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지말자#32

Cute_zLol2005.10.24
조회835

겨우 찾은 공주가 쓰는 침실이라는 카폐. 천천히 한발한발 내딪으며 점점 빨라지는 심장박동을 진

 

정시키려 애썼다.

 

카폐안으로 들어가니 연우라는 여자는 안경까지 쓰고 책을 읽고 있었다. 여자인 내가 봐도 참 매력

 

적인 여자였다. 책을 읽으며 머리를 쓰러올리는 모습은 내가 남자였어도 반했을것 같다.

 

"왔어요?"

 

"네? 네.."

 

나를 발견한 연우라는 여자는 나를 부르며 방긋 웃었다. 나도 한번 살며시 웃어주곤 연우라는 여자

 

가앉아 있는 테이블로 가서 맞은편에 앉았다.

 

"오랬만이네요. 잘 지냈어요?"

 

"네.. 잘지내셨어요?"

 

"그럼요. 뭐 호주에 있었던게 얼마 되진 않지만 그래도 한국오니까 편해서 여기 저기 다 다녀보는

 

 중이예요^^"

 

"네..^^"

 

"전 먼저 시켰는데.. 주문하셔야죠?"

 

"아.. 전 레몬차..."

 

"여기요. 레몬차 하나요."

 

"그런데.. 무슨일로.. 저를..."

 

"말씀드렸잖아요. 그냥 어떤 분인지 궁금해서요^-^"

 

"네.."

 

연우라는 여자는 쓰고 있는 안경을 벗고 책을 덮었다. 그러는 동안 내가 주문한 레몬차가 내 앞에

 

놓였고 우리는 잠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진우가 잘해주죠?"

 

"네?.. 네.."

 

"그럴꺼예요. 애가 천성이 친절하고 남한테 잘하는 애라 여자친구면 엄청 잘하죠."

 

"네..."

 

조금씩 기분이 나빠졌다. 마치 진우 오빠에 대해 다 안다는 식으로.. 진우 오빠가 나에게 어떤 식으

 

로해주는지 다 안다는 말투로.. 말을 하는 연우라는 여자의 말투가... 기분이 나빴다.

 

"힘드셨겠어요."

 

"네? 뭐가..."

 

"그냥 진우한테 조금 들었어요^^"

 

"뭘요?"

 

"고아시라면서요.."

 

"네?"

 

"아닌가? 잘못.. 들었나요?"

 

"아.. 아뇨.."

 

순간 나는 머릿속이 멍해져왔다. 도대체 왜 이 여자에게 그런 말을 한거지. 가만히 이렇게 있는 것

 

만으로도 이여자 앞에서 난 이렇게도 초라한데 왜...진우 오빠가 미웠다. 이렇게 나를 비침하게 만

 

든 진우 오빠가 너무 미웠다. 나는 손에 잡고 있던 가방을 더욱더 꼭 잡았다. 손가락이 아파서 저려

 

올 정도로 꼭 잡았다. 이 여자 앞에서 눈물을 보일순 없었다. 그렇기에 금방이라도 쏟아져 나오려

 

는 눈물을 막기 위해 더욱더 손에 힘을주어 잡았다.

 

"고아 맞아요. 그래도 생각하시는것 만큼 힘들진 않았어요."

 

"네. 제가.. 실수 한건가요?"

 

"아니예요. 사실인데요 뭐."

 

"그런데.. 그런걸로 진우 잡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으세요?"

 

"네? 무슨.. 말씀이신지.."

 

"진우가 그러더라구요. 혜미씨 고아라서 참 불쌍한 사람이라고. 그래서 지켜주고 싶다고.. 뭐 혜미

 

 씨 좋아하는 마음도 있으니까 사귀고 하는 거겠지만 진우 같은 애는 원체 착해빠져서 마음이 변한

 

 다고 하더라도 불쌍한 사람 떠나지 못할거거든요."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거예요?"

 

"모르세요?"

 

"모르겠는데요.."

 

"혜미씨 약점을 이용해서 진우 잡고 있는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얘기하는 거예요."

