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 몽(夢)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궁금해 한다. 하지만 그 미래를 미리 알게 된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당신이 미리 알게 된 당신의 미래에 너무나도 큰 불행이 기다리고 있다면?........”] 그날은 평소에 비해 유난히도 바쁜 날이었다. 나는 여러 번의 상담을 끝내고 잠시 쉬고 있었다. 그때 사무실 입구에 서서 안쪽을 기웃거리는 한 여자가 내 눈에 들어왔다. “ 이리 들어오셔서 말씀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 저......... 상담 좀 받으려고 하는데요.” “ 예약은 하셨나요? ” -“ 아뇨!........ 아는 분이 이곳을 찾아가면 될 거라고 해서.........” “ 흠......... 그럼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마침 제가 지금 시간이 나니까 괜찮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여자는 조심스레 자리에 앉았다. 여자의 얼굴은 상당히 어두웠고 간간히 한숨을 몰아쉬었다. “ 무슨 심각한 고민거리라도 있으신 것 같네요. 실례지만 성함하고 나이를 좀........” -“ 네?....... 아~ 예. 제 이름은 박 주 원 이고요. 나이는 올해 서른하나에요. ” “ 편하게 말씀 해 보세요. 무슨 문제가 있으신지.........” -“ 전 죽고 싶지 않아요! ” 죽고 싶지 않다는 얘기에 나는 순간 당황했다. 무슨 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왔느냐는 내 질문에 주원은 다짜고짜 죽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꺼내는 게 아닌가?....... “ 혹시 불치병이라도 걸리셨나요? ” -“ 아니........ 그런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그게..........” “ 그럼 뭣 때문에 주원 씨께서 죽게 된다는 거죠? ” -“ 저는 제 미래를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전 분명히 다음 달에 죽게 될 거라고요! 한번도........ 여태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거든요.” “ 하하하........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알고 계신다는 겁니까? 혹시 어디서 점(占)을 보셨나요? ” -“ 아니에요! 저는 제 미래를 꿈에서 미리 보거든요. 그동안 제가 꾸었던 꿈들이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어요.” “ 그럼 예지 몽(夢)을 꾸신다는 얘긴데.........” -“ 너무 무서워요! 흐흑.........” 주원은 이야기 도중 갑자기 공포에 떨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상태가 몹시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 자! 진정하시고 계속 말씀을 좀 해보세요. 그러니까 도대체 어떤 예지 몽을 꾸셨다는 겁니까? ” -“ 저는 평소에도 꿈을 자주 꾸는 편이었어요. 물론 그 꿈들이 이상할 정도로 잘 맞았죠!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태몽을 대신 꿔 준다거나 아니면 꿈에 친척분이나 주위에 아는 분이 돌아가시는 꿈을 꾸기도 하고요.” “ 그럼 그 분들이 정말 돌아가셨나요? ” -“ 예. 불행하게도.........” “ 정말 대단하군요! 그런 꿈이 현실과 잘 맞아 떨어지는 사람이 간혹 있긴 하지만 주원 씨처럼 매번 그렇게 딱 맞아 떨어지는 경우는 참으로 드문데.........” -“ 그 뿐만이 아니에요. 저는 제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죠. 그리고 결혼 후에는 제가 곧 이혼을 하게 될 거라는 것과 또 왜 이혼을 하게 되는가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어요.” “ 흠........ 그것 참! 그럼 주원 씨가 죽게 될 거라는 건 무슨 얘깁니까? ” -“ 한 달 전쯤이에요. 꿈에 제가 죽어있는 모습을 봤어요. 그리고 며칠 전에도 또 똑같은 꿈을.........” “ 죽어있는 꿈이요? ” -“ 예!........제가 제 침대에 누워 죽어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 옆에서는 우리 신랑하고 애들이 목 놓아 울고 있었고 바로 그 뒤에는 검은 옷을 입은 무섭게 생긴 남자가 떡하니 지키고 서서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었죠.” “ 검은 옷을 입은 남자라........” -“ 아마 저승사자인 것 같아요.” “ 그럼 주원 씨가 왜 죽었는지는 모르고요? ” -“ 그러게요. 