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새 기억하십니까? 촉새에 이어서 이번에는저의 이야기...

김영한2005.11.12
조회289

촉새의 비화에 이어 이번에는 저의이야기!


여러분들도 한번쯤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술먹고 필름 제대로 끊겼던 경험...한번쯤은...

때는 2002년 4월이었습니다. 영감이라는 친구가 부대에서 휴가를 나왔더랬죠.

남자놈들셋이 모여 순수한 소주, 소주 먹었습니다. 안주같은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순수하게

소주 먹었습니다. 마침 그날이 멸치란놈이 입대하기 전날...바로 악몽의 입대전야였죠. 저는 그당시

입대전이라 잘 몰랐지만 친구녀석들은 알고 있었죠. 입대전야가 얼마나 끔찍한 날인지 말입니다.

멸치는 친형과 함께 입대전야를 보내고 있었지만 저희는 실례 무릎쓰고 찾아갔습니다. 형 안녕하

세요 인사와 동시에 바로 술 한잔 넘겼습니다.멸치 얼굴보며 우리 왔다 임마란 말과 함께 또 한잔.

다른친구놈 술잔들길래 또 한잔..그렇게 엄청난 술이 들어갔죠. 순수한 소주 그 자체 였습니다..이날은

왜 그렇게도 제가 오바를 했는지...휴가나온놈보다 입대앞둔 놈보다도 훨씬 취했었죠. 술집을 나와서

잠깐 밤거리를 걸었습니다. 4월의 달은 쓸쓸하게 제앞에 걷고 있는 두놈을 비추고 있었죠..이제 일병

정기휴가나온 영감...군바리...참 불쌍했습니다...그 옆엔 내일 입대를 앞둔 멸치...토 나옵니다...

그래 이런거구나...철없던 시절을 거쳐 조금씩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구나...이제 한놈 두놈 입대하고

진정 사내로 다시 태어나기위해 그렇게 부대라는 곳으로 잠시 떠나가는구나...감정이 참 이상했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찡해오는겁니다..술도 취했겠다...제 옆에 있는 친구놈들이 너무나 소중했습니다..그중에

가장 불쌍한건 멸치...남자들 이럴땐 뭐 어떻게 합니까 뻔하죠..

"얌마 잘 갔다와!!!"저는 함성과 함께 멸치의 목을 잡고 등에 뛰어올라 업혔습니다. "내려와 임마!무겁다!"

쉽게 내려오지 않죠 원레 그런 상황은..."그래 지금 아니면 또 언제 업어주냐..."란 말에

저는 일단 조금은 안심하고 업혀있을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너무 많이 취해 걷기도 힘들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멸치 이놈이 고대로 뒤로 눕더라구요. 살며니 눕는게 아니라 그냥 뒤로 자빠지는거 아시죠?

일부러 그랬던 겁니다. 술이 과했죠.저는 점점 기울어져가는 주변 풍경을 보며 "어? 어라?"

이런 외마디 비명비슷한 소리를 내고는...모르겠습니다...아마도 정신을 잃었겠죠..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눈을 떠보니 주변은 온통 암흑이었습니다..여기 어디냐..? 잠시 암순응을 거쳤는지 주변이

조금씩 보이더라구요. 옆에 한놈이 윗통을 벗고 자고 있더군요. 자세히 보니 멸치 였습니다. 아!

멸치네 집이구나..무엇때문인줄은 몰라도 집에 가야겠다는 일념뿐이었습니다. 일어나니 뒷통수가 땡기고

온몸이 쑤시더군요. 모르겠습니다. 집에 가고자 했기때문에 내일 입대하는 멸치 지갑에서 오천원짜리

한장 꺼냈죠.택시비하려고.그리고 분명 말했습니다.멸치야 5천원 꿔간다..꿔가면 언제값냐...몰라요..

그냥 꺼냈죠..물론 멸치는 자고 있었죠..알아요..자고 있는거..그래도 전 말했으니 훔친건 아니죠..?

멸치방 문을 열고 나오다가 자빠졌습니다. 멸치 어머니 계시더군요..응 왔구나?..예~안녕히계세요..어머니가

왔구나~? 말씀하셨는데 바로 '안녕히계세요' 했습니다..어쩔수 없었어요...

.....또 기억이없죠.....누군가 이러더군요...손님 다 왔습니다...헉! 뭐냐..언제 택시를 탔죠? 어쨌든

저희 아파트앞이었습니다..5천원 짜리를 찾으려 주머니를 뒤지는데 없네요...아~ 어떻게 된거죠..?

할수없이 시계를 풀었습니다. 만원짜리인데 금색으로 된것이 밤에 보면 조금 비싸보이는 시계였죠.

아저씨 제가 돈이 없으니 이 시계 맡길테니 내일 연락 주세요. 기사 아저씨 시계를 받더니 '예 내일

연락 드리겠습니다'..근데 어디로 연락을 줘요...? 전화번호 묻지도 않으시더군요..그런거 몰라요저도...

저는 그냥 택시비 만원짜리 시계로 때울생각으로 내리려 했는데..저 옆에서 욱이라는 친구놈이 뛰어오더니

택시비를 내더라구요..저희집 옆에 사는 친구놈인데 제가 택시비 가지고 나오라고 전화를 했답니다.

장난하나? 전 그런적 없는데 말이죠...어쨌든 고맙다 인사하고.............아침에 누군가 벨을누르더군요.

깨어났죠...현관을 나가보니 동생이었습니다....동생이 외박을 하고 아침에 들어온 모양이었죠..

