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가는 거야∼.” 이 말 한마디로 ‘아마추어 놀이 문화계’를 평정하고 공중파 프로 무대까지 접수하고 나선 이가 있다. ‘닥터 노’ 노홍철. 현재 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짝퉁 박사’ 신분이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이름 앞에 붙는 ‘박사’ 타이틀에 딴지를 거는 이는 없다. 노박사의 전공은 ‘놀기’, 전공에 관한 한 그는 늘 A+의 놀라운 학점을 자랑한다.
노는 게 일이요, 취미요 특기!, “재미없는데 왜 해?” “(이덕화 버전으로) 여보~세요. 어머~ 누나? 안녕하세요… 인터뷰요? 그럼 토요일날 뵐까요? 그런데 누우~나~?(귀청 떨어지는 줄 알았다) 둘, 셋!”
노홍철(25)과의 첫 통화. 상황 정리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울 상황도 아니니 웃긴 웃었지만 전화를 끊고서도 한참을 어리둥절, 허공을 주시하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처음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했다. 미안한 얘기지만 ‘제정신이야?’ 살짝 의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방송과 일상의 경계를 망각한 사람처럼 보였다. 순간 아주 오래 전 모 개그맨이 인터뷰 도중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개그맨들이 가장 밥맛(?) 없어 하는 동료 유형이 있는데 그게 바로 사석에서까지 방송용 개그를 늘어놓는 자식들이라던.
드디어 인터뷰 당일.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박사의 광팬이 되어버렸다. 그는 그냥 ‘노홍철’일 뿐이다. 방송과 일상의 경계가 있으려야 있을 수 없는 사람. 방송에서 보이는 노홍철의 이미지들이 바로 ‘인간 노홍철’의 모습 그대로라고 보면 된다. 오히려 TV 밖 모습이 더 방송스럽다. 그는 일단 그 어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형님” “누나” 하며 말을 트고 본다. 말이 속사포처럼 빠르고 억양의 업다운도 심해 그를 상대하다 보면 정신이 멍해지는 가운데 절로 웃음이 터지기 일쑤.
“보시면 알겠지만 이게 말이 돼, 이게? 무슨 진행자가 발음도 엉망에 말도 더듬어요. 저는 그냥 원래부터 이런 애였어요. 쭉 그냥 이렇게 살아왔구요. 전 매니저도 없고, 코디도 없어요. 그냥 좀 잘 노는 학생일 뿐인데 이런 제가 방송을 다 하고 있네요… 나원 참~!”
노홍철에 대해선 사실 할 말이 많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할지 도대체 정리가 쉽지 않다. 정신을 쏙 빼놓는 속사포 말투만큼이나 이력 또한 산만(?) 그 자체.
노홍철은 현재 홍익대학교 기계정보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공대생. 그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파티 용품을 수입·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꿈과 모험의 홍철동산’의 대표이자 중국 여행 전문 회사 ‘홍철투어’의 CEO였다. 또 다이내믹 듀오 등 가수들의 콘서트, 가요제, 학교 축제 등 각종 행사의 진행자로도 그 능력을 발휘해왔다. 어울려 노는 게 좋아 공짜로 행사 진행을 맡아주기도 했던 그는 한 사진작가의 눈에 띄어 웨딩 모델로 나선 적도 있다. 신체 다른 곳은 불모지(?)인데 오로지 턱에만 수북이 자라나는 수염을 곱게 길러 한 면도기 회사에서 주최한 ‘엽기수염왕 선발대회’에 나가 상을 받기도 하고, 성격 좋다는 말에 용감무쌍하게 ‘닥터 노의 성격 클리닉’을 차린 성격 개조 전문의(?)도 지냈다. 사실 아마추어와 언더그라운드 놀이마당에서 ‘노홍철’ 혹은 ‘노박사’ 모르면 간첩 소리 듣기 십상이다.