 

"진우 오빠가 그러던가요? 저 떠나고 싶은데 제가 고아고 불쌍해서 못떠나는 거라고?"

 

"뭐 그렇게까지 말한건 아니지만. 제 생각에 그렇다는 거죠."

 

"진우 오빠에 대해서 얼마나 아신다고 그렇게 그쪽 마음대로 오빠 생각까지 결정지으세요?"

 

"혜미씨 보다는 제가 더 잘알지 않을까요? 친구로 지낸 시간이나, 그리고 진우랑 저랑 사겼던 시간

 

 이 지금 두사람 사귀고 있는 시간보다 더 길었는데.. 당연히 제가 혜미씨 보단 진우에 대해 잘알겠

 

 죠?"

 

"지금 진우 오빠옆에 있는 사람은 저예요."

 

"전엔 제가 진우 옆에 있었죠."

 

"지나간 과거일 뿐이예요. 그쪽은 지나간 과거에 너무 집착하신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집착이라... 이런 생각은 못해보셨어요? 혜미씨도 충분히 과거가 될수있다는 생각.."

 

내가 진우 오빠의 과거가 될수 있다는 생각... 해본적 없었다. 해야할 이유도 없었다.

 

이혜미. 당황하지마.. 바보처럼 이여자의 말도 안되는 말에 넘어가지마...

 

"왜 그런 생각까지 해야하죠?"

 

"진우. 저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르시죠? 어쩌면 저에게 받았던 상처때문에 그 상처가 다 아물지 않

 

 아서 동정심과 사랑을 구별못하는걸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진우가 저 보는 눈보

 

 면 아직 진우 맘에 저 있는거 알수 있어요. 못느끼셨어요?"

 

"그만하죠. 먼저 일어설께요."

 

"피하시는거예요?"

 

"피하다니요?"

 

"겁나세요? 진우가 저한테 올까봐."

 

"전혀요. 전 오빠 믿어요."

 

"그래요. 뭐 믿는다는거 좋은거죠.^-^"

 

"네. 믿어요. 오빠가 하는 말 믿어요."

 

"그럼 저한테 그쪽 고아라서 불쌍하다고 했던말도 믿으셔야죠?"

 

"........."

 

"뭐 그냥 진우가 사랑이 아닌데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말해주고 싶었어요. 분명 진우는 저

 

 한테 흔들리고 있으니까, 진우 잡고 싶으시면 지금처럼 동정심이든 뭐든 긴장하시라구요^-^"

 

"그러죠. 이만 가볼께요."

 

"네. 아! 계산은 제가 할테니 그냥 가요."

 

"됐어요. 제가 계산하고 갈게요."

 

"이런데 돈쓰시고 하시면 안되잖아요?"

 

"그런 걱정까지 안해주셔도 될텐데요."

 

"그래도 지금은 그쪽이 진우 애인인데 최소한 배려는 해드려야죠. 저야 뭐 혜미씨하고는 달리, 부

 

 모님께서 꼬박 꼬박 용돈 주시니 이정돈 제가 내드리는게 예의죠?^-^"

 

나는 억지로 화를 참으며 잠시 그 여자를 노려보곤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내가 어떻게 카폐를 나와 버스정류장까지 갔는지 모르겠다. 참고 참고.. 또 참

 

았던 눈물들이 터져 나왔고 나는 터지는 눈물을 막을 생각도 하지 않은채, 아니.. 정확히 말하면 터

 

지는 눈물을 막을 힘도, 기운도 없었던게 맞는것 같다.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진우 오빠가 원망스러운건지, 아니면 나를 무참히 깔아뭉개버린 그 여

 

자가 원망스러운건지, 아니면 이런 내 현실이 원망스러운건지 알수는 없었지만 모든것이 원망스럽

 

기만 했고 머리가 띵해질 만큼 마음이 아파왔다.

 

내가 고아라는 사실이 이렇게도 화가 난적이 없었던것 같다. 너무 화가 났다. 어딘가 이런 내 마음

 

을 풀어버릴 곳조차 없는 내 현실에 화가 났다.

