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에 속물이 된 진홍이

진홍이2005.10.12
조회1,480

어릴 때,

동화책 같은거 보면 착하면 복 받고..좀 나서고, 욕심 부리고 하면 나쁜 사람으로

나옵니다.

 

그게 당연하고 정의사회나 반듯한 사회가 될려면 권선징악을 장려하기 마련이죠.

 

저도 결혼전에 무수한 남정네들의 대쉬를 받았으나 (개중엔 땅부자와 검사 아들내미도 있었음)

돈이 다는 아니고 내가 느낌이 드는 사람과 결혼한다는 모토아래 지금의 울 신랑과 결혼하여

살고 있습니다.

 

울 신랑 책임감과 성실성 하나 보고 결혼했습니다..월급이 기본급 78만원이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우리는 젊으니까 돈이야 벌면 된다는 신념하에..

 

하지만 애 낳고 살다 보니 그게 아닙니다..물론 울 부부 서로 지금도 많이 신뢰하고 사랑하지만..

치사하게 돈 문제로 (특히 양가집 관련 ) 서로 감정을 상하게 한 일이 많았습니다.

 

물론 열심히 일해서 8년차에 집을 장만하긴 했지만....

저희 부부 겨우 딸 하나 키우면서도...참 대견하게 살았습니다..제가 생각하기에도..

지금 신혼 때 처럼 살라고 하면 저 아마 못 살겁니다..

 

하나 뿐인 딸한테 옷 한벌 못사입혀 늘 얻어 입히고..남편 바지 2만원 짜리 하나 사는데도..

몇번을 집었다 놓았다 하고...제사나 명절이나..심지어 친정 부모님 생신에도  돈 5만원이

여의치 않아서 인사만 하고.....

 

울 남편 저 무지 사랑해주고 좋은 가장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생각하네요...내가 속물일 망정 그 때 땅부자 아들과 결혼했어도 그랬을까?

인생이란 또 모르죠...그 집안이 제가 결혼하고 나서 홀라당 다 망해 버릴수도 있으니까...

 

제 대학 동기중 한 애는 본가가 넘 가난 했답니다..그리고 밑으로는 동생들이 3명이나 있고..

그 친구 얼굴은 좀 이쁘장했습니다.

 

3년을 사귄 남친을 차고 그 남친의 친구와 결혼했습니다.(잘나가는 중소기업 아들내미랍니다)

그 친구 결혼할때 학교 친구들 다 욕했습니다.

제가 가장 신랄하게 욕했습니다.

 

제 울 신랑 기본급 78만원에 프라이드 타고 다닐 때 그 친구 신형 그랜져 V6끌고 나왔더군요.

그거 보고도 욕 많이 했습니다..그렇게 속물처럼 남자 골라서 갔으니 그정도는 타야 얼굴이 서지

하면서..그럼서 난 너랑 다르다고 난 처럼 치사하고 속물도 아니고 인간성 더럽지도 않다고

 

속으로 말했습니다..그 때가 결혼 하고 3년 되었을 때였습니다.

 

지금 결혼 10년차인데..저도 이젠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르니 그 친구 욕할수만은 없습디다.

 

오히려 내가 괜히 고고한척, 잘난척 하다가 걍 평범하게 살고...

그 친군 계산적이고 이기적이었다 해도 경제적 어려움이 없이 살지요...

 

아무리 그래도 부자들에게도 나름의 힘듬이 다 있다고, 돈이 많은 만큼 스트레스나 그에

못지않는 고충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합리화 시킵니다.

 

저도 잘못 살아온건 아닙니다.

 

그래도 웬지 드라마에 나오는 신분상승이나 좋은 남자를 꼬시기 위해 애를 쓰고

꾀 부리고 여우짓하는 여자주인공들에게 공감이 갑니다.

 

선비정신처럼 고고하고 우아한것만 좋은게 아니더라구요...

놀부만 나쁜 놈이라고 욕할 수만은 없더라구요..

뺑덕어멈도 나쁜사람이라고 욕할수 만은 없더라구요..

 

이상 결혼 10년에 속물이 다된 진홍이였습니다.....

그래도 전 사람 좋다는 명목하에 그게 최대 저에 대한 칭찬인줄 알고 살고 있는 어리버리 아줌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