“군대 갔다와서 창피하게 부모님께 용돈 타 쓰긴 좀 뭐 하고 장기를 살렸죠. 다른 건 몰라도 노는 거 하난 끝내줬거든요. 제대하고 월드컵 기간에 재미있겠다 싶어 차에 가득 싣고 다니던 파티 용품을 내다 팔아봤는데 그게 대박이 난 거예요. 천원에 팔던 야광팔찌의 도매가가 알고 보니 세상에나 단돈 50원. ‘어? 이거 뭐지?’ 했죠. 역시나 ‘마데 차이나’. 그래서 중국에 관심이 생겼고, 홍철투어가 만들어진 거예요. 행사 진행도 놀다 보니 어쩌다 하게 된 거구요. 닥터 노의 심리상담클리닉도 마찬가지예요. 친구들이 과외 전단지 붙일 때 전 성격 개조 홍보 전단지 붙이고 다녔어요. 혹시나 했는데 진짜 전화가 오데요? 상담실도 따로 없었어요. 흰색 가운 걸치고 차 한잔 마시며 카페에서 만나 도란도란 얘기만 나눴을 뿐인데 돈도 줘요. 얼마나 좋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만나고, 놀면서 돈까지 버니….(웃음)”
홍록기스런 패션 감각에, 김제동스런 따뜻함으로 무장 플레이 매니저, 행사 진행자, 사업가, 학생, 모델에 이르기까지 도대체 본업이 뭔지 종잡을 수가 없다. 게다가 방송인의 이력까지 추가시켰으니 대체 직업이 몇 개란 말인가. 언더그라운드에서 한 인기 하던 그의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7월 m.net의 VJ로 발탁되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방송 경험이 전혀 없는 ‘생초짜’였다. 하지만 노홍철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 프로그램의 메인 VJ에, 다른 프로그램의 보조 MC까지, 두 프로그램을 양손에 쥐고 떡 주무르듯 요리하며 인기를 호령했다. 그는 또 데뷔 3개월 만에 케이블을 넘어 공중파 방송에까지 진출하는 놀라운 저력도 보였다. 얼마 전엔 모 방송사에서 주최하는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쇼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요즘 방송가는 ‘노홍철 잡기’에 혈안이 되었다.
그의 얼굴이 방송 전파를 탄 지 불과 넉 달 남짓. 성장 속도가 대단하다. 쉴 새 없이 눈을 깜빡이며 “아니! 아니!”를 추임새처럼 내뱉는 약장수 말투는 이미 장안의 화제. 그가 출연중인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팬클럽 회원수도 하루가 다르게 쑥쑥 늘고 있는 상황. “좋아! 가는 거야!”를 대책 없이 외쳐대는 노홍철식 ‘막’ 진행은 요즘 신세대 사이에서 인기 최고다.
그러고 보면 신은 참 불공평하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마라톤 입담에 수려한 외모, 트렌디한 패션 감각에 잡학다식하기까지. 그는 MC계에 ‘리틀 홍록기’이자 ‘럭셔리 브레인’, 게다가 ‘김제동스런 따뜻함’을 지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메트로섹슈얼 차세대 MC로 주목받는 MC계의 이단아 노홍철. 갑작스런 인기에 욕심이 날 만도 한데 정작 노홍철은 “이거 기사도 나갔는데 다음달에 제가 방송 일을 그만두게 되면 어쩌죠?”라며 뜻밖에 얘길 한다.
“대학 전공을 선택하고 언제나 뼈 완전 저리게 느끼는 게 있어요. 일단 하고 싶은 것을 하자. 그리고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하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죠. 방송 출연은 거짓말처럼 이 세 가지를 완전 충족시키는 솔깃한 제의였어요. 당시 사업도 참 잘 될 때였는데 전 결국 방송을 택했죠. 물론 방송 일이 너무 바빠 지금은 사업을 접은 상태지만 ‘the hongchul’s company’는 살아 있습니다. 요즘 방송 일을 하며 간간이 시간 날 때 캐릭터 사업을 구상중이죠. 지금은 연예계 생활에 200% 만족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일도 재미없어지면 관두려구요. 다 놀았다 싶을 때 손 떼야죠. 제 좌우명이 ‘If it’s not fun, why do it?’이거든요. 재미없는데 왜 해요?”
