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벌써 가을의 문턱을 지나 안방 깊숙하게 자리 잡은것을 보니 새삼 세월이 유수라는 옛말이 새삼 실감 나는 요즈음입니다.
저는 두어달전에 백수생활의 어려움과 백수탈출의 포부를 이곳에 게재한바 있습니다만 드디어 오늘은 백수탈출 1개월차 경과를 네티즌 여러분에게 보고하기 위해 독수리 타법이나마 자판을 두드립니다.
먼저 저를 소개 드리자면 46세의 평범한 가장으로 전직 국가공무원으로 25년간 재직하다가 작년 여름에 퇴직한 이후 근 1년간을 차후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자료수집과 구직을 위한 이력서제출등으로 세월을 보내면서 새삼 중년의 재취업의 어려움을 실감한 바 있습니다.
대학원졸업과 전직 서기관급에 준하는 경력은 재취업에 오히려 저해요소로 대두되는 현실에서 학력이나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고픈 유혹(?)도 없진 않았습니다만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아 사실대로 제 이력서를 작성하고 10여회의 면접에서도 제가 원하는 직종과 연봉등에 관한 소신을 피력하였으나 역시 번번히 재취업에 실패를 하였습니다.
현재 아들은 대학을 휴학후 군에 입대하여 복무중에 있고 딸아이는 현재 고3으로 금년에 대학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다행히 재산은 아파트 한채와 퇴직시 퇴직금 일부가 남아 있으나 그역시 금년말까지 백수로 지속한다면 소진될 처지에 있고 하여 하염없이 구직만을 위한 세월을 낚기에는 현실이 용인하지 않을것 같아서 일단 경제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새로운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조건은 이미 지난번에 밝혔지만 가능하다면
1.경력이나 학력 그리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사실 이부분이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만)
2.노후까지 정년없이 일할 수 있는 직업
3.많은 자본을 투자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직업
4.노후(50이 넘어서)에는 돈벌이보다는 나보다 부족한 이웃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직업
5.절대 내 돈벌이(?)를 위해 타인에게 부담이나 손해를 끼치지 않는 직업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내린 결론이 택시운전이었습니다.
현재 회사택시 1개월차로 수습기간이며 보조기사로 주간에만 일하고 있습니다.
3개월의 수습기간이 끝나고 정식입사가 되어야 사원으로서 대우를 받는다고 하는데 주간에 12시간씩 5-6일을 일하고 1일간 휴식하며 1일 12시간 배정시간 중 10여시간을 일하고 얻는 수익이 편차가 다소 있지만 저의 경우에는 약 3-5만원입니다.
회사 사납금 6만 몇천원을 입금하고 나면 집에 가져 갈 수 있는 실수입이 점심값 3천원과 담배값 2,500원 그리고 커피 두어잔값 600원등을 제외 하고 첫날엔 3천원 둘째날엔 17,000원 셋째날엔 35,000원 그리고 넷째날부터는 4-5만원선으로 되더군요.
물론 일요일이나 휴일등엔 6-7만원까지도 한두번 수입을 올린적도 있지만 화,수,목같은 날엔 아직도 2만원을 간신히 넘긴적도 몇번 있습니다.
예전에 월급을 받던 시기를 생각하면 5만원쯤이야 부하들과 삼겹살회식값으로 부담없이 계산하느라 쾌척하던 액수였지만 지금의 현실은 5만원이 얼마나 거액으로 제게 인식되는지 다시금 되돌아 보기도합니다.
어쨋거나 수입도 수입이지만 택시 운전을 하면서 세상만사를 접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 또한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자산으로 각인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일합니다.
