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눈이 내릴법도 한데, 바램이 너무 큰건가요??^^ 오늘도 한편 올리고 갑니다. 제글 읽어주시는 님들에게 한마디만 할께요. 댓글!! 저 힘내라고 댓글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요즘 공적으로 사적으로 많이 힘들거든요...ㅠ.ㅠ §....................................................................§.....................................................................§ 현이 이사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짐이라고 해봐야 전공 관련책 몇 권과 옷가지 몇 벌 뿐이었다. 오전에 택배 물건을 배달하러 나가려 했지만, 전소장이 극구 만류를 하는 바람에 사무실에 앉아 서류 정리를 하고 있었다. 주말까지 근무하려 했지만 역시 전소장이 반대를 하고 나섰다. 떠날사람은 하루라도 일찍 떠나라며 처음으로 현에게 버럭 화를 내며 배달을 나가버렸다. 오늘 저녁이면 김사장의 집으로 들어간다 생각 하니 무슨일을 해야할지 마음이 갈팡질팡했다. 현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도 반납하려 했었는데, 전소장이 선물이라며 주었다. 핸드폰이 계속 울렸지만 받지 않고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현이 핸드폰을 받지 않자 벨소리 가 멈췄다. 영업소 사무실 안을 일어서서 둘러보았다. 책상과 TV와 작은 냉장고, 여기도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가슴속에서 섭섭한 마음이 북받쳐 뜨거운 기운이 목을 타고 오르는 듯 했다. 현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전화를 받기 위해 잠겨있는 목소리를 가다듬듯 헛기침을 했다. "여보세요. 김현입니다." 쉰듯한 목소리로 현이 겨우 말을했다. "김현. 나야. 상우. 지금 가고 있다. 점심이나 사줘?" "알았다. 추운데 조심히 와라." "오케이. 걱정마라" "너말고 같이 오시는 분 말이야." "임마. 가서 보자." 상우가 현의 말에 섭섭한듯 살짝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지은과 함께 오고 있다는 상우의 전화였다. 어제 저녁 술자리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왔을때 문자 메 시지로 상우가 오늘 지은과 함께 온다고 했었다. 현의 마음이 설레이는 듯했다. 잊고 있는 듯 했지만 현의 마음 한 귀퉁이에 지은이 있었다. 그때 이름 도 연락처도 묻지를 못했기에 찾을 엄두도 못했었다. 복학까지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에 언감 생심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일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어오자 배달 나갔던 택배기사들이 한둘씩 사무실로 돌아오고 있었다. 여전히 그들은 현 에게 있어 한가족이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했지만, 현 자신조차도 쉬이 그들을 잊지 못 할 듯 했다. 마지막으로 전소장이 들어오면서 상우가 함께 들어왔다. "준비는 다했나?" 전소장이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소장님. 그러지 마세요. 전 여기를 잊을 수 없습니다. 아니 잊지 않을겁니다." 현이 단호한 어조 로 말했다. "현아 가서도 잘하고 네가 우리에게 희망인거 알지." 기수형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야! 현 가는길에 방해하지 말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전소장이 기수형을 나무라듯 말하며 택배 사무실을 나갔다. 그 뒤를 따라 나머지 택배기사들도 나갔다. 기수형이 마지막으로 나가며 현에 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현이 아무말도 없이 기수형을 부둥켜안았다. 현의 뺨에 눈물 한 방울이 소리없이 흘러내렸다.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상우가 의아한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왔어?" 현이 눈물을 닦으며 상우에게 말했다. "뭐야? 웬 이별?" "아니다. 그럴 일이 있다. 밥 먹으러 나가자." 현이 상우의 손을 잡고 택배 사무실을 나왔다. 겨울바람이 휙하며 상우와 현을 지나쳐 갔다. 상우가 추운듯 몸을 떨었다. 현이 밖으로 나오자 지은이 차에서 내렸다. 지난날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람이 지금 눈 앞에 있었다.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또렷이 생각나는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너무나 반가워서 한걸음에 달려 가 두팔을 벌려 껴안고 싶은것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현이 점점 다가오자 지은의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듯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얼굴마저 화끈거려 현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박지은. 추운데 왜 나와있냐." 상우가 뛰어가 지은을 지나쳐 차에 타며 말했다. 