그걸 도무지 모르겠어요. 그냥 내가 죽었다는 사실만......... 제가 왜 죽게 되었는지 그 이유만 알고 있어도 지금 어떻게든 미리 대처를 해 볼 텐데 말이에요! ” “ 그래요. 물론 꿈이기는 하지만......... 주원 씨가 이렇게 불안해하시는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군요. 그럼 왜 죽게 되는 것인지만 알면 되나요? ” -“ 글쎄요........ 제가 지금 그 이유를 안다고 해도 저의 죽음이 이미 정해진 운명이라면 피할 수 없는 거잖아요. 아마도 저는 제 꿈에서처럼 곧 죽게 될 거에요! ” “ 하지만 주원 씨 꿈이 꼭 맞는다는 법도 없지 않습니까? 물론 그동안 다른 사람의 죽음을 모두 예지했다고는 하지만.........” -“ 아니에요! 전 분명히 죽게 될 거에요. 흐흑.........” 나는 더 이상 아무런 얘기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주원의 상태는 상당히 심각했다. 그녀는 본인이 곧 죽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때문에 심리상태도 몹시 불안했고 몸도 많이 쇠약해져있었다. 만약 이대로라면 정말이지 얼마못가서 큰일을 치르게 될 것 같았다. “ 주원 씨!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 -“ 제게 와있는 저승사자를 쫒아주세요! 법사님은 귀신을 쫒을 수 있는 분이시잖아요. 어찌 보면 저승사자도 귀신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 예?........ 그게 그러니까........” -“ 꿈을 꾼 뒤 혼자서 고민 고민을 하다가 결국 며칠 전에 용하다는 무당집을 찾아갔었어요. 그리고 무당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그 무당이 대뜸 제게 그러더군요. 신(神)을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자기처럼 무당 일을 하지 않으면 곧 죽게 된다고 말이죠! ” “ 무당이라....... 그래서요? ” -“ 그리고 제가 꾼 꿈 얘기를 했더니......... 제게 저승사자가 이미 와 있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신(神) 내림을 받아야만 내가 모시게 될 신(神)의 도움을 받아 그 저승사자를 물러가게 만들 수 있다고 했어요.” “ 흠........ 결국 그 무당 얘기는 자기한테서 내림굿을 받으라는 말이군요! 그럼 돈은 얼마나 필요하다고 하던가요? ” -“ 맨 처음에는 1억을 얘기했었어요.” “ 1억이요???........” -“ 그런데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돈도 없고 또 우리 애들 아빠가 절대 하지 못하게 할 거라고 했더니 나중에는 5천만 구해오라고......... 살고 싶으면 남편 모르게 빚이라도 얻어서 빨리 구해오라더군요.” ‘ 이런 죽일 X...........’ 나는 속으로 그 무당에게 욕을 퍼부었다. “ 알겠습니다.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 -“ 정말이죠? 정말로 도와주시는 거죠?........” “ 제가 주원 씨를 꼭 살려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주원 씨는 지금부터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 -“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고요?.......” “ 자~ 이제 어쩌시겠어요?....... 지금부터 제가 시키는 대로 하시겠습니까? ” -“ 예! 뭐든 시키시는 대로 할게요. 뭐든지.........” 주원은 너무나도 절박했다. 그리고 그 절박함은 그녀의 애절한 목소리에 담겨 내게 전달되었다. “ 우선 주원 씨가 정확히 언제 죽게 되는지부터 알아봅시다. 그래야 저승사자를 만날 수 있잖아요! ” -“ 그럼 지금은 저승사자가 제 주위에 없나요?........” “ 예. 지금은 주원 씨 주위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요!........ 하지만 주원 씨가 죽게 될 그 날짜에 주원 씨를 데리러오겠죠! 그리고 전 그날 주원 씨를 찾아 온 저승사자를 되돌려 보내면 되고요.” -“ 아~~ 그렇군요.........” 나는 주원을 이끌고 재단(齋壇) 앞으로 갔다. 그리고 주원이 죽게 될 날을 알아보기 위해 나를 도와주는 흑백령(黑白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 정확히 10일 후군요. 