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부터 금요일 까지 나와 진우 오빠는 딱 한번 볼수 있었다. 지금 까지 레포트 쓸 준비도 안하고 나만 만나러 다녀서-_- 할일이 태산이란다. 그동안 하루하루 속에 진우 오빠가 있었기에 말로는 딴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하지만, 오빠가 없는 며칠은 정말 외로웠다. 물론 하루에 수십번씩 문자를 보내고 몇번이나 통화를 하지만 많이 외로웠다. 그때마다 진우 오빠와 찍은 사진이 참 고마웠다. 그 사진을 보며 그나마 외로움을 달랬수 있었다. 드디어 오빠와 만나기로 한 토요일이다. 나는 회사에서 퇴근한 뒤, 집으로 달려와 별로 없는 옷중에 제일 예쁜옷을 골라 입었다. 평소에 화장을 거의 안했었는데 오늘은 왠지 조금은 특별해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화장도 하고 핑크빛의 예쁜 립클로즈도 바르고 오빠를 만나러 집을 나섰다. "베베야아ㅠ0 ㅠ" "오빠^-^" "우리 베베 보고 싶어서 죽는줄 알았어 ㅠ0 ㅠ" "안죽었잖아-0-" "내가 죽길 바랬어?-_-" "바보^-^ 레포트는 잘 끝냈어?" "응!! 당연하지 !! 내가 누구냐-0- 완벽하게 끝냈지-0-" "잘했어^-^" "근데 오늘 우리 베베 왜 이렇게 예뻐? ㅇ_ ㅇ" "뭐가-_-;; 평소랑 똑같은데.." "아닌데...디게 이쁜데?" "원래 이쁘다 뭐? "그건 또 그러네?ㅇ_ ㅇ" "피..바보^-^" "오늘 이 오빠가 맛있는거 많이 사줄께에-0-" "응^-^" 우리는 실내 장식이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오빠는 이것저것 골라주며 음식을 주문했다. 예전에 경진이와 한번 이런곳에 와본후 처음이라 내 생전 두 번째로 칼질을 하며 밥을 먹었다.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 30분. 오랫만에 만난 오빠와의 시간은 평소의 시간보다 열배는 빨랐다. "가자. 바래다 줄께^-^" "응..^-^" 버스를 타고 도착한 우리집 정류장. "공원에서 바람좀 쐬고 갈까?" "오빠 안늦어?" "괜찮아^0^" "그래 그럼^^" 우리는 우리집 근처에 있는 작은 공원으로 가서 늘상 앉는 벤치에 앉았다. 이 공원에도 벌써 많은 추억이 깃들었다. 오빠와 처음 사귀게 된 곳. 아이들이나 타는 말도 함께 탔던 곳. 오빠와의 첫키스를 한 곳.... 그곳에서 우리는 여전히 함께인 채로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내일 5시에.. 그 박상호 기억하지?" "응? 응" "상호놈이랑 민석이 놈이랑 만나는데 같이 가자-0-" "응^-^" "5시 전까지 오빠가 좀 바쁘거든? 오후에 전화할테니까 만날 장소 그때 가르쳐 줄께. 우리 베베 혼자 찾아 올수 있지?" "내가 뭐 어린앤가? " "아...행복하다^-^" "응?" "행복해..요즘은 그냥 다 행복해. 니가 내 옆에 있는것도 행복하고 니가 날 사랑하는 것도 행복하고 우리가 같이 사랑하는 것도 행복해." "오빠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응?" "오빠가 내 옆에 있어줘서 참 다행이야...오빠가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도 못하겠어.." "요즘 우리 베베 맘에 드는 소리 잘하네? 예전엔 툭하면 오빠 그만해요 이러더니-0-" "왜? 그 말이 그리워?" "아니이-0-" "픕..." "역시 우리 베베는 웃는게 젤로 이쁘다^-^" 오빠의 입술이 살며시 내 입술로 다가왔다. 이제 놀라지 않고 오빠의 입술을 받아들이는 내 입술도 어느새 오빠와 함께 맞추어 가고 있었다. 오늘따라 쉽사리 빠져나가지 않고 오래머물러 있는 오빠의 입술을 나는 그대로 다 받아들였다. 기분좋은 키스를 한 나와 오빠는 내일 보자며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나는 집으로 와서 잠시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더듬었다. 오빠가 조금전까지 있었던 자리. 방금 헤어졌는데 벌써부터 오빠가 그리워 진다. 삐리릭~ -내일 이쁘게 하고와. 알았지? 사랑해♡- 그러고 보니 일요일이 무슨 날이라고 햇었던거 같은데...무슨 날이지? 오빠 생일은 아닌것 같은데... 바보같이 아직도 생일도 물어 보지 않았다. 지금까지 오빠한테 너무 많이 받았는데 내가 해준건 하나도 없는것 같다. 오빠는 나로 인해 행복하다 말하지만 오빠가 나에게 준 크기에는 아마 비교도 할수 없을 것이다. 그래! 내일 오랫만에 돈좀 써보자-0- 나는 비상금을 모아둔 상자를 열었다. 월급에서 생활비를 조금 제하고 모두 저금을 하긴 하지만, 그 생활비도 쪼개고 쪼개서 이 비상금 상자에 그동안 담아놓았다. 상자에는 어느새 꽤 많은 돈이 모였다. 나는 만원짜리를 다 뺴서 지갑에 넣으며 오빠의 사진을 보았다. "오빠. 내일 기대해-0-" 내일은 참 바쁠것 같다. 일찍 자야지이-0- 곰같다는 소리 안듣게 뽀송 뽀송 한 모습으로-0- 띠리리리리링♬ 쉴새없이 울려대는 핸드폰 소리에 나는 가늘게 눈을 뜨고 시계를 보았다. 일요일 아침 8시....