노홍철은 방송 일이 잘 되는 요즘도 ‘홍철투어를 계속했으면 어땠을까?’ 가끔 생각해본다고 했다.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노홍철은 믿는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돈 벌 기회는 언제든 다시 오고, 새로운 경험이 자신을 더욱 크게 키워줄 것이라고. 단, 지금 선택한 길이 노홍철 혼자만의 만족이 아닌, 자신과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기쁨이었으면 싶단다.
노는 게 일이자 취미이자 특기인 노홍철에겐 빨간 날이 따로 없다. 인생의 모든 날이 그에겐 휴일이다. 그는 다시 한번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 그것도 아주 크고 강하게.
“아주 그냥 인생 뭐 있나? 그냥 쳐 가는 거지~.”
글 / 최은영 기자 사진 / 김석영
노박사가 궁금해∼ 생년월일 1979년 3월 31일 가족관계 부모, 2남 중 막내 학력 신구초등학교신사중학교현대고등학교 졸업홍익대학교 기계정보공학과 4학년 재학중 사이즈 키 180cm, 몸무게 75kg 혈액형 O형 성격 명랑 활달 적극 능동 긍정 쾌활 취미 영화·연극·뮤지컬 공연 감상, 스노보드, 여행 좌우명 ‘If it’s not fun, why do it?’ ‘좋아! 가는 거야!’ 수상 내역 2004 MBC 방송연예대상 쇼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신인상
MBC방송연예대상 신인상 수상자의 집 노홍철의 싸이월드 간판이다. 그가 게시판에 남긴 글들 중 포복절도 그를 가장 잘 드러낸 에피소드 몇 편을 발췌한다. 추신 : 쥔장 홍철은 방문객을 모두 일촌으로 대접, 일단 그의 집을 방문하면 중독된다.
아가리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습관처럼 벌어져버리는 내 아가리… 얼마 전 지갑 분실에 따른 모든 신분증과 카드의 분실로, 일상에 종종 여권을 쳐 펼쳐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이건 아니올시다 싶어 일을 마치고 남들 다 찍어본, 하지만 난 아직 단 한 번도 경험 못 해본 뽀샤샤 스타샷 반명함판 사진을 박아보고 싶어 동네를 배회했다. 이사 온 우리동네… 스타샷은커녕 스타벅스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시간이 촉박해 찾아간 인근 사진관! 입술에 침을 바른 후 촬영은 시작되었고, 이게 웬일인가? 급기야 증명사진을 쳐 찍는데도 벌어지는 내 아가리… 별 희한한 경우를 다 본다는 아저씨의 그 잊을 수 없는 표정. 20년 사진 인생에 처음이라 한다. 장애인조차도 셔터가 눌러질 때면 입을 다물었다고 한다.
“아저씨! 증명사진 촬영시 꼭 입을 다물어야 하는 건가요~?”로 시작된 아저씨와 나의 대화… 결국 아저씨께서는 각을 잡아 주시고 노련하게 촬영을 마치셨다. 속성으로 인화를 하고 허겁지겁 마감 15분 전 동사무소에 도착!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수수료와 함께 증명사진을 슬며시 내밀었다.
사진 한 번 내 얼굴 한 번, 다시 사진 한 번 내 얼굴 한 번… 동사무소 직원이 모두 내 앞에 모이는 진풍경은 태어나서 처음보았다. 날 바라보는 그들의 통일된 눈빛조차 잊을 수 없다. 어이없다는 웃음을 연발하며 이 사진으로는 죽어도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줄 수 없다고 했다. 끝까지 사정하고 어르고 달래도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런… 사진관 아저씨도 막장에선 분명히 될 거라 그랬는데… 이렇게 뺀찌를 먹고 마누나… 사진 쳐 찍은 돈도 아깝고, 오늘 허겁지겁 뛴 시간도 아까워~잉! 이제 저 사진들은 어쩌지….
몸짱 홍철! 축! 처진 가슴… 짜면 스팸에서나 볼 수 있는 기름이 질질 넘쳐 흐를 것 같은 배때기… 이게 나다. 근육 0%, 색상 순백색.