다음 달 3일 축(丑)시에 주원 씨는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죽게 되어있습니다.” -“ 10일 후라고요?........ 그리고 심장마비로요?..........” 주원은 내 얘기를 듣고도 그리 놀라지 않았다. 마치 올 것이 왔다는 식으로 아주 담담한 표정이었다. “ 우선은 그날까지 편한 마음으로 지내셔도 됩니다. 그 날이 되면 제가 반드시 주원 씨를 살려드릴 테니까요! ” -“ 예! 저는 법사님만 믿고 있을게요. 그리고 저 지금 마음이 무지하게 편해요.” “ 정말요???......” -“ 법사님이 꼭 도와주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전 아무 걱정도 안하고 있을게요!........ 그래도 되죠? ” “ 하하하........ 당연히 그러셔야죠! 어쨌든 그렇게 마음먹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아무 걱정 마시고 저만 믿으세요. 아셨죠? ” -“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직은 죽을 운이 아닌가 봐요! ” “ 예?........” -“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법사님을 만나게 된 거 아니겠어요? ” 어느새 주원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정말이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주원은 사무실을 나가며 내게 고개를 한껏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런 주원을 바라보며 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 저승사자를 상대로 싸운다..........’ 주원이 연구원을 나간 후 나는 온갖 고민들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 민수야 나다!........” -“ 예~ 형님! ” “ 민수야! 너 다음 달 2일 밤에 다른 약속 절대 잡지 마라! ” -“ 2일 밤이요?.......... 어디보자~ 내가 그날 무슨 약속이 있었던 것 같은데.........” “ 야! 약속은 무슨......... 무조건 오라면 와 임마! 그럼 그렇게 알고 전화 끊는다.~~ ” -“ 형! 나 그날 약속이 잡혀있어 형~~ ” “ ..............” -“ 여보세요?........ 여보세요! ~~ ” - 10일 후 - “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바쁜 사람을 이렇게.........” 민수는 연구원에 들어서자마자 불만을 터뜨렸다. “ 나 오늘 정말로 중요한 약속이 있었단 말이에요! 아~~ 진짜 미치겠네........” -“ 무슨 약속? 어디 얘기해 봐 무슨 약속이 있었는데? ” “ 그러니까 그게........” -“ 그럼 그렇지!........ 어쨌든 알았으니까 이따가 일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민수는 계속 투덜거리며 연구원 한쪽 구석에 앉아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한 시간 쯤 지나자 주원은 자신의 언니와 함께 연구원을 찾았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언니를 내게 소개한 뒤 자리에 앉았다. “ 조금 떨리네요.........” -“ 아무 걱정 마시고 저만 믿으세요. 지금 시간이 자정을 조금 지났으니까........ 앞으로 한 시간 정도만 더 지나면 됩니다.” “ 혹시......... 일이 잘못되는 건 아니겠죠? ” -“ 벌써 저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셨나요? 이런....... 이거 좀 섭섭한데요? ” “ 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고요 그저 혹시나 하는 마음에.........” -“ 하하하......... 글쎄 저만 믿으시라니까요! ” 주원은 내 말을 믿으면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나는 기다리고 있던 민수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민수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부적들을 벽에 붙이기 시작했다. “ 저건 왜 붙이는 거예요? ” -“ 아~ 이거요? 음.......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일종의 방어막이에요. 잠시 후 축(丑)시가 되면 주원 씨를 저승으로 안내 할 저승사자가 이곳으로 올 것 아닙니까? ” “ 예....... 