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야 늬들... 어떻게 됐니?

감자사랑2005.11.08
조회57

언젠가 먹고는 퓔이 제대로 꽂혀버린 X데리아 '양념감자'...

퇴근 후 갑자기 땡기기 시작했다. '아.. 오늘 감자 좀 퇴근길에 드셔줘야겠는걸..'

퇴근길 제법 넓직한 사거리 한귀퉁이에 자리하고 있는 x데리아이지만 주택가라 비교적 한적하다.

오늘도 역시 한적했다.

잠시 앞손님 주문이 끝나길 기다리고 내 차례.

할인카드 슬며시 내밀며 "양념감자요"

주문받는 언니(물론 한참어린 동생이겠지만^^;) 가만히 살펴보니.. 왠지 신입의 냄새가 물씬~ 조곤조곤한 주문이 이어지자 저~기 안쪽에서 우렁차게 들리는 "땡큐!!" 소리..

뭐가 고마운지 알순 없지만 어쨌튼 늘 들리는 그 소리.

어쨌튼 주문받는 수줍은 언니, 나의 감자들을 담으러 사뿐사뿐 걸어가더니 봉지에 담다 무게재고, 다시 담다 무게재고... 곧 나오려니 싶은데다가 혼자 의자에 앉아있기도 뭐해 주문받는 곳 옆에 서서 이리기웃 저리기웃 하며 무심코 수줍은 그녀를 바라보는데,

근데 담다보니 이게 또 좀 중량이 부족한기라..저~ 쪽으로 자리 옮겨 감자를 튀길 채비를 하더라. 그러나 수줍은 목소리와 달리 조심성없게 감자를 튀김소쿠리(?)에 담는다 싶던 순간!

아!뿔!싸!     쏟았다!! 대략... 15~20% 정도를 쏟은 그녀.. 흠칫 놀랐는지 2초가량 가만히 서 있더라.

그녀 곧 자세를 풀고 몸을 돌린다... 실수한 게 걸려 열심히 버거를 만들고 있는 언니들 눈치를 살피나? 싶었는데 그녀가 바라 본 곳은 바로 이쪽!

그간의 몸짓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나와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다. 그러자 감자를 쏟았을때보다 더 놀라던 그녀!!! 

놀란 그녀를 보고 순간 떠오르던 온갖 낭설인지 뭔지 모르는 소리들.

'야! 내 친구가 그러는데 패스트푸드점에선 햄버거 만들다가 고기 바닥에 떨어지면 걍 주워서 툭툭 털고 다시 넣는대!! 까르르륵...'

'야! 그래서 걔네들은 지네 햄버거 직접 만든거 아니면 안먹는다쟎아! 내 친구가 그랬어!!'

'뻥마~ 나 진짜 안먹을래!!' 라고 온갖 소란스런 수다를 나누고도 뭐..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먹고 있지만...

짧은 순간 우리 둘은 서로를 응시했고.

다시 몸을 돌린 그녀.. 튀김기 옆 선반에 떨어진 감자들을 한데 모은다... 또 잠시 망설이다... 튀김기에 쏙 넣는다... '넣었네 넣었어.. 그럼 바닥에껀?' 이란 생각을 하며 이번엔 고개를 자라마냥 쭈~욱 뻗고 쳐다보았다. 또 망설이는 그녀... 이번엔 별 다른 액션이 없다.

어느새 감자들은 튀겨내어 지고... 나에게 봉지를 들고 또 수줍게 내민 그녀.

"양념은 뭘로 드릴까...요...."(목소리 기어 들어간다)

"치즈요" (이때 중요한건, '나 너 봤거든, 이제 그 감자 어쩔꺼야?'라는 의미를 담은 미소를 건내기다!!)

죽은 척, 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던 그 감자들... 그 아이들이 어떠한 운명을 맞이할지 내 두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고 싶었지만..

뭐 시간상, 내지는 명분이 없어 걍 쓰~윽 나오고 말았다. 뒷통수에 약간의 찌릿함을 느끼며..

 

그 귀엽고 착해보이는 언니가 설마 재활용을 했을까 싶냐만은. 그래도 내심 걸린다. 감자가 튀겨지는 5분간 치워도 충분했을 것을... 괜히 찜찜하게.. 왜 내 눈치를 보냔 말이지~

흐음...

그래도 나를 보고 놀라던 그 모습이 귀여워 피식~웃음이 나기도 한 저녁이다.

 

근데, 언니야! 언니가 나한테 준 감자 다 식었드라!! 걍 뒀다가 튀겨지면 한꺼번에 주지. 왜 꺼내놔서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