택시기사중에는 아직까지는 많은 분들과 깊은 대화를 해보진 못했으나 나름대로 주관과 소신을 가지고 성실하게 노력하시는 분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과 사회에서 인식하는 부정적 시각의 택시운전자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것도 제겐 또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택시운전을 하면서 나름대로 어려움과 추억이 있었다면
첫째, 안산에서 1년여를 살았다고는 하지만 주변을 제외하고는 시내지리에 대해서 전혀 무지라는 사실과 특히 관공서나 학교 종합병원등 지명도가 높은 장소가 아닌 00아파트, 00슈퍼, 00마을, 00개인병원 , 00사거리등 제가 알지 못하는 지명때문에 몇번은 손님을 도중에 내려 드리거나 탑승을 타 택시에 안내해야 하는 아픈 경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탑승객들이 지리를 아실 경우에는 매우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둘째,시간이 매우 급해서 택시를 타는 승객은 저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급한일인 줄이야 이해하고도 남지만은 택시안에서 조차 가쁜 숨을 몰아 쉬어 댈 경우 신호와 교통질서를 준수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제겐 얼마나 지루하고 고통의 인내를 감내해야하는 긴긴 지루한 시간인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신호와 법규를 몽땅 무시할 수도 없고 또한 인적이 없는 도로에서 조차 마냥 신호를 기다린다는 것도 손님에 대한 도리가 아닌듯 하기도 해서 적당하게 융통성(?)을 부리기도 하지만 모든게 어려운 일입니다.
보험금요율 적용을 신호위반 2회이상이면 20% 인상한다는 보도를 어제 접하였지만 사실 승객은 하차하면 되지만 택시기사는 신호위반과 법규위반이야 말로 사활(?)이 걸린 중요한 사안인지라 민감한 부분이지요.(물론 신호위반과 법규위반을 다반사로 여기는 택시가 많은것도 사실이고 저역시 조만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날것 같지가 않은게 현실이지만)
셋째,현실과 이상에서 갈등을 겪는게 큰 고통입니다.
예를 들어 노약자나 어린이를 동반한 승객들을 탑승하다 보면 어려움이 집앞 골목길까지 들어가서 되돌아 나오는 경우(특히 노인분들은 가끔 주소를 부르며 찾아 달라고 하는데 번지수까지 찾기가 보통 힘든게 아니고 그렇게 시간을 지체하다 보면) 수입면에서 현저하게 감소한다는 현실에서 도덕시간에 배우는 노인 공경과 어린이를 대동하는 승객을 우선시해야 하는 이상에서 갈등을 겪습니다.
다행하게 일정한 수입이 확보된 경우엔 다소 감수할 수도 있다지만 사납금조차 힘든 상황에서 도덕적인 룰을 지키는 것이 성인군자가 아니고는 힘들다는게 사실인듯 싶어 제 자신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해보기도 했지만 앞으로 과연 그 정도를 지켜 나갈 수 있을런지 장담 하기가 힘들군요.
물론 저의 직업선정 고려사항중에서 50이 넘어서는 나보다 부족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한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아직은 다소 힘든 부분이더군요.
일전에는 비오는 오후였는데 병원에서 퇴원하시는 82세의 할머님 한분이 탑승하셨는데 보따리를 안고 계셔서 사연을 들어 보니 당뇨로 2개월을 입원하셨다가 오늘 퇴원하는 길이라면서 자식들은 이미 모두 저세상으로 먼저 갔다고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생활은 어떻게 하시느냐고 물으니 생활보호대상자라며 한탄하시는 말씀을 듣고 집은 찾으실수 있느냐고 물으니 자세하게 기억하셔서 큰 걱정은 안했습니다.
그러나 집이 다가올수록 점점 기억이 가물거린다고 하시더니 급기야 집근처에 이르자 기억이 없다며 몇바퀴를 헛 돌다가 집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할머님께서 생활보호 대상자라는 말씀이 생각이 나서 동사무소에 가서 확인해보니 주소와 약도를 알려주더군요. 주소와 약도를 들고 다세대주택 한켠 뒷방에 월세로 계시는 방을 찾는데도 꽤나 시간이 지났습니다. 두어달 비워둔 방안은 장마가 끝난후 환기를 안해서인지 쾌쾌한 냄새도 났지만 그건 둘째치고 양식이나 반찬이 없나 여쭈어 보니 당연히 대책이 있을수 없지요.
