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소설 [나는 퇴마사다! ] - 예지몽

원 일200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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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몽(夢)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궁금해 한다.

하지만 그 미래를 미리 알게 된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당신이 미리 알게 된 당신의 미래에

   너무나도 큰 불행이 기다리고 있다면?........”]



그날은 평소에 비해 유난히도 바쁜 날이었다.

나는 여러 번의 상담을 끝내고 잠시 쉬고 있었다.

그때 사무실 입구에 서서 안쪽을 기웃거리는 한 여자가 내 눈에 들어왔다.


“ 이리 들어오셔서 말씀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 저.........  상담 좀 받으려고 하는데요.”


“ 예약은 하셨나요? ”


-“ 아뇨!........  아는 분이 이곳을 찾아가면 될 거라고 해서.........”


“ 흠......... 그럼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마침 제가 지금 시간이 나니까 괜찮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여자는 조심스레 자리에 앉았다.

여자의 얼굴은 상당히 어두웠고 간간히 한숨을 몰아쉬었다.


“ 무슨 심각한 고민거리라도 있으신 것 같네요.

  실례지만 성함하고 나이를 좀........”


-“ 네?....... 아~ 예.

   제 이름은 박 주 원 이고요. 나이는 올해 서른하나에요. ”


“ 편하게 말씀 해 보세요. 무슨 문제가 있으신지.........”


-“ 전 죽고 싶지 않아요! ”


죽고 싶지 않다는 얘기에 나는 순간 당황했다.

무슨 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왔느냐는 내 질문에

주원은 다짜고짜 죽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꺼내는 게 아닌가?.......


“ 혹시 불치병이라도 걸리셨나요? ”


-“ 아니........ 그런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그게..........”


“ 그럼 뭣 때문에 주원 씨께서 죽게 된다는 거죠? ”


-“ 저는 제 미래를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전 분명히 다음 달에 죽게 될 거라고요!

   한번도........ 여태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거든요.”


“ 하하하........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알고 계신다는 겁니까?

  혹시 어디서 점(占)을 보셨나요? ”


-“ 아니에요! 저는 제 미래를 꿈에서 미리 보거든요.

   그동안 제가 꾸었던 꿈들이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어요.”


“ 그럼 예지 몽(夢)을 꾸신다는 얘긴데.........”


-“ 너무 무서워요! 흐흑.........”


주원은 이야기 도중 갑자기 공포에 떨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상태가 몹시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 자! 진정하시고 계속 말씀을 좀 해보세요.

  그러니까 도대체 어떤 예지 몽을 꾸셨다는 겁니까? ”


-“ 저는 평소에도 꿈을 자주 꾸는 편이었어요.

   물론 그 꿈들이 이상할 정도로 잘 맞았죠!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태몽을 대신 꿔 준다거나

   아니면 꿈에 친척분이나 주위에 아는 분이 돌아가시는 꿈을 꾸기도 하고요.”


“ 그럼 그 분들이 정말 돌아가셨나요? ”


-“ 예. 불행하게도.........”


“ 정말 대단하군요!

  그런 꿈이 현실과 잘 맞아 떨어지는 사람이 간혹 있긴 하지만

  주원 씨처럼 매번 그렇게 딱 맞아 떨어지는 경우는 참으로 드문데.........”


-“ 그 뿐만이 아니에요. 

   저는 제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죠.

   그리고 결혼 후에는 제가 곧 이혼을 하게 될 거라는 것과

   또 왜 이혼을 하게 되는가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어요.”


“ 흠........ 그것 참!

  그럼 주원 씨가 죽게 될 거라는 건 무슨 얘깁니까? ”


-“ 한 달 전쯤이에요. 

   꿈에 제가 죽어있는 모습을 봤어요.

   그리고 며칠 전에도 또 똑같은 꿈을.........”