대체 누가 이시간에 전화를 하는것이냐!!!!! 핸드폰 액정을 보니 진우 오빠 이름이 찍혀 있다. 나는 길게 하품을 한뒤 전화를 받았다. "응. 오빠." "아직까지 자고 있었어?" "일요일이잖아-_-" "으이그. 그러니까 곰처럼 팅팅 붓지-0-" "아침부터 놀릴려고 전화한거야?-_-" "아니-_-; 저기 있지. 오늘 베베네 집좀 빌려주면 안되?" "응? 왜?" "아니. 민석이 놈이랑 레포트 쓸 내용이 비슷해서 같이 할려고. 근데 도서관은 좀 불편해서-0-" "응^-^ 알았어. 내가 맛있는 점심 해줄테니까 와^-^" "아니. 이게 좀 급하고 중요한거라서 우리 베베있으면 베베만 보느라 집중을 못할거 같아서ㅠ0 ㅠ 너 어디좀 가있어 ㅠ0 ㅠ" "내가 아침부터 어딜가있어-_-" "좀 그런가? 안되겠지?" 장난끼 섞인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는 진우오빠-_-; 할수 없지-_-; "알았어-_-; 언제 올건데?" "어? 정말? 우리 베베 어디 가있게?" "바람피고 있게-_-" "우씨-0- 됐어!" "알았어. 알았어-_-; 장난이야. 오빠 언제 오려고?" "음...지금 8시니까 한...10시쯤?" "알겠어. 오빠들 오면 나갈테니까 준비해서 와^0^" "고마워ㅠㅠ 역시 나한텐 우리 베베뿐이 없다 ㅠ0 ㅠ" "피.. 그럼 오늘 저녁에 약속은 어떻해?" "아. 그거? 상호놈도 그냥 베베네 집으로 부를려고. 한....5시나 6시쯤에 너도 와-0-" "알겠어^-^ 먹을거좀 준비 해놓을테니까 언능 와." "네! 좀이따 봐요-0-" 아침부터 어딜가있지? 잠깐 사이에 희망원에 다녀올수도 없는 노릇이고, 딱히 가있을 만한 곳이 없는것 같은데.... 나는 일단 집에 있는 재료들로 오빠들 먹을 점심거리랑 이것저것 만들기 시작했다. 다행히 과일 사놓고 안먹은게 남아 있어서 과일도 준비 하고 마실건....없네-_-; 나는 냉큼 슈퍼로 달려가서 오빠가 좋아하는 망고쥬스랑 우유를 사서 집에 왔다. 대충 오빠들 먹을건 준비 됐고, 나는 나가서 무얼한담-_-;; 살랑살랑 시원하던 가을 바람도 어느새 쌀쌀해졌기에 나는 따뜻하게 옷을 차려 입고, 오빠들을 기다렸다. 9시 40분. 띵동~ "오빠야?" "오빠 아니고 베베 서방님입니다아-0-" 나는 피식 웃으며 문을 열었다. 진우 오빠는 방금 한말때문에 민석이 오빠에게 한대 맞고있었다-_-; "들어와." "혜미 안녕." "네^-^ 안녕하세요^-^" "말 노라고 하지 않았던가? 말참 안듣는다?" "아...응-_-;; 미안-_-" "우리 베베 아침은 먹었어?" "응..저기 점심이랑 과일이랑 음료수 있으니까 공부하면서 먹어. 나 그럼 갈께^-^ 열심히해^-^" "응 ㅠ0 ㅠ 만나자 마자 이별이라니 ㅠ0 ㅠ" 내 저럴줄 알았다. 민석이 오빠에게 또 한대 맞고 있는 진우오빠-_-; "그럼 레포트 써^-^ 갔다 올께^-^" "응^-^" "좀있다 보자. 고맙다." "네.. 아니.. 응-_-" 나는 꾸벅 인사를 하고 집에서 나왔다. 예전보단 민석이 오빠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들었지만-_-; 말은 놓는다고 해도 인사는 꾸벅해야만 왠지-_- 편했다. 버스정류장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어딜갈까...한참을 고민하다가 일단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어서오세요^-^" "아..네^-^" "커트 하실거예요?" "아뇨.. 파마를..좀 해볼까 하는데..." "그래요? 어떤 파마요?" "웨이브 파마가....저한테 어울릴까요?" "음...손님한텐 웨이브 파마보다는 세팅 파마가 더 어울리겠는데요?^-^" "아...그럼 그걸로 해주세요^-^" 그렇게 하여 나는 난생 처음 파마라는걸 해보았다. 머리에 뭔가를 바르고 뿌리고 이상하게 생긴 뜨거운 열이 나오는 곳에 앉아 있기도 하고, 일하는 언니들이 머리를 감겨주어 머리도 감고, 여기저기 끌려다니다가 어느새 머리가 완성이 됐다. 머리를 말리며 마지막 손질을 하는 미용실 선생님.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 아...예쁘다-_-; 내가 봐도 예쁘네-0- "머리 너무 이쁘게 나왔네요-0-어떠세요? " 작은 손거울로 머리 뒤를 비추며 여기저기 보여주시며 나보다 더 만족해하시는 미용실 선생님-_-; "네.. 예쁘네요^-^" "머리 관리를 잘하셔서 세팅이 너무 이쁘게 나왔네요-0-" "^-^" 물론 자기 가게에서 머리를한 손님이기에 오버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내가 봐도 참 예쁘다. 내가 공주병 증세가 있었던가-_-; 아무리 봐도 예쁘다. "앞머리 살짝 잘라 드릴테니까, 이렇게 삔 꼽으시면 훨씬 큐티해 보이실꺼예요^-^" 만족스럽게 머리를 하고 계산을 하고 나온 나는 밖으로 나온 나는 옆에 있는 음식점 유리에 비치는 내 모습을 살짝 비춰 보았다. 참 예쁘네-_-;; 어느덧 시간은 1시가 다 되었고, 배가 고파진 나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마침 근처에 떡볶이파는 가게가 있기에 떡볶이랑 튀김을 시켜먹으며 이젠 또 뭘할까 고민에 빠졌다. 옷을 사러 갈까? 