고! 그리고 진 사람이 앞으로 1년 동안 이긴 사람한테 형이라고 부르기........ 어때? ” “ 어라! 겁쟁이 용호가 나보고 내기를 하자네? 푸 하하하.........” -“ 니가 웃었다 이거지? 쳇! 누가 진짜 겁쟁이인가는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 “ 큭큭......... 그래 좋아! 알았으니까 네 맘대로 정해 봐라 그럼.” -“ 공동묘지는 어때? “ 공동묘지?.......... 공동묘지에서 뭘 어떻게 하자고? ” -“ 일단 오늘 밤 12시에 공동묘지 입구에서 만나자. 물론 다른 애들도 와야겠지!........ 증인들이 있어야 하니까 말이야.” 용호와 순철은 서로의 자존심이 걸린 내기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그날 밤 12시에 두 사람과 친구들은 공동묘지 입구에 모였다. “ 자! 그럼 시작하자. 우선 순철이랑 나랑은 한사람씩 저 위쪽 공동묘지를 가는 거야. 그리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던 나머지 애들은 지금부터 한 시간 후에 우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서 얼마나 잘 버티고 있는지 확인을 하는 걸로 하자! ” -“ 그러면 한 시간 동안 묘지 안에서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되는 거야?...... 에이~ 이왕이면 미션수행 같은 게 있으면 더 재미있잖아? ” “ 그럼 당연하지! 묘지에 올라가서 해야 할 미션은 바로........ 이름 없는 묘(墓)를 찾아서 말뚝 박기! ” -“ 이름 없는 묘(墓)를 찾아서 말뚝을 박는다고?........” 순철은 이름 없는 묘(墓)를 찾아 말뚝을 박아야 한다는 용호의 말에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남의 묘(墓)에 말뚝을 박는다는 게 얼마나 큰 잘못인가를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 여기서 그만 두겠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그래! 말뚝을 박는 거야. 히히히........ 그래서 내가 미리 나무말뚝을 준비해 왔지! ” -“ 좋아!.......... 그럼 누가 먼저 올라갈 거야? ” “ 음......... 동전을 던지면 되겠네. 나는 앞면!........” -“ 됐다! 동전은 무슨........ 내가 먼저 올라갈 테니까 너희들은 정확히 한 시간 뒤에 올라 와라! ” 순철은 자신이 먼저 올라가겠다며 손전등과 말뚝을 챙겼다. 그리고 용호와 나머지 친구들은 순철의 뒷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았다. 잠시 후 순철의 모습은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멀리 희미한 손전등 불빛만이 서서히 묘지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 얘들아~ 불빛이 다시 이쪽으로 내려오고 있어! ” 아이들 중 하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모든 아이들의 시선이 묘지 쪽을 향했다. 그리고 정말 순철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 하하하........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렇게 큰소리를 치더니만 꼴 조~타.” 용호는 순철이 포기를 하고 내려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놀려댔다. 순철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 없이 아이들 쪽으로 걸어왔다. “ 순철아! 넌 포기냐? 확실히 포기 한거지? 하하하........” -“ 응! 도저히....... 하지만 용호 너도 해 봐야 하잖아? 아직은 내가 완전히 진 게 아니라고! ” “ 좋아! 그럼 이제 내가 올라 갈 차례지?........ 정말 용감한 게 어떤 거라는 걸 보여줄 테니 잘 봐둬! ” -“ 그래 알았으니까 어디 한번 해 보라구! ” 용호는 큰 소리를 치며 묘지가 있는 산을 향해 올라갔다. 묘지는 칠흑같이 어두웠다. 오로지 불빛이라곤 용호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손전등 하나....... 용호는 다른 아이들과의 거리가 멀어지자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절대 되돌아갈 수는 없었다. 이번에야말로 자신이 겁쟁이가 아니라는 걸 모두에게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용호는 묘지 구석구석을 한참 헤매고서야 비로써 이름 없는 묘(墓)를 하나 찾을 수 있었다. 아마도 작년 수해(水害)때 피해를 입은 듯 비석도 없었고 봉분도 많이 상해있었다. ‘ 이거 왠지 좀 으스스해 지는 걸?.........’ 