명강사 도올 선생이 말했다. 사내새끼가 가슴보다 배때기가 더 나온 순간 그건 돼지새끼지 사내새끼가 아니라고∼ 남자도 아니라고∼ 사람도 아니라고∼ 그 말은 내 인생에 내가 남자였던 적은 26년 인생에 단 한 순간도 없었다는~ 나를 두~번 쮝이는~ 메시지라고….
얼마 전 셉알이 덕에 강남 Bally에 등록해 오붓하게 운동을 시작했다. 결과는 등록 일주일이 지나도록 우린 단 두 번 갔으며, 항상 발리 가기 전에 피자 한 판! 끝나고는 교촌치킨 혹은 맥주 혹은 아이스베리 혹은 이 세상에서 가장 단 아이스크림… 심지어 체육복까지 싸들고 갔다가 발걸음을 보드게임장으로 돌리기가 일쑤… 어제 역시 피자를 먹고 보드게임을 하다 운동을 못 했다. 그리곤 간만에 변사네 집에 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하룻밤을 묵고 아침에 변사가 다니는 피트니스에 가서 함께 운동을 했다. 꾸준히 운동을 한 권상우 몸매의 변사를 한 번 보고 내 배를 한 번 보니… 이것 참… 완전 두 눈 감아버리고 싶었다. 그 배로 운동을 마치고 사우나에 들어가 앉아 있으니 내 몸매가 남 같지 않고 너무 편안하다는 듯, 처음 보는~ 배 처지실 만큼 처지시고 나오실 만큼 나오신 굵은 금목걸이에 굵은 금팔찌 누가 봐도 완전 심술돼지뻘의 아저씨께서 말까지 걸어대신다…
아~ 변사가 이런 내게 탈의실에서 이 사진을 찍어주며 자기가 지시한 대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2개월 후에 다시 사진을 찍으면 이 사진의 나는 온데간데없을 거라 격려했다. 하지만 난 안다. 2개월이 지나도 이 사진의 난 온데간데 있을 거란 걸….
호일파마 여유 넘치는 낭만의 캠퍼스! 귀여운 파릇파릇 어린 04학번 양들의 힘찬 뛰놈! 따사롭다 못 해 눈부신 날씨! 아주 그냥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뭔가가 꿈틀꿈틀 용솟음치는 그 느낌! 개나리의 실바람 파르르 떨림에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여린 나, 완전 봄 타버렸다! 5.6교시 여가 생활과 레크레숑 ‘차차차’ 스텝 완 투 샷쎄! 샷쎄! 아~ 리듬에 몸을 싣노라니 삘 딱 받아버렸따! 결국 남은 수업 가볍게 째끼라우멘~! 쿨과 오붓하게 봄맞이 大 기분 전환 파격변신 다짐하고 강의실이 아닌 호일빠마로 유명한 미용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함께 달려 죽어도 함께 죽고 간지 먹어도 함께 먹으려 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쿨케이는 다음으로 미루고 혼자 달리게 되었다.
이른 시간이라 다소 한산한 미용실 주고받는 따스한 입담 속에 스태프들과 금방 친해졌고, 기분 전환 프로젝트는 서서히 진행되었다. 쿨케이와 스태프들의 추천으로 헤어 잡지의 나와는 골격크기부터 판이한 얼굴 주먹만한 니뽄 꽃미남 헤어스딸 찜! 그것을 목표로 힘차게 달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을 보며 수업이 간절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중화제를 바르기 위해 호일을 풀었을 때만 해도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난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그래, 그래 매우 잘 왔다는 확신 200%였다. 하지만 두 번의 중화와 샴푸 후 드라이, 변신 과정 간 옆에서 지켜보는 알 수 없는 쿨케이의 음흉한 웃음!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 시술을 당한 망연자실한 나의 표정과 시술한 자들의 지들이 해놓고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저 표정….
노홍철 레이디경향에실린잡지기사
말짱, 얼짱, 몸짱에 머리짱까지…‘닥터 노’ 노홍철
“아주 그냥 인생 뭐 있나? 좋아! 쳐 가는 거야! 둘, 셋!”