어디를 가야 하지? 신촌에 가서 싸게 살까? 아니면...큰맘먹고 백화점엘 가볼까? 떡볶이를 다 먹고, 일단 나는 신촌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이 버스의 행선지를 보니 광화문이 종점이라고 한다. 그래! 교보문고에 가보자-0- 어느덧 광화문에 도착한 버스. 나는 버스에서 내려 교보문고로 향했다. 여러가지 소설들이 잘 정돈되어 나좀 읽어달라고 하고 있었다. 그러다 내 눈에 뛴 책 한권...'키다리 아저씨' 어렸을때 이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주인공 주디는 나처럼 고아이다. 원래부터 나는 입양되는걸 원치 않았다. 주위에 몇몇 아이들이 입양 되어 가는 걸 보면서, 부모도 버린 우리를 저사람들이 사랑해 줄까? 부모도 버렸는데 저사람들은 안버릴까? 그런 생각에 입양은 정말 싫었다. 그러면서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이런 멋진 사람이 생 길지도 모른다는 상상속에서 항상 나를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하는 착각에 빠지곤 했었다. 이제 20살이 넘은 나이에 다시 접하는 '키다리 아저씨'는 더이상 나에게 그런 상상에 빠지게 하진 않 지만 어린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주었다. 비록 상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상에 빠져있을땐 참 행복했었다. 나는 책값을 지불한 뒤 근처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잔과 함께 책을 열었다. 어린 시절엔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주디가 이젠 나에게 미소를 짓게 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지만, 20살이 된 지금 나는 키다리 아저씨가 있는 주디 만큼 행복하다. 나의 키다리 아저씨는 진우 오빠이기 에....더이상 나는 외롭지 않기에.... 책을 반정도 읽은 후 시계를 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흘렀다. 옷도 사러 가야하는데-_-;; 나는 황급히 책을 덮은 후 가방에 넣고, 교보문고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신촌으로 갔다. 백화점은 무슨 백화점-_- 나는 그냥 이대쪽에 줄지어 있는 보세가게로 향했다. 귀엽고 예쁜 옷들이 너무 많았다. 그중 한 가게에 들어가 옷을 보고 있으려니 종업원 한명이 나에게 쪼로록 다가온다. "어떤거 찾으세요?" "네? 아.. 그냥..." "음...굉장히 귀여운 스타일이시니까, 이런옷은 어떠세요?" 종업원 언니가 골라준 옷은 가슴쪽에 작은 리본이 달린 분홍색의 귀여운 니트였다. "예쁘네요^-^" "티만 보러 오신거예요? 이거랑 잘어울리는 청치마 있는데 보실래요?" "그래요?" "잠시만요^-^" 종업원 언니는 밑단이 조금 헤진듯한, 귀여운 청치마를 하나 가지고 와서 보여주었다. 그러더니 자기몸에 두 옷을 대보며. "어때요? 귀엽죠? 손님 헤어 스타일하고도 잘 어울리겠다-0-" "아..네^-^" 정말 귀엽다. 청치마가 무척 짧은듯한데...지금까지 치마를 잘 입지도 않았지만 입어도 무릎 위로 올 라가는 옷은 입어 본적이 없다... 종업원 언니는 또 어디론가 쪼로록 달려가서 분홍색 벨트를 하나 가지고 와서는 "이렇게 벨트까지 하시면 완벽하죠-0- 한번 입어 보세요-0-" "그래도 되요?" "니트는....안되는데 치마는 되요^-^" 나는 치마를 갈아 입고 나와 거울을 보았다. 정말 귀엽다. 종업원 언니 말대로 벨트 까지 하니까 마치 동화속 주인공이 된것처럼 귀여웠다. 아무래도 내가 공주 기질이 심했었나 보다-_-; "어머! 언니 너무 잘어울린다-0- 이 니트까지 하면 딱 맞춤이네-0-" 안그래도 마음에 드는데 옆에서 부축이는 종업원언니-_-;; "이렇게 주세요-0-" 나는 이것들을 다 산뒤 니트까지 갈아 입고 가게를 나와 작은 삔가게로 들어가 앙증맞은 삔을 하나 산 뒤. 미용실 언니가 시킨대로 삔을 꼽았다. 내가 이렇게 이뻤던가ㅜ0 ㅜ 아아~ 내가 봐도 너무 완벽해-0- 나는 내 모습에 빠져-_- 헤헤거리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어느덧 시간은 5시를 훨씬 넘어섰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나는 진우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헉. 헉.. 응!! 베베야-0-" "왜 그렇게 헉헉대?-_-" "어? 아...아니-_-" "공부한다던 사람이-_-;; 헉헉 대고 있냐.. 모해?" "아니-_- 잠깐 운동을 좀-_- 했어-_-" "어-_- 나 이제 집에 가도 되?" "응? 지금 어딘데?" "여기? 신촌." "훔....그래. 빨리와-0-" "응^-^ 밥은 먹었어?" "그러엄-0-" "뭐 먹고 싶은거 없어? 뭐좀 사갈까?" "아무것도 안사와도되-0- 먹을거 많아-0-" "많아?-_- 뭐있는데?" "어? 