용호는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얼른 바지주머니 속에 미리 넣어 온 염주를 꺼내어 목에 걸었다. 사실 겁이 많았던 용호는 집에서 나오기 전에 미리 그의 어머니의 염주를 몰래 챙겨 나왔던 것이었다. ‘ 흠........ 이제야 좀 안심이 되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목에 걸고 있을 걸..........’ 염주는 용호에게 정말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용호는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았다. 말뚝을 박기 위해서는 큰 돌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 딱! 딱! 딱!........... ” 말뚝은 큰 소리를 내며 조금씩 박혀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쩐지 말뚝이 조금씩 박혀들어 갈 때마다 어디선가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용호의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용호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주위는 고요했고 간간히 풀벌레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어느 정도 말뚝이 박히자 용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휴~~ 이제 다 됐다. 큭큭큭.......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괜히 겁먹었잖아! ’ 용호는 이마에 흐른 땀방울을 닦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주머니를 뒤졌다. 혹시나 밑에 있는 아이들이 이따가 자신을 찾으러 올 때 이곳을 금방 찾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생각에서였다. 용호는 핸드폰을 꺼내어 순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 순철아! 내가 손전등을 너희들 올라오는 방향으로 비출 테니까 이따 올라올 때 불빛만 따라서 올라와라.” -“ 아직 한 시간이 안됐잖아! 우리가 알아서 잘 찾아 갈 테니까 걱정 말고 끊어 임마! ” 순철은 이미 용호에게 졌다는 사실 때문에 무척 기분이 상해있었다. 그리고 마침 한 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도 용호에게서 전화가 걸려오자 서서히 올라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 이제 10분정도 남았는데 슬슬 올라가 볼까? ” -“ 그래! 저 위까지 올라가려면 아마 한 10분은 족히 걸릴 거야.” 그때였다. “ 아아악!~~ ” 갑자기 묘지 위쪽에서 외마디 비명이 들려왔고 순간 아이들은 용호가 있는 묘지를 향해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그건 분명 용호의 비명소리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용호의 손전등 불빛을 따라 단숨에 묘지로 뛰어 올라갔다. “ 용호야!!!........” 용호가 있었던 무덤 주위에는 두 동강이 난 나무 말뚝과 염주. 그리고 핸드폰이 널려있었고 용호는 무덤 위에 엎드린 상태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었다. - 며칠 후 - 나는 한 남학생의 부모로부터 며칠 전 자신의 아들이 귀신에 씌었다는 상담전화를 받고 그 학생의 집으로 출장을 나가는 길이었다. 사무실을 나선지 한 시간 쯤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 저........ 실례합니다. 여기가 김 용호군 집이 맞습니까? ” -“ 아~ 오셨군요!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죠.” 나는 용호 아버지의 안내를 받아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는 여러 가족들이 모여 있었고 용호로 보이는 남학생 하나가 거실 소파에 앉아있었다. “ 지금 용호군의 증세가 어떻습니까? ” -“ 완전히 미친 애 같아요. 저렇게 멍하니 앉아 있다가도 어느 순간엔가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지기 시작하면 마구 소리를 지르죠. 벌써 3일째 잠 한숨 안자고 계속 저러고 있습니다.” “ 소리를 질러요? ” -“ 예! 누군가가 저쪽에 있다고 하면서......... 도대체 뭐가 보이는지 몰라도 꽤나 무서워하더군요.” “ 음........ 무언가를 보고 무서워한다.......... 그게 뭐라고는 얘기를 안 하던가요?” -“ 했죠! 어떤 여자가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며.......... 