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천하 - 10. 만남 이별의 또다른 시작.

아랑200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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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당천하 ***

 

 

 

(10) 만남. 이별의 또다른 시작

 

 


그가 그녀의 손을 꼭 쥐고 천천히 한발 한발 내 딛는 모양이 마치 연인의 다정함을 떠오르게 했다. 아슬아슬한 그녀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그녀의 손을 놓아 줄 생각도 하지 않고, 이제는 아예 그녀의 손을 기분 좋은 물건을 만지작거리듯 조물 거렸다. 그의 사소한 행동이 가슴 벅차고 간지러운 느낌으로 그녀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어놓았다.

 

“그만 놔 줘요.”

 

조용하고 차분한 그녀의 말에 그가 영문을 몰라 눈썹만 찡그렸다. 아마도 ‘왜 그래’ 라고 묻고 있는 듯한 그의 표정이 그녀를 초초하게 만들었다.

 

“이 손놓으라고요.”

“아! 이거. 미안하지만 안돼”

“네?”

“또 거짓말 하고 도망가려고 그래? 하지만 지금은 안돼 오늘 우리이야기 마무리 지어야지.”

“아, 그렇군요. 하지만 이 손은 좀”

 

그는 그녀의 말을 아예 무시하며, 계속 걸어가기만 했다. 그리고 그에게 어디로 가는지 물어 보지도 못하고 행선지도 모른 채 그의 차를 타고 조용한 주택가로 오게 되었다.


“여기가 우리 집이야.”

 

갑자기 그의 음성이 낯설게 느껴졌다. 아주 태연하고, 당연하다는 음성으로 그가 자랑스럽게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의 현관을 가리켰다. 현대식 빌라답지 않게 깔끔한 잔디를 가지고 있는 그의 집이 그녀의 눈에 부담스럽게 들어왔다. 그들의 예기는 아직 결론도 나지 않았는데 그녀를 여기까지 왜 데려왔는지 답답한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네. 그렇군요. 그런데 여긴 왜?”

“왜는 내가 말했잖아. 오늘 우리 이야기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네. 하지만 여긴 당신 집이라면서요.”

“어.”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땀띠 나도록 운전하면서도 붙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꼭 쥐고, 자신의 집으로 성큼 걸어갔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의 행동을 말려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곤란한 일들이 그녀를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 저기 잠깐만요.”

“왜 그래?”

“이건 아니라고 봐요. 아직 난 당신 어머니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게다가”

“게다가 뭐? 또 뭐가 필요하지 좋아 우리 어머니는 선하고, 인자하셔. 그리고 또 뭐가 궁금하지 그렇게 긴장할거 없어. 우리 어머니가 당신을 맘에 들어 하고 안하고는 상관없으니까. 진짜로 우리가 결혼할 사이도 아니고 그저 늙으신 노모 마음만 편하게 해드리면 돼는 거 아닌가?”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말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화가 나서 그에게 자신의 마음한구석 찜찜하게 남아있는 사실을 말해버렸다.


“아뇨. 난 상관있어요. 아무리 우리가 가짜로 연인 행세를 해야 한다지만 당신 어머니한테 상처 드리고 싶지 않다고요. 그리고 이 일로 인해서 나 또한 내가 모르던 누군가에게 미움 받는 일 따위 만들고 싶지 않아요.”

“...........”

 

그녀의 말을 다 듣고 난 뒤에도 그는 아무런 말도 없이 고자세로 서있었다. 상당히 심기가 불편하다는 증거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가 아무리 무섭게 그녀를 다구 쳐도 안돼는 일은 안돼는 거. 하지만 그는 절대로 물러 설수 없다는 듯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아끌고 거침없이 현관 벨을 눌러버렸다. 

 

딩동!

 

경쾌한 벨소리에 그녀의 심장이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이어 들리는 중년부인의 인자한 목소리가 그녀의 심장박동수를 더욱 증가시켰다. 그녀의 초긴장상태를 애써 무시하는 그의 음성이 상대방을 향해 다정히도 세어 나왔다.

 

“어머니 저 왔어요.”

