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묘미(?)

달콤달콤2005.10.11
조회740

친구의 남자친구를 소개받으러 가던 날이었습니다.

친구가 저에게 조심스레~말하더군요.

"있잖아, 좀 너무 닭살스럽고 그래도 놀라지 마^^;"

저게 뭔소린가 하면서 갔던전 그날 내내 닭털속에 파묻혀서 따뜻~~했습니다ㅋ

절대 안그럴거같던 내 친구가(쿨해보이고 자존심 세고~멋쥔 그녀가ㅋㅋ)

애교덩어리, 사랑스런 여친으로 변신을 하더군요ㅋ

그 친구는 단언하더군요.

"연애의 묘미는 닭살이야~!"

저요?저도 연애를 하면 저리 변신할줄 알았습니다ㅋㅋ

 

낭군을 처음보았을땐 딱딱해보이고 차가워 보이는 인상이었죠.

말도 뚝뚝 끊는 말투.

이건 뭐 닭살도 혼자만 닭되서 사육되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해보고

연애하기전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을때 은근히 떠보았죠.

"오빠는 전에 여자친구랑 사랑한다든가 그런말 많이 했어?"

"아니.사랑한다는말 너무 자주 하고 그러면 별론거 같아. 감동이 없어져."

"그럼 뭐 꽃다발을 주면서 이벤트라던가 그런건?"

"한번도 안해봤는데-_-;;여자들은 그런거 좋아하나?"

헉쓰........이남자.전의 여친과 3년넘게 연애를 해봤다면서

그의 연애사에는 전혀 낭만적인 구석이 없었습니다.

"꼭 굳이 말로하고 해야 아나?"

라는 결정타까지-_-;;

사귀고 나서도 저는 살짝 걱정했습니다.

나의 연애의 로망~~~이러면서요ㅋㅋ

 

하지만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아는 법!

지금은 180도로 변해서 절 당황시킵니다.

 

낭군:애기야~~보고싶었쪄!에구 이뽀!!!

달콤:귀여운 척하긴ㅋㅋ

낭군:애기야~너무 보고 싶었다니깐~~우리 애기는?

달콤:나도 오빠 보고 싶~~~~~~~~~~~~~~

낭군:나두 너무 보고싶었어>_<

달콤:지 않지ㅋㅋㅋㅋㅋ

낭군:-_-;;;우리 애기는 너무 엉뚱해.난 세상에 우리 애기 밖에 없어.절대로 안변해.영원히!애기는?

달콤:나도 사랑하지~지.금.은ㅋㅋㅋㅋㅋ그리고 영원히라거나 그런말 그렇게 막 쓰는거 아냐.

       당장 내일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사람인데 그렇게 무책임하게 말하면 안되지.

낭군:그럼 항상 언제 헤어질지 모른다고 끝을 생각하면서 사겨야해?

달콤:헤어지자는게 아니구요.난 그냥 현재에 충실히 사랑하는걸로 족하다고.오빤 가끔 너무 미래를 너무 남발하는 경향이 있어.

낭군:싫어!넌 영원히 나랑 같이 있어야 해!맨날 그렇게 시니컬한 소리나 해대고!ㅠ_ㅠ

 

 

이게 지금 우리 대화의 실상입니다^^;;;

알고보니 무뚝뚝에다 시니컬의 피가 흐르고 있는건 달콤이였어요.

연애의 로망~~어쩌고 외치던 전 실상 연애를 하게 되니 놀려먹기만 하고

빼기만 하고 가끔 가다 시니컬한 한마디를 날려주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날의 그림자 때문일까요?ㅋ

우리 낭군 살짜쿵 삐졌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낭군이 언제나 사랑한다 말해주고 보고 싶다 말해주면 달콤이는

그저 그래~라거나 혹은 나도~라고 답해주는게 전부였죠.

영원히, 라는 말은 죽어도 안하고 지금은, 이라고 말해주고ㅋ

사실은 청개구리 띠인지도 모릅니다ㅋ

언제나 낭군은 섭섭해하다가도, 자기가 더 사랑하면 된다고 이내 마음풀고 더 잘해줍니다.

참...미안하네요.

참 저를 반성하게(?)했던 시가 하나 있는데요.

정말로 딱 내 얘기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나 미래를 약속하지 않던 제가 이런 생각까지 하게된건

낭군이라는 큰 사람이 있었던 덕분이겠죠^^

센치해진 이밤 시 한수 읊으면서 물러가렵니다ㅋ

신방분들 편안한 밤 되세요^^낼도 상쾌한 얼굴로 아자아자!

 

 

 

 

나는 한때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보호본능에 시달렸다.
사랑을 할땐 더더욱이 그랬다.
사랑을 하면서도 나 자신이 빠져나갈 틈을 여지없이 만들었던 것이다.

가령,
죽도록 사랑한다거나,
영원히 사랑한다거나,
미치도록 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내게 사랑은 쉽게 변질되는 방부제를 넣지 않은 빵과 같고,
계절처럼 반드시 퇴색하며,
늙은 노인의 하루처럼 지루했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
그래서 헤어질 땐 울고불고 말고 깔끔하게, 안녕.

나는 그게 옳은 줄 알았다.
그것이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일이라고 진정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
너, 그리 살어 정말 행복하느냐?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죽도록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만큼만 사랑했고,
영원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나 당장 끝이 났다.
내가 미치도록 그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미치게 보고싶어 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은 내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버리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 물잔과 같았다.

내가 아는 한 여자,
그 여잔 매번 사랑할 때마다 목숨을 걸었다.
처음엔 자신의 시간을 온통 그에게 내어주고,
그 다음엔 웃음을 미래를 몸을 정신을 주었다.

나는 무모하다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모든 걸 내어주고 어찌 버틸까, 염려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저를 다 주고도 그녀는 쓰러지지 않고,
나보다 충만하게.

그리고 내게 하는 말,
나를 버리니, 그가 오더라.

그녀는 자신을 버리고 사랑을 얻었는데,
나는 나를 지키느라 나이만 먹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 노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