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일요일 오전. 서영이 좋아하는 까페. 일부러 미리 도착해서 기다린다. 이른 아침의 안개가 끝내 비를 몰고 왔다. 늦가을 비가 가느다랗게 줄기를 그리며 떨어진다. 올해는 주말마다 비가 자주 오는 편이다.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난다. 유리문을 열고 테라스로 나간다. 테라스에 놓인 작은 화초분의 플라스틱 받침그릇 위로 빗방울이 튀긴다. 경쾌한 리듬이 환청처럼 귀에 울린다. 서영이 좋아하는 비. 손바닥을 펴서 앞으로 쭉 내밀었다. 빗방울이 손가락 사이로 지나가려다가 미쳐 빠져나가지 못하면 손가락 마디에 부딪쳐서 톡톡거리며 튀어오른다. 익숙한 존재감에 뒤를 돌아본다. 어느새 서영이 미소를 머금고 서있다. 검은 색 원피스에 연보라 쇼올을 걸치고 한 손에 버버리 문양의 긴 우산을 들고 어깨에 흰색 백을 메고 있다. 내 곁으로 다가와 나란히 선다. 테라스 밖과 내 얼굴을 번갈아 바라본다. “신기하네, 비 오는 걸 싫어하면서.....................” 대답대신 서영의 손을 잡아끈다. 서영은 영문을 몰라 한다. 서영의 원피스 소매 밖으로 가느다란 팔이 드러난다. 눈처럼 새하얗다. 서영의 손등을 내 손바닥 위에 놓는다. 내 손바닥에 떨어지던 빗방울이 서영의 손바닥 위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서영은 아무 말 없이 제자리에 서서 손바닥으로 빗방울을 받는다. 나는 다른 쪽 손으로 서영의 어깨를 뒤에서 감싸 안는다. 서영의 머릿결에 자연스럽게 내 얼굴이 다가간다. 조용히 눈을 감는다. 내 콧날에 스치는 머릿결의 감촉과 자스민 향에 좀 더 집중한다. 서영은 한동안 그대로 서 있다가 자신의 손바닥을 아래로 돌려 내 손바닥에 붙인다. 서영의 손바닥의 물기가 내 손바닥에 묻는다. 천천히 내 쪽으로 몸을 돌린다. 서영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 사이사이에 들어온다. 가볍게 손을 깍지낀다. 반대쪽 손으로 내 얼굴선을 아래에서 위로 쓰다듬는다. 손끝이 내 속눈썹에 닿는다. 가만히 눈을 뜨자 서영의 눈과 마주친다. 서영의 목소리가 촉촉하다. “............고마워.........” “뭐가?” “이런 일요일 아침을 선물해줘서................” “고맙다고 하기엔 일러..............” 서영의 눈이 동그래진다. “............?” 나는 입을 꾹 다문채로 입꼬리를 위로 치켜들어 빙긋 웃는 표정을 만들어 보인다. 잠시 후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나는 매일 이렇게 너와 아침을 보낼거야. 앞으로 쭈욱.............”
프리즘 13
13.
일요일 오전.
서영이 좋아하는 까페.
일부러 미리 도착해서 기다린다.
이른 아침의 안개가 끝내 비를 몰고 왔다.
늦가을 비가 가느다랗게 줄기를 그리며 떨어진다.
올해는 주말마다 비가 자주 오는 편이다.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난다.
유리문을 열고 테라스로 나간다.
테라스에 놓인 작은 화초분의 플라스틱 받침그릇 위로
빗방울이 튀긴다.
경쾌한 리듬이 환청처럼 귀에 울린다.
서영이 좋아하는 비.
손바닥을 펴서 앞으로 쭉 내밀었다.
빗방울이 손가락 사이로 지나가려다가 미쳐 빠져나가지 못하면
손가락 마디에 부딪쳐서 톡톡거리며 튀어오른다.
익숙한 존재감에 뒤를 돌아본다.
어느새 서영이 미소를 머금고 서있다.
검은 색 원피스에 연보라 쇼올을 걸치고
한 손에 버버리 문양의 긴 우산을 들고
어깨에 흰색 백을 메고 있다.
내 곁으로 다가와 나란히 선다.
테라스 밖과 내 얼굴을 번갈아 바라본다.
“신기하네, 비 오는 걸 싫어하면서.....................”
대답대신 서영의 손을 잡아끈다.
서영은 영문을 몰라 한다.
서영의 원피스 소매 밖으로 가느다란 팔이 드러난다.
눈처럼 새하얗다.
서영의 손등을 내 손바닥 위에 놓는다.
내 손바닥에 떨어지던 빗방울이 서영의 손바닥 위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서영은 아무 말 없이 제자리에 서서 손바닥으로 빗방울을 받는다.
나는 다른 쪽 손으로 서영의 어깨를 뒤에서 감싸 안는다.
서영의 머릿결에 자연스럽게 내 얼굴이 다가간다.
조용히 눈을 감는다.
내 콧날에 스치는 머릿결의 감촉과 자스민 향에
좀 더 집중한다.
서영은 한동안 그대로 서 있다가 자신의 손바닥을 아래로 돌려
내 손바닥에 붙인다.
서영의 손바닥의 물기가 내 손바닥에 묻는다.
천천히 내 쪽으로 몸을 돌린다.
서영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 사이사이에 들어온다.
가볍게 손을 깍지낀다.
반대쪽 손으로 내 얼굴선을 아래에서 위로 쓰다듬는다.
손끝이 내 속눈썹에 닿는다.
가만히 눈을 뜨자 서영의 눈과 마주친다.
서영의 목소리가 촉촉하다.
“............고마워.........”
“뭐가?”
“이런 일요일 아침을 선물해줘서................”
“고맙다고 하기엔 일러..............”
서영의 눈이 동그래진다.
“............?”
나는 입을 꾹 다문채로 입꼬리를 위로 치켜들어 빙긋 웃는
표정을 만들어 보인다.
잠시 후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나는 매일 이렇게 너와 아침을 보낼거야. 앞으로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