전 그날이 택시 운전 보름정도 일한지라 사납금을 입금하고 3만원정도의 순수입과 두세시간 더 일할 경우 2-3만원 더 벌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었는데 그날은 그 시간부로 일을 끝내는 것은 고사하고 제가 그날 번 돈과 혹시 사납금을 못 벌었을 경우를 대비해서 가지고 다는 비상금을 가져갈 수가 없었습니다. 동사무소 사회복지사 직원에게 할머님을 인계하고 돌아 오면서 내내 마음이 울적하고 착잡했었습니다.
꼭 다시 그동네를 찾아서 할머님께 도움이 되는 부분이 되리라고 마음속으로 다짐은 하였지만 이직까지도 2주가 지나도록 못 들르고 있습니다. 반찬과 쌀은 아직 있는지와 다가오는 겨울 준비는 어찌되는건지....넷이나 되는 자식들은 무슨 사연이 있길래 정말 모두 저세상으로 먼저 가버린건지도....
넷째,현실적인 문제로 택시 요금문제와 탑승자의 성향입니다.
아직까지 안산은 기본요금이 1,500입니다.
기본요금이 1,500원 이고 보니 1일 주간에(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50명을 탑승할 경우 75,000원로 사납금과 점심식대 그리고 담배 한값 커피 두어잔값으로 10시간 동안 일한 대가는 제로입니다.
그렇다고 50명을 탑승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출근시간대(오전6-9시) 시간당 평균4-5명을 이후에는 3-4명을 탑승한다고 가정할때 일일평균 시간당 3.7명정도로 1인당 평균요금거리 2,5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3.7명*10시간*30,000원=111,000원- 70.500원(사납금64,000원+식대3,000원+담배2,500원+기타1,000원)=일일평균 40,500원을 집에 가져갑니다.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보니 택시기사들의 친절이나 세심한 승객에 대한 배려가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또한 주목할 일로는 승객의 성향입니다.
대체로 단골 승객은 젊은층입니다.
40-50대는 거의 택시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특히 40-50대 중,장년층의 남성의 경우엔 거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택시를 이용하지 않고 가끔 여자분들이 이용할 경우엔 혼자 탑승하는 경우보다는 2-3명 많게는 4명이서 탑승하는데 이용거리는 정확하게 계산해서 기본요금거리까지가 대부분이더군요.
그 분들은 탑승하자 마자 요금 미터기를 힐끔거리며 요금 미터기의 숫자를 관찰하다가 1600원으로 막 올라 가려는 싯점에서는 목적지 도달 여부를 막론하고 무조건 "여기서 내려주세요"를 외칩니다.
저는 같은 40대로서 충분하게 공감하고 오히려 그분들의 근검절약정신을 존중합니다.
저역시 왠만한 기본요금거리정도는 도보로 걸어 다녔으며 장거리는 버스나 전철은 이용하였으니까요.
그러나 젊은층는 다릅니다.
물론 요금을 절약하기위해 이동코스에 대한 주문이 까다로운 젊은이도 있지만 대체로 택시 요금에 대하여 민감할 정도는 아닙니다.
30대초반의 젊은 여성들 중 직장여성의 경우에는 거스름 잔돈(물론 멸백원이지만)을 사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위의 경우에서 중장년층들의 성장환경과 젊은층의 성장환경과 현재의 가정경제 상황에서 그 해답을 찾을수 있다고 봅니다.
저역시 퇴직후 가정을 꾸려 나가는 가장의 입장에서 단돈 만원을 사용하기가 몹시 망설여 지는게 사실이니까요.
택시승객의 성향을 보면서 저는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의 쓸쓸한 일면으로 제게 다가서는 동병상린의 애잔한 편린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자식들을 위해 죽도록 고생하여 돈을 벌고 모아서 처자식 뒷바라지 하는라 정작 본인들은 택시 한번 변변히 타지 못하면서 아껴가며 가장의 위엄을 지키느라 노력하는데 과연 우리 사회에서 중년남성등의 위엄과 권위는 언제까지 존중될 수 있을런지......
저는 일단 3개월간 수습기간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택시운전 기사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나중에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다시 소개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정도로만 경과보고하려고 합니다.
두서 없이 작성한 글을 읽어 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의 젊은 분들과 제또래의 중장년층들 모두의 건투를 기원하면서 이만 략합니다.