“ 죽어있는 꿈이요? ”


-“ 예!........제가 제 침대에 누워 죽어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 옆에서는 우리 신랑하고 애들이 목 놓아 울고 있었고

   바로 그 뒤에는 검은 옷을 입은 무섭게 생긴 남자가

   떡하니 지키고 서서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었죠.”


“ 검은 옷을 입은 남자라........”


-“ 아마 저승사자인 것 같아요.”


“ 그럼 주원 씨가 왜 죽었는지는 모르고요? ”


-“ 그러게요. 그걸 도무지 모르겠어요.

   그냥 내가 죽었다는 사실만.........

   제가 왜 죽게 되었는지 그 이유만 알고 있어도

   지금 어떻게든 미리 대처를 해 볼 텐데 말이에요! ”


“ 그래요. 물론 꿈이기는 하지만.........

  주원 씨가 이렇게 불안해하시는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군요.

  그럼 왜 죽게 되는 것인지만 알면 되나요? ”


-“ 글쎄요........

   제가 지금 그 이유를 안다고 해도

   저의 죽음이 이미 정해진 운명이라면 피할 수 없는 거잖아요.

   아마도 저는 제 꿈에서처럼 곧 죽게 될 거에요! ”


“ 하지만 주원 씨 꿈이 꼭 맞는다는 법도 없지 않습니까? 

  물론 그동안 다른 사람의 죽음을 모두 예지했다고는 하지만.........”


-“ 아니에요!  전 분명히 죽게 될 거에요.  흐흑.........”



나는 더 이상 아무런 얘기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주원의 상태는 상당히 심각했다.


그녀는 본인이 곧 죽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때문에 심리상태도 몹시 불안했고 몸도 많이 쇠약해져있었다.

만약 이대로라면 정말이지 얼마못가서 큰일을 치르게 될 것 같았다.



“ 주원 씨!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


-“ 제게 와있는 저승사자를 쫒아주세요!

   법사님은 귀신을 쫒을 수 있는 분이시잖아요.

   어찌 보면 저승사자도 귀신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 예?........ 그게 그러니까........”


-“ 꿈을 꾼 뒤 혼자서 고민 고민을 하다가

   결국 며칠 전에 용하다는 무당집을 찾아갔었어요.

   그리고 무당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그 무당이 대뜸 제게 그러더군요.

   신(神)을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자기처럼 무당 일을 하지 않으면 곧 죽게 된다고 말이죠! ”


“ 무당이라.......  그래서요? ”


-“ 그리고 제가 꾼 꿈 얘기를 했더니.........

   제게 저승사자가 이미 와 있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신(神) 내림을 받아야만

   내가 모시게 될 신(神)의 도움을 받아

   그 저승사자를 물러가게 만들 수 있다고 했어요.”


“ 흠........ 결국 그 무당 얘기는 자기한테서 내림굿을 받으라는 말이군요!

  그럼 돈은 얼마나 필요하다고 하던가요? ”


-“ 맨 처음에는 1억을 얘기했었어요.”


“ 1억이요???........”


-“ 그런데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돈도 없고

   또 우리 애들 아빠가 절대 하지 못하게 할 거라고 했더니

   나중에는 5천만 구해오라고.........

   살고 싶으면 남편 모르게 빚이라도 얻어서 빨리 구해오라더군요.”



 ‘ 이런 죽일 X...........’

 

나는 속으로 그 무당에게 욕을 퍼부었다.



“ 알겠습니다.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


-“ 정말이죠?  정말로 도와주시는 거죠?........”


“ 제가 주원 씨를 꼭 살려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주원 씨는 지금부터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


-“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고요?.......”


“ 자~ 이제 어쩌시겠어요?.......

  지금부터 제가 시키는 대로 하시겠습니까? ”


-“ 예! 뭐든 시키시는 대로 할게요. 뭐든지.........”


주원은 너무나도 절박했다.

그리고 그 절박함은 그녀의 애절한 목소리에 담겨 내게 전달되었다.



“ 우선 주원 씨가 정확히 언제 죽게 되는지부터 알아봅시다.