법사님 말씀대로라면 그렇겠죠? ” -“ 하지만 이렇게 사방에다가 부적을 붙여두면 제 아무리 저승사자라고 해도 감히 이곳 연구원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할 겁니다.” “ 그럼 그렇게 시간을 끌어서........” -“ 그렇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축(丑)시가 지나고 인(寅)시가 되면 저승사자도 다시 돌아가게 될 거고요 주원 씨는 죽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되겠죠? ” -“ 허허~ 내가 몇 번을 얘기했건만 또........” 주원은 나의 호통에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빙긋이 웃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의 얼굴은 다가올 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매우 어두웠다. 어느새 시간은 새벽 한시 반을 가리켰다. “ 자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앞으로 두 시간만 그대로 버티시면 되는 거죠! ” -“ 으~~ 너무 떨려요! ” 주원은 갑자기 심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새벽 3시....... 시간이 지날수록 주원은 몹시 힘들어했다. 장시간동안 극도의 긴장상태가 유지되다보니 힘이 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 주원 씨! 이제 30분 남았습니다. 어려우시더라도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 네! 그럴게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원은 온 몸이 땀으로 젖었다. 그리고 드디어 축(丑)시가 지났다. “ 자~ 이제 끝났습니다.” -“ 정말 아무 일도 없이 끝난 거예요? 저 지금 살아있는 거 맞죠? ” “ 예!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긴장 푸시고 편히 앉아계세요.” -“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죽지 않았어요! 제가 아직 살아있다고요! 하하하하하.........” 주원은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함께 온 언니를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어느덧 주원과 그의 언니는 연구원을 떠났고 민수와 나도 뒤이어 연구원을 나섰다. “ 형! 정말로 형이 저승사자를 이긴 거야? ” -“ 미친놈!.........” “ 미친놈???....... 아니~ 미친놈이라니! ” -“ 야 이놈아! 내가 감히 어떻게 저승사자를 이기냐? ” “ 뭐야~ 그럼! 이거 다 뻥이야? ” -“ 큭큭큭......... 미안하지만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아까 그 주원이라는 여자는 자신이 반드시 죽게 될 거라고 믿고 있었지! 이미 저승사자가 자신에게 와 있다면서 말이야.........” “ 그래서? ” -“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어쩔 수없이 거짓말을 했지 뭐~ 내가 저승사자를 쫒아줄 테니 아무걱정도 하지 말라고! 그리고 그때 만약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아마.........” “ 이야~ 이 아저씨 완전히 사기꾼이네! ” -“ 뭐! 사기꾼?........ 하하하....... 그래 네 말이 맞다. 하지만 진짜 사기꾼이 되지 않으려면 나중에 사실대로 얘기를 해 줘야겠지.......” “ 형! 아까 그 여자한테 돈도 안받았죠?.........” -“ 아니!....... 너 그걸 어떻게 알았어? ” “ 어쩐지~ 그런 것 같더라니......... 세상에 어떤 멍청한 사기꾼이 돈도 안 생기는 일로 사기를 칩니까?......... 그리고 그 멍청한 사기꾼을 도와준 나는 또 뭐냐고?......... ” -“ 뭐긴 뭐냐?...... 우리 둘 다 멍청한 놈이지! 안 그래? 하하하........” 우리는 그렇게 새벽바람을 맞으며 걷고 있었다. 저승사자를 이긴 퇴마사라......... <끝> 글쓴이 - 환단 퇴마 연구원 원 장 : [원 일] 환단 사이버 상담실 바로가기 : http://cafe.naver.com/bkhpro.cafe
실화소설 [나는 퇴마사다! ] - 예지몽
예지 몽(夢)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궁금해 한다.
하지만 그 미래를 미리 알게 된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당신이 미리 알게 된 당신의 미래에
너무나도 큰 불행이 기다리고 있다면?........”]