“그래 어서 들어오렴.”

 

삐익!

 

인자한 목소리에 그의 어머니가 문을 열어 주었다. 아직도 망설임이 베어 있는 그녀의 행동에 그가 판에 박힌 목소리로 그녀를 나무랬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거야.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자고.”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모든 걸 포기한 상태로 그에게 이끌려 넓고, 아늑한 그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들어서자 목소리만큼이나 인자한 그의 어머니가 두 사람을 놀 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마도 아들이 예고도 없이 데려온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려했다.

 

‘뭐야. 유난희 이 사람이랑 정말 잘되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넌 그냥 대타일 뿐이야. 저 남자도 괜히 귀찮은 일 만들고 싶지 않다 잔아. 그냥 연극일 뿐이라고’


그녀의 속마음이 그녀를 달래주려 무진 애를 쓰고 있었지만, 그녀의 생각에 끝에 있는 ‘연극’이라는 말이 그녀를 화나게 만들었다.


“누구시니?”

“어머니 소개 시켜 드릴게요. 여긴 얼마 전에 제가 선을 본 조소희씨 인사해요. 이쪽에 계신 분은 사랑스런 나의 어머니.”

“안녕하세요. 조소희라고합니다.”

“아, 네 어서오세요. 안 그래도 어떤 아가씬지 궁금했는데, 대한아 넌 어떻게 연락도 하지 않고, 귀한 손님을 데려와. 이거 대접할게 하나도 없는데 어쩌나, 우선 여기 좀 앉아요.”


그의 어머니가 안절부절 못하며 그녀에게 다정히 자릴 권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조소희라고 말한 것에 크나큰 죄책감을 느끼며, 도둑이 제발 저리다는 걸 몸소 느끼듯 온몸을 관통하는 두려움에 치를 떨었다.


“역시 당신은 연극의 천재야.”

 

그의 어머니가 주방으로 들어간 사이 그가 비꼬는 말투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기 싫었지만, 이 모든 걸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려는 그의 말투에 신경이 쓰여 그에게 퉁명스럽게 대꾸하고 말았다.

 

“맘에 들었다니 다행이군요. 그렇담 당신이 꾸민 연극에 가담하게 된 걸 난 영광이라고 해야 하나요?”

“좋을 대로 생각해. 나도 그편이 편하니까.”


그는 어머니가 주방에서 서둘러 나오는 모습에 그녀에게 고개 짓을 하며,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고 눈치를 주었다. 그녀는 서둘러 일어나 그의 어머니가 들고 나온 과일과 차가 놓여진 쟁반을 받아 들었다. 그러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그의 앞에 차를 쏟고 말았다.

 

“어머!”

“이런 괜찮아요? 괜찮니 대한아?”

“네. 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대한씨 옷이 엉망이네요.”

“괜찮아요. 옷이나 갈아입어야겠어요. 그동안 두 분이서 이야기 나누세요.”

 

그녀는 그가 서둘러 일어나며, 이층으로 올라가버리자 그가 데이지는 않았는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가 그녀에 대해 궁금증을 물어 오는 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마구 걱정이 되었다.

 

“대한인 괜찮을 거예요.  한 김 나간 차니 많이 데이지도 않았을 거고, 다행이 바지부분이니 괜찮을 겁니다. 그런데 아가씨도 오늘 우리 집에 오는 걸 모르고 온 모양인데 녀석 때문에 많이 놀랐겠네요.”

“네? 네. 조금요.”

 

난희는 그녀를 향해 자상하게 웃어주는 그의 어머니에게 다소곳이 대답했다. 그러면서 평소의 그녀라면 절대로 이러고 단 몇 분도 넘기질 못할 텐데 라는 생각이 그녀를 웃음 짓게 만들었다.

 

“성격이 밝아 보여서 좋네요.”

“네? 아. 죄송합니다. 사실 전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 서요. 어른 찾아뵈면서 아무것도 준비해오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하 괜찮아요. 뭘 준비한다고, 이렇게 대한이 녀석 좋아해 주는 여자 만나서 난 더없이 좋은 선물 받은 기분인 걸.”