 

내가 고아라서... 불쌍해서.. 나를 만나줬던 것일까.. 그동안의 진우 오빠의 모든 고백들... 모든 몸

 

짓.. 모든... 마음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아보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그 모든 것들이 단지 나

 

를 동정해서 그렇게 해준 것일까.. 내가 불쌍해서.......

 

"괜찮으세요?"

 

버스정류장에 기대서서 울고 있는 나에게 어떤 여자가 물었다.

 

괜찮다고.. 정말 괜찮다고.. 진우 오빠 그런 사람 아니라고.. 진우 오빠 마음 사랑이라는거 나 안다

 

고 나도 오빠 사랑한다고.. 정말 사랑한다고.. 나 정말 괜찮다고.. 그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목이 막혀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저기.. 좀 앉으세요. 어디 아프세요?"

 

아니라고... 연우라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거라고.. 그 사람이 아무리 나에게 거짓말을 해도 난 믿

 

지 않는다고 내가 믿는 사람 진우 오빠 뿐이라고.. 상처 받지 않았다고... 대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엔 눈물이 내 입을 막아버렸다.

 

나를 걱정스럽게 한참을 쳐다보던 그 여자는 휴지 몇장을 내 손에 쥐어 준채 버스를 타고 사라졌다.

 

나는 다시 혼자 앉아 나 자신에게 대답했다.

 

난 괜찮다고.. 진우 오빠랑 나 사랑하는 거라고.. 분명 이건 사랑이라고..

 

 

 

 

 

 

집까지 오는 길이 이렇게 멀었던가 싶을 정도로 나는 멀고도 먼 길을 걸어 집에 도착했다.

 

들어가자 마자 불도 켜지 않은채 바닥에 푹하니 주저 앉아 버렸다. 내 다리가 맞는지 아무런 감각이

 

없었고, 어느새 눈물은 말라버리고 두 눈에 촉촉히 여운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고 싶었다. 정말.. 정말 그여자 말이 맞는거냐고, 나를 사

 

랑한게 아니었냐고.. 그동안 나에게 했던 말들이 정말...다 거짓이었냐고.. 오빠에게 물어보고 싶었

 

다. 하지만 오빠의 입에서 나올 대답이 겁나서 나는 전화를 걸수 없었다.

 

만약에 오빠가 그렇다고 말한다면 나는 어떻해 해야 할지 상상조차 할수 없었다. 오빠가 없는 날들

 

은 그저 어둠뿐이었다. 오빠 없이 지냈던 날들을 기억하려 해도 어느새 희뿌옇게 안개가 낀듯이 명

 

확히 보이지가 않았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오빠를 믿고 싶지만, 오빠의 마음과 오빠의 말들을 믿고 싶지만, 만에 하나라고... 그 여자말이 사실

 

이라면,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나에 대한 동정심으로 내가 붙잡고 있는거라면, 그래서... 오빠

 

가 행복하지 않다면... 나는...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심장이 터질듯이 뛰고있었다. 처음엔 화가 났었다. 내 자신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모든것에 화가

 

났었고 억울했다. 그러나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분명 이건 두려움이었다. 살아갈

 

희망도, 의미도.. 자신도 모두다 사라진.. 두려움이었다.

 

띠리리리링♬

 

가방안에서 갑자기 울려대는 핸드폰. 나는 천천히 손을 움직여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진우 오빠의 전화였다. 핸드폰안의 진우 오빠의 이름을 보는 순간 말라버렸다 생각했던 눈물이 또

 

로록 굴러 내리더니 핸드폰안의 진우 오빠의 이름위로 살며시 떨어졌다.

 

지금 이순간 내가 오빠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 전처럼 불안하고 아팠던 마음이 안심이 되어 편안해

 

질지, 아니면 내 안에 있던 불안함이 터져버릴지 알수가 없었다. 나는 잠시 진우 오빠의 이름을 가

 

만히 보고 있다가 핸드폰 베터리를 빼버렸다.

 

아직까지 뺨에 남아있는 눈물방울을 닦아낸후 나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단지 이렇게 앉아 있는

 

것 말고는 다른 어떤것도 할수 없었다.