  그래야 저승사자를 만날 수 있잖아요! ”


-“ 그럼 지금은 저승사자가 제 주위에 없나요?........”


“ 예. 지금은 주원 씨 주위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요!........

  하지만 주원 씨가 죽게 될 그 날짜에 주원 씨를 데리러오겠죠!

  그리고 전 그날 주원 씨를 찾아 온 저승사자를 되돌려 보내면 되고요.”


-“ 아~~ 그렇군요.........”



나는 주원을 이끌고 재단(齋壇) 앞으로 갔다.

그리고 주원이 죽게 될 날을 알아보기 위해

나를 도와주는 흑백령(黑白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 정확히 10일 후군요.

  다음 달 3일 축(丑)시에 주원 씨는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죽게 되어있습니다.”


-“ 10일 후라고요?........

   그리고 심장마비로요?..........”


주원은 내 얘기를 듣고도 그리 놀라지 않았다.

마치 올 것이 왔다는 식으로 아주 담담한 표정이었다.


“ 우선은 그날까지 편한 마음으로 지내셔도 됩니다.

  그 날이 되면 제가 반드시 주원 씨를 살려드릴 테니까요! ”


-“ 예! 저는 법사님만 믿고 있을게요.

   그리고 저 지금 마음이 무지하게 편해요.”


“ 정말요???......”


-“ 법사님이 꼭 도와주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전 아무 걱정도 안하고 있을게요!........

   그래도 되죠? ”


“ 하하하........ 당연히 그러셔야죠!

  어쨌든 그렇게 마음먹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아무 걱정 마시고 저만 믿으세요. 아셨죠? ”


-“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직은 죽을 운이 아닌가 봐요! ”


“ 예?........”


-“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법사님을 만나게 된 거 아니겠어요? ”


어느새 주원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정말이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주원은 사무실을 나가며 내게 고개를 한껏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런 주원을 바라보며 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 저승사자를 상대로 싸운다..........’


주원이 연구원을 나간 후 나는 온갖 고민들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 민수야 나다!........”


-“ 예~ 형님! ”


“ 민수야!  너 다음 달 2일 밤에 다른 약속 절대 잡지 마라! ”


-“ 2일 밤이요?..........

   어디보자~ 내가 그날 무슨 약속이 있었던 것 같은데.........”


“ 야! 약속은 무슨.........

  무조건 오라면 와 임마! 

  그럼 그렇게 알고 전화 끊는다.~~ ”


-“ 형! 나 그날 약속이 잡혀있어 형~~ ”


“ ..............”


-“ 여보세요?........ 여보세요! ~~ ”




- 10일 후 -


“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바쁜 사람을 이렇게.........”


민수는 연구원에 들어서자마자 불만을 터뜨렸다.


“ 나 오늘 정말로 중요한 약속이 있었단 말이에요!

  아~~ 진짜 미치겠네........”


-“ 무슨 약속? 

   어디 얘기해 봐 무슨 약속이 있었는데? ”


“ 그러니까 그게........”


-“ 그럼 그렇지!........

   어쨌든 알았으니까 이따가 일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민수는 계속 투덜거리며

연구원 한쪽 구석에 앉아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한 시간 쯤 지나자 주원은 자신의 언니와 함께 연구원을 찾았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언니를 내게 소개한 뒤 자리에 앉았다.


“ 조금 떨리네요.........”


-“ 아무 걱정 마시고 저만 믿으세요.

   지금 시간이 자정을 조금 지났으니까........

   앞으로 한 시간 정도만 더 지나면 됩니다.”


“ 혹시......... 일이 잘못되는 건 아니겠죠? ”


-“ 벌써 저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셨나요?

   이런.......  이거 좀 섭섭한데요? ”


“ 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고요 그저 혹시나 하는 마음에.........”


-“ 하하하......... 글쎄 저만 믿으시라니까요! ”


주원은 내 말을 믿으면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나는 기다리고 있던 민수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민수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부적들을 벽에 붙이기 시작했다.