안산칩거소인의 백수 탈출 이야기
계절이 벌써 가을의 문턱을 지나 안방 깊숙하게 자리 잡은것을 보니 새삼 세월이 유수라는 옛말이 새삼 실감 나는 요즈음입니다.
저는 두어달전에 백수생활의 어려움과 백수탈출의 포부를 이곳에 게재한바 있습니다만 드디어 오늘은 백수탈출 1개월차 경과를 네티즌 여러분에게 보고하기 위해 독수리 타법이나마 자판을 두드립니다.
먼저 저를 소개 드리자면 46세의 평범한 가장으로 전직 국가공무원으로 25년간 재직하다가 작년 여름에 퇴직한 이후 근 1년간을 차후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자료수집과 구직을 위한 이력서제출등으로 세월을 보내면서 새삼 중년의 재취업의 어려움을 실감한 바 있습니다.
대학원졸업과 전직 서기관급에 준하는 경력은 재취업에 오히려 저해요소로 대두되는 현실에서 학력이나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고픈 유혹(?)도 없진 않았습니다만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 않아 사실대로 제 이력서를 작성하고 10여회의 면접에서도 제가 원하는 직종과 연봉등에 관한 소신을 피력하였으나 역시 번번히 재취업에 실패를 하였습니다.
현재 아들은 대학을 휴학후 군에 입대하여 복무중에 있고 딸아이는 현재 고3으로 금년에 대학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다행히 재산은 아파트 한채와 퇴직시 퇴직금 일부가 남아 있으나 그역시 금년말까지 백수로 지속한다면 소진될 처지에 있고 하여 하염없이 구직만을 위한 세월을 낚기에는 현실이 용인하지 않을것 같아서 일단 경제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새로운 직업을 선택하기 위한 조건은 이미 지난번에 밝혔지만 가능하다면
1.경력이나 학력 그리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사실 이부분이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만)
2.노후까지 정년없이 일할 수 있는 직업
3.많은 자본을 투자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직업
4.노후(50이 넘어서)에는 돈벌이보다는 나보다 부족한 이웃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직업
5.절대 내 돈벌이(?)를 위해 타인에게 부담이나 손해를 끼치지 않는 직업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내린 결론이 택시운전이었습니다.
현재 회사택시 1개월차로 수습기간이며 보조기사로 주간에만 일하고 있습니다.
3개월의 수습기간이 끝나고 정식입사가 되어야 사원으로서 대우를 받는다고 하는데 주간에 12시간씩 5-6일을 일하고 1일간 휴식하며 1일 12시간 배정시간 중 10여시간을 일하고 얻는 수익이 편차가 다소 있지만 저의 경우에는 약 3-5만원입니다.
회사 사납금 6만 몇천원을 입금하고 나면 집에 가져 갈 수 있는 실수입이 점심값 3천원과 담배값 2,500원 그리고 커피 두어잔값 600원등을 제외 하고 첫날엔 3천원 둘째날엔 17,000원 셋째날엔 35,000원 그리고 넷째날부터는 4-5만원선으로 되더군요.
물론 일요일이나 휴일등엔 6-7만원까지도 한두번 수입을 올린적도 있지만 화,수,목같은 날엔 아직도 2만원을 간신히 넘긴적도 몇번 있습니다.
예전에 월급을 받던 시기를 생각하면 5만원쯤이야 부하들과 삼겹살회식값으로 부담없이 계산하느라 쾌척하던 액수였지만 지금의 현실은 5만원이 얼마나 거액으로 제게 인식되는지 다시금 되돌아 보기도합니다.
어쨋거나 수입도 수입이지만 택시 운전을 하면서 세상만사를 접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 또한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자산으로 각인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일합니다.