아...아니-_-; 상호놈에-_- 먹을꺼 많이 사왔어-0-" "아.. 그래? 알았어. 금방갈께-0-" "응응 -0- 보고싶어요-0- 빨리 오세요-0-" 나는 버스를 기다리며 분홍빛의 립클로즈를 바른후 오늘의 변신을 마무리 했다. 아무도 나를 보는 이 없건만-_- 너무 예뻐보이는 내 모습에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향하는것 같은 착각에 빠져-_- 자신있게 몸을 빳빳히 세우며 버스에 올랐다. 집 앞에 도착한 나는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우리집 문은....열쇠하나면 열수 있었는데, 밑에 열쇠구멍이 하나 더 있었다. 우리집이 아닌가-_-;; 맞는데-_-;;; 나는 빼꼼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모든것이 정지 된듯 그자리에 서서 입을 떡 벌릴수 밖에 없었다. 이게 다 뭐지.... 거실에는 수십 송이의 장미와 풍선들이 있었고, 테이블과 창가 쪽엔 화분들이 줄지어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케익과 여러가지 음식들이 올려져 있었고, 진우 오빠가 사준 작은 어항에 담겨져 있던 물고기 두마리는 어느새 훨씬 더 커진 어항으로 바뀌어 그 안에는 두마리가 아닌 열 마리는 족히 넘어 보이는 작은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오빠...." 내 목소리를 들은 진우 오빠와 민석이 오빠. 그리고 상호 오빠가 내 방에서 놀란 듯 달려 나왔다. "왔어?" 조금은 당황한 듯한, 그리고 조금은 멋쩍은 듯한, 그리고 조금은 당당한 듯한 진우 오빠의 표정... "오빠...이게 다...뭐야?" "자자. 혜미야. 니 방에도 한번 들어가봐-0-" 상호 오빠가 말했다. "네? 제 방이요?" 나는 신발을 벗고 내 방으로 들어 갔다. 내 방은 내가 아침에 나올때와는 180도 변해 있었다. 칙칙하던 벽지가 작은 예쁜 꽃모양이 가득히 찍혀 있는 벽지로 바껴져 있었고, 이 집을 처음 장만할 때부터 함께 했던 이불과 베개는 사라지고 하늘빛의 예쁜 새 이불과 베개가 있었다. 그리고 작은 화장대에 몇몇 새 화장품들이 올려져 있었고, 거기엔 작은 액자에 오빠와 찍은 이미지 사 진이 나를 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오빠..."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응?" "오늘 우리 100일이다?" 아... 그랬구나... 오빠와의 연애가 처음인 나는 그런걸 세는 방법도 몰랐고, 그런 생각을 못했기에 전혀 감을 못잡았었다. 100일....이구나.... "원래는 카폐빌려서 이벤트를 할까 했는데, 민석이 요놈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잖아. 전에 여기 왔을 때 보니까 방이 너무 어둡고 외로워 보인다고, 그래서 오늘 이녀석들이 도와줘서 우리 혜미 안외롭게 오빠가 없어도 혼자서도 따뜻하게 이렇게 변신 시켰어-0-" 눈물 한방울이 또로록 떨어졌다. "오빠... 고마워....너무..... 고마워...." "우리한테는 안고마워?" 껄껄거리며 말하는 상호 오빠... "너무 고마워요...정말....." 한방울 흐르던 눈물은 어느새 수십방울이 되어 흐르기 시작했다. "여~ 근데 혜미. 엄청 이쁘네?" 민석이 오빠가 놀리듯 말했다. "우리 베베-0- 공주님 같다-0-" 오빠들은 울고 있는 나에게 단체로 놀리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로 놀리며 크게 웃었다. 진우 오빠. 나 오빠한테 어떻게 다 갚아야 할까.... 정말 내가 살아서 오빠한테 다 갚을수 있을까... 오빠가 없던 21년의 세월보다 오빠와 함께 했던..100일이라는 시간이 더 소중하고 더 행복한데... 오빠가 없던 21년의 세월보다 오빠와 함께 했던..100일이라는 시간동안 더 많이 웃었는데... 어떻게 오빠한테 다 갚을수 있을까.... 내가 오빠 옆에서 이렇게 항상 받기만 하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오빠한테 다 이 은혜...이 감동...다 갚아 줄수 있을까... 내가 옆에 있어서 행복하다는 진우 오빠....그런 진우 오빠보다 내가 더 오빠한테 감사한데.... 난 오빠한테 해준게 없는데 어떻해야 다 갚을수 있을까... 이제 행복한 얘기가 잠시 나올꺼예요 행복하기만 한 모습에 소설이 조금 지루해지실지도 모르겠네요.. 처음부터 너무 아프게 했던 혜미에게 저도 미안한지라 행복을 너무 만끽하게 해준것도 같지만.. 행복하기만한 내용이 지루해지시더라도^^ 지금쓰는 부분이 너무많이 아프기때문에 이정도 행복정도는 혜미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구요.. 혹시라도 지루해지시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네요^^ 그럼 다음편에 또 만나요^^
헤어지지말자#17
월요일부터 금요일 까지 나와 진우 오빠는 딱 한번 볼수 있었다.
지금 까지 레포트 쓸 준비도 안하고 나만 만나러 다녀서-_- 할일이 태산이란다.