그날은 평소에 비해 유난히도 바쁜 날이었다.
나는 여러 번의 상담을 끝내고 잠시 쉬고 있었다.
그때 사무실 입구에 서서 안쪽을 기웃거리는 한 여자가 내 눈에 들어왔다.
“ 이리 들어오셔서 말씀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 저......... 상담 좀 받으려고 하는데요.”
“ 예약은 하셨나요? ”
-“ 아뇨!........ 아는 분이 이곳을 찾아가면 될 거라고 해서.........”
“ 흠......... 그럼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마침 제가 지금 시간이 나니까 괜찮습니다.”
-“ 네. 감사합니다.”
여자는 조심스레 자리에 앉았다.
여자의 얼굴은 상당히 어두웠고 간간히 한숨을 몰아쉬었다.
“ 무슨 심각한 고민거리라도 있으신 것 같네요.
실례지만 성함하고 나이를 좀........”
-“ 네?....... 아~ 예.
제 이름은 박 주 원 이고요. 나이는 올해 서른하나에요. ”
“ 편하게 말씀 해 보세요. 무슨 문제가 있으신지.........”
-“ 전 죽고 싶지 않아요! ”
죽고 싶지 않다는 얘기에 나는 순간 당황했다.
무슨 문제로 상담을 받으러 왔느냐는 내 질문에
주원은 다짜고짜 죽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꺼내는 게 아닌가?.......
“ 혹시 불치병이라도 걸리셨나요? ”
-“ 아니........ 그런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그게..........”
“ 그럼 뭣 때문에 주원 씨께서 죽게 된다는 거죠? ”
-“ 저는 제 미래를 알고 있어요.
그리고 전 분명히 다음 달에 죽게 될 거라고요!
한번도........ 여태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거든요.”
“ 하하하........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미래를 알고 계신다는 겁니까?
혹시 어디서 점(占)을 보셨나요? ”
-“ 아니에요! 저는 제 미래를 꿈에서 미리 보거든요.
그동안 제가 꾸었던 꿈들이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어요.”
“ 그럼 예지 몽(夢)을 꾸신다는 얘긴데.........”
-“ 너무 무서워요! 흐흑.........”
주원은 이야기 도중 갑자기 공포에 떨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상태가 몹시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 자! 진정하시고 계속 말씀을 좀 해보세요.
그러니까 도대체 어떤 예지 몽을 꾸셨다는 겁니까? ”
-“ 저는 평소에도 꿈을 자주 꾸는 편이었어요.
물론 그 꿈들이 이상할 정도로 잘 맞았죠!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태몽을 대신 꿔 준다거나
아니면 꿈에 친척분이나 주위에 아는 분이 돌아가시는 꿈을 꾸기도 하고요.”
“ 그럼 그 분들이 정말 돌아가셨나요? ”
-“ 예. 불행하게도.........”
“ 정말 대단하군요!
그런 꿈이 현실과 잘 맞아 떨어지는 사람이 간혹 있긴 하지만
주원 씨처럼 매번 그렇게 딱 맞아 떨어지는 경우는 참으로 드문데.........”
-“ 그 뿐만이 아니에요.
저는 제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것도 미리 알고 있었죠.
그리고 결혼 후에는 제가 곧 이혼을 하게 될 거라는 것과
또 왜 이혼을 하게 되는가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어요.”
“ 흠........ 그것 참!
그럼 주원 씨가 죽게 될 거라는 건 무슨 얘깁니까? ”
-“ 한 달 전쯤이에요.
꿈에 제가 죽어있는 모습을 봤어요.
그리고 며칠 전에도 또 똑같은 꿈을.........”
“ 죽어있는 꿈이요? ”
-“ 예!........제가 제 침대에 누워 죽어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 옆에서는 우리 신랑하고 애들이 목 놓아 울고 있었고
바로 그 뒤에는 검은 옷을 입은 무섭게 생긴 남자가
떡하니 지키고 서서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었죠.”
