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이장부터 잘 뽑읍시다!!!

김선희200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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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장부터 잘 뽑읍시다!!!


전국에 계신 수많은 마을 이장님들, 그리고 누리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다름이 아니고 우리동네 훌륭(?)하신 이장님을 소개할까 합니다.


저는 며칠전 아버지 장례를 치른 죄인입니다.

너무도 오랫동안 집안에 갇히다시피 병석에 계시던 분을 장례를 치렀답니다.

저의 아버지...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고 호흡기 장애 1급이셨습니다.  마을을 가로질러 씽씽 오토바이를 타고 경로당에 놀러가시면 마을 어르신들과 친구하시며 고스톱도 많이 치셨습니다.  토박이는 아니어도 25년을 넘도록 살아온 이 동네에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며 저희 가족은 소란을 피우고야 말았습니다.

아버지가 집에서 돌아가시자 병원 영안실로 아버지를 모시려고 병원에 연락하고 구급차를 기다리는동안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고 집안을 정리하자니 어머니와 저는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방금 돌아가신분을 옆에 두고 장례를 치르러 병원갈 준비를 했답니다.

영안실에 도착하여 분향소를 차리고 겨우 여기저기 지인들께 연락을 시작했습니다. 저의 아버지, 마당에도 나오지 못하시고 집안에만 계신지 벌써 7년이 넘었습니다. 오랜세월 병환으로 집안에 갇혀 계셨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 동네 잘 아시는 아주머니(A)께 부탁을 하셨습니다.  이장님께 방송좀 해 달라구요.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방송 한번 해 주십사 부탁을 하셨답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다음날, A아주머니께서 분향소에 오셔서 하시는 이장님 말씀을 듣고 저희 가족 모두 어처구니가 없었답니다.

그 양반 돌아가셨다고 해도 이 마을에 거기 가 볼 사람이 누가 있냐고 했다나요?  그러면서 이장님께서는 끝끝내 방송을 안 하시더랍니다.  하다하다 A아주머니랑 그 댁 아저씨께서 이장이랑 싸움까지 하셨다네요.

저희 아버지, 오래오래 아프셨고 결국엔 집안에 갇혀서 호흡곤란과 7년을 싸우다 돌아가셨지만 이 마을 어르신들은 그래도 숨차서 고생하던 노인으로 기억하십니다. 마을 주민 아무도 안 오셔도 저희는 괞찮습니다. 그저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셨음을 마을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바랐을 뿐입니다. 누가 꼭 와달라는 방송을 부탁드렸나요? 그저 저희 아버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마을사람들에게 알려만 달라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나요? 방송한번 하는게 그렇게 힘듭니까?  나중에 알고보니 아버지 부고를 일찍 알지 못해서 못 오셨다는 마을분들도 여럿 계시더이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 다음날 상복도 벗지 않은채 어머니를 모시고 이장님께 달려갔습니다. 어머니가 물으시더군요. 예전에 그 댁의 초상치를때 마을에 부고를 직접 알렸냐고요. 이장님 말씀이 그걸 왜 내가 직접하냐고, 동네분들이 해 주셨다네요. 저희 어머니, 그래서 우리도 마을 아는분께 방송해달라고 이장님께 말씀전해 주십사 부탁을 했는데 왜 방송 안했냐고 따져 물었답니다.