“(이덕화 버전으로) 여보~세요. 어머~ 누나? 안녕하세요… 인터뷰요? 그럼 토요일날 뵐까요? 그런데 누우~나~?(귀청 떨어지는 줄 알았다) 둘, 셋!”
그의 얼굴이 방송 전파를 탄 지 불과 넉 달 남짓. 성장 속도가 대단하다. 쉴 새 없이 눈을 깜빡이며 “아니! 아니!”를 추임새처럼 내뱉는 약장수 말투는 이미 장안의 화제. 그가 출연중인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팬클럽 회원수도 하루가 다르게 쑥쑥 늘고 있는 상황. “좋아! 가는 거야!”를 대책 없이 외쳐대는 노홍철식 ‘막’ 진행은 요즘 신세대 사이에서 인기 최고다.
노홍철은 방송 일이 잘 되는 요즘도 ‘홍철투어를 계속했으면 어땠을까?’ 가끔 생각해본다고 했다.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노홍철은 믿는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돈 벌 기회는 언제든 다시 오고, 새로운 경험이 자신을 더욱 크게 키워줄 것이라고. 단, 지금 선택한 길이 노홍철 혼자만의 만족이 아닌, 자신과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기쁨이었으면 싶단다.
아가리
몸짱 홍철!
“좋아! 가는 거야∼.” 이 말 한마디로 ‘아마추어 놀이 문화계’를 평정하고 공중파 프로 무대까지 접수하고 나선 이가 있다. ‘닥터 노’ 노홍철. 현재 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으로 ‘짝퉁 박사’ 신분이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이름 앞에 붙는 ‘박사’ 타이틀에 딴지를 거는 이는 없다. 노박사의 전공은 ‘놀기’, 전공에 관한 한 그는 늘 A+의 놀라운 학점을 자랑한다.
노는 게 일이요, 취미요 특기!, “재미없는데 왜 해?”
노홍철(25)과의 첫 통화. 상황 정리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울 상황도 아니니 웃긴 웃었지만 전화를 끊고서도 한참을 어리둥절, 허공을 주시하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처음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했다. 미안한 얘기지만 ‘제정신이야?’ 살짝 의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방송과 일상의 경계를 망각한 사람처럼 보였다. 순간 아주 오래 전 모 개그맨이 인터뷰 도중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개그맨들이 가장 밥맛(?) 없어 하는 동료 유형이 있는데 그게 바로 사석에서까지 방송용 개그를 늘어놓는 자식들이라던.
드디어 인터뷰 당일.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박사의 광팬이 되어버렸다. 그는 그냥 ‘노홍철’일 뿐이다. 방송과 일상의 경계가 있으려야 있을 수 없는 사람. 방송에서 보이는 노홍철의 이미지들이 바로 ‘인간 노홍철’의 모습 그대로라고 보면 된다. 오히려 TV 밖 모습이 더 방송스럽다. 그는 일단 그 어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형님” “누나” 하며 말을 트고 본다. 말이 속사포처럼 빠르고 억양의 업다운도 심해 그를 상대하다 보면 정신이 멍해지는 가운데 절로 웃음이 터지기 일쑤.
“보시면 알겠지만 이게 말이 돼, 이게? 무슨 진행자가 발음도 엉망에 말도 더듬어요. 저는 그냥 원래부터 이런 애였어요. 쭉 그냥 이렇게 살아왔구요. 전 매니저도 없고, 코디도 없어요. 그냥 좀 잘 노는 학생일 뿐인데 이런 제가 방송을 다 하고 있네요… 나원 참~!”
노홍철에 대해선 사실 할 말이 많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할지 도대체 정리가 쉽지 않다. 정신을 쏙 빼놓는 속사포 말투만큼이나 이력 또한 산만(?) 그 자체.