“ 검은 옷을 입은 남자라........”
-“ 아마 저승사자인 것 같아요.”
“ 그럼 주원 씨가 왜 죽었는지는 모르고요? ”
-“ 그러게요. 그걸 도무지 모르겠어요.
그냥 내가 죽었다는 사실만.........
제가 왜 죽게 되었는지 그 이유만 알고 있어도
지금 어떻게든 미리 대처를 해 볼 텐데 말이에요! ”
“ 그래요. 물론 꿈이기는 하지만.........
주원 씨가 이렇게 불안해하시는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군요.
그럼 왜 죽게 되는 것인지만 알면 되나요? ”
-“ 글쎄요........
제가 지금 그 이유를 안다고 해도
저의 죽음이 이미 정해진 운명이라면 피할 수 없는 거잖아요.
아마도 저는 제 꿈에서처럼 곧 죽게 될 거에요! ”
“ 하지만 주원 씨 꿈이 꼭 맞는다는 법도 없지 않습니까?
물론 그동안 다른 사람의 죽음을 모두 예지했다고는 하지만.........”
-“ 아니에요! 전 분명히 죽게 될 거에요. 흐흑.........”
나는 더 이상 아무런 얘기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주원의 상태는 상당히 심각했다.
그녀는 본인이 곧 죽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때문에 심리상태도 몹시 불안했고 몸도 많이 쇠약해져있었다.
만약 이대로라면 정말이지 얼마못가서 큰일을 치르게 될 것 같았다.
“ 주원 씨!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 ”
-“ 제게 와있는 저승사자를 쫒아주세요!
법사님은 귀신을 쫒을 수 있는 분이시잖아요.
어찌 보면 저승사자도 귀신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 예?........ 그게 그러니까........”
-“ 꿈을 꾼 뒤 혼자서 고민 고민을 하다가
결국 며칠 전에 용하다는 무당집을 찾아갔었어요.
그리고 무당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그 무당이 대뜸 제게 그러더군요.
신(神)을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자기처럼 무당 일을 하지 않으면 곧 죽게 된다고 말이죠! ”
“ 무당이라....... 그래서요? ”
-“ 그리고 제가 꾼 꿈 얘기를 했더니.........
제게 저승사자가 이미 와 있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신(神) 내림을 받아야만
내가 모시게 될 신(神)의 도움을 받아
그 저승사자를 물러가게 만들 수 있다고 했어요.”
“ 흠........ 결국 그 무당 얘기는 자기한테서 내림굿을 받으라는 말이군요!
그럼 돈은 얼마나 필요하다고 하던가요? ”
-“ 맨 처음에는 1억을 얘기했었어요.”
“ 1억이요???........”
-“ 그런데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돈도 없고
또 우리 애들 아빠가 절대 하지 못하게 할 거라고 했더니
나중에는 5천만 구해오라고.........
살고 싶으면 남편 모르게 빚이라도 얻어서 빨리 구해오라더군요.”
‘ 이런 죽일 X...........’
나는 속으로 그 무당에게 욕을 퍼부었다.
“ 알겠습니다.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
-“ 정말이죠? 정말로 도와주시는 거죠?........”
“ 제가 주원 씨를 꼭 살려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주원 씨는 지금부터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
-“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고요?.......”
“ 자~ 이제 어쩌시겠어요?.......
지금부터 제가 시키는 대로 하시겠습니까? ”
-“ 예! 뭐든 시키시는 대로 할게요. 뭐든지.........”
주원은 너무나도 절박했다.
그리고 그 절박함은 그녀의 애절한 목소리에 담겨 내게 전달되었다.
“ 우선 주원 씨가 정확히 언제 죽게 되는지부터 알아봅시다.