아무것도 없는 벽을 향해서 물건을 집어던지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에요. 제가 보기엔 아무래도 여자귀신이 아닌가 싶습니다.” “ 그럼 아직은 용호가 직접 이상한 목소리를 내거나 하진 않았네요? ” -“ 예?....... 그게 무슨 말씀인지.........” “ 아~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인가 하면......... 아직은 빙의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어떤 귀신이 이미 용호의 몸에 빙의가 되어 있다면 용호의 입에서 용호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용호의 행동도 전혀 다른 사람의 행동을 하게 되고요.” -“ 그럼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도 되겠군요? ” “ 예! 지금 상태로 봐서는 그렇습니다만.......... 일단 제가 진단을 해 본 후에 다시 말씀을 나누시죠.” 나는 용호 아버지 한분만 제외하고 나머지 가족들을 모두 밖으로 내 보냈다. 그리고 곧바로 집 안에 있는 령(靈)을 불러내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기를 10여분......... 내 눈에 령(靈)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거의 동시에 소파에 앉아있던 용호도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이리저리 거실 안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 저리가! 저리로 가란 말이야! 으아악~ 살려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 -“ 아버님! 용호를 좀 붙잡아주세요.” 용호 아버님은 사력을 다해 용호를 붙잡고 있었다. 나는 령(靈)이 용호에게 허튼짓을 하지 못하도록 서둘러 령(靈)을 제압할 수 있는 부적을 태워 그 재를 뿌렸다. 령(靈)은 젊은 여자였고 주위에 붉은 빛을 띠고 있는 걸로 보아 악귀(惡鬼)가 틀림없었다. “ 이런 못된 악귀(惡鬼) 같으니라고!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내 앞에서.........” -“ 푸 하하하......... 못된 악귀(惡鬼)라고?........ 난 절대 못된 악귀(惡鬼)가 아니야. 그저 살아생전에 한(恨)이 많았던 것뿐이라고! ” “ 악귀(惡鬼)가 아니라고?......... 그렇다면 왜 이곳에 와서 용호를 괴롭히고 있는 거야? ” -“ 나는 단지 저기 저 나쁜 놈을 혼내주려고 하는 것뿐이야! ” “ 나쁜 놈이라서 혼을 내 주겠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네가 용호를 혼내주겠다는 것이냐? ” -“ 저놈은 감히 내 무덤에 말뚝을 박았어! 길지 않은 생(生)을 힘들게 살다가 죽어서까지도 외롭고 불쌍한 나한테 말이지......... 하하하........ 그 많고 많은 묘(墓)들 중에 하필이면 나처럼 한(恨) 맺힌 년의 묘를 건드리다니......... 그러고 보면 저 놈이야말로 억세게 운이 없는 놈이라고! ” “ 이것 봐! 용호는 아직 열일곱 살 밖에 안 먹었어! 아직은 철없는 애라구! 그리고 너에게 한 짓이 얼마나 큰 잘못인가를 전혀 모르고 저지른 거라고!” -“ 철없는 애?........ 그건 나도 알아! 그래서 그나마 요정도로만 혼을 내주고 있잖아! 만약에 그렇지 않았다면.......... 저놈은 벌~써 죽은 목숨이지! ” “ 좋아! 그렇다면 이쯤에서 끝내지 그래?......... 너도 알다시피 철없는 애가 아무것도 모르고 저지른 일이니까 말이야! ” -“ 그렇게 못하겠다면?...........” “ 그래?........ 그럼 나도 가만히 구경만 하고 있을 순 없지! 너에겐 미안한 일이겠지만 지금 당장에 널 소멸시킬 수밖에........” -“ 뭐! 소멸???.........” “ 자~ 이제 그만 결정을 하시지? 내가 얘기 한대로 그만 물러 설 건지 아니면 계속 용호를 괴롭히려다가 내 손에 소멸이 될 건지...........” -“ 푸 하하하...........” “ 헉!!!..........” 령(靈)은 결국 내가 한 말을 무시한 채 내가 방심을 하고 있는 순간을 노려 나를 공격했다. 나는 재빨리 몸을 피하면서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곧 주문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령(靈)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 이런 못된 것!........ 이제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제발..........” 령(靈)은 결국 더 이상의 반항을 멈추고 순순히 내 뜻을 따랐다. 나는 고민 끝에 령(靈)을 조이고 있던 포박을 풀어주었다. “ 그럼 내가 너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지! 