 

 

 

 

 

 

"베베야~ 베베야~"

 

어느새 밤은 깊었고 불도 켜지 않은 집은 작은 빛조차도 없었다. 밖에선 진우 오빠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전화를 받지 않아 걱정이 되서 왔나보다. 하지만 나는 꼼짝도 하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망부석처럼 앉아 있었다.

 

"베베야~ 혜미야!~ 쾅! 쾅! 베베야~ 자? 어디갔지-_- 전화도 꺼놓고-_-;; 자나? 베베야~ 베베야~

 

 쾅! 쾅!"

 

오빠가 보고싶었다. 나를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걱정말라고.. 그렇게 말해줄 오빠가 보고싶었다.

 

나는 천천히 힘든 몸을 일으켜 문쪽으로 걸어갔다. 손잡이로 향하던 내 손은 잠시 주춤했다. 손잡이

 

만 돌리면 나는 진우 오빠 품에서 지금까지 내가 왜 울었나 싶을만큼 편해질수 있을텐데...

 

미처 손잡이에 닿지 못한 내 손은 다시 나에게 돌아왔고 나는 벽에 스르르 기대 앉았다.

 

밖에선 아직 진우 오빠의 인기척이 들렸다. 경진이에게 전화를 하는 모양이다.

 

"혜미한테 연락없었어? 언제? 아... 회사에서? 오늘 어디간데? 모르겠어. 나한테도 그런말 없었는

 

 데 얘가 전화도 꺼져있고, 지금 혜미네 집앞인데 불도 꺼져 있고 아무리 불러도 안나와-_-;; 어떻

 

 게 된거지? 혹시!!!! 누가 잡아갔나ㅠ0ㅠ"

 

진우 오빠는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가다 돌아갔다. 오빠가 돌아간 후 나는 천천히 문을 열고 나가

 

오빠가 서있던 자리에 두 발을 놓고 선채 혹시라도 오빠의 체온이 남아 있지 않을까 내 몸을 감쌌

 

다.

 

 

 

 

 

 

띠리리리링♬

 

밤새 열이나고 온몸이 아파서 아침 일찍 꺼놓았던 핸드폰을 켜고 은주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하

 

루만 쉰다고 말을 한후, 핸드폰을 옆에 두고 잠이 들었다.

 

추운 날씨에 울면서 헤매인것이 몸살로 번졌나보다.

 

잠이 들어서도 끔찍한 악몽속에 놀라 깨곤했다. 아까부터 울려대는 핸드폰을 무시했었다. 하지만

 

혼자 있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외로워 나는 핸드폰을 열어 전화를 받았다.

 

"야. 이혜미. 너 어떻게 된거야?"

 

"경진이니?"

 

"야. 너 목소리 왜그래? 어디 아파?"

 

"아니...그냥..."

 

"어디야? 회사야?"

 

"집이야..."

 

"아픈거야? 어? 어디가 어떻게 아픈거야?"

 

"아니야..."

 

"기다려. 금방 갈께."

 

"괜찮아..."

 

"야. 아프면 아프다고 전화라고 하지. 어젯밤부터 진우 선배랑 나랑 얼마나 걱정한지 알아? 너 도

 

 대체 집엔 언제 들어간거야? 진우 오빠가 1시쯤에 너네집 가서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다던데. 어

 

 떻게 된거야? 아파서 못들었어?"

 

"머리 흔들려.. 천천히 말해..."

 

"어.. 미안. 진우 선배한테 전화하고 바로 니네집으로 갈께. 기다려."

 

"경진아.."

 

"어?"

 

"진우 오빠한테...연락하지마... 혹시라도 전화오면... 모른다고.. 모르겠다고 해..."

 

"왜그래? 싸웠어? 선배는 그런말 없던데.."

 

"그런거 아니야.. 그냥.. 걱정끼치기 싫어서..."

 

"그런게 어딨냐?"

 

"부탁이야.. 그렇게 해줘.."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내가 택시타고 금방 갈께."