방송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대요. 그런데 몰랐답니다. 마을 주민인지 몰라서 안했답니다. 우리가 이장님께 직접 연락을 드리지 않아서 방송을 못했다는군요. 저희 어머니 드디어 열받으시더니 멱살을 잡으셨습니다. 돌아가신 분 옆에 두고 통곡할 시간도 미처 갖지 못하고 자식들과 친척들에게 간신히 연락하고 병원 장례식장에 갈 준비 하시느라 아무 정신도 없었기에 마을에 방송한번 해 달라는 부탁, 동네 아는분께 드렸는데, 직접 연락하지 않아서 몰랐다며 그래서 방송을 못했다니, 분통이 터집니다. 그래서 칠순이 다된 저희 어머니가가 이장님 멱살좀 잡고 흔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방송 하라고 했습니다.  그저 저희 아버지 돌아가셨다는 소식 마을에 알려나 달라고요.  그랬더니 이제는 내가 왜 방송을 하냐고 되묻더군요. 못한답니다.  이미 지나간 방송이라나요?  너무나 기가 막히더군요. 그렇게 실갱이를 하던 중에 이장님 부인이 나오시더니 남편이 멱살을 잡혀있으니까 다짜고짜 달려들어 하는 소리가...  없는 것들 때문에 이장 못해먹겠다, 너희가 마을에 기여한게 뭐 있다고 이러는냐...

잘나신 이장님, 전답 다 팔아먹고 살던 집도 팔고 전세사신답니다.  저희, 이 마을에서 열심히 돈벌어 땅사고 집지어 이사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아버지 내집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농사 안 짓습니다.  마을에 특별히 기여는 못했을지언정 신세진 적도 없습니다.  이세, 한번도 빠짐없이 작년까지 잘 냈습니다.  작년에는 어머니께서 직접 갖다주니 그 이장 마누라가 냉큼 받아 들어가더라네요. 받은거 없이 이세냈고 세금으로 이장활동비 잘 받게 세금 꼬박꼬박 열심히 냈습니다.

있는 사람들 위한 이장입니까?  다만 하루를 이사와서 살았더라도, 아무리 없이 살아도 마을에 초상이 나면 뭐 도울일이 없는지 살피지는 못할망정 이래서야 됩니까? 마을에 어떤 기여를 어떻게 하고 살아야 훌륭하신 이장님한테 마을 주민으로 인정받는 겁니까? 25년동안 정붙이고 살던 동네에서 저희 아버지가 이렇게 외롭게 세상을 뜨시다니요.

지금이라도 당장 방송하라고 실갱이 끝에 이장을 집에 들여보냈습니다. 어찌됐든지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만 마을에 알리라고요.  시간은 자꾸 가는데 방송은 안하고 우리는 밖에서 계속 방송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처음에 어머니께서 연락을 부탁드렸던 A아주머니의 남편분(A아저씨)께서 오시더니 집안으로 들어가시더군요. 보아하니 그 아저씨 때문에 자기네가 이런 봉변을 당한다고 삿대질을 해대고 난리도 아니기에 급기야 저희가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애매하게 A아저씨가 봉변을 당하셔선 안되지요. 저희집 심부름 해주신거 밖에 없는데 왜 그 아저씨께서 봉변을 당합니까.

훌륭한 이장님, 거실 바닥에 앉아서 담배만 피우며 방송은 끝까지 못한다고 하네요.  멱살잡힌게 분해서요. 처음부터 좋게 말했으면 모르겠는데 동네 창피하게 멱살을 잡혀서 절대 방송 못한답니다. 참나, 저희 어머니 처음에 좋게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왜 방송을 하냐는데 열 안받습니까? 이장님이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저희 아버지 부고를 마을에 알리는 방송한번 하셨다면 저희가 상복입고 그 소란을 피웠겠습니까? 저희가 오죽하면 그랬겠습니까... 훌륭한 이장님은 그저 자기가 멱살을 잡힌것만 분한 모양이더이다.  고매하신 이장님 부인께서는 대뜸 부엌에서 법대로 하라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법이랑 친하신가보죠?  방송을 이장만하라는 법이 있냐며 A아저씨더러 방송을 하라더군요.  마을 주민 모두가 방송을 할 수 있다나요?  어이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방송기기는 왜 이장님 집안에 모셔두나요? 마을회관에 두셔야하지 않나요?  결국엔 제가 직접 방송을 했습니다.  어렵지도 않더군요. 마이크 꽂고 스위치 켜고 말만하면 되더군요. 왜 안했을까요? 직접 전화해서 방송해 달라고 굽실거리기라도 해야 어렵사리 방송한번 해 주는게 이장님들 일입니까? 뒷돈이라도 드려야 하는 겁니까?