노홍철은 현재 홍익대학교 기계정보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공대생. 그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파티 용품을 수입·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 ‘꿈과 모험의 홍철동산’의 대표이자 중국 여행 전문 회사 ‘홍철투어’의 CEO였다. 또 다이내믹 듀오 등 가수들의 콘서트, 가요제, 학교 축제 등 각종 행사의 진행자로도 그 능력을 발휘해왔다. 어울려 노는 게 좋아 공짜로 행사 진행을 맡아주기도 했던 그는 한 사진작가의 눈에 띄어 웨딩 모델로 나선 적도 있다. 신체 다른 곳은 불모지(?)인데 오로지 턱에만 수북이 자라나는 수염을 곱게 길러 한 면도기 회사에서 주최한 ‘엽기수염왕 선발대회’에 나가 상을 받기도 하고, 성격 좋다는 말에 용감무쌍하게 ‘닥터 노의 성격 클리닉’을 차린 성격 개조 전문의(?)도 지냈다. 사실 아마추어와 언더그라운드 놀이마당에서 ‘노홍철’ 혹은 ‘노박사’ 모르면 간첩 소리 듣기 십상이다.
“군대 갔다와서 창피하게 부모님께 용돈 타 쓰긴 좀 뭐 하고 장기를 살렸죠. 다른 건 몰라도 노는 거 하난 끝내줬거든요. 제대하고 월드컵 기간에 재미있겠다 싶어 차에 가득 싣고 다니던 파티 용품을 내다 팔아봤는데 그게 대박이 난 거예요. 천원에 팔던 야광팔찌의 도매가가 알고 보니 세상에나 단돈 50원. ‘어? 이거 뭐지?’ 했죠. 역시나 ‘마데 차이나’. 그래서 중국에 관심이 생겼고, 홍철투어가 만들어진 거예요. 행사 진행도 놀다 보니 어쩌다 하게 된 거구요. 닥터 노의 심리상담클리닉도 마찬가지예요. 친구들이 과외 전단지 붙일 때 전 성격 개조 홍보 전단지 붙이고 다녔어요. 혹시나 했는데 진짜 전화가 오데요? 상담실도 따로 없었어요. 흰색 가운 걸치고 차 한잔 마시며 카페에서 만나 도란도란 얘기만 나눴을 뿐인데 돈도 줘요. 얼마나 좋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만나고, 놀면서 돈까지 버니….(웃음)”
홍록기스런 패션 감각에, 김제동스런 따뜻함으로 무장
플레이 매니저, 행사 진행자, 사업가, 학생, 모델에 이르기까지 도대체 본업이 뭔지 종잡을 수가 없다. 게다가 방송인의 이력까지 추가시켰으니 대체 직업이 몇 개란 말인가. 언더그라운드에서 한 인기 하던 그의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7월 m.net의 VJ로 발탁되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방송 경험이 전혀 없는 ‘생초짜’였다. 하지만 노홍철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 프로그램의 메인 VJ에, 다른 프로그램의 보조 MC까지, 두 프로그램을 양손에 쥐고 떡 주무르듯 요리하며 인기를 호령했다. 그는 또 데뷔 3개월 만에 케이블을 넘어 공중파 방송에까지 진출하는 놀라운 저력도 보였다. 얼마 전엔 모 방송사에서 주최하는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쇼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요즘 방송가는 ‘노홍철 잡기’에 혈안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신은 참 불공평하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마라톤 입담에 수려한 외모, 트렌디한 패션 감각에 잡학다식하기까지. 그는 MC계에 ‘리틀 홍록기’이자 ‘럭셔리 브레인’, 게다가 ‘김제동스런 따뜻함’을 지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메트로섹슈얼 차세대 MC로 주목받는 MC계의 이단아 노홍철. 갑작스런 인기에 욕심이 날 만도 한데 정작 노홍철은 “이거 기사도 나갔는데 다음달에 제가 방송 일을 그만두게 되면 어쩌죠?”라며 뜻밖에 얘길 한다.