상우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현이 지은의 바로 앞에 서 있었다. 아주 가까이에서 지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지은이 아무말도 못하고 현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면서 현의 모습이 점점 사라 지는 듯 했다. 현이 자신을 바라보며 울고 있는 지은을 두팔을 벌려 감싸 안았다. 현의 가슴에 지은이 얼굴을 묻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준혁이 변호사 개업준비까지 시간이 남자 지은의 집을 찾아가고 있었다. 지은이 만나주지 않는다면 직접 찾아가서 지은의 부모님부터 공략하려고 진작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가는길에 백화점에 들러 과일바구니를 샀다. 먼저 지은의 부모님을 찾아뵙고 지은과의 진지한 만남을 허락받으려 다짐을 했다. 지은의 집앞에 다다르자 준혁이 마음을 고르듯 크게 숨을 내쉬었다. 차안에 거울을 보며 옷 매 무새를 다듬었다. 초인종을 눌렀다. 준혁이 간단히 용건을 말하자 대문이 열렸다. 미리 전화를 해서 그런지 지은 의 어머님이 현관 앞에서 준혁을 맞이했다. "안녕하십니까?" 준혁이 허리를 꺽어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어서와요." 지은의 어머님이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준혁을 맞이했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맛있는 음식 냄새가 준혁의 코를 즐겁게 했다. 아직 저녁을 먹기엔 이른 시 간 이었지만, 지은의 어머니가 준혁의 전화를 받고서 음식 준비를 했다. 지은에게도 일찍 들어 오라고 전화를 했었지만, 통화가 되지않아 문자 메시지를 남겨두었다. "이리로 앉으세요." "네. 감사합니다. 집이 너무 근사합니다." "네. 제가 더 고맙죠. 이렇게 찾아 와 주어 너무 반가워요." "어머니. 말씀 낮추세요." "어머니? 듣기 좋은 말이네요." 지은의 어머니가 준혁의 '어머니'라는 호칭에 흐뭇해 했다. "지은씨는 학교에 갔나 보네요." 준혁이 지은을 찾는 듯 이층계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친구만나러 간다고 나갔어요. 일찍 들어온다고 했어요." 사람됨이 가벼이 보이지 않고 믿음직스러웠다. 검사라고 하면 날카로운 인상만을 생각 했었는데 순해보였다. 큰키에 지은과 잘 어울릴것 같았다. "요즘도 많이 바쁘죠?" "아닙니다. 저 얼마전에 사직서 제출하고 다음주에 변호사 개업합니다." "어쩌다." 지은의 어머니가 놀라며 말했다. "너무 제 시간이 없기도 하고 가족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해서요. 지은씨랑 자주 만나야 하는데 늘 일에 쫓기게 되니까. 그래서 앞으로 자주 놀러올려고 합니다." 자신만만 하게 말했다. "그래요. 자주 놀러와요. 대 환영이에요." "어머니. 말씀 낯추세요. 그냥 아들처럼 대해주세요." "오 그....래." 전화통화는 가끔 했지만 전혀 지은이 준혁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기에 준혁 의 행동이 낯설었다. "어머니. 저 배고픕니다." 준혁이 손바닥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잠시만. 지은이 아버지 들어오실시간 거의 다 되어가거든." 지은의 어머니가 수화기를 들어 지은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초인종이 울렸다. 지은의 아버지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준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아버님." 준혁이 깍듯이 인사를 했다. "반가워요. 최검사." 지은의 아버지가 준혁에게 악수를 청했다. "여보. 이제 최변호사예요." 지은의 어머니가 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아버님. 이제 최변호사입니다." 준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준혁이 저녁을 먹은 후 지은의 아버지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 지은의 어머니가 지은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라는 자동응답만 나왔다. "어디있길래 이리 전화를 안받어." 지은의 어머니가 준혁의 얼굴을 힐끔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 다. "어머니. 괜찮습니다. 오늘은 어머님하고 아버님 뵈러 왔습니다. 내일 또 놀러올테니. 신경쓰지 마세요."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사윗감이었다. 털털한 성격과 친근함이 묻어 있는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혁이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밤 9시를 훌쩍 넘겼지만, 아직 지은이 귀가를 하지 않았다. 지은의 어머니 눈치를 살피며 준혁이 현관을 쳐다보았다. 바둑이 지은의 아버님쪽으로 승부가 갈리자 준혁이 돌을 던졌다. "아버님, 어머님 이만 가보겠습니다." 준혁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미안해요. 다음에 놀러오면 지은이 꼭 만나고 가요." "아닙니다. 내일 또 놀러오겠습니다." "그래. 잘가게나." 준혁이 인사를 하고 지은의 집을 나왔다. 시동을 걸고 막 출발할려는 찰나 지은으로 보이는 여자가 차 에서 낯선 사내와 내리고 있었다. 