실갱이 하던중에 이장님, 자기가 사퇴하겠다는 말도 주워섬기대요.  사퇴를 하건말건 당신이 알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 나오시는 길에 야당3리 이장 자택이라며 전화번호 적혀있는 플라스틱같은 A4용지크기의 안내판을 뜯어버리셨습니다. 이따위로 이장질 하면서 자택이란 말이 가당키나하냐고요.

그렇게 오전에 마을에 소란을 피우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날 오후가 되어 A아주머니께서 전화를 하시더니 이장이 낮부터 식당에 와서 술을 마시고서는 저희가 다 때려부쉈으니 간판 해 내라고 진드기붙어서 장사하기도 힘들다며 하소연을 하시대요.  A아주머니가 하시는 식당으로 어머니 모시고 당장 쫓아갔습니다. 거의 술주정꾼 수준입니다.  이장자택 간판 해내라내요.  우리가 이세 낸 걸로 큼직하게 해 붙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더이다. 뭐 마을주민 60% 찬성이면 사퇴를 한다나요? 기가막혀 말도 안 나옵니다... 그래도 저희 어머니는 A아주머니 장사에 지장있을까, 술취한 이장 잘 달래서 집에 데려다 주고 왔습니다.

그 다음날 아버지 사모제를 지내고 오후에 A아주머니께서 사모제 잘 치렀느냐며 전화를 하셔서 하시는 말씀이 밤12시가 넘도록 전화를 해대서 잠도 못자게 하더라고 하시더군요.  간판해내라고.

전국에 계신 이장님들, 여러분들도 이렇게 마을 주민의 부고 따위는 방송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들도 이렇게 이장활동 하시고 마을주민들에게 이세 받으면서 읍,면에서 주는 이장활동비도 매달 꼬박꼬박 받으시나요?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마을 이장은 이장협의회 회장도 한다네요.  이런 사람한테 활동비주라고 우리는 세금을 내는군요.  물론 여러 바쁜 용무도 많으시겠지만 마을 주민들의 경조사에 관심을 갖는 일도 중요한 일 아니겠습니까?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야당3리 이장님!  교하읍 이장협의회 이장님!

그 자리가 봉사하는 자리인줄 아신다면 그러시면 안 되시죠. 그저 25년동안 법없이도 살던 마을 어르신이 돌아가셨다고 방송한번 해서 마을에 알려나 달라는 부탁을 그렇게 져버려선 안되죠. 없는 사람들 때문에 이장도 못해먹겠다는 말, 해서는 안되죠. 그런 생각조차도 해서는 안되죠.  마을에 기여한게 없는 주민이라고 생각되시더라도 이렇게 막되먹게 이장활동을 하셔선 안되죠. 사퇴하신다고 하셨죠? 당장 하세요. 마을위해 봉사한답시고 이따위로 하실거라면 지금 당장 자진사퇴하십시오!!!


아버지께서 이미 고인이 되셨지만 25년동안 사시던 동네에서 이런일을 당한줄 아시면 얼마나 원통해하시겠습니까.

이 글을 읽으시는 전국에 계신 이장님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다른 어느 유족도 저희와 같은 일은 겪지 않게 해 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없는 것들 때문에 이장 못하겠다는 말씀 마시고 없는 사람들 위해 꼭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수 많은 누리꾼 여러분, 대통령, 국회의원만 잘 뽑으려 하지 마십시오. 가장 가까운 우리 마을 이장, 통장을 뽑으실때부터 제대로 뽑으셔야 겠습니다. 마을 주민을 위해 제대로 일 할 수 있는 제대로된 사람을 뽑으셔야 저희 가족처럼 분하고 원통한 일을 겪지 않으실겁니다.


인터넷도 없던 어머니집에 인터넷을 신청해서 가장 먼저 이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