택시기사중에는 아직까지는 많은 분들과 깊은 대화를 해보진 못했으나 나름대로 주관과 소신을 가지고 성실하게 노력하시는 분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과 사회에서 인식하는 부정적 시각의 택시운전자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것도 제겐 또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택시운전을 하면서 나름대로 어려움과 추억이 있었다면
첫째, 안산에서 1년여를 살았다고는 하지만 주변을 제외하고는 시내지리에 대해서 전혀 무지라는 사실과 특히 관공서나 학교 종합병원등 지명도가 높은 장소가 아닌 00아파트, 00슈퍼, 00마을, 00개인병원 , 00사거리등 제가 알지 못하는 지명때문에 몇번은 손님을 도중에 내려 드리거나 탑승을 타 택시에 안내해야 하는 아픈 경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탑승객들이 지리를 아실 경우에는 매우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둘째,시간이 매우 급해서 택시를 타는 승객은 저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급한일인 줄이야 이해하고도 남지만은 택시안에서 조차 가쁜 숨을 몰아 쉬어 댈 경우 신호와 교통질서를 준수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제겐 얼마나 지루하고 고통의 인내를 감내해야하는 긴긴 지루한 시간인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신호와 법규를 몽땅 무시할 수도 없고 또한 인적이 없는 도로에서 조차 마냥 신호를 기다린다는 것도 손님에 대한 도리가 아닌듯 하기도 해서 적당하게 융통성(?)을 부리기도 하지만 모든게 어려운 일입니다.
보험금요율 적용을 신호위반 2회이상이면 20% 인상한다는 보도를 어제 접하였지만 사실 승객은 하차하면 되지만 택시기사는 신호위반과 법규위반이야 말로 사활(?)이 걸린 중요한 사안인지라 민감한 부분이지요.(물론 신호위반과 법규위반을 다반사로 여기는 택시가 많은것도 사실이고 저역시 조만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날것 같지가 않은게 현실이지만)
셋째,현실과 이상에서 갈등을 겪는게 큰 고통입니다.
예를 들어 노약자나 어린이를 동반한 승객들을 탑승하다 보면 어려움이 집앞 골목길까지 들어가서 되돌아 나오는 경우(특히 노인분들은 가끔 주소를 부르며 찾아 달라고 하는데 번지수까지 찾기가 보통 힘든게 아니고 그렇게 시간을 지체하다 보면) 수입면에서 현저하게 감소한다는 현실에서 도덕시간에 배우는 노인 공경과 어린이를 대동하는 승객을 우선시해야 하는 이상에서 갈등을 겪습니다.
다행하게 일정한 수입이 확보된 경우엔 다소 감수할 수도 있다지만 사납금조차 힘든 상황에서 도덕적인 룰을 지키는 것이 성인군자가 아니고는 힘들다는게 사실인듯 싶어 제 자신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해보기도 했지만 앞으로 과연 그 정도를 지켜 나갈 수 있을런지 장담 하기가 힘들군요.
물론 저의 직업선정 고려사항중에서 50이 넘어서는 나보다 부족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한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아직은 다소 힘든 부분이더군요.
일전에는 비오는 오후였는데 병원에서 퇴원하시는 82세의 할머님 한분이 탑승하셨는데 보따리를 안고 계셔서 사연을 들어 보니 당뇨로 2개월을 입원하셨다가 오늘 퇴원하는 길이라면서 자식들은 이미 모두 저세상으로 먼저 갔다고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생활은 어떻게 하시느냐고 물으니 생활보호대상자라며 한탄하시는 말씀을 듣고 집은 찾으실수 있느냐고 물으니 자세하게 기억하셔서 큰 걱정은 안했습니다.
그러나 집이 다가올수록 점점 기억이 가물거린다고 하시더니 급기야 집근처에 이르자 기억이 없다며 몇바퀴를 헛 돌다가 집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침 할머님께서 생활보호 대상자라는 말씀이 생각이 나서 동사무소에 가서 확인해보니 주소와 약도를 알려주더군요. 주소와 약도를 들고 다세대주택 한켠 뒷방에 월세로 계시는 방을 찾는데도 꽤나 시간이 지났습니다. 두어달 비워둔 방안은 장마가 끝난후 환기를 안해서인지 쾌쾌한 냄새도 났지만 그건 둘째치고 양식이나 반찬이 없나 여쭈어 보니 당연히 대책이 있을수 없지요.