준혁이 차에서 두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이 지은을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하루종일 현과 지은은 아무말 없이 얼굴만 바라보았다. 이미 서로 의 마음이 하나로 통해서 그런지 아무말 없이도 너무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듯 했다. 세상의 어떤 말로도 지금에 현과 지은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다. 헤어지기 싫었다. 내일이 오면 현이 또 사라질 듯 하였다. 지은이 두팔로 현을 껴안았다. 현도 지은을 감싸안았다. 시간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하고 지은이 생각을 했다. 준혁이 오랫동안 두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에서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지은이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준혁의 눈 앞에서 지은과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현이 지은과 헤어지고 김사장의 집으로 늦은 귀가를 했다. 김사장과 김사장 부인이 현을 기다리고 있 었다. 죄송한 마음이 현의 마음에서 일렁였다.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현이 미안한듯 조용히 말했다. "아니다. 전소장에게서 연락 왔었다. 헤어지기 힘들었지?" 김사장이 현의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현아. 이제 우리 한가족이구나." 김사장 부인이 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너무 늦었다. 여보. 현이 방 보여주고 이제 그만 잡시다." "어휴. 먼저 자요. 전 현이랑 좀 더 있다 들어갈께요." 김사장 부인이 현의 팔짱을 끼며 현의 방으로 들어갔다. 깨끗하게 꾸며진 방이었다. 침대와 책이 가득 꽂힌 책장과 옷장이 현을 반기는 듯 했다. "여기 현이 입을 만한 옷들 준비해두었어." 김사장 부인이 옷장을 열어 현에게 보여주곤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옷걸이에 겨울 옷들이 가지런히 걸려있었다. 옷장에 딸린 서랍장엔 속옷과 양말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김사장 부인의 세심함이 묻어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현의 목이 매여왔다. "아니야. 현이 너..무 고...마...워. 우리 행복...하게 잘 지내...보자." 김사장 부인의 뺨위로 눈물이 하염 없이 흘러내렸다. 밤이 깊었지만 현과 김사장부인이 나란히 침대에 걸터앉아 끊임없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 두사람의 모습이 너무나도 다정해보였다.
사진(#11)
오늘은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눈이 내릴법도 한데, 바램이 너무 큰건가요??^^
오늘도 한편 올리고 갑니다. 제글 읽어주시는 님들에게 한마디만 할께요. 댓글!! 저 힘내라고
댓글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요즘 공적으로 사적으로 많이 힘들거든요...ㅠ.ㅠ
§....................................................................§.....................................................................§
현이 이사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짐이라고 해봐야 전공 관련책 몇 권과 옷가지 몇 벌 뿐이었다.
오전에 택배 물건을 배달하러 나가려 했지만, 전소장이 극구 만류를 하는 바람에 사무실에 앉아 서류
정리를 하고 있었다.
주말까지 근무하려 했지만 역시 전소장이 반대를 하고 나섰다. 떠날사람은 하루라도 일찍 떠나라며
처음으로 현에게 버럭 화를 내며 배달을 나가버렸다. 오늘 저녁이면 김사장의 집으로 들어간다 생각
하니 무슨일을 해야할지 마음이 갈팡질팡했다.
현의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도 반납하려 했었는데, 전소장이 선물이라며 주었다.
핸드폰이 계속 울렸지만 받지 않고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현이 핸드폰을 받지 않자 벨소리
가 멈췄다. 영업소 사무실 안을 일어서서 둘러보았다. 책상과 TV와 작은 냉장고, 여기도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가슴속에서 섭섭한 마음이 북받쳐 뜨거운 기운이 목을 타고 오르는 듯 했다.
현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전화를 받기 위해 잠겨있는 목소리를 가다듬듯 헛기침을 했다.
"여보세요. 김현입니다." 쉰듯한 목소리로 현이 겨우 말을했다.
"김현. 나야. 상우. 지금 가고 있다. 점심이나 사줘?"
"알았다. 추운데 조심히 와라."
"오케이. 걱정마라"
"너말고 같이 오시는 분 말이야."
"임마. 가서 보자." 상우가 현의 말에 섭섭한듯 살짝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지은과 함께 오고 있다는 상우의 전화였다. 어제 저녁 술자리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왔을때 문자 메
시지로 상우가 오늘 지은과 함께 온다고 했었다.