네가 더 이상은 용호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만 해 준다면 나 역시 너를 편히 쉴 수 있도록 도와주마! ” -“ 그래주신다면......... 예! 저도 약속을 하겠습니다.” 령(靈)은 나와 약속을 하고서는 조용히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용호의 발작도 멈췄다. “ 아버님! 이제 괜찮으니까 용호를 그만 놔두세요.” -“ 그럼..........” “ 대신에 아버님이 꼭 해 주셔야 할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 뭘 하라고요?............ 아.......아닙니다. 뭐든지 하라면 하겠습니다.” “ 내일 아침 9시에 술 한 병 하고 떡을 좀 준비하셔서 용호가 쓰러져 있었다는 그 묘지로 오세요. 저도 그 시간에 맞춰 그리로 찾아가겠습니다.” -“ 거기는 왜.........” “ 용호가 한 잘못을 대신해서 아버님이 그 묘(墓)의 주인에게 사과를 대신하는 겁니다. 그리고 저도 아까 약속한대로 그 묘(墓)의 주인을 편히 쉴 수 있도록 해 줘야 하거든요.” -“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당연히 제가 그렇게 해야죠! 고개를 돌려 소파 쪽을 바라다보니 어느새 인가 잠이 들어버린 용호의 모습이 보였다. 며칠 동안을 잠 한 숨 못 잤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었다. 나는 깊은 잠에 빠진 용호의 편안한 얼굴을 들여다보고 집을 나섰다. - 다음날 아침- 내가 찾아 간 묘(墓)에서는 용호의 아버지가 무언가 열심히 일을 하고 계셨다. 묘(墓) 주위를 정리하고 손상된 봉분을 다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봉분위에 파란 잔디까지 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는 이미 한참 전에 와 있었던 듯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 용호 아버님!......... 아니~ 이걸 다 혼자서.........” -“ 하하하........ 오셨군요! 어제 용호 친구들한테 이곳 위치를 물어보다가 얘기를 들었어요.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묘(墓)가 많이 상했다고요. 그래서 엊저녁에 미리 준비를 좀 했죠.” 용호 아버지는 자식을 대신해 사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이 다 끝난 후 준비해 온 떡과 과일을 올리고 술을 따라 올렸다. “ 법사님! 이제 절을 하면 되나요? ” -“ 예! 용호 아버님이 먼저 하세요. 저는 이따가 따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용호 아버지는 묘 앞에 서서 묘를 한참 바라보더니 절을 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마음속으로 사죄의 뜻을 전한 것 같았다. 나는 용호 아버지의 절이 끝난 후 묘(墓)의 주인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부적을 태워 묘(墓)의 사방(四方)에 그 재(滓)를 묻었다. “ 법사님! 이제 제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 진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식 놈이 저지른 짓이지만......... 어찌 보면 그게 다 제가 자식 놈을 잘못 키운 탓이기도 하니까요.” -“ 하하하........ 아마 묘(墓)의 주인도 용호 아버님의 마음을 이해했을 겁니다. 그리고 아버님 정성 덕분에 그도 앞으로는 편히 쉴 수 있을 거구요.” 우리는 서로 얼굴에 환한 웃음을 머금고 묘(墓)를 떠났다. 뜨거운 여름 햇살이 눈부시다............. 나는 고개를 돌려 묘(墓)를 바라다보았다. ‘ 감사합니다...........’ 내 입가에는 또 다시 미소가 흐른다. <끝> 글쓴이: 환단 퇴마연구원 (원장) - [원 일] 환단 사이버상담실 바로가기: http://cafe.naver.com/bkhpro.cafe
실화소설 [나는 퇴마사다!] - 위험한 장난
<위험한 장난>
어느 여름 날 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실 안에서 남학생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곧 그들이 겪게 될 엄청난 일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 용호야! 너 귀신 본 적 있냐? ”
-“ 귀신?......... 요즘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어 임마! ”
“ 큭큭큭........ 웃기고 있네.
귀신이 없어서가 아니고 네가 겁이 많으니까
아예 없을 거라고 믿고 싶은 거 아니냐? ”
-“ 뭐? 내가 겁이 많다고???..........”
“ 그럼 아냐?