“대학 전공을 선택하고 언제나 뼈 완전 저리게 느끼는 게 있어요. 일단 하고 싶은 것을 하자. 그리고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하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죠. 방송 출연은 거짓말처럼 이 세 가지를 완전 충족시키는 솔깃한 제의였어요. 당시 사업도 참 잘 될 때였는데 전 결국 방송을 택했죠. 물론 방송 일이 너무 바빠 지금은 사업을 접은 상태지만 ‘the hongchul’s company’는 살아 있습니다. 요즘 방송 일을 하며 간간이 시간 날 때 캐릭터 사업을 구상중이죠. 지금은 연예계 생활에 200% 만족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일도 재미없어지면 관두려구요. 다 놀았다 싶을 때 손 떼야죠. 제 좌우명이 ‘If it’s not fun, why do it?’이거든요. 재미없는데 왜 해요?”
노는 게 일이자 취미이자 특기인 노홍철에겐 빨간 날이 따로 없다. 인생의 모든 날이 그에겐 휴일이다. 그는 다시 한번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 그것도 아주 크고 강하게.
“아주 그냥 인생 뭐 있나? 그냥 쳐 가는 거지~.”
글 / 최은영 기자 사진 / 김석영
노박사가 궁금해∼
생년월일 1979년 3월 31일
가족관계 부모, 2남 중 막내
학력 신구초등학교신사중학교현대고등학교 졸업홍익대학교 기계정보공학과 4학년 재학중
사이즈 키 180cm, 몸무게 75kg
혈액형 O형
성격 명랑 활달 적극 능동 긍정 쾌활
취미 영화·연극·뮤지컬 공연 감상, 스노보드, 여행
좌우명 ‘If it’s not fun, why do it?’ ‘좋아! 가는 거야!’
수상 내역 2004 MBC 방송연예대상 쇼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신인상
MBC방송연예대상 신인상 수상자의 집
노홍철의 싸이월드 간판이다. 그가 게시판에 남긴 글들 중 포복절도 그를 가장 잘 드러낸 에피소드 몇 편을 발췌한다.
추신 : 쥔장 홍철은 방문객을 모두 일촌으로 대접, 일단 그의 집을 방문하면 중독된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습관처럼 벌어져버리는 내 아가리… 얼마 전 지갑 분실에 따른 모든 신분증과 카드의 분실로, 일상에 종종 여권을 쳐 펼쳐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이건 아니올시다 싶어 일을 마치고 남들 다 찍어본, 하지만 난 아직 단 한 번도 경험 못 해본 뽀샤샤 스타샷 반명함판 사진을 박아보고 싶어 동네를 배회했다. 이사 온 우리동네… 스타샷은커녕 스타벅스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시간이 촉박해 찾아간 인근 사진관! 입술에 침을 바른 후 촬영은 시작되었고, 이게 웬일인가? 급기야 증명사진을 쳐 찍는데도 벌어지는 내 아가리… 별 희한한 경우를 다 본다는 아저씨의 그 잊을 수 없는 표정. 20년 사진 인생에 처음이라 한다. 장애인조차도 셔터가 눌러질 때면 입을 다물었다고 한다.
“아저씨! 증명사진 촬영시 꼭 입을 다물어야 하는 건가요~?”로 시작된 아저씨와 나의 대화… 결국 아저씨께서는 각을 잡아 주시고 노련하게 촬영을 마치셨다. 속성으로 인화를 하고 허겁지겁 마감 15분 전 동사무소에 도착! 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수수료와 함께 증명사진을 슬며시 내밀었다.
사진 한 번 내 얼굴 한 번, 다시 사진 한 번 내 얼굴 한 번… 동사무소 직원이 모두 내 앞에 모이는 진풍경은 태어나서 처음보았다. 날 바라보는 그들의 통일된 눈빛조차 잊을 수 없다. 어이없다는 웃음을 연발하며 이 사진으로는 죽어도 주민등록증을 발급해 줄 수 없다고 했다. 끝까지 사정하고 어르고 달래도 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런… 사진관 아저씨도 막장에선 분명히 될 거라 그랬는데… 이렇게 뺀찌를 먹고 마누나… 사진 쳐 찍은 돈도 아깝고, 오늘 허겁지겁 뛴 시간도 아까워~잉!
이제 저 사진들은 어쩌지….