동생 제얼굴 보자마자 '형 얼굴 왜 그래?"....거울을 봤죠...코가 다 깨졌네요. 뺨도 까졌네요. 턱도

멍들었네요..뭐죠....어쨌든 그냥 잤죠...전화소리에 잠을 깼습니다..멸치였습니다. 지금 훈련소라고..

잘 갔다가 오겠노라...그래 잘 들어가라...나도곧 따라간다...이제 1년후에 볼수 있을까요 2년후에나

볼수 있을까요....마음이 참 찹찹했습니다...이제 전화를 아쉽게 끊어야 할 분위기..건강해라!! 그직후

멸치의 한마디, "병신아 어제 기억나냐?ㅋㅋㅋㅋㅋㅋ"...그러더니 그냥 끊더군요...아 궁금해 미치겠습니다...

저녘에 영감을 만났죠. 이놈 복귀날이 아직 많이 남았기에 만나서 가볍게 맥주한잔 먹으면서 어제의

사건을 물었죠..자 이제부터 그 숨겨진 스토리 입니다....멸치의 등에 업힌저는 멸치가 일부러 뒤로

확 자빠져 버리는 바람에 전봇대에 뒷통수를 꼻아 박고 아스팔트 바닥에 내팽겨쳐 졌답니다. 얼굴 다

까지고 코 깨지고....그리고는

길바닥에 누워 씨~익 웃은상태로 기절비슷한걸 했답니다. 친구들 엄청 웃었다죠. 나쁜놈들..하긴 어쩔수 없죠.

씨 익 웃고 있으니 ㅋㅋㅋ 그런데 얼굴에서 식은 땀이 엄청 흐르더랍니다. 멸치의 형이 제

따귀를 아무리 때려도 일어나지 않아, 이 새끼 뒤졌나 보다 빨리 병원 데려가!! 멸치는 깜짝 놀라서

저를 업고 택시를 잡아 탔죠. 입대하기전에 친구한명 지가 죽이게 생겼는데 깜짝 놀랐을겁니다.인근

에서 가장 큰 부평안병원으로 직행했죠. 저를 업고 응급실로 들어갔답니다. 그 새벽에 젊은놈들

4~5놈이 응급실을 찾았으니 병원에서도 놀랐을겁니다. 빨리 제친구 살려주세요!! 모두들 술이 조금

과했죠..침대에 저를 눕혀놓구서 멸치는 응급실에서 난동을 피웠습니다. 저를 살려내라고. 간호사

저를 보고 뭐 이것저것 살피더니, '금방 일어날것 같은데요?'이랬답니다..그후 제가 침대에서 발딱

일어나더랍니다..주변을 살피더랍니다...그리고 소리 쳤답니다..."야! 쪽팔려. 째!!!!" ,바로

응급실밖으로 쏜살같이 뛰어나가더랍니다.진짜 짼거죠. 아니 뭐 잘못했습니까? 제 친구들 제 고함소리에 덩달아

모두들 뛰어 도망나왔다죠..뭐 이런놈 다있냐 이새끼이거 사람도 아니다 거기서 왜 째냐..

친구들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고 저는 멸치네 집으로 갔답니다..물론 저는 전혀모릅니다.....그뒤로

멸치네 집을 나와 욱이라는 친구에게 공중전화에서 전화를 한거죠. 택시비 가지고 나오라고..여기서

미스테리...멸치 지갑에서 꺼낸 5천원은 어디로 간거냔 말입니다...

자 이 에피소드는 대충 이런식으로

마무리가 되었죠.....그이후로 제가 입대를 할때즈음 영감은 전역을하고 1년후에 멸치가 전역을했죠.

그리고 1년후 저도 전역했습니다...남자분들 아시는분들 아시겠지요. 멸치가 제 아버지, 영감이 제 할아버지에요^^

영감은 멸치 아버지군번이구요!!하하...

참 많은 시간이 흘렀죠...5천원의 행방은 제가 전역할때즈음

알수가 있었습니다..제가 전역휴가를 나와 멸치네 집에서 친구 몇놈과 술한잔 먹고 있었습니다. 멸치

어머니가 성격이 밝으시고 아들 친구놈들을 좋아하시기때문에 저희들과 술먹으면서 이야기도 많이

하셨죠. 전역 휴가나왔을때니까 지금으로부터 한 3달 전이군요..멸치네 어머니 술드시더니 말씀하

시던데요. "우리 멸치 입대전날 이놈왔길래 잘 왔냐고 했더니 안녕히계시라면서 5천원 현관에 두고

가더라. 어머니 밤늦게 찾아와서 죄송해요 하이타이라도 사서쓰세요. 이라믄서."이렇게 저는

2년이 훌쩍 넘어버린 행방불명된 5천원의 소식을 알수 있었습니다.... 

참 즐거웠던 기억들입니다. 저는 지금 문득 이런 친구들이 옆에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일인지 깨닫습니다.

오늘 한번 가까운 친구에게 전화해서 느닷없이 그저 고맙다는말 한마디 해보는것이 어떨까요...제친구들 분명

이럴겁니다. 미친놈 미친 개고기뜯어먹는 소리한다고.....고맙다는 말에 왜그러냐? 라고 묻는다면

그냥이라고 대답해보세요...그냥 고맙노라고.....가슴이 찡해올것 같네요...

오늘 저녘 멸치와 영감만나서 소주한잔 하려합니다. 그때 그시절 이야기도 좀 하면서 말이죠.....재미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