우리들 중에서 용호 네가 제일 겁이 많다는 건
이미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잖아! ”
-“ 이 자식이!.........
좋아! 그럼 우리 내기할까? ”
용호는 순철이 자신을 겁쟁이라고 놀리자 갑자기 내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 내기?........ 무슨 내긴데? ”
-“ 네가 나보고 우리들 중에서 제일 겁이 많다며?
그러니까 너랑 나랑 둘 중에 누가 더 겁이 많은지 한번 해 보자고!
그리고 진 사람이 앞으로 1년 동안 이긴 사람한테 형이라고 부르기........
어때? ”
“ 어라! 겁쟁이 용호가 나보고 내기를 하자네?
푸 하하하.........”
-“ 니가 웃었다 이거지?
쳇! 누가 진짜 겁쟁이인가는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
“ 큭큭......... 그래 좋아! 알았으니까 네 맘대로 정해 봐라 그럼.”
-“ 공동묘지는 어때?
“ 공동묘지?.......... 공동묘지에서 뭘 어떻게 하자고? ”
-“ 일단 오늘 밤 12시에 공동묘지 입구에서 만나자.
물론 다른 애들도 와야겠지!........
증인들이 있어야 하니까 말이야.”
용호와 순철은 서로의 자존심이 걸린 내기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그날 밤 12시에 두 사람과 친구들은 공동묘지 입구에 모였다.
“ 자! 그럼 시작하자.
우선 순철이랑 나랑은 한사람씩 저 위쪽 공동묘지를 가는 거야.
그리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던 나머지 애들은
지금부터 한 시간 후에 우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서
얼마나 잘 버티고 있는지 확인을 하는 걸로 하자! ”
-“ 그러면 한 시간 동안 묘지 안에서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되는 거야?......
에이~ 이왕이면 미션수행 같은 게 있으면 더 재미있잖아? ”
“ 그럼 당연하지!
묘지에 올라가서 해야 할 미션은 바로........
이름 없는 묘(墓)를 찾아서 말뚝 박기! ”
-“ 이름 없는 묘(墓)를 찾아서 말뚝을 박는다고?........”
순철은 이름 없는 묘(墓)를 찾아 말뚝을 박아야 한다는 용호의 말에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남의 묘(墓)에 말뚝을 박는다는 게 얼마나 큰 잘못인가를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 여기서 그만 두겠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그래! 말뚝을 박는 거야.
히히히........ 그래서 내가 미리 나무말뚝을 준비해 왔지! ”
-“ 좋아!.......... 그럼 누가 먼저 올라갈 거야? ”
“ 음......... 동전을 던지면 되겠네. 나는 앞면!........”
-“ 됐다! 동전은 무슨........
내가 먼저 올라갈 테니까 너희들은 정확히 한 시간 뒤에 올라 와라! ”
순철은 자신이 먼저 올라가겠다며 손전등과 말뚝을 챙겼다.
그리고 용호와 나머지 친구들은 순철의 뒷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았다.
잠시 후 순철의 모습은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멀리 희미한 손전등 불빛만이 서서히 묘지 쪽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 얘들아~ 불빛이 다시 이쪽으로 내려오고 있어! ”
아이들 중 하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모든 아이들의 시선이 묘지 쪽을 향했다.
그리고 정말 순철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 하하하........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렇게 큰소리를 치더니만 꼴 조~타.”
용호는 순철이 포기를 하고 내려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놀려댔다.
순철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 없이 아이들 쪽으로 걸어왔다.
“ 순철아! 넌 포기냐? 확실히 포기 한거지? 하하하........”
-“ 응! 도저히.......
하지만 용호 너도 해 봐야 하잖아?
아직은 내가 완전히 진 게 아니라고! ”
“ 좋아! 그럼 이제 내가 올라 갈 차례지?........
정말 용감한 게 어떤 거라는 걸 보여줄 테니 잘 봐둬! ”
-“ 그래 알았으니까 어디 한번 해 보라구! ”
용호는 큰 소리를 치며 묘지가 있는 산을 향해 올라갔다.
묘지는 칠흑같이 어두웠다.
오로지 불빛이라곤 용호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손전등 하나.......