“ 저건 왜 붙이는 거예요? ”


-“ 아~ 이거요? 

   음.......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일종의 방어막이에요.

   잠시 후 축(丑)시가 되면

   주원 씨를 저승으로 안내 할 저승사자가 이곳으로 올 것 아닙니까? ”


“ 예....... 법사님 말씀대로라면 그렇겠죠? ”


-“ 하지만 이렇게 사방에다가 부적을 붙여두면

   제 아무리 저승사자라고 해도

   감히 이곳 연구원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할 겁니다.”


“ 그럼 그렇게 시간을 끌어서........”


-“ 그렇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축(丑)시가 지나고 인(寅)시가 되면

   저승사자도 다시 돌아가게 될 거고요

   주원 씨는 죽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되겠죠? ”


-“ 허허~ 내가 몇 번을 얘기했건만 또........”



주원은 나의 호통에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빙긋이 웃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의 얼굴은

다가올 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매우 어두웠다.


어느새 시간은 새벽 한시 반을 가리켰다.


“ 자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앞으로 두 시간만 그대로 버티시면 되는 거죠! ”


-“ 으~~ 너무 떨려요! ”


주원은 갑자기 심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새벽 3시.......

시간이 지날수록 주원은 몹시 힘들어했다.

장시간동안 극도의 긴장상태가 유지되다보니

힘이 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 주원 씨! 이제 30분 남았습니다.

  어려우시더라도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 네! 그럴게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원은 온 몸이 땀으로 젖었다.

그리고 드디어 축(丑)시가 지났다.


“ 자~ 이제 끝났습니다.”


-“ 정말 아무 일도 없이 끝난 거예요? 

   저 지금 살아있는 거 맞죠? ”


“ 예!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긴장 푸시고 편히 앉아계세요.”


-“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죽지 않았어요!  제가 아직 살아있다고요!

   하하하하하.........”


주원은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함께 온 언니를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어느덧 주원과 그의 언니는 연구원을 떠났고

민수와 나도 뒤이어 연구원을 나섰다.


“ 형!  정말로 형이 저승사자를 이긴 거야? ”


-“ 미친놈!.........”


“ 미친놈???....... 아니~ 미친놈이라니! ”


-“ 야 이놈아!  내가 감히 어떻게 저승사자를 이기냐? ”


“ 뭐야~ 그럼!  이거 다 뻥이야? ”


-“ 큭큭큭.........

   미안하지만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아까 그 주원이라는 여자는 자신이 반드시 죽게 될 거라고 믿고 있었지!

   이미 저승사자가 자신에게 와 있다면서 말이야.........”


“ 그래서? ”


-“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어쩔 수없이 거짓말을 했지 뭐~

   내가 저승사자를 쫒아줄 테니 아무걱정도 하지 말라고!

   그리고 그때 만약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아마.........”


“ 이야~ 이 아저씨 완전히 사기꾼이네! ”


-“ 뭐! 사기꾼?........

   하하하....... 그래 네 말이 맞다.

   하지만 진짜 사기꾼이 되지 않으려면 

   나중에 사실대로 얘기를 해 줘야겠지.......”


“ 형! 아까 그 여자한테 돈도 안받았죠?.........”


-“ 아니!....... 너 그걸 어떻게 알았어? ”


“ 어쩐지~ 그런 것 같더라니.........

  세상에 어떤 멍청한 사기꾼이 돈도 안 생기는 일로 사기를 칩니까?.........

  그리고 그 멍청한 사기꾼을 도와준 나는 또 뭐냐고?......... ”


-“ 뭐긴 뭐냐?...... 우리 둘 다 멍청한 놈이지! 

   안 그래?  하하하........”


우리는 그렇게 새벽바람을 맞으며 걷고 있었다.

저승사자를 이긴 퇴마사라.........


                                 <끝>

 

글쓴이 -  환단 퇴마 연구원  원 장 : [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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