 

"그래..."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겨우 경진이와의 통화를 마치고 핸드폰을 보니 전화를 꺼놓았던 밤새 진

 

우 오빠에게 수십통의 문자가 와있었다. 나는 다시 핸드폰을 꺼버리고는 눈을 감았다.

 

 

 

 

 

 

"혜미야~"

 

경진이가 왔다. 문을 열어줘야 하는데.. 일어날 기운이 없었다.

 

"뭐야-_-;; 너 문도 안 잠그고 잔거야? 얘가. 얘가-_-;;"

 

깜박잊고 문을 잠그지 않았는지 경진이가 집으로 들어오며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방안에 누워 있는 나를 보곤 곧장 내쪽으로 달려오는 경진이.

 

"혜미야. 어머. 이 열좀봐. 병원가자. 응? 일어날수 있겠어?"

 

"괜찮아.. 그냥 좀 누워있으면 괜찮아 질꺼야.."

 

"으휴. 이 맹추야. 나한테라도 전화해서 오라고 하지. 이렇게 혼자 끙끙 앓고 있으면 어떻하냐?"

 

"괜찮아.."

 

"시끄러워. 자. 몸좀 일으켜봐. 밥도 안먹었지? 죽 사왔으니까 좀 먹고 누워."

 

목이 막혀서 죽이 잘 들어가지도 않았건만 경진이는 죽 한그릇을 다 비울때까지 나에게 죽을 먹였

 

다. 수건에 얼음을 담아 내 이마에 올려주고는 내 옆에 앉아 한숨을 내쉬는 경진이.

 

"바보야. 아프지마라."

 

"......"

 

"휴...정말 병원 안가봐도 되겠어?"

 

"응..."

 

"한숨 잘래?"

 

"나... 꿈을 꿨어..."

 

"무슨 꿈?"

 

"옜날부터 꾸던 꿈이야. 어릴적부터 자주 꿔온 꿈...."

 

"무슨 꿈인데?"

 

"엄마...꿈..."

 

"그랬어? 엄마가 뭐라셔? 아프지 말라셔?"

 

"어릴때부터 꾸곤 했었어. 어쩔땐 정말 좋은 엄마가 나오고... 또 어쩔땐 정말 나쁜 엄마가 나와...

 

 하염없이 눈물흘리면서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그럴수 밖에 없었던 못난 이 어미를 용서하라

 

 고... 미안하다고.... 엄마 없이 크는 동안 너도 힘들었겠지만... 너를 내 손으로 다른 사람 손에 맡

 

 기도 돌아서는 그 순간 부터 나도 사는게 아니었다고... 고맙다고...고맙다고...이렇게 예쁘게 커줘

 

 서 고맙다고.. 이 못난 어미보다 더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감히 나를 만지지도 못하고 날 보면서

 

 그렇게 울기만 하는 엄마가 나올때도 있고. 나는 너 모른다고.. 내 속에서 태어났어도 난 이미 너

 

 버렸다고. 그때부터 너와 나는 아무 상관 없는 사이라고. 내가 아무리 붙잡고 매달려도 냉정하게

 

 내 손 뿌리치면서 저리가라고 하는 엄마가 나올때도 있어..."

 

어느새 두눈에 눈물방울이 가득 고여 있는 경진이가 애써 울음을 참으며 말했다.

 

"오늘은... 어떤 엄마가 나왔는데?"

 

"모르겠어. 그냥 막 가슴이 아파.. 어릴땐 이런 꿈을 꾸고 나면 일부러 원장어머니한테 때도 쓰고,

 

 안기기도 하고 그랬어. 차마 엄마 꿈을 꿨다고 말은 하지 못해도 내 손으로 감촉을 느끼고 싶어서

 

 원장 어머니한테 딱 붙어서 있었어. 점점 크면서..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도 엄마 꿈은

 

 번갈아 가면서 계속 됬었어. 하지만 그땐 난 더이상 원장어머니에게 때쓰고 안길수 있는 입장이 아

 

 니었어. 나보다 더 어린.. 아무것도 모른채 엄마가 없다고 눈속에 두려움을 담은채 울고 있는 아이

 

 들이 많았으니까..난 원장어머니와 함께 그 아이들을 안아줘야 했으니까..