그래야 저승사자를 만날 수 있잖아요! ”
-“ 그럼 지금은 저승사자가 제 주위에 없나요?........”
“ 예. 지금은 주원 씨 주위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요!........
하지만 주원 씨가 죽게 될 그 날짜에 주원 씨를 데리러오겠죠!
그리고 전 그날 주원 씨를 찾아 온 저승사자를 되돌려 보내면 되고요.”
-“ 아~~ 그렇군요.........”
나는 주원을 이끌고 재단(齋壇) 앞으로 갔다.
그리고 주원이 죽게 될 날을 알아보기 위해
나를 도와주는 흑백령(黑白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 정확히 10일 후군요.
다음 달 3일 축(丑)시에 주원 씨는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죽게 되어있습니다.”
-“ 10일 후라고요?........
그리고 심장마비로요?..........”
주원은 내 얘기를 듣고도 그리 놀라지 않았다.
마치 올 것이 왔다는 식으로 아주 담담한 표정이었다.
“ 우선은 그날까지 편한 마음으로 지내셔도 됩니다.
그 날이 되면 제가 반드시 주원 씨를 살려드릴 테니까요! ”
-“ 예! 저는 법사님만 믿고 있을게요.
그리고 저 지금 마음이 무지하게 편해요.”
“ 정말요???......”
-“ 법사님이 꼭 도와주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전 아무 걱정도 안하고 있을게요!........
그래도 되죠? ”
“ 하하하........ 당연히 그러셔야죠!
어쨌든 그렇게 마음먹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이제 아무 걱정 마시고 저만 믿으세요. 아셨죠? ”
-“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직은 죽을 운이 아닌가 봐요! ”
“ 예?........”
-“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법사님을 만나게 된 거 아니겠어요? ”
어느새 주원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정말이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주원은 사무실을 나가며 내게 고개를 한껏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런 주원을 바라보며 나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 저승사자를 상대로 싸운다..........’
주원이 연구원을 나간 후 나는 온갖 고민들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 민수야 나다!........”
-“ 예~ 형님! ”
“ 민수야! 너 다음 달 2일 밤에 다른 약속 절대 잡지 마라! ”
-“ 2일 밤이요?..........
어디보자~ 내가 그날 무슨 약속이 있었던 것 같은데.........”
“ 야! 약속은 무슨.........
무조건 오라면 와 임마!
그럼 그렇게 알고 전화 끊는다.~~ ”
-“ 형! 나 그날 약속이 잡혀있어 형~~ ”
“ ..............”
-“ 여보세요?........ 여보세요! ~~ ”
- 10일 후 -
“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바쁜 사람을 이렇게.........”
민수는 연구원에 들어서자마자 불만을 터뜨렸다.
“ 나 오늘 정말로 중요한 약속이 있었단 말이에요!
아~~ 진짜 미치겠네........”
-“ 무슨 약속?
어디 얘기해 봐 무슨 약속이 있었는데? ”
“ 그러니까 그게........”
-“ 그럼 그렇지!........
어쨌든 알았으니까 이따가 일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민수는 계속 투덜거리며
연구원 한쪽 구석에 앉아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한 시간 쯤 지나자 주원은 자신의 언니와 함께 연구원을 찾았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언니를 내게 소개한 뒤 자리에 앉았다.
“ 조금 떨리네요.........”
-“ 아무 걱정 마시고 저만 믿으세요.
지금 시간이 자정을 조금 지났으니까........
앞으로 한 시간 정도만 더 지나면 됩니다.”
“ 혹시......... 일이 잘못되는 건 아니겠죠? ”
-“ 벌써 저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셨나요?
이런....... 이거 좀 섭섭한데요? ”
“ 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고요 그저 혹시나 하는 마음에.........”
-“ 하하하......... 글쎄 저만 믿으시라니까요! ”
주원은 내 말을 믿으면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나는 기다리고 있던 민수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민수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미리 준비해 두었던 부적들을 벽에 붙이기 시작했다.