다행이 그의 어머니는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았다. 그 모든 상황이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지만, 왠지 따뜻한 그녀에게 마음이 쏠려 저도 모르게 그와 진짜로 사귀는 조소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문뜩 생각해버렸다.

 

‘오, 안돼 난 조소희가 아닌 유난희 라고’


“형제는 몇 이유?”

“네? 아 언니뿐이에요.”

“음. 우리처럼 단촐 하네. 그래도 언니라서 외롭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네. 언니가 잘해 주죠. 그런데 대한씬 아무도 없나요?”

“아니 위에 누나가 하나 있어요. 그래도 같은 형제나 자매가 좋지 우리 대한인 누나하고 터울도 많고, 일찍부터 외국에서 생활해 거기서 터 잡고 사는 누나하고는 그저 인사치례정도 뿐이죠. 그래도 서로 전화다 이메일이다 뭐다해서 자주 연락은 하고 사니 남매의 정이 나쁘지만은 않아요.”

“네.”  

“에 효~  내 정신 좀 봐. 귀한 손님 왔는데 어서 장 봐와야겠네. 소희양 저녁 먹고 갈수 있죠?”

 

그녀에게 저녁을 권하는 그의 어머니가 인자한 웃음과 함께 빠르게 일어났다.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그의 어머니를 말리려 했지만, 이층에서 내려온 그의 말류에 할 수 없이 그들의 저녁초대를 거절할 수 없었다.

 

“대한아 소희씨랑 예기 하면서 있어라. 금방 가서 장 봐올게. 뭐 좋아 하는지. 물어봐도 되나?”

“네?  아 저는 아무거나 다 잘 먹어요. 어머니”


“하하 어머니? 그 소리 너무 자연스러운데”

 

그녀의 입에서 어머니라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그가 그녀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았다. 물론 당사자인 그의 어머니도 매우 흡족한 듯 함박미소를 지으며, 마치 그녀가 어머니가 초대한 특별한 손님이라도 되는 냥 그에게 그녀를 부탁한다고 말한 뒤 기분 좋게 외출을 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당신은 타고난 배우야.”

“그래서요.”

“뭐?”

“그래서 뭐가 잘못 됐나요? 오히려 어머니가 좋아하시게 만드는 게 제가 할일 아닌가요?”

“그렇긴 하지만, 아니야. 그만 두지 이런 이야기 지루하군.”

 

그의 말대로 그녀도 그만 두고 싶었다. 그가 이야기를 멈추자 집안이 고요해 졌다. 너무 고요한 나머지 따뜻하게 꾸며놓은 집안이 썰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서로의 눈치만 살피던 그들은 어색함을 참지 못하고, 잔기침만 해댔다. 30분의 정적. 그가 더 이상의 침묵을 고수하기 싫었던지 TV를 켜며, 그녀의 관심을 끌었다.

 

“저건 언제부터 배웠지?”

 

그가 TV 리모컨으로 그 속에 등장하는 무언가를 가리켰다. 그녀는 그를 한번 본 뒤 그가 질문한 바로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이 규식의 ‘바람이’와 닮아 있는 경주용 오토바이를 향했다.

 

“뭐요. 오토바이 말하는 거예요?”

“그래. 오토바이 여자가 조신하게 십자수나,”

“놓을 것이지 뭐 할라고, 남자들이 타는 오토바이는 배웠냐고요? 하! 당신도 어쩔 수 없는 시대에 뒤떨어진 남자군요.”

 

그는 자신의 생각을 모조리 읽어 버린 그녀의 말을 들으며, 왠지 정말 자신이 구닥다리 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 들었다. 하지만 남자들도 위험해서 겁을 내는 오토바이를 왜 굳이 여자가 배운 건지 몹시 궁금했다.

 

“이봐 유난희  내가 시대에 뒤떨어져서 그러는 게 아니라 당신이 너무 터무니없이 겁이 없으니까 하는 말이야.”

“최대한씨 그런 걱정일랑 접어서 당신 장롱 속에나 꼭꼭 처박아 둬요. 난 괜찮으니까.”