현의 마음이 설레이는 듯했다. 잊고 있는 듯 했지만 현의 마음 한 귀퉁이에 지은이 있었다. 그때 이름
도 연락처도 묻지를 못했기에 찾을 엄두도 못했었다. 복학까지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에 언감
생심 꿈에도 생각 못했던 일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어오자 배달 나갔던 택배기사들이 한둘씩 사무실로 돌아오고 있었다. 여전히 그들은 현
에게 있어 한가족이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했지만, 현 자신조차도 쉬이 그들을 잊지 못
할 듯 했다. 마지막으로 전소장이 들어오면서 상우가 함께 들어왔다.
"준비는 다했나?" 전소장이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소장님. 그러지 마세요. 전 여기를 잊을 수 없습니다. 아니 잊지 않을겁니다." 현이 단호한 어조
로 말했다.
"현아 가서도 잘하고 네가 우리에게 희망인거 알지." 기수형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야! 현 가는길에 방해하지 말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 전소장이 기수형을 나무라듯 말하며 택배
사무실을 나갔다. 그 뒤를 따라 나머지 택배기사들도 나갔다. 기수형이 마지막으로 나가며 현에
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현이 아무말도 없이 기수형을 부둥켜안았다. 현의 뺨에 눈물 한 방울이
소리없이 흘러내렸다.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상우가 의아한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왔어?" 현이 눈물을 닦으며 상우에게 말했다.
"뭐야? 웬 이별?"
"아니다. 그럴 일이 있다. 밥 먹으러 나가자." 현이 상우의 손을 잡고 택배 사무실을 나왔다.
겨울바람이 휙하며 상우와 현을 지나쳐 갔다. 상우가 추운듯 몸을 떨었다.
현이 밖으로 나오자 지은이 차에서 내렸다. 지난날 그토록 찾아 헤매던 사람이 지금 눈 앞에 있었다.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또렷이 생각나는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너무나 반가워서 한걸음에 달려
가 두팔을 벌려 껴안고 싶은것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현이 점점 다가오자 지은의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듯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얼굴마저 화끈거려 현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박지은. 추운데 왜 나와있냐." 상우가 뛰어가 지은을 지나쳐 차에 타며 말했다.
상우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현이 지은의 바로 앞에 서 있었다. 아주 가까이에서 지은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지은이 아무말도 못하고 현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면서 현의 모습이 점점 사라
지는 듯 했다.
현이 자신을 바라보며 울고 있는 지은을 두팔을 벌려 감싸 안았다. 현의 가슴에 지은이 얼굴을 묻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준혁이 변호사 개업준비까지 시간이 남자 지은의 집을 찾아가고 있었다.
지은이 만나주지 않는다면 직접 찾아가서 지은의 부모님부터 공략하려고 진작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가는길에 백화점에 들러 과일바구니를 샀다.
먼저 지은의 부모님을 찾아뵙고 지은과의 진지한 만남을 허락받으려 다짐을 했다.
지은의 집앞에 다다르자 준혁이 마음을 고르듯 크게 숨을 내쉬었다. 차안에 거울을 보며 옷 매
무새를 다듬었다.
초인종을 눌렀다. 준혁이 간단히 용건을 말하자 대문이 열렸다. 미리 전화를 해서 그런지 지은
의 어머님이 현관 앞에서 준혁을 맞이했다.
"안녕하십니까?" 준혁이 허리를 꺽어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어서와요." 지은의 어머님이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준혁을 맞이했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맛있는 음식 냄새가 준혁의 코를 즐겁게 했다. 아직 저녁을 먹기엔 이른 시
간 이었지만, 지은의 어머니가 준혁의 전화를 받고서 음식 준비를 했다. 지은에게도 일찍 들어
오라고 전화를 했었지만, 통화가 되지않아 문자 메시지를 남겨두었다.
"이리로 앉으세요."
"네. 감사합니다. 집이 너무 근사합니다."
"네. 제가 더 고맙죠. 이렇게 찾아 와 주어 너무 반가워요."
"어머니. 말씀 낮추세요."
"어머니? 듣기 좋은 말이네요." 지은의 어머니가 준혁의 '어머니'라는 호칭에 흐뭇해 했다.
"지은씨는 학교에 갔나 보네요." 준혁이 지은을 찾는 듯 이층계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친구만나러 간다고 나갔어요. 일찍 들어온다고 했어요."
사람됨이 가벼이 보이지 않고 믿음직스러웠다. 검사라고 하면 날카로운 인상만을 생각 했었는데
순해보였다. 큰키에 지은과 잘 어울릴것 같았다.
"요즘도 많이 바쁘죠?"
"아닙니다. 저 얼마전에 사직서 제출하고 다음주에 변호사 개업합니다."