용호는 다른 아이들과의 거리가 멀어지자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절대 되돌아갈 수는 없었다.
이번에야말로 자신이 겁쟁이가 아니라는 걸
모두에게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용호는 묘지 구석구석을 한참 헤매고서야
비로써 이름 없는 묘(墓)를 하나 찾을 수 있었다.
아마도 작년 수해(水害)때 피해를 입은 듯 비석도 없었고 봉분도 많이 상해있었다.
‘ 이거 왠지 좀 으스스해 지는 걸?.........’
용호는 슬슬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얼른 바지주머니 속에 미리 넣어 온 염주를 꺼내어 목에 걸었다.
사실 겁이 많았던 용호는 집에서 나오기 전에
미리 그의 어머니의 염주를 몰래 챙겨 나왔던 것이었다.
‘ 흠........ 이제야 좀 안심이 되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목에 걸고 있을 걸..........’
염주는 용호에게 정말 큰 힘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용호는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았다.
말뚝을 박기 위해서는 큰 돌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 딱! 딱! 딱!........... ”
말뚝은 큰 소리를 내며 조금씩 박혀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쩐지 말뚝이 조금씩 박혀들어 갈 때마다
어디선가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용호의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용호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주위는 고요했고 간간히 풀벌레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어느 정도 말뚝이 박히자 용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휴~~ 이제 다 됐다.
큭큭큭.......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괜히 겁먹었잖아! ’
용호는 이마에 흐른 땀방울을 닦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주머니를 뒤졌다.
혹시나 밑에 있는 아이들이 이따가 자신을 찾으러 올 때
이곳을 금방 찾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생각에서였다.
용호는 핸드폰을 꺼내어 순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 순철아! 내가 손전등을 너희들 올라오는 방향으로 비출 테니까
이따 올라올 때 불빛만 따라서 올라와라.”
-“ 아직 한 시간이 안됐잖아!
우리가 알아서 잘 찾아 갈 테니까 걱정 말고 끊어 임마! ”
순철은 이미 용호에게 졌다는 사실 때문에 무척 기분이 상해있었다.
그리고 마침 한 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도
용호에게서 전화가 걸려오자 서서히 올라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 이제 10분정도 남았는데 슬슬 올라가 볼까? ”
-“ 그래! 저 위까지 올라가려면 아마 한 10분은 족히 걸릴 거야.”
그때였다.
“ 아아악!~~ ”
갑자기 묘지 위쪽에서 외마디 비명이 들려왔고
순간 아이들은 용호가 있는 묘지를 향해 일제히 달리기 시작했다.
그건 분명 용호의 비명소리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용호의 손전등 불빛을 따라 단숨에 묘지로 뛰어 올라갔다.
“ 용호야!!!........”
용호가 있었던 무덤 주위에는
두 동강이 난 나무 말뚝과 염주. 그리고 핸드폰이 널려있었고
용호는 무덤 위에 엎드린 상태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었다.
- 며칠 후 -
나는 한 남학생의 부모로부터
며칠 전 자신의 아들이 귀신에 씌었다는 상담전화를 받고
그 학생의 집으로 출장을 나가는 길이었다.
사무실을 나선지 한 시간 쯤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 저........ 실례합니다. 여기가 김 용호군 집이 맞습니까? ”
-“ 아~ 오셨군요!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죠.”
나는 용호 아버지의 안내를 받아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는 여러 가족들이 모여 있었고
용호로 보이는 남학생 하나가 거실 소파에 앉아있었다.
“ 지금 용호군의 증세가 어떻습니까? ”
-“ 완전히 미친 애 같아요.
저렇게 멍하니 앉아 있다가도 어느 순간엔가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지기 시작하면 마구 소리를 지르죠.
벌써 3일째 잠 한숨 안자고 계속 저러고 있습니다.”
“ 소리를 질러요? ”
-“ 예! 누군가가 저쪽에 있다고 하면서.........
도대체 뭐가 보이는지 몰라도 꽤나 무서워하더군요.”
“ 음........ 무언가를 보고 무서워한다..........