 

 그렇게 아픈거.. 힘든거.. 슬픈거..그런 감정들에 무뎌질 무렵에 널 만났어. 음... 처음엔 조금은 겁

 

 이 났어. 그때까지 내 옆에 있어준 사람은 고작 원장어머니나 희망원 아이들 뿐이었으니까..

 

 그러다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내 옆에 있어주는 니가 참 고마웠어. 가끔은 질투도 났어. 엄마 아

 

 빠 밑에서 자란 니가.. 부럽기도 했었거든. 내가 가지지 못한걸 가지고 있는 니가... 가끔 투정을 할

 

 땐... 화도 났었어."

 

"그랬어? 나 미웠겠네.."

 

"아니.. 그건 아니야.. 너 없었으면 나 이만큼 견디지도 못했을꺼야.."

 

횡설수설하는 나를 경진이가 살포시 안아줬다. 경진이의 품이 따스한 만큼 마음은 여며왔다.

 

"무슨.. 일.. 있는 거야?"

 

"아니.."

 

"진우 선배 오라고 할까?"

 

"아니.."

 

"그래.."

 

"난.. 왜 이렇게 태어난걸까?"

 

"니가 왜 어떤데?"

 

"태어나자마자 부모한테 버림받는 다는거.. 나를 이 세상에 나게 해준 사람한테 버림받는다는거...

 

 내가 생각해도 참 불쌍해. 그치?"

 

"...."

 

"나 잘래.."

 

"그래..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질꺼야."

 

미안해. 경진아.. 너 걱정할거 뻔히 알면서 아무말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모두 다 얘기하고 따뜻한 위로라도 받고 싶은데, 내가 그 여자한테 그랬잖아. 나 고아지만 그렇게

 

힘들지 않았었다고... 당당하게 말했잖아. 그래놓고 여기서 너한테 안겨서 위로 받으면 나 비겁한거

 

잖아. 아무리 그여자 눈에 내가 불쌍해 보여도.. 내스스로 비겁해지면 안되는거잖아...

 

경진이의 눈물이 보고싶지 않아서.. 내 눈물을 경진이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나는 몸을 돌려 눈을

 

감았다.

 

 

 

 

 

 

 

"혜미야. 혜미야. 일어나봐. 손님왔어."

 

어느새 잠이 들었는지 경진이가 나를 깨웠다.

 

"손님이라니?"

 

누가 왔다는 소리에 나는 몸을 일으켜 거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혜미야. 많이 아파? 어떻해.."

 

정아 언니와 민석이 오빠였다. 혹시라도 진우 오빠가 오지 않았을까... 조금이라도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감이 깨지자 기운이 빠졌다.

 

"언니왔어? 오빠 오랬만이네.."

 

그렇게 인사를 대신하고 나는 다시 털석 누웠다.

 

"둘이 어쩐 일이야?"

 

"오빠랑 만나서 할것도 없고 해서 마침 니 생각도 나고.. 그래서 민석이 오빠한테 너네집 놀러가자고

 

 졸랐거든.. 차타고 오면서 전화했었는데 계속 전화가 꺼져있길래.. 돌아갈까 하다가 이미 차도 탔고

 

 해서 와봤지. 어디 아픈거야? 병원은 갔다 온거야? 진우 오빠라도 부르지 그랬어.."

 

"아니야.. 나 괜찮아^^ 어떻해.. 해논게 없어서 대접할것도 없는데.."

 

"대접받으로 왔니? 우리가? 밥은 먹었어?"

 

"응.. 친구가 죽사와서 먹었어."

 

옆에 서서 나를 보고 있던 민석이 오빠가 입을 열었다.

 

"진우 이 새끼는 너 아픈데 어디간거냐?"

 

"아.. 괜히 걱정할까봐 연락안했어^^"

 

"너 아픈데 당연히 진우 새끼가 옆에 있어야지. 너 바보야?"

 

"오빠.. 나 괜찮아.."