"어쩌다." 지은의 어머니가 놀라며 말했다.
"너무 제 시간이 없기도 하고 가족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해서요. 지은씨랑 자주 만나야 하는데
늘 일에 쫓기게 되니까. 그래서 앞으로 자주 놀러올려고 합니다." 자신만만 하게 말했다.
"그래요. 자주 놀러와요. 대 환영이에요."
"어머니. 말씀 낯추세요. 그냥 아들처럼 대해주세요."
"오 그....래." 전화통화는 가끔 했지만 전혀 지은이 준혁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기에 준혁
의 행동이 낯설었다.
"어머니. 저 배고픕니다." 준혁이 손바닥으로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잠시만. 지은이 아버지 들어오실시간 거의 다 되어가거든." 지은의 어머니가 수화기를 들어
지은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초인종이 울렸다.
지은의 아버지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준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아버님." 준혁이 깍듯이 인사를 했다.
"반가워요. 최검사." 지은의 아버지가 준혁에게 악수를 청했다.
"여보. 이제 최변호사예요." 지은의 어머니가 준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아버님. 이제 최변호사입니다." 준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준혁이 저녁을 먹은 후 지은의 아버지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 지은의 어머니가 지은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라는 자동응답만 나왔다.
"어디있길래 이리 전화를 안받어." 지은의 어머니가 준혁의 얼굴을 힐끔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
다.
"어머니. 괜찮습니다. 오늘은 어머님하고 아버님 뵈러 왔습니다. 내일 또 놀러올테니. 신경쓰지
마세요."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사윗감이었다.
털털한 성격과 친근함이 묻어 있는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준혁이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밤 9시를 훌쩍 넘겼지만, 아직 지은이 귀가를 하지 않았다. 지은의
어머니 눈치를 살피며 준혁이 현관을 쳐다보았다.
바둑이 지은의 아버님쪽으로 승부가 갈리자 준혁이 돌을 던졌다.
"아버님, 어머님 이만 가보겠습니다." 준혁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미안해요. 다음에 놀러오면 지은이 꼭 만나고 가요."
"아닙니다. 내일 또 놀러오겠습니다."
"그래. 잘가게나."
준혁이 인사를 하고 지은의 집을 나왔다. 시동을 걸고 막 출발할려는 찰나 지은으로 보이는 여자가 차
에서 낯선 사내와 내리고 있었다.
준혁이 차에서 두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현이 지은을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하루종일 현과 지은은 아무말 없이 얼굴만 바라보았다. 이미 서로
의 마음이 하나로 통해서 그런지 아무말 없이도 너무 행복한 하루를 보내는듯 했다.
세상의 어떤 말로도 지금에 현과 지은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다.
헤어지기 싫었다. 내일이 오면 현이 또 사라질 듯 하였다.
지은이 두팔로 현을 껴안았다. 현도 지은을 감싸안았다. 시간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하고 지은이
생각을 했다.
준혁이 오랫동안 두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에서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지은이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 준혁의 눈 앞에서 지은과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현이 지은과 헤어지고 김사장의 집으로 늦은 귀가를 했다. 김사장과 김사장 부인이 현을 기다리고 있
었다. 죄송한 마음이 현의 마음에서 일렁였다.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현이 미안한듯 조용히 말했다.
"아니다. 전소장에게서 연락 왔었다. 헤어지기 힘들었지?" 김사장이 현의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현아. 이제 우리 한가족이구나." 김사장 부인이 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너무 늦었다. 여보. 현이 방 보여주고 이제 그만 잡시다."
"어휴. 먼저 자요. 전 현이랑 좀 더 있다 들어갈께요." 김사장 부인이 현의 팔짱을 끼며 현의 방으로
들어갔다.
깨끗하게 꾸며진 방이었다. 침대와 책이 가득 꽂힌 책장과 옷장이 현을 반기는 듯 했다.
"여기 현이 입을 만한 옷들 준비해두었어." 김사장 부인이 옷장을 열어 현에게 보여주곤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옷걸이에 겨울 옷들이 가지런히 걸려있었다. 옷장에 딸린 서랍장엔 속옷과 양말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김사장 부인의 세심함이 묻어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현의 목이 매여왔다.
"아니야. 현이 너..무 고...마...워. 우리 행복...하게 잘 지내...보자." 김사장 부인의 뺨위로 눈물이 하염
없이 흘러내렸다.
밤이 깊었지만 현과 김사장부인이 나란히 침대에 걸터앉아 끊임없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
두사람의 모습이 너무나도 다정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