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땅에 닿게 기었다

왕방울200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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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독재시대에는 빽이 없으면 코가 땅바닥에 짓눌려 찌그러질 정도로 바짝 엎드려 살지 않으면 앉되었다. 하다못해 통반장 빽이라도 있어야 숨통이 튀일 수 있었다. 지금이니까 통반장이 별것 아닌 직책이 되었지만, 박정희 때는 통반장을 독재정권의 전위부대로 활용했었기 때문에 그 위세가 만만치 않았었다. 파출소에라도 끌려갔을 때 통반장과 잘 통하는 사람은 통반장의 말한마디로 유치장 신세를 면하는 일도 적지 않았던 것이다.

파출소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그때 그시절은 파출소에 끌려가는 날이 드러눕는 날이었고, 경찰서라도 끌려갔다가는 그날이 초상나는 날이였다. 파출소나 경찰서 문턱만 들어섰다하면 그때부터는 사람의 이름은 통하지 않고 이새끼 저새끼로 통하게 된다. 말이라도 조금 삐딱하게 했다가는 주먹과 구둣발이 어디서 어떻게 날아올지도 몰랐다.

인권 말살의 현장은 파출소보다는 경찰서가 훨씬 더했다. 고문도 예사로이 행해졌던터라 경찰서로 넘어 갔다가는 차라리 인간이기를 포기 하는 것이 속편했다. 인권에 대해서 한마디라도 했다가는 더욱 혹독한 대접을 받기 마련이었지만 그래도 인권을 주장하는 사람도 많았다. 용기있는 그 힘에 의하여 우리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당시는 세상이 이러했기 때문에 통반장 빽이라도 없는 불쌍한 민초들은 행여 관재라도 걸릴까보아 전전긍긍 하며 입조심 말조심을 명심보감처럼 알고서 살았었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 끌려가고 안끌려가는 것은 문제도 되지 않았다. 그저 끌려가는 일만 없기를 빌며 살았던 것이다.

박정희를 추종하는 무리들은 걸핏하면 박정희가 쌀밥을 먹게 해주었느니 박정희가 살게 해주었더니 그 은공도 모르고 민주화 타령이나 하느니 하고 목줄에 힘을 주지만 사람이 어디 개돼지인가? 사람이 어디 배만 부르면 꼬리를 흔들고, 꿀꿀거리는 개돼지인가 말이다.

배부른 것만 말할 줄 알았지 인권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저들이야 말로 개돼지가 아닌가 의심을 갖게 한다. 죽어서도 박정희의 발밑에 묻치기를 원하는 무리들이 저들이 아닌지 모르겠다. 노예근성을 그만 들어 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