“ 저건 왜 붙이는 거예요? ”
-“ 아~ 이거요?
음.......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일종의 방어막이에요.
잠시 후 축(丑)시가 되면
주원 씨를 저승으로 안내 할 저승사자가 이곳으로 올 것 아닙니까? ”
“ 예....... 법사님 말씀대로라면 그렇겠죠? ”
-“ 하지만 이렇게 사방에다가 부적을 붙여두면
제 아무리 저승사자라고 해도
감히 이곳 연구원 안으로는 들어오지 못할 겁니다.”
“ 그럼 그렇게 시간을 끌어서........”
-“ 그렇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축(丑)시가 지나고 인(寅)시가 되면
저승사자도 다시 돌아가게 될 거고요
주원 씨는 죽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되겠죠? ”
-“ 허허~ 내가 몇 번을 얘기했건만 또........”
주원은 나의 호통에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빙긋이 웃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의 얼굴은
다가올 상황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매우 어두웠다.
어느새 시간은 새벽 한시 반을 가리켰다.
“ 자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앞으로 두 시간만 그대로 버티시면 되는 거죠! ”
-“ 으~~ 너무 떨려요! ”
주원은 갑자기 심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새벽 3시.......
시간이 지날수록 주원은 몹시 힘들어했다.
장시간동안 극도의 긴장상태가 유지되다보니
힘이 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 주원 씨! 이제 30분 남았습니다.
어려우시더라도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 네! 그럴게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주원은 온 몸이 땀으로 젖었다.
그리고 드디어 축(丑)시가 지났다.
“ 자~ 이제 끝났습니다.”
-“ 정말 아무 일도 없이 끝난 거예요?
저 지금 살아있는 거 맞죠? ”
“ 예!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긴장 푸시고 편히 앉아계세요.”
-“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죽지 않았어요! 제가 아직 살아있다고요!
하하하하하.........”
주원은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함께 온 언니를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어느덧 주원과 그의 언니는 연구원을 떠났고
민수와 나도 뒤이어 연구원을 나섰다.
“ 형! 정말로 형이 저승사자를 이긴 거야? ”
-“ 미친놈!.........”
“ 미친놈???....... 아니~ 미친놈이라니! ”
-“ 야 이놈아! 내가 감히 어떻게 저승사자를 이기냐? ”
“ 뭐야~ 그럼! 이거 다 뻥이야? ”
-“ 큭큭큭.........
미안하지만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아까 그 주원이라는 여자는 자신이 반드시 죽게 될 거라고 믿고 있었지!
이미 저승사자가 자신에게 와 있다면서 말이야.........”
“ 그래서? ”
-“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어쩔 수없이 거짓말을 했지 뭐~
내가 저승사자를 쫒아줄 테니 아무걱정도 하지 말라고!
그리고 그때 만약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아마.........”
“ 이야~ 이 아저씨 완전히 사기꾼이네! ”
-“ 뭐! 사기꾼?........
하하하....... 그래 네 말이 맞다.
하지만 진짜 사기꾼이 되지 않으려면
나중에 사실대로 얘기를 해 줘야겠지.......”
“ 형! 아까 그 여자한테 돈도 안받았죠?.........”
-“ 아니!....... 너 그걸 어떻게 알았어? ”
“ 어쩐지~ 그런 것 같더라니.........
세상에 어떤 멍청한 사기꾼이 돈도 안 생기는 일로 사기를 칩니까?.........
그리고 그 멍청한 사기꾼을 도와준 나는 또 뭐냐고?......... ”
-“ 뭐긴 뭐냐?...... 우리 둘 다 멍청한 놈이지!
안 그래? 하하하........”
우리는 그렇게 새벽바람을 맞으며 걷고 있었다.
저승사자를 이긴 퇴마사라.........
<끝>
글쓴이 - 환단 퇴마 연구원 원 장 : [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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