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욕먹고 맞을 뻔 했습니다. 억울해서 죽을것 같아요.

그놈의일정2007.03.01
조회2,369

회사에서 별일 아닌걸로 맞을 뻔 한 적 있으신가요?

전 있습니다. 평생가야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 그제 일어났습니다.

 

전 참고 잊으려 했지만 속에서 천불이 나서 살수가 없네요..

회사에서 계속 보고 일할 사람이고 어설프나마 사과도 받았으니 잊으려고 했습니다.

워낙 긍정적인 성격이라 적당히 욕좀하고 술 마시면 털어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 두려움이 가실수록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고 울화통이 터져서요.

여러분들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지 좀 도와주세요..

 

그 전에 제가 겪은 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직급없는 일개 여사원이구요. 상대는 다른팀 남자 팀장입니다.


회사에서..개발팀 팀장한테 업무요청을 하나 했어요. 평소에도 늘 요청하던 간단한 거라 저는 될줄

알았어요..(참고로 일의 특성상 팀장님께 제가 요청을 합니다.)

그런데 아무 연락도 없이 일을 다음날로 미뤄버리고선 전화로 물어보니..

내일이라고 하지 않았냐고 되려 화를 내시더군요.

(참고로 하루전날 어떤 일이 있을거라고 알렸고..그날 오전 10시쯤 요청했지만 오후 4시가 되도록

아무 연락없이 안되서 물었던 것입니다.)

 

전 아무리 팀장이지만..한두번도 아니고..또 늘 똑같은 업무가지고 매번 너무한다 싶었지만..

일은 해야 했기에 정말 안되냐고 여러번 물으며 부탁드렸습니다.

10번 이상을 계속 묻는데도 그 어떤 긍정의 대답을 듣지 못했고..

그넘의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그 일을 할수 없다 딱 잘라 계속 거절하더군요.

 

그렇게 전화로 실갱이를 하는 와중에 저도 목소리가 올라갔고..싸우게 되었는데요.

하도 그넘의 일정이 문제가 된다고 하니 그 일정 좀 알려달라고 제가 다른팀에 사정 이야기 하고..

양해를 구해서 어케 되도록 해보겠다고 했더니..전화를 확 끊어버리더군요..

 

저도 흥분한 겨를에 숨을 가라앉히고 있는데 갑자기 성큼성큼 그 팀장이 다가오더니..

파일을 하나 던지면서 '앞으로 니가 일정 잡아서 니가 다해' 이러며 막 화를 내는거에요..

분노 가득한 얼굴로 막말하며 주먹 들고 덤벼들어서 놀랜 남자 직원 두분이 뒤에서 그 팀장을 잡아 말리고..

저는 너무 황당에서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채 5분도 안 되서 벌어진 일이었지만..저와 제 주변 여직원들은 소리도 못지르며 공포에 떨었습니다.

도대체 무슨일이냐며 다른 분이 도와주셔서 그 일을 해결했을때는 5분의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결국..그 팀장은 '그넘의 일정'이 너무 많아 5분 걸리는일을 못해주겠다고 그런 화를 낸거죠.

(해결해주신 분은 개발자도 아니었는데..)


그러나 그것이 끝은 아니었습니다.

다음날 오전..전후사정을 들으신 저희 본부장님께서 공식사과하라는 메일을 보내셨는데

그 팀장으로부터 돌아온 회신이..가관이었습니다.

 

'본부장님께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나 저한테는 사과할 이유 없고, 도리어 전화상으로 제가

말했던 내용중 4가지 부분에 너무 화가 났으므로,,저한테 해명을 먼저 해야 한다고' 보냈더군요.

 

또한 '개발자들이 일정에 따라 톱니바퀴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단 1분밖에 안걸리는 일이라도

안되는건 안되는거라고'요...


다시 본부장님은 회신으로 지금 사건의 경위가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어디 남의 부서에 와서 행패 부린것을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느냐며 강경하게 사과요청을 하셨고..오후에 다시 대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팀장은 우리쪽 파티션에 와서 어떤 행패를 부렸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소리치고 그래서 미안하다..내가 한살이라도 많으니 내가 먼저 사과한다.

그러나 000씨도 나한테 사과해야 한다..' 이딴식으로 말하더니..

자신들의 일이 어떻다는걸 막 설명하더라구요. 1분이 걸려도 못하는 건 못한다고...계속된 변명변명..