축! 처진 가슴… 짜면 스팸에서나 볼 수 있는 기름이 질질 넘쳐 흐를 것 같은 배때기… 이게 나다. 근육 0%, 색상 순백색.
명강사 도올 선생이 말했다. 사내새끼가 가슴보다 배때기가 더 나온 순간 그건 돼지새끼지 사내새끼가 아니라고∼ 남자도 아니라고∼ 사람도 아니라고∼ 그 말은 내 인생에 내가 남자였던 적은 26년 인생에 단 한 순간도 없었다는~ 나를 두~번 쮝이는~ 메시지라고….
얼마 전 셉알이 덕에 강남 Bally에 등록해 오붓하게 운동을 시작했다. 결과는 등록 일주일이 지나도록 우린 단 두 번 갔으며, 항상 발리 가기 전에 피자 한 판! 끝나고는 교촌치킨 혹은 맥주 혹은 아이스베리 혹은 이 세상에서 가장 단 아이스크림… 심지어 체육복까지 싸들고 갔다가 발걸음을 보드게임장으로 돌리기가 일쑤… 어제 역시 피자를 먹고 보드게임을 하다 운동을 못 했다. 그리곤 간만에 변사네 집에 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하룻밤을 묵고 아침에 변사가 다니는 피트니스에 가서 함께 운동을 했다. 꾸준히 운동을 한 권상우 몸매의 변사를 한 번 보고 내 배를 한 번 보니… 이것 참… 완전 두 눈 감아버리고 싶었다. 그 배로 운동을 마치고 사우나에 들어가 앉아 있으니 내 몸매가 남 같지 않고 너무 편안하다는 듯, 처음 보는~ 배 처지실 만큼 처지시고 나오실 만큼 나오신 굵은 금목걸이에 굵은 금팔찌 누가 봐도 완전 심술돼지뻘의 아저씨께서 말까지 걸어대신다…
아~ 변사가 이런 내게 탈의실에서 이 사진을 찍어주며 자기가 지시한 대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2개월 후에 다시 사진을 찍으면 이 사진의 나는 온데간데없을 거라 격려했다. 하지만 난 안다. 2개월이 지나도 이 사진의 난 온데간데 있을 거란 걸….
호일파마
여유 넘치는 낭만의 캠퍼스! 귀여운 파릇파릇 어린 04학번 양들의 힘찬 뛰놈! 따사롭다 못 해 눈부신 날씨! 아주 그냥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뭔가가 꿈틀꿈틀 용솟음치는 그 느낌! 개나리의 실바람 파르르 떨림에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여린 나, 완전 봄 타버렸다! 5.6교시 여가 생활과 레크레숑 ‘차차차’ 스텝 완 투 샷쎄! 샷쎄! 아~ 리듬에 몸을 싣노라니 삘 딱 받아버렸따! 결국 남은 수업 가볍게 째끼라우멘~! 쿨과 오붓하게 봄맞이 大 기분 전환 파격변신 다짐하고 강의실이 아닌 호일빠마로 유명한 미용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함께 달려 죽어도 함께 죽고 간지 먹어도 함께 먹으려 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쿨케이는 다음으로 미루고 혼자 달리게 되었다.
이른 시간이라 다소 한산한 미용실 주고받는 따스한 입담 속에 스태프들과 금방 친해졌고, 기분 전환 프로젝트는 서서히 진행되었다. 쿨케이와 스태프들의 추천으로 헤어 잡지의 나와는 골격크기부터 판이한 얼굴 주먹만한 니뽄 꽃미남 헤어스딸 찜! 그것을 목표로 힘차게 달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을 보며 수업이 간절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중화제를 바르기 위해 호일을 풀었을 때만 해도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난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그래, 그래 매우 잘 왔다는 확신 200%였다. 하지만 두 번의 중화와 샴푸 후 드라이, 변신 과정 간 옆에서 지켜보는 알 수 없는 쿨케이의 음흉한 웃음!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 시술을 당한 망연자실한 나의 표정과 시술한 자들의 지들이 해놓고도 웃음을 참지 못하는 저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