“당신은 괜찮을지 몰라도 난 안 괜찮아.”

“네? 그게 무슨 소리죠?”

“다 알아 들었으면서 못 알아  듣는 척 하지 마. 그리고 당신의 솜씨를 내가 잘 아는데 그런 위험한 걸 계속 탄다면 누구 병나게 할일 있어. 앞으론 타지 마. 정 타고 싶으면 제대로 된 차를 사서 타고 다니라고 그게 당신한테도 나한테도 좋으니까.”


그는 마지막 말을 하면서 왠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아직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이건 마치 10년 된 부부처럼 잔소리를 하는 꼴이라니 그녀에 대한 그의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게 정말 갈수록 태산이었다.

 

“싫어요. 당신이 뭔데 타라 마라. 그건 엄연한 자유박탈이에요. 내가 당신하고, 사귀는 척 한다고 했지 사귀는 것도 아닌데 사사건건 이래라 저래라 아무래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뭘 다시 생각하겠다는 거냐?”

 

어느새 조용히 들온 그의 어머니가 두 사람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조금 전 두 사람의 대화를 그의 어머니가 들어 버리신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한편으론 그들의 대화를 들어 버리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왠지 초면부터 거짓말을 하게 된 것이 찝찝하게 가슴에 남았다.

 

“어머니 일찍 오셨네. 뭐 맛있는 거라도 사오셨어요? 아~ 배고프다.”

“녀석 딴청은 그런데 너 소희양에게 뭐 잘못 한거라도 있니? 왜 소희양이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말을 하는 건데?”

 

그가 말을 피하려 한다는 걸 알았는지 그의 어머니가 집요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조금 전 그녀가 한 말을 되물었다.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그저 고개만 아래로 숙였다.

 

“하하 별거 아니에요. 내가 소희씨 오토바이 타는 거 가지고 좀 걱정했더니 그래서 나랑 사귀는 거 다시 생각해 보겠다는 거지 어머니도 참, 별걱정을 다하셔.”

 

그의 말에 그의 어머니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더욱 곤란 하게 하는 질문을 던졌다.

 

“진짜? 아가씨가 오토바이를 탈줄 알아요? 뒤에 타는 게 아니라 직접 탈줄 안다고?”

“네? 네.”

 

그녀도 덩달아 당황하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녀의 대답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그러나 그녀를 걱정하는 목소리로 대한과 똑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에 효~ 그 위험한걸 뭐 할라고 타누. 소희양 그거 타지 말아요. 난 길거리 나가면 젊은 애들 타는 것만 봐도 오금이 다 저리는 데....... 설마 소희양도 난폭하게 운전하는 건 아니겠죠?”

“네?  아......... 저  네.”

“하하하 어머니 왜 자꾸만 소희씨 곤란하게 하세요. 저희들 밥 안주실거에요.”

 

밥 달라고 보채는 그의 말에 그의 어머니가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가면서 그래도 걱정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그녀에게 마지막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오토바이 앞으로 안 탈거죠. 아마 우리 아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만, 그래도 소희양을 믿을 게요. 절대로 타지 말아요.”

 

그의 어머니가 신신당부만 하지 않았어도 이렇게 무참히 오토바이를 타지 않겠다고 맹세하지 않았을 텐데 그녀는 그의 어머니에게 안심을 시키기 위해서가 아닌 진심어린 걱정에 보답이라도 하듯 얼굴을 붉히며, 대답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어머니”

 

그녀의 기가 꺾인 모습에 대한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자신의 말은 죽어라 무시하던 그녀가 어머니의 말을 고분고분 듣고 있는 모습이라니 두 여자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오늘 당신을 집으로 데려온 보람이 있군.”

“뭐라고요!”

“그렇게 화낼 거 없어. 당신 화나라고 한 소린 절대 아니니까.”