그동안 하루하루 속에 진우 오빠가 있었기에 말로는 딴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하지만,
오빠가 없는 며칠은 정말 외로웠다.
물론 하루에 수십번씩 문자를 보내고 몇번이나 통화를 하지만 많이 외로웠다.
그때마다 진우 오빠와 찍은 사진이 참 고마웠다. 그 사진을 보며 그나마 외로움을 달랬수 있었다.
드디어 오빠와 만나기로 한 토요일이다. 나는 회사에서 퇴근한 뒤, 집으로 달려와 별로 없는
옷중에 제일 예쁜옷을 골라 입었다.
평소에 화장을 거의 안했었는데 오늘은 왠지 조금은 특별해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화장도 하고 핑크빛의 예쁜 립클로즈도 바르고 오빠를 만나러 집을 나섰다.
"베베야아ㅠ0 ㅠ"
"오빠^-^"
"우리 베베 보고 싶어서 죽는줄 알았어 ㅠ0 ㅠ"
"안죽었잖아-0-"
"내가 죽길 바랬어?-_-"
"바보^-^ 레포트는 잘 끝냈어?"
"응!! 당연하지 !! 내가 누구냐-0- 완벽하게 끝냈지-0-"
"잘했어^-^"
"근데 오늘 우리 베베 왜 이렇게 예뻐? ㅇ_ ㅇ"
"뭐가-_-;; 평소랑 똑같은데.."
"아닌데...디게 이쁜데?"
"원래 이쁘다 뭐?
"그건 또 그러네?ㅇ_ ㅇ"
"피..바보^-^"
"오늘 이 오빠가 맛있는거 많이 사줄께에-0-"
"응^-^"
우리는 실내 장식이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오빠는 이것저것 골라주며 음식을 주문했다.
예전에 경진이와 한번 이런곳에 와본후 처음이라 내 생전 두 번째로 칼질을 하며 밥을 먹었다.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 30분. 오랫만에 만난 오빠와의 시간은 평소의 시간보다 열배는 빨랐다.
"가자. 바래다 줄께^-^"
"응..^-^"
버스를 타고 도착한 우리집 정류장.
"공원에서 바람좀 쐬고 갈까?"
"오빠 안늦어?"
"괜찮아^0^"
"그래 그럼^^"
우리는 우리집 근처에 있는 작은 공원으로 가서 늘상 앉는 벤치에 앉았다.
이 공원에도 벌써 많은 추억이 깃들었다. 오빠와 처음 사귀게 된 곳. 아이들이나 타는 말도 함께
탔던 곳. 오빠와의 첫키스를 한 곳....
그곳에서 우리는 여전히 함께인 채로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내일 5시에.. 그 박상호 기억하지?"
"응? 응"
"상호놈이랑 민석이 놈이랑 만나는데 같이 가자-0-"
"응^-^"
"5시 전까지 오빠가 좀 바쁘거든? 오후에 전화할테니까 만날 장소 그때 가르쳐 줄께. 우리 베베
혼자 찾아 올수 있지?"
"내가 뭐 어린앤가? "
"아...행복하다^-^"
"응?"
"행복해..요즘은 그냥 다 행복해. 니가 내 옆에 있는것도 행복하고 니가 날 사랑하는 것도 행복하고
우리가 같이 사랑하는 것도 행복해."
"오빠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응?"
"오빠가 내 옆에 있어줘서 참 다행이야...오빠가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도 못하겠어.."
"요즘 우리 베베 맘에 드는 소리 잘하네? 예전엔 툭하면 오빠 그만해요 이러더니-0-"
"왜? 그 말이 그리워?"
"아니이-0-"
"픕..."
"역시 우리 베베는 웃는게 젤로 이쁘다^-^"
오빠의 입술이 살며시 내 입술로 다가왔다.
이제 놀라지 않고 오빠의 입술을 받아들이는 내 입술도 어느새 오빠와 함께 맞추어 가고 있었다.
오늘따라 쉽사리 빠져나가지 않고 오래머물러 있는 오빠의 입술을 나는 그대로 다 받아들였다.
기분좋은 키스를 한 나와 오빠는 내일 보자며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나는 집으로 와서 잠시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더듬었다.
오빠가 조금전까지 있었던 자리. 방금 헤어졌는데 벌써부터 오빠가 그리워 진다.
삐리릭~
-내일 이쁘게 하고와. 알았지? 사랑해♡-
그러고 보니 일요일이 무슨 날이라고 햇었던거 같은데...무슨 날이지? 오빠 생일은 아닌것 같은데...
바보같이 아직도 생일도 물어 보지 않았다.
지금까지 오빠한테 너무 많이 받았는데 내가 해준건 하나도 없는것 같다. 오빠는 나로 인해
행복하다 말하지만 오빠가 나에게 준 크기에는 아마 비교도 할수 없을 것이다.
그래! 내일 오랫만에 돈좀 써보자-0-
나는 비상금을 모아둔 상자를 열었다.
월급에서 생활비를 조금 제하고 모두 저금을 하긴 하지만, 그 생활비도 쪼개고 쪼개서 이 비상금
상자에 그동안 담아놓았다.
상자에는 어느새 꽤 많은 돈이 모였다. 나는 만원짜리를 다 뺴서 지갑에 넣으며 오빠의 사진을
보았다.
"오빠. 내일 기대해-0-"
내일은 참 바쁠것 같다. 일찍 자야지이-0- 곰같다는 소리 안듣게 뽀송 뽀송 한 모습으로-0-
띠리리리리링♬
쉴새없이 울려대는 핸드폰 소리에 나는 가늘게 눈을 뜨고 시계를 보았다.
