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년된 신혼입니다.
연애할때 나이 먹어서도 이렇게 사랑할수 있는 사람을 만난것에 둘다 너무 감사하면서 연애했습니다.
솔직히 나보다는 신랑쪽에서 저한테 너무 많이 빠져서 헤어나오질 못하더군요..
신랑..잘났습니다.
인물도 잘났고..(정말 객관적으로..) 집안도 잘났고.. 유학도 오래했고.. 모든거에 있어 잘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에게서 사귄지 반년만에 프로포즈 받았고, 그사람 마다할 이유도 없고, 좋기도 해서 결혼하겠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겠네요..
그사람 집안..그래도 어느정도 알아주는 집안이라 하겠습니다.
그랬기에..시어머님이 하나밖에 없는 아들 결혼 시키면서 원하는 바가 크셨나 봅니다.
하지만, 우리집은 그저 그런 평범한 집입니다.
그래서 결혼 준비 하면서 많은 말썽이 있었죠..
난 시어머님 때문에 많이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고, 이결혼을 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이란게..이미 발을 들여놓았을때는 생각 처럼 쉽게 접을수도 없는 노릇이더군요..
속상하거나 힘들때 그사람에게 기대어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럴때마다 그사람도 많이 힘들었었나 봅니다.
자기 엄마인데도 큰소리 내면서 많이 싸우기도 하고...그사람 보기엔 그런 가정에서 곱게 자랐어도 외국생활을 혼자 오래 해놔서 독립심이 많이 강한 편입니다. 그런 아들 때문에 시어머님도 많이 속상하셨고요..
그래도 어쩔수 없는 일인지라, 시어머님 나중엔 저한테 잘 지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지금까지 서두가 너무 길었네요..
근데 문제는요..결혼한지 1달쯤 됐을때 터졌습니다.
자정 넘어 신랑과 알콩달콩 장난치며 놀고 있는데 신랑한테 문자가 온거죠..
신혼집에 누가 그새벽에 문자를 보내는거냐고..그랬더니..
회사에 이상한 여자가 있답니다. 잘 모르는 여자인데 결혼전부터 자기 좋아한다고 쫒아 다녀서 자기가 그러지 말라고 했더랍니다. 술마셨는지 미쳤나보다고 합니다.(그때가 신랑이 회사들어간지 1년 조금 안됐을때였죠)
그말에 고분고분 넘어갈 여자 있나요?
저 그때부터 차갑게 돌변해서 누구냐고 따지고 싸우기 시작했죠..
그 담날까지도 화가 안풀려 싸우다..각방을 썼습니다. 결혼전에 아무리 싸워도 각방은 쓰지 말자던 약속을 제가 깨뜨린거죠..
그랬더니 그담날 아침, 신랑이 자기랑 같은 방 쓰기 싫으면 자기가 나가 주겠다고 하더이다..그러더니 그날 밤 정말 집에 안들어오더군요..참 기가 막혔습니다.
헤어지자는 말이 오가며 언성을 높히며 싸우다..어떻게 어떻게 화해하는 분위기가 됐습니다.
자기 그 여자 절대로 못그러게 한다고..다시는 그런일 없을꺼라고.
그뒤론 또 아무일 없이 한달을 지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신랑 메일 비밀번호를 알게 된거죠..
메일을 보다가 알게된 한여자..회사 여자더군요..
우리가 결혼하고 얼마 안있다가 그여자로부터 보내어진 메일..
그여자..제가 보기에도 많이 힘들어 하며 쓴 메일이더군요..
자기가 좋아해서 시작했고, 당신 잡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못났다고..
그래도 당신이 자길 찾으면 언제든 옆에 있겠다는..행복하게 잘살라는..
결혼하고 많이 변한 당신 보니 많이 힘들다고..
뭐 그런 내용의 메일 이었습니다.
그 메일에 신랑 답메일이 더 가관입니다.
나 많이 변했냐면서..안변했다고..지금도 그냥 00랑 놀고 싶은 맘 뿐이야..
라는 답변 메일..
하늘이 무너지는줄 알았습니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머리는 멍하고, 아무것도 할수가 없어 조퇴를 하고 집으로 갔습니다.
신랑한텐 아무말 못하고 집에 일찍 오라는 말만 했습니다.
그 사이 집에 불도 못켜고, 음악을 아주 크게 틀어놓고 혼자 양주만 들이키고 있었습니다.
그때 생각해보니..새벽의 문자도 그여자였을꺼란 생각..그러고 외박했을때 그여자랑 있었을꺼란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눈물도 나오지 않더군요..
신랑 내가 아픈줄 알고 퇴근하자 마자 부리나케 달려왔습니다.
이런 내모습에 영문도 모르고 너무 놀란 신랑..아무말도 하지 못했더랬죠.
신랑에게 대뜸 물었습니다.
당신 마음은 몇개냐고..그랬더니 하나랍니다.
그마음에 나만 있는거냐고 했더니..무슨 낌새를 차렸는지 왜그러냐고 합니다.
그래서 그메일 프린트 한걸 내밀었습니다.
그걸 본 신랑..그자리에 주저 앉더니 아무말 하지 못합니다.
미안하다고, 이미 끝난거라고..
결혼 준비하면서 어머니랑 나 사이에서 너무 힘들때 옆에서 위로해줬던 사람이랍니다.
회사 사람이지만, 자기로 인해 회사 그만뒀고, 외국으로 떠났답니다.
내가 모르고 지나갔길 바랬답니다.
차라리 모르고 지나갔으면 좋을뻔 했지만, 모든 세상일은 꼬이게 마련이죠..
