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일간의 정리.

니네임2005.10.31
조회309

수연이와 만난건 인터넷번개를 통해서 였다
첫만남은 솔직히 맘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일단 만나서 알아가자고 생각하고 사귀자고 했고,
수연이는 약간의 고민과 함께 승락했다.

밀고 당기기 같은거에 소질없던 나는 일단 사람을 사귀면서 알아가는 스타일...
그런 내 스타일대로였다.

사실 그전에도 나는 여자를 많다면 많이 만나봤다
학창시절과 대학시절 나는 남보다 조금 나은 외모덕분에 여자들로부터 금새 호감을 얻을수 있었다

수연이 이전에 사귀었던 사람은 합쳐서 한 예닐곱 정도...
그당시의 내 감정은 진실했지만 뭔가 나의 성분 하나가 결핍되 있음을 나는 항상 느끼고 있었다

여느 여자와 마찬가지로 나는 수연이와 그렇게 일단 사귀기로 하고 시작했고,
전에 만나는 여자들 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대했었다.

다른 여자들과 틀린 점이라면 첫인상이 과히 좋지는 않았다는 점 이외에는 다 같았다.
사귀기 시작하는 방식이라던지...사귀는 모습이라던지...

그렇게 만나가면서
나는 호기심으로 이 얘가 나 이전에 만났던 사람이 궁금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절대 갖지 말았어야 했던 호기심이었다

수연이라는 아이는 그 이야기들을 곧이 곧대로 대 나에게 해주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얘기를 들으면서 바로 후회를 했고, 그렇지만 더 궁금해지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 같았다.

수연이를 여느 여자들과는 달리 특별하게 시작한건 아니었지만, 만나갈수록 뭔가 내 맘속에
이전과 색다른 감정이란게 생기는걸 느꼈다.

예전부터 내게 결핍되어 있다고 생각한, 사랑이란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사랑이란걸 할 수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했었다.
구구절절한 남들의 사랑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나에게는 그런 감정이 없다고 단정하는 결과를 나았었다.
그렇지만 수연이라는 여자애는 나에게 그런 결핍된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랬다. 나도 사랑을 할줄 아는 남자였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부분이 너무 고맙다.

그러던 작년 10월경 전남친과 연락을 주고받는걸 알게됐다.
헤어지려고 했다.
근데 이미 헤어질수 없을만큼 내 마음을 열어주고 있었다.
처음 여자앞에서 울어봤다.
지금도 그때의 내가 참 신기할 따름이다.
어떻게 그럴수 있었는지....

지금와서 생각해보자면 그 전남친은 우리둘 관계를 항상 악화시키는 촉매였다.
나는 생전 처음 느낀 사랑이란 감정때문에 그 애에게 내 가슴속 모든것을 숨김없이 보여주었고
그 애에게도 나에게 뭔가를 숨기는것을 한치 용납할수 없었던 때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같은 짓이었다.
다시 또 사랑이 온다면 그런짓은 하지 않으리라...

어쩌면 전남친의 존재는 내가 수연이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 좋은점도 있었다 참 아이러니 하지만 --

수차례의 폭풍이 지나갔고 그동안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나는 준비하던 시험을 포기하게 됐고 나의 위치가 우리 사이에서 짐이 되가는 상황이 왔다.

내가 해줄수 없었던 일들에 대한 미안함에 나는 수차례 미안함을 토로했고,
수연이는 그것에 지쳐갔다.
어쩌면 내가 그런말을 하는것이 자기를 얽메이게 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충분히 미안하게 생각하니까 너는 그냥 견뎌라...하는 무언의 압박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윽고 나의 미안함에 하는말들이 수연이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그래서 우린 헤어졌다.

나는 후회한다.
내 사랑이 서툴렀음을.
처음 내게 온 감정이라 다루기에 서툴렀음을 후회한다.

그렇지만 이미 소용없는 짓이란걸 안다.
그렇게 사랑이란걸 나란 놈도 배워가는 거 같다.

 그다지 큰변화는 없다.
아직 실감하지 못하는 것인가...


이젠 일도 잡았고 돈도 갖잖치만 꽤 만질거 같다..
하지만 다 상관없는 일일뿐이다.

650일간의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