일요일 아침 8시....대체 누가 이시간에 전화를 하는것이냐!!!!!
핸드폰 액정을 보니 진우 오빠 이름이 찍혀 있다.
나는 길게 하품을 한뒤 전화를 받았다.
"응. 오빠."
"아직까지 자고 있었어?"
"일요일이잖아-_-"
"으이그. 그러니까 곰처럼 팅팅 붓지-0-"
"아침부터 놀릴려고 전화한거야?-_-"
"아니-_-; 저기 있지. 오늘 베베네 집좀 빌려주면 안되?"
"응? 왜?"
"아니. 민석이 놈이랑 레포트 쓸 내용이 비슷해서 같이 할려고. 근데 도서관은 좀 불편해서-0-"
"응^-^ 알았어. 내가 맛있는 점심 해줄테니까 와^-^"
"아니. 이게 좀 급하고 중요한거라서 우리 베베있으면 베베만 보느라 집중을 못할거 같아서ㅠ0 ㅠ
너 어디좀 가있어 ㅠ0 ㅠ"
"내가 아침부터 어딜가있어-_-"
"좀 그런가? 안되겠지?"
장난끼 섞인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는 진우오빠-_-; 할수 없지-_-;
"알았어-_-; 언제 올건데?"
"어? 정말? 우리 베베 어디 가있게?"
"바람피고 있게-_-"
"우씨-0- 됐어!"
"알았어. 알았어-_-; 장난이야. 오빠 언제 오려고?"
"음...지금 8시니까 한...10시쯤?"
"알겠어. 오빠들 오면 나갈테니까 준비해서 와^0^"
"고마워ㅠㅠ 역시 나한텐 우리 베베뿐이 없다 ㅠ0 ㅠ"
"피.. 그럼 오늘 저녁에 약속은 어떻해?"
"아. 그거? 상호놈도 그냥 베베네 집으로 부를려고. 한....5시나 6시쯤에 너도 와-0-"
"알겠어^-^ 먹을거좀 준비 해놓을테니까 언능 와."
"네! 좀이따 봐요-0-"
아침부터 어딜가있지? 잠깐 사이에 희망원에 다녀올수도 없는 노릇이고, 딱히 가있을 만한 곳이
없는것 같은데....
나는 일단 집에 있는 재료들로 오빠들 먹을 점심거리랑 이것저것 만들기 시작했다.
다행히 과일 사놓고 안먹은게 남아 있어서 과일도 준비 하고 마실건....없네-_-;
나는 냉큼 슈퍼로 달려가서 오빠가 좋아하는 망고쥬스랑 우유를 사서 집에 왔다.
대충 오빠들 먹을건 준비 됐고, 나는 나가서 무얼한담-_-;;
살랑살랑 시원하던 가을 바람도 어느새 쌀쌀해졌기에 나는 따뜻하게 옷을 차려 입고, 오빠들을
기다렸다.
9시 40분.
띵동~
"오빠야?"
"오빠 아니고 베베 서방님입니다아-0-"
나는 피식 웃으며 문을 열었다. 진우 오빠는 방금 한말때문에 민석이 오빠에게 한대 맞고있었다-_-;
"들어와."
"혜미 안녕."
"네^-^ 안녕하세요^-^"
"말 노라고 하지 않았던가? 말참 안듣는다?"
"아...응-_-;; 미안-_-"
"우리 베베 아침은 먹었어?"
"응..저기 점심이랑 과일이랑 음료수 있으니까 공부하면서 먹어. 나 그럼 갈께^-^ 열심히해^-^"
"응 ㅠ0 ㅠ 만나자 마자 이별이라니 ㅠ0 ㅠ"
내 저럴줄 알았다. 민석이 오빠에게 또 한대 맞고 있는 진우오빠-_-;
"그럼 레포트 써^-^ 갔다 올께^-^"
"응^-^"
"좀있다 보자. 고맙다."
"네.. 아니.. 응-_-"
나는 꾸벅 인사를 하고 집에서 나왔다.
예전보단 민석이 오빠에 대한 두려움은 줄어들었지만-_-; 말은 놓는다고 해도 인사는 꾸벅해야만
왠지-_- 편했다.
버스정류장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어딜갈까...한참을 고민하다가 일단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어서오세요^-^"
"아..네^-^"
"커트 하실거예요?"
"아뇨.. 파마를..좀 해볼까 하는데..."
"그래요? 어떤 파마요?"
"웨이브 파마가....저한테 어울릴까요?"
"음...손님한텐 웨이브 파마보다는 세팅 파마가 더 어울리겠는데요?^-^"
"아...그럼 그걸로 해주세요^-^"
그렇게 하여 나는 난생 처음 파마라는걸 해보았다.
머리에 뭔가를 바르고 뿌리고 이상하게 생긴 뜨거운 열이 나오는 곳에 앉아 있기도 하고, 일하는
언니들이 머리를 감겨주어 머리도 감고, 여기저기 끌려다니다가 어느새 머리가 완성이 됐다.
머리를 말리며 마지막 손질을 하는 미용실 선생님.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
아...예쁘다-_-; 내가 봐도 예쁘네-0-
"머리 너무 이쁘게 나왔네요-0-어떠세요? "
작은 손거울로 머리 뒤를 비추며 여기저기 보여주시며 나보다 더 만족해하시는 미용실 선생님-_-;
"네.. 예쁘네요^-^"
"머리 관리를 잘하셔서 세팅이 너무 이쁘게 나왔네요-0-"
"^-^"
물론 자기 가게에서 머리를한 손님이기에 오버하는 면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내가 봐도 참 예쁘다.