그게 뭐라고는 얘기를 안 하던가요?”
-“ 했죠! 어떤 여자가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며..........
아무것도 없는 벽을 향해서 물건을 집어던지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에요.
제가 보기엔 아무래도 여자귀신이 아닌가 싶습니다.”
“ 그럼 아직은 용호가 직접 이상한 목소리를 내거나 하진 않았네요? ”
-“ 예?....... 그게 무슨 말씀인지.........”
“ 아~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인가 하면.........
아직은 빙의가 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어떤 귀신이 이미 용호의 몸에 빙의가 되어 있다면
용호의 입에서 용호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용호의 행동도 전혀 다른 사람의 행동을 하게 되고요.”
-“ 그럼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도 되겠군요? ”
“ 예! 지금 상태로 봐서는 그렇습니다만..........
일단 제가 진단을 해 본 후에 다시 말씀을 나누시죠.”
나는 용호 아버지 한분만 제외하고 나머지 가족들을 모두 밖으로 내 보냈다.
그리고 곧바로 집 안에 있는 령(靈)을 불러내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기를 10여분.........
내 눈에 령(靈)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거의 동시에 소파에 앉아있던 용호도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이리저리 거실 안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 저리가! 저리로 가란 말이야!
으아악~ 살려주세요!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
-“ 아버님! 용호를 좀 붙잡아주세요.”
용호 아버님은 사력을 다해 용호를 붙잡고 있었다.
나는 령(靈)이 용호에게 허튼짓을 하지 못하도록
서둘러 령(靈)을 제압할 수 있는 부적을 태워 그 재를 뿌렸다.
령(靈)은 젊은 여자였고 주위에 붉은 빛을 띠고 있는 걸로 보아
악귀(惡鬼)가 틀림없었다.
“ 이런 못된 악귀(惡鬼) 같으니라고!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내 앞에서.........”
-“ 푸 하하하......... 못된 악귀(惡鬼)라고?........
난 절대 못된 악귀(惡鬼)가 아니야.
그저 살아생전에 한(恨)이 많았던 것뿐이라고! ”
“ 악귀(惡鬼)가 아니라고?.........
그렇다면 왜 이곳에 와서 용호를 괴롭히고 있는 거야? ”
-“ 나는 단지 저기 저 나쁜 놈을 혼내주려고 하는 것뿐이야! ”
“ 나쁜 놈이라서 혼을 내 주겠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네가 용호를 혼내주겠다는 것이냐? ”
-“ 저놈은 감히 내 무덤에 말뚝을 박았어!
길지 않은 생(生)을 힘들게 살다가
죽어서까지도 외롭고 불쌍한 나한테 말이지.........
하하하........
그 많고 많은 묘(墓)들 중에
하필이면 나처럼 한(恨) 맺힌 년의 묘를 건드리다니.........
그러고 보면 저 놈이야말로 억세게 운이 없는 놈이라고! ”
“ 이것 봐! 용호는 아직 열일곱 살 밖에 안 먹었어!
아직은 철없는 애라구!
그리고 너에게 한 짓이 얼마나 큰 잘못인가를 전혀 모르고 저지른 거라고!”
-“ 철없는 애?........
그건 나도 알아!
그래서 그나마 요정도로만 혼을 내주고 있잖아!
만약에 그렇지 않았다면..........
저놈은 벌~써 죽은 목숨이지! ”
“ 좋아! 그렇다면 이쯤에서 끝내지 그래?.........
너도 알다시피 철없는 애가 아무것도 모르고 저지른 일이니까 말이야! ”
-“ 그렇게 못하겠다면?...........”
“ 그래?........
그럼 나도 가만히 구경만 하고 있을 순 없지!
너에겐 미안한 일이겠지만 지금 당장에 널 소멸시킬 수밖에........”
-“ 뭐! 소멸???.........”
“ 자~ 이제 그만 결정을 하시지?
내가 얘기 한대로 그만 물러 설 건지
아니면 계속 용호를 괴롭히려다가 내 손에 소멸이 될 건지...........”
-“ 푸 하하하...........”
“ 헉!!!..........”