적당히 풀었다고 생각했는지 얼렁뚱땅 넘어가고 악수를 요구하더군요..

그 손을 잡고 나와서는 비누로 박박 씻으며..저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 개망신을 시키고..겨우 이따위 사과라니..

진짜 미친 개 지랄 같구나..


저요. 솔직히 평상시에 늘 웃고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업무요청을 밥먹듯 하는 입장이지만 한번도 걍 던저주듯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구요.

감사인사 잊지 않았구요. 사근사근 말투도 그렇고..흥분은 좀 했어도 상식적으로

무리한 요구한것도 아니고 잘못한것도 없습니다.


그 일 있은 날...다른 사람들 앞에선 눈물 한방울 안 흘리고..태연한듯 했지만..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집으로 들어오는 순간..무너져 내렸습니다.

엄마는 제 얼굴 딱 보시더니..지나가는 말투로 '얼굴이 왜 그래?..어디서 맞았냐'그러시곤..

기분 안 좋은 줄 아시고 나가시더군요.

 

순간...정말 속에서 쓴물이 울컥...

실제로 맞진 않았을지 모르지만..난 맞은거나 다름 없구나..

 

울 엄마..너무 불쌍하다..못나도 천금같은 내새끼 남한테 엄한일로 욕먹고 맞을뻔한거 아시면

얼마나 속상하실까..싶어..밥생각 없었는데도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밤에 잠을 자는데도 무섭고 화나서 잠도 못자고..꿈에서도 그 퍼런 안광과 붉은 얼굴이 떠올라..

제대로 자지도 못했어요. 다음날 그 얼렁뚱땅 사과받고..술한잔하고..쉬는 오늘..

'그래..잊자..잊어버리자' 그렇게 발버둥을 쳤는데도..

재미있는 영화..친구와 수다..맛있는 음식...다 필요가 없네요..


다른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대면했을때 따지지 그랬냐고..

근데요. 너무 무섭더라구요. 그 순간에는..

'저를 향해 달려들던 그 사람의 눈과 손 목소리'가 너무 생생해서..

마치 다른 사람처럼 조용조용 말하는 그 모습이 너무 무섭고..

 

사실 중간에 어케하다가 그 팀장과 둘만 남게 되었었거든요..

따박따박 말대답 한번 더 했다가 좁은 회의실에서 맞아죽으면 어카나 싶더라구요.

그깟일로 광분해서 팀장급 남자가..일개 여사원에게 그 따위 개차반같은 짓을 했는데..

무슨 엄한 말한마디에 또 광분하지 말란법 없잖아요..아침에 메일 그렇게 날리고 불과 몇시간 뒤였으니..

완전 지킬 앤 하이드 같았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정말 너무 화가나고 억울하네요.

처음엔 너무 놀랬었구요. 다른분이 도와주셔서 5분만에 개발 끝냈을땐 허탈했구요.

두려움과 놀라움이 가시고 나서는 '비애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렇잖아요. 무슨 대단한 일도 아니고..그깟일로 사람죽일듯 하고..

죽을뻔한것이..하..참..이런 일도 있구나..너무 어이가 없고 슬펐습니다.

그리고 지금은...너무너무 화가나고..열받습니다.


솔직히 공개적으로 그 개지랄을 했지만..문서상으로 남은것도 자신은 잘못한거 없다라고 쓴 메일이고..

골방에서 소심하게 사과하고 그대로 끝이니까요.

저는 평생 잊지 못할거 같은데 그 팀장은 그냥 넘겨버리겠지요..

 

어떻게 하면 이 분이 풀릴까요?

어떻게 해야 잊을 수 있을까요?

 

제가 하는 일에 회의도 들고..일의 특성상 앞으로도 계속 일적으로 부딪칠 생각을 하니 일하기 싫어지고..

솔직히 토가 나와요. 토가..확 미친척 귀싸대기 날리고 사표 던지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여러분...여러분들은 이런식으로 절대적 약자의 입장에서 누군가에게 맞을 뻔한적이 있으신가요?

만약 있다면..아니 비슷한 경우라도 있었다면 그 분을 어떻게 푸셨는지..저 좀 도와주시면 안될까요?

안그래도 소심해서 잊지도 못하겠고..이러다 홧병날것 같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