내가 공주병 증세가 있었던가-_-; 아무리 봐도 예쁘다.
"앞머리 살짝 잘라 드릴테니까, 이렇게 삔 꼽으시면 훨씬 큐티해 보이실꺼예요^-^"
만족스럽게 머리를 하고 계산을 하고 나온 나는 밖으로 나온 나는 옆에 있는 음식점 유리에 비치는
내 모습을 살짝 비춰 보았다. 참 예쁘네-_-;;
어느덧 시간은 1시가 다 되었고, 배가 고파진 나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마침 근처에 떡볶이파는 가게가 있기에 떡볶이랑 튀김을 시켜먹으며 이젠 또 뭘할까 고민에 빠졌다.
옷을 사러 갈까? 어디를 가야 하지? 신촌에 가서 싸게 살까? 아니면...큰맘먹고 백화점엘 가볼까?
떡볶이를 다 먹고, 일단 나는 신촌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이 버스의 행선지를 보니 광화문이 종점이라고 한다. 그래! 교보문고에 가보자-0-
어느덧 광화문에 도착한 버스. 나는 버스에서 내려 교보문고로 향했다.
여러가지 소설들이 잘 정돈되어 나좀 읽어달라고 하고 있었다.
그러다 내 눈에 뛴 책 한권...'키다리 아저씨'
어렸을때 이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주인공 주디는 나처럼 고아이다. 원래부터 나는 입양되는걸 원치 않았다. 주위에 몇몇 아이들이 입양
되어 가는 걸 보면서, 부모도 버린 우리를 저사람들이 사랑해 줄까? 부모도 버렸는데 저사람들은
안버릴까? 그런 생각에 입양은 정말 싫었다. 그러면서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이런 멋진 사람이 생
길지도 모른다는 상상속에서 항상 나를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하는 착각에 빠지곤 했었다.
이제 20살이 넘은 나이에 다시 접하는 '키다리 아저씨'는 더이상 나에게 그런 상상에 빠지게 하진 않
지만 어린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주었다.
비록 상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상에 빠져있을땐 참 행복했었다.
나는 책값을 지불한 뒤 근처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잔과 함께 책을 열었다.
어린 시절엔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주디가 이젠 나에게 미소를 짓게 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지만,
20살이 된 지금 나는 키다리 아저씨가 있는 주디 만큼 행복하다. 나의 키다리 아저씨는 진우 오빠이기
에....더이상 나는 외롭지 않기에....
책을 반정도 읽은 후 시계를 보니 어느새 시간이 꽤 흘렀다. 옷도 사러 가야하는데-_-;;
나는 황급히 책을 덮은 후 가방에 넣고, 교보문고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신촌으로 갔다.
백화점은 무슨 백화점-_- 나는 그냥 이대쪽에 줄지어 있는 보세가게로 향했다.
귀엽고 예쁜 옷들이 너무 많았다. 그중 한 가게에 들어가 옷을 보고 있으려니 종업원 한명이 나에게
쪼로록 다가온다.
"어떤거 찾으세요?"
"네? 아.. 그냥..."
"음...굉장히 귀여운 스타일이시니까, 이런옷은 어떠세요?"
종업원 언니가 골라준 옷은 가슴쪽에 작은 리본이 달린 분홍색의 귀여운 니트였다.
"예쁘네요^-^"
"티만 보러 오신거예요? 이거랑 잘어울리는 청치마 있는데 보실래요?"
"그래요?"
"잠시만요^-^"
종업원 언니는 밑단이 조금 헤진듯한, 귀여운 청치마를 하나 가지고 와서 보여주었다.
그러더니 자기몸에 두 옷을 대보며.
"어때요? 귀엽죠? 손님 헤어 스타일하고도 잘 어울리겠다-0-"
"아..네^-^"
정말 귀엽다. 청치마가 무척 짧은듯한데...지금까지 치마를 잘 입지도 않았지만 입어도 무릎 위로 올
라가는 옷은 입어 본적이 없다...
종업원 언니는 또 어디론가 쪼로록 달려가서 분홍색 벨트를 하나 가지고 와서는
"이렇게 벨트까지 하시면 완벽하죠-0- 한번 입어 보세요-0-"
"그래도 되요?"
"니트는....안되는데 치마는 되요^-^"
나는 치마를 갈아 입고 나와 거울을 보았다. 정말 귀엽다. 종업원 언니 말대로 벨트 까지 하니까
마치 동화속 주인공이 된것처럼 귀여웠다. 아무래도 내가 공주 기질이 심했었나 보다-_-;
"어머! 언니 너무 잘어울린다-0- 이 니트까지 하면 딱 맞춤이네-0-"
안그래도 마음에 드는데 옆에서 부축이는 종업원언니-_-;;
"이렇게 주세요-0-"
나는 이것들을 다 산뒤 니트까지 갈아 입고 가게를 나와 작은 삔가게로 들어가 앙증맞은 삔을 하나 산
뒤. 미용실 언니가 시킨대로 삔을 꼽았다. 내가 이렇게 이뻤던가ㅜ0 ㅜ
아아~ 내가 봐도 너무 완벽해-0- 나는 내 모습에 빠져-_- 헤헤거리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어느덧 시간은 5시를 훨씬 넘어섰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나는 진우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헉. 헉.. 응!! 베베야-0-"
"왜 그렇게 헉헉대?-_-"
"어? 아...아니-_-"
"공부한다던 사람이-_-;; 헉헉 대고 있냐.. 모해?"