 

민석이 오빠는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진우 오빠에게 걸꺼라는걸 알면서도 말리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제일 보고싶은 사람이기에...

 

"이새끼는 지 애인이 아픈데 연락도 안되고 어딜 쳐간거야. 아 씨발"

 

"..."

 

진우 오빠...바쁜가보네.. 어딜 간걸까? 혹시 그 여자를 만나고 있는건 아닐까..

 

나 너무 아프다고.. 아파서 죽을것 같다고... 전화해 볼껄...그래서 내 옆에 둘껄....

 

"약은 먹었냐."

 

"약은 무슨... 그냥 좀 누워 있으면 괜찮아 질꺼야^^"

 

"집에 약같은거 없냐?"

 

"응..^^"

 

"넌 무슨 애가 혼자 살면서 비상약도 안챙겨놓고 살아?"

 

갑자기 민석이 오빠가 화를 내며 말했다.

 

"오빠.. 별거 아니야.."

 

"병원가자. 일어날수 있겠어? 앰블런스라도 부를까?"

 

"오빠.. 왜그래.. 나 정말 괜찮다니까?"

 

"괜찮은 애가 다 죽어가는 얼굴이냐? 도대체... 휴... 어디가 어떻게 안좋은거야."

 

"별거 아니야.."

 

"저기.. 혜미 어디 아픈거죠?"

 

민석이 오빠가 내 옆에 앉아 있는 경진이에게 물었다. 그 옆에서 정아 언니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민석이 오빠를 보고 있었다.

 

"몸살같아요. 열이 좀 심해요. 다른건 혜미가 말을 안하니까 모르겠지만..."

 

"기다려. 약사올테니까."

 

"아니야. 정아 언니랑 가서 데이트해^^ 미안하네.. 모처럼 놀러왔는데 내가 이래서.."

 

"아. 좀!"

 

민석이 오빠는 큰소리로 화를 내더니.. 잠시 한숨을 한번 쉬곤 다시 말했다.

 

"헛소리 하지 말고 있어. 약사올테니까."

 

나를 잠시 바라보곤 쾅! 소리가 날만큼 문을 세게 닫아 버리고 나가는 민석이 오빠.

 

괜시리 큰소리를 내는 민석이 오빠때문에 민석이 오빠가 나간 후에도 우리 세사람은 아무말없이 침

 

묵을 지키고 있었다.

 

"뭐 마실거라도 갖다 드릴까요?"

 

침묵을 깨고 경진이가 정아 언니에게 말했다.

 

"괜찮아요.."

 

알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정아언니. 왠지 불안했다. 민석이 오빠의 행동이 너무 부자연스

 

러웠기에.. 불안해졌다.

 

조용히 나를 보고 있던 정아 언니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너였니?"

 

 

 

 

 

 

악!! 원래 밤에 글을 올리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밤에 글을 올릴수가 없을것 같아서 지금 올리고

도망가요ㅠㅠ;; 제가 너무 글을 자주 올리는것도 같고;;; 음.. 내일 다음편을 올릴거라서 이번편이

좀 길지 않았나 싶네욤.. 내용을 자르다보니 다른부분에서 자르기가 좀 어색해서요^^

긴 내용읽어주시느라 수고 하셨어요~^^

 

음..연우가 혜미를 부른 이유... 혜미가 많이 놀랬네요^-^ 아직 진우에 대한 믿음만으로 다 감당하기엔

약하기만한 혜미인데 말이죠.. 휴~

거기다가 설상가상으로 정아까지 민석이가 맘에 담은 사람이 혜미라는 걸 알아버렸네요..

많은 일이 있는 32편이네요^-^

 

항상 제 부족한글 읽어주시고, 리플도 달아주시고, 추천도 꾸욱! 눌러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구요, 요즘 제 글에-_-;; 희안하게 리플이 많이 달려서;; 좋아요^-^ 좀 부끄럽지만.. 그래도 좋은걸 어째요 ㅎㅎ 여튼! 지금 제 글과 함께 해주시는 분들! 제가 다 기억해여! 꼭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언제나 여러분의 좋은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럼이만.. 춍춍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