령(靈)은 결국 내가 한 말을 무시한 채
내가 방심을 하고 있는 순간을 노려 나를 공격했다.
나는 재빨리 몸을 피하면서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곧 주문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령(靈)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 이런 못된 것!........ 이제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러니 제발..........”
령(靈)은 결국 더 이상의 반항을 멈추고 순순히 내 뜻을 따랐다.
나는 고민 끝에 령(靈)을 조이고 있던 포박을 풀어주었다.
“ 그럼 내가 너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지!
네가 더 이상은 용호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만 해 준다면
나 역시 너를 편히 쉴 수 있도록 도와주마! ”
-“ 그래주신다면.........
예! 저도 약속을 하겠습니다.”
령(靈)은 나와 약속을 하고서는 조용히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용호의 발작도 멈췄다.
“ 아버님! 이제 괜찮으니까 용호를 그만 놔두세요.”
-“ 그럼..........”
“ 대신에 아버님이 꼭 해 주셔야 할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 뭘 하라고요?............
아.......아닙니다. 뭐든지 하라면 하겠습니다.”
“ 내일 아침 9시에 술 한 병 하고 떡을 좀 준비하셔서
용호가 쓰러져 있었다는 그 묘지로 오세요.
저도 그 시간에 맞춰 그리로 찾아가겠습니다.”
-“ 거기는 왜.........”
“ 용호가 한 잘못을 대신해서
아버님이 그 묘(墓)의 주인에게 사과를 대신하는 겁니다.
그리고 저도 아까 약속한대로 그 묘(墓)의 주인을
편히 쉴 수 있도록 해 줘야 하거든요.”
-“ 아~ 그렇군요........ 그렇다면 당연히 제가 그렇게 해야죠!
고개를 돌려 소파 쪽을 바라다보니
어느새 인가 잠이 들어버린 용호의 모습이 보였다.
며칠 동안을 잠 한 숨 못 잤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었다.
나는 깊은 잠에 빠진 용호의 편안한 얼굴을 들여다보고 집을 나섰다.
- 다음날 아침-
내가 찾아 간 묘(墓)에서는 용호의 아버지가 무언가 열심히 일을 하고 계셨다.
묘(墓) 주위를 정리하고 손상된 봉분을 다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봉분위에 파란 잔디까지 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는 이미 한참 전에 와 있었던 듯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 용호 아버님!......... 아니~ 이걸 다 혼자서.........”
-“ 하하하........ 오셨군요!
어제 용호 친구들한테 이곳 위치를 물어보다가 얘기를 들었어요.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묘(墓)가 많이 상했다고요.
그래서 엊저녁에 미리 준비를 좀 했죠.”
용호 아버지는 자식을 대신해 사죄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이 다 끝난 후 준비해 온 떡과 과일을 올리고 술을 따라 올렸다.
“ 법사님! 이제 절을 하면 되나요? ”
-“ 예! 용호 아버님이 먼저 하세요.
저는 이따가 따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용호 아버지는 묘 앞에 서서 묘를 한참 바라보더니 절을 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마음속으로 사죄의 뜻을 전한 것 같았다.
나는 용호 아버지의 절이 끝난 후
묘(墓)의 주인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부적을 태워 묘(墓)의 사방(四方)에 그 재(滓)를 묻었다.
“ 법사님! 이제 제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 진 것 같습니다.
물론 자식 놈이 저지른 짓이지만.........
어찌 보면 그게 다 제가 자식 놈을 잘못 키운 탓이기도 하니까요.”
-“ 하하하........
아마 묘(墓)의 주인도 용호 아버님의 마음을 이해했을 겁니다.
그리고 아버님 정성 덕분에 그도 앞으로는 편히 쉴 수 있을 거구요.”
우리는 서로 얼굴에 환한 웃음을 머금고 묘(墓)를 떠났다.
뜨거운 여름 햇살이 눈부시다.............
나는 고개를 돌려 묘(墓)를 바라다보았다.
‘ 감사합니다...........’
내 입가에는 또 다시 미소가 흐른다.
<끝>
글쓴이: 환단 퇴마연구원 (원장) - [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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