"아니-_- 잠깐 운동을 좀-_- 했어-_-"
"어-_- 나 이제 집에 가도 되?"
"응? 지금 어딘데?"
"여기? 신촌."
"훔....그래. 빨리와-0-"
"응^-^ 밥은 먹었어?"
"그러엄-0-"
"뭐 먹고 싶은거 없어? 뭐좀 사갈까?"
"아무것도 안사와도되-0- 먹을거 많아-0-"
"많아?-_- 뭐있는데?"
"어? 아...아니-_-; 상호놈에-_- 먹을꺼 많이 사왔어-0-"
"아.. 그래? 알았어. 금방갈께-0-"
"응응 -0- 보고싶어요-0- 빨리 오세요-0-"
나는 버스를 기다리며 분홍빛의 립클로즈를 바른후 오늘의 변신을 마무리 했다.
아무도 나를 보는 이 없건만-_- 너무 예뻐보이는 내 모습에 모든 시선이 나에게로 향하는것 같은
착각에 빠져-_- 자신있게 몸을 빳빳히 세우며 버스에 올랐다.
집 앞에 도착한 나는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우리집 문은....열쇠하나면 열수 있었는데, 밑에 열쇠구멍이 하나 더 있었다.
우리집이 아닌가-_-;; 맞는데-_-;;;
나는 빼꼼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모든것이 정지 된듯 그자리에 서서 입을 떡 벌릴수 밖에 없었다.
이게 다 뭐지....
거실에는 수십 송이의 장미와 풍선들이 있었고, 테이블과 창가 쪽엔 화분들이 줄지어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케익과 여러가지 음식들이 올려져 있었고, 진우 오빠가 사준 작은 어항에 담겨져
있던 물고기 두마리는 어느새 훨씬 더 커진 어항으로 바뀌어 그 안에는 두마리가 아닌 열 마리는 족히
넘어 보이는 작은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었다.
"오빠...."
내 목소리를 들은 진우 오빠와 민석이 오빠. 그리고 상호 오빠가 내 방에서 놀란 듯 달려 나왔다.
"왔어?"
조금은 당황한 듯한, 그리고 조금은 멋쩍은 듯한, 그리고 조금은 당당한 듯한 진우 오빠의 표정...
"오빠...이게 다...뭐야?"
"자자. 혜미야. 니 방에도 한번 들어가봐-0-"
상호 오빠가 말했다.
"네? 제 방이요?"
나는 신발을 벗고 내 방으로 들어 갔다.
내 방은 내가 아침에 나올때와는 180도 변해 있었다.
칙칙하던 벽지가 작은 예쁜 꽃모양이 가득히 찍혀 있는 벽지로 바껴져 있었고, 이 집을 처음 장만할
때부터 함께 했던 이불과 베개는 사라지고 하늘빛의 예쁜 새 이불과 베개가 있었다.
그리고 작은 화장대에 몇몇 새 화장품들이 올려져 있었고, 거기엔 작은 액자에 오빠와 찍은 이미지 사
진이 나를 보며 활짝 웃고 있었다.
"오빠..."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응?"
"오늘 우리 100일이다?"
아... 그랬구나... 오빠와의 연애가 처음인 나는 그런걸 세는 방법도 몰랐고, 그런 생각을 못했기에
전혀 감을 못잡았었다. 100일....이구나....
"원래는 카폐빌려서 이벤트를 할까 했는데, 민석이 요놈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잖아. 전에 여기 왔을
때 보니까 방이 너무 어둡고 외로워 보인다고, 그래서 오늘 이녀석들이 도와줘서 우리 혜미 안외롭게
오빠가 없어도 혼자서도 따뜻하게 이렇게 변신 시켰어-0-"
눈물 한방울이 또로록 떨어졌다.
"오빠... 고마워....너무..... 고마워...."
"우리한테는 안고마워?"
껄껄거리며 말하는 상호 오빠...
"너무 고마워요...정말....."
한방울 흐르던 눈물은 어느새 수십방울이 되어 흐르기 시작했다.
"여~ 근데 혜미. 엄청 이쁘네?"
민석이 오빠가 놀리듯 말했다.
"우리 베베-0- 공주님 같다-0-"
오빠들은 울고 있는 나에게 단체로 놀리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로 놀리며 크게 웃었다.
진우 오빠. 나 오빠한테 어떻게 다 갚아야 할까.... 정말 내가 살아서 오빠한테 다 갚을수 있을까...
오빠가 없던 21년의 세월보다 오빠와 함께 했던..100일이라는 시간이 더 소중하고 더 행복한데...
오빠가 없던 21년의 세월보다 오빠와 함께 했던..100일이라는 시간동안 더 많이 웃었는데...
어떻게 오빠한테 다 갚을수 있을까.... 내가 오빠 옆에서 이렇게 항상 받기만 하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오빠한테 다 이 은혜...이 감동...다 갚아 줄수 있을까...
내가 옆에 있어서 행복하다는 진우 오빠....그런 진우 오빠보다 내가 더 오빠한테 감사한데....
난 오빠한테 해준게 없는데 어떻해야 다 갚을수 있을까...
이제 행복한 얘기가 잠시 나올꺼예요 행복하기만 한 모습에 소설이 조금 지루해지실지도 모르겠네요..
처음부터 너무 아프게 했던 혜미에게 저도 미안한지라 행복을 너무 만끽하게 해준것도 같지만..
행복하기만한 내용이 지루해지시더라도^^ 지금쓰는 부분이 너무많이 아프기때문에 이정도 행복정도는 혜미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항상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구요.. 혹시라도 지루해지시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네요^^
그럼 다음편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