 

그녀는 그래도 화가 났다. 그의 어머니가 맛있는 음식을 하는 동안도 뭔가 기분이 좋아진 얼굴로 흥얼거리는 그의 모습이 몹시 약 오르고, 얄미워 보였다. 결국 그가 바라던 대로 되어서 기분이 좋아진 거겠지. 치사한 인간. 그녀는 단지 그의 어머니가 걱정하는 게 싫어서 그러겠다고 했던 건 아니었다. 평생 동안 언니 이외에 다른 누군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사람이 생긴 것 같은 착각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져서 그러겠다고, 고개까지 끄덕이며, 그의 어머니 말에 순응해 버렸을 지도 모른다.    


“어머니 저녁 맛있게 잘 먹고 가요.”

“이런 차린 것도 없는데, 그런 인사치례는 사양이에요. 다음에는 더 맛있는 거 해줄게요.”

“네. 감사합니다. 어머니 그런데 언제까지 말 높이실거에요. 그만 소희야 해주세요.”

“그럼 그럴까. 소희야. 늙은이가 외로워서 그러니까 대한이 생각하지 말고, 자주 놀러 와줘. 그럴 수 있지?”

“네? 네. 그럴게요. 다음엔 어머니 좋아 하시는 국화차랑 제가 만든 유자차 꼭 가져다 드릴 게요.”

 

그들은 고작 3~4시간을 같이 있었을 뿐인데 남들이 보기에도 너무나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치 헤어지기 싫어하는 연인들처럼. 대한이 보기에 그녀는 진심으로 그의 어머니에게 사근거리며, 대화를 나누었다. 대한은 두 사람의 모습이 단순히 보기 좋은 게 아니라 오랜만에 보는 멋진 풍경처럼 가슴을 훈훈하게 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벌써부터 어머니에게 점수를 많이 받은 것 같군.”

 

운전대를 잡고 있는 그의 손이 창문을 내리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하얀 포물선을 그리며, 연기가 새어나왔다. 그가 내뿜는 담배연기에 그녀가 버릇처럼 손으로 코와 입을 가렸다. 그녀의 행동에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리며, 살며시 걸치고 있던 핸들을 놓칠 뻔했다.

 

“담배연기가 싫은가? 미안하군.”

 

그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서둘러 담배를 비벼 끄고, 담배를 태우기 위해 열어두었던 창문을 닫아 올렸다. 그의 행동에 그녀가 앞서가는 차량의 불빛만 직시한 채 차갑게 말을 꺼냈다. 그의 마음을 흔드는 아찔한 질문들이 그녀의 입을 통해 그의 귀에 번졌다.

 

“당신은 당신이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면서 몇 번이나 미안해 봤어요?”

“....... 글쎄. 꼭 미안해해야 할일은 만들지 않았으니까.”

 

그녀는 그의 대답이 못마땅했다. 늘 잘난 척 하는 그에게 무슨 말을 기대했던가. 하지만 그의 오만한 대답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어머니를 만나면서 즐겁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했지만, 막상 그녀를 딸처럼 대해주시는 그의 어머니에게 무척 미안하기만 했다. 이 모든 게 그가 만들어 놓은 일에 서슴없이 달려든 그녀의 잘못이라 여기며, 맛있게 먹은 밥이 체증을 가져오는 듯 가슴이 답답하기만 했다.

 

“내가 이렇게 하면 당신에게 미안하게 되는 건가?”

“네?”

 

그녀가 그를 말릴 새도 없이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따뜻한 그의 혀가 그녀의 입술을  살짝 맛본 후 놀란 그녀의 입속을 서슴없이 마구 헤집고 다녔다. 그의 말처럼 미안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너무도 당당한 그의 키스에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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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시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입니다. ㅜㅜ...

 

우울한 기분이 만땅입니돠.

 

그래서 그런지 당당천하의 콧대높은 유난히도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

 

하지만 곳 나아 질 겁니다.

 

자신이 가리키는 고등학교의 학생들보다

 

더 철없는 대한의 질투심에 그녀가 사랑을 알게되길 빌어주세요.

 

밤도 늦었으니 오늘은 그만 올리고,

 

내일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시고,

 

리플에 추천까지 꽉 충전해주시길 간절히 고대하면서.....

 

아랑 이만 총총 사라집니다........ ^^**

 

행복한 주말 되세요. 해피투게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