전 그날이 택시 운전 보름정도 일한지라 사납금을 입금하고 3만원정도의 순수입과 두세시간 더 일할 경우 2-3만원 더 벌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었는데 그날은 그 시간부로 일을 끝내는 것은 고사하고 제가 그날 번 돈과 혹시 사납금을 못 벌었을 경우를 대비해서 가지고 다는 비상금을 가져갈 수가 없었습니다. 동사무소 사회복지사 직원에게 할머님을 인계하고 돌아 오면서 내내 마음이 울적하고 착잡했었습니다.
꼭 다시 그동네를 찾아서 할머님께 도움이 되는 부분이 되리라고 마음속으로 다짐은 하였지만 이직까지도 2주가 지나도록 못 들르고 있습니다. 반찬과 쌀은 아직 있는지와 다가오는 겨울 준비는 어찌되는건지....넷이나 되는 자식들은 무슨 사연이 있길래 정말 모두 저세상으로 먼저 가버린건지도....
넷째,현실적인 문제로 택시 요금문제와 탑승자의 성향입니다.
아직까지 안산은 기본요금이 1,500입니다.
기본요금이 1,500원 이고 보니 1일 주간에(새벽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50명을 탑승할 경우 75,000원로 사납금과 점심식대 그리고 담배 한값 커피 두어잔값으로 10시간 동안 일한 대가는 제로입니다.
그렇다고 50명을 탑승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출근시간대(오전6-9시) 시간당 평균4-5명을 이후에는 3-4명을 탑승한다고 가정할때 일일평균 시간당 3.7명정도로 1인당 평균요금거리 2,5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3.7명*10시간*30,000원=111,000원- 70.500원(사납금64,000원+식대3,000원+담배2,500원+기타1,000원)=일일평균 40,500원을 집에 가져갑니다.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보니 택시기사들의 친절이나 세심한 승객에 대한 배려가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또한 주목할 일로는 승객의 성향입니다.
대체로 단골 승객은 젊은층입니다.
40-50대는 거의 택시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특히 40-50대 중,장년층의 남성의 경우엔 거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택시를 이용하지 않고 가끔 여자분들이 이용할 경우엔 혼자 탑승하는 경우보다는 2-3명 많게는 4명이서 탑승하는데 이용거리는 정확하게 계산해서 기본요금거리까지가 대부분이더군요.
그 분들은 탑승하자 마자 요금 미터기를 힐끔거리며 요금 미터기의 숫자를 관찰하다가 1600원으로 막 올라 가려는 싯점에서는 목적지 도달 여부를 막론하고 무조건 "여기서 내려주세요"를 외칩니다.
저는 같은 40대로서 충분하게 공감하고 오히려 그분들의 근검절약정신을 존중합니다.
저역시 왠만한 기본요금거리정도는 도보로 걸어 다녔으며 장거리는 버스나 전철은 이용하였으니까요.
그러나 젊은층는 다릅니다.
물론 요금을 절약하기위해 이동코스에 대한 주문이 까다로운 젊은이도 있지만 대체로 택시 요금에 대하여 민감할 정도는 아닙니다.
30대초반의 젊은 여성들 중 직장여성의 경우에는 거스름 잔돈(물론 멸백원이지만)을 사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위의 경우에서 중장년층들의 성장환경과 젊은층의 성장환경과 현재의 가정경제 상황에서 그 해답을 찾을수 있다고 봅니다.
저역시 퇴직후 가정을 꾸려 나가는 가장의 입장에서 단돈 만원을 사용하기가 몹시 망설여 지는게 사실이니까요.
택시승객의 성향을 보면서 저는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의 쓸쓸한 일면으로 제게 다가서는 동병상린의 애잔한 편린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자식들을 위해 죽도록 고생하여 돈을 벌고 모아서 처자식 뒷바라지 하는라 정작 본인들은 택시 한번 변변히 타지 못하면서 아껴가며 가장의 위엄을 지키느라 노력하는데 과연 우리 사회에서 중년남성등의 위엄과 권위는 언제까지 존중될 수 있을런지......
저는 일단 3개월간 수습기간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택시운전 기사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나중에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다시 소개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정도로만 경과보고하려고 합니다.
두서 없이 작성한 글을 읽어 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의 젊은 분들과 제또래의 중장년층들 모두의 건투를 기원하면서 이만 략합니다.
안산 칩거소인의 백수 탈출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