저 아무생각 할수 없어 집을 나섰더랬습니다. 바람 좀 쐬고 오겠다고하고..
집을 나섰는데...그제서야 눈물이 나더이다..
울면서 길거릴 헤매이는데,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친구를 만날수도, 그렇다고 친정집에 갈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처없이 혼자 떠돌다 새벽녘에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사람을 볼수가 없어 작은방에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그때부터 얼마를 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사람이 밖에서 문 열라며 잘못했다고 정말 미안하며 같이 웁니다.
머리가 터질것 같아 벽에 머릴 짓찧으며 울었습니다. 신랑..제발 용서해 달라며 울면서 애원합니다.
그런 그사람한테 그날 새벽 문자도 그여자 맞냐고 물었더니 맞답니다. 그럼 그날 외박하고 그여자랑 같이 있었냐 했더니 아니라며 차에서 잤답니다. 믿을수는 없었지만, 말이나마 그렇게 얘길하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요..
그렇게 3일을 아무것도 못먹고, 아무것도 못하고 폐인처럼 지냈습니다.
그사람..자기한텐 나밖에 없다며 울면서 제발 용서해 달라고, 평생 나만 보며 살겠다고..자기가 왜그랬는지 모르겠다고..
계속해서 용서를 빌더군요.
그땐 결혼한지 2달밖에 안됐을 때라서, 이혼을 생각하기엔 너무 이른듯 했습니다.
결혼하자마자 혼인신고를 했기에..참 그것도 많은 작용을 하더군요..
근데 그사람 정말 자기 잘못을 뉘우치는거 같았고, 그사람의 진심이 전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정신을 차리기로 했습니다.
우선 용서하고 다시 한번 잘살아 보기로 했습니다.
그여자에게 메일을 보내는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신랑한테 그여자한테 메일을 보내도 괜찮겠냐 했더니 그러랍니다.
그래서 구구절절 당신은 울신랑한테 아무것도 아니었다..난 이혼이 두렵지 않다. 신랑이 당신한테 내게 했던 말이 거짓말이라고 한다면 당장 말해달라..신랑 보내주겠다..미련없다..만약 울신랑 말대로 아무것도 아닌일이라면 다시는 건드리지 말아라..우리 행복하게 잘살겠다..등등의 말들..이렇게 쓰려니 잘 모르겠지만, 그 메일 내용은 지금 다시봐도 잘썼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주 차갑고도 냉정하게, 그여자가 조금은 굴욕스럽게 느껴지게 썼습니다.
그렇게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살면서 다른 부부들처럼 이런 저런 사소한 걸로 많이 싸우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론 신랑이 무척 잘해줍니다. 잘하려고 노력도 많이하고, 애교도 많이 부리고..
내가 자기 못믿을까봐 믿게끔 핸드폰도 보여주면서..전화가 와도, 문자가 와도 스스로 나에게 먼저 말을 해줍니다.
친구들은 정말 좋은 남편이라며 추켜 세우기도 합니다.
근데 문제는 제 마음이 문제겠네요..제 머리도..
지워지지 않은 그때의 그 상처가 가끔씩 지금까지도 저를 힘들게 하네요..
그일로 힘들어 할때마다 신랑도 많이 힘들어 하구요...그러면서 서로서로 지쳐 가는거 같습니다.
신랑..내가 자기를 믿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한번 무너진 믿음은 다시 일으키기엔 참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혹시 그여자한테 메일이 또 오지는 않을까..
혹시 그여자 한국에 들어와서 연락하지는 않을까..
가끔씩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터질것 같습니다.
TV에서만 보던 의부증이 있는건지..그런 제자신이 너무 싫고 초라합니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게..남들이 보면 부러울만한 모습의 부부로 살아가면서...
속으로는 이렇게 곪고 곪아 썩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제자신한테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
결혼전엔 신랑..애기를 무척이나 싫어했던 사람입니다.
저는 애기는 좋지만, 아직 철이 덜 든건지..아이한테 희생할 각오가 아직은 안되어 있어서 좀 갖기를 꺼려 합니다.
그래서 결혼하면 애기 낳지 말잘고 서로 말할 정도였죠..
그러던 신랑이 언제부터인가 애기를 많이 원합니다.
하지만 난 신랑을 온전히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믿을수 있을때까지 기다리렵니다.
내맘이 이리 온전치 않은데 애까지 생겨 발이 묶이게 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꺼 같아서 많이 두렵습니다.
솔직히 난 이혼이 두렵지는 않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이 있고, 솔직히 외모도 남들이 이쁘다고 하는 정도니(뭐 지금 공주병이니 하는 말은 삼가해 주세요. 저는 지금 절박한 심정이니까요)..이혼하고 혼자가 되는게 두렵거나 무섭지는 않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주변에 이혼한 친구도 몇 되구요..그 친구들 역시 너무나도 잘 살고 있습니다.
한번 바람 핀 사람은 또 바람핀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일까요?
아직도 신랑이랑 잘 지내지만..내맘속 깊은 곳에서는 신랑을 못믿고 있는것 같아요..
지금 계속 이 결혼생활을 해야하는건지..
내옆에서 내가 자기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신랑을 믿어도 되는 것인지..
아무래도 내마음의 병은 쉽게 고쳐질것 같지가 않네요.
세상남자 다 바람피고 변해도, 자기 남자만은 안그럴꺼라고 믿고 생각하는 한심한 여자의 본능이..제게도 있었나 봅니다.
너무나도 굳게 믿었던 사람이기에 그 배신감은 1년이 다 되어가도 지워지지가 않네요.
바람폈던 남편..용서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