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여러날 밤...제1부

원조자라2005.11.18
조회569

<에필로그>

"낯선 곳에서 하룻밤'이라는 국산영화가 있었다. 뭐 내용은 말 안해도 다안다.
그렇고 그런 남여가 낯선 곳에서 하룻밤의 사랑을 나눈다는 그런 영화다.

수족관의 물고기가 아무 생각없이 왔다갔다 그러면 어항 뒤에는 짙은 화장의 여배우가
"목말라 오빠 물좀줘 물좀줘" 하면서 입을 조선 반만하게 헤벌리고
더벅버리 남자의 등어리에는 스프레이로 뿌린 땀발울이 송글송글 맺혀있는 화면,

그러면서도 더 볼꺼도 없는 그 장면이 한 5분은 이어진다.
가끔씩 파도가 마구 치고 벽난로의 장작이 활활 타는 장면도 곁드려지면서.

그런 영화, 요즘 상영했다면 하루도 못 넘기고 간판 내렸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 제목부터가 잘못 됐다. "낯선 곳에서 하루밤" - 이게 말이 되느냐 이거다.

비싼 영화료 내고 기껏 하룻밤만 하는 그짓 보면 무슨 재미가 있는가.
"낯선 곳에서 여러날 밤" 이래야 조금이라도 손님이 더 들어 올거 아닌가.
영화사 애들 마빡이 그래서 무슨 돈벌이 하겠느냐... 이말이다.

제1부 - 너그덜 빤스는 내 손안에...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나, 나이 37세. 란제리회사 남성부 디자인 실장. 어렵게 이야기할꺼 없다.
주로 남자 빤스 만드는 여자다.

초등학교 5학년 기지배 하나 데리고 혼자 산다.

혼자 사는거 쭈굴스럽게 보이기 싫어 수영,싸이클로 몸매 관리한다.
최근엔 헬스장 코치넘때매 마라톤 시작했다. 뭐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나이에 안맞게 가슴도 탱탱하고 처녀 티나게 생겼다.

내가 봐도 아직 쓸만하다.

근데 왜 혼자냐고. 굳이 알아야 하는가?
너그들이 부부 맛을 알어? 아, 표현이 좀 거칠었다.
워낙 내가 남자놈들과 부탁치다보니 말투가 다소 거칠다.

부부사이는 두 사람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이말이다.
그러니 토끼 걱정말고 니나 걱정 하세요.

성격차이. 무슨 성격? 성질머리야  아님 성의 격(格) 차이야.
흔히 궁굼해 하는 성의 격 차이는 아니니 침 흘리지들 말어.
난, 남자들의 그 잘난
성의 격을 위해 달려 있는 물건의 싸개를 만드는 여자야.

고로 아침 밥상이 틀려진다는 성 운운하면서
"너도 별 수 없는" 그런 여자로 상상하지 마란 말이다.
그냥 성질이 더러버서 헤어졌구나 그래 생각하면 돼.
모르지 내가 술 한잔 먹고 한풀이 할 기회 있으면 횡설수설 털어 놓을지.

"류선배, 이번 토요일 시간 어때"
"누구..."
"나예요, 장..."
"그래 왠일이야"
"왠일이냐뇨. 토요일 나랑 서해안 가기로 했잖아"

그랬나. 그랬었구나. 요 며칠새 너무 머리가 아팠다.
여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디자인했던 시제품이 영 아니다.

경쟁사에선 벌써 올 여름 시장 선점을 위해
"입기만 해도 꾸득꾸득 해진다. 옥(玉)링 사각빤스"를 비롯
황토에다 장어뼈를 갈아 만든 "아줌마 불나요 119 긴급연락. 황장빤스"등이 출시되어
회사 노인네들의 질책이 장난 아니다.

시제품이 제대로 나와야 이 영감님들도 한번씩 입어보고 품평을 할 수가 있는데
이번 제품은 사실 공정자체가 좀 까다롭다.
되기만 되면 엄청난 반응을 불러 일으켜 공석으로 있는 마케팅 이사 자리도 기대하겠는데,
시간은 없고 시제품은 개판이고 안그래도 머리에 스팀만 올라 오던 참이였다.

"어이, 김영택이. 그래 입어 보니 영 아냐?"
"아니 무슨 애들도 아니고 거시기에 누런 콩고물 같은게 풀풀 뭍어 있으니 쪽팔려 입겠습니까.
실장님 이번 제품은 포기하시든지 다른 쪽으로 만들면..."

이번 제품은 이랬다.
타사 놈들이 경쟁적으로 성기능 강화 팬티를 출시하니 우리 쪽에서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저놈들은 옥이네 황토네 거기다 장어뼈까지 섞어서 지랄들 하고 있는데
나는 뭘로 승부를 거냐 이거지.

남자놈들도 그렇다. 아니면 말지 지들이 뭐 몸 팔일 있냐.
입만 열면 거시기엔 뭐가 좋타더라 뭐가 죽이더라.
지렁이 꼬아먹고 사슴 피빨아 먹고 그러더니 이제는 빤스도 기능을 원한다.

죽이는거 입어야 좋탄다.
해만 지면 하루밤새 홍콩을 몇번 갔다 와야 된단다.
그러면 죽어도 좋단다. 에라이 그래서 죽은놈 하나 못봤다.
내가 알기론 거시기는 타고 나는거지
아닌 놈 아무리 잘먹고 잘키우고 해봐야 다 말짱 꽝이다.

강원도 어느 칠십먹은 노인넨 삼시세끼 라면만 먹고도 하루 두번씩 한다더라.
하지만 어쩌겠네. 나도 월급쟁이고 이 업계에서 한때는 잘나가던 뇨잔데
이제와 뒤로 물러 앉을 수도 없잖아.
안그래도 요즘 젊은 것들 틈만 나면 딴지걸고 디랄들인데.

그래서 한달간 혼자서 머리 쥐띁으며 개발한게 바로 "누에그라 가루빤스다".
한국산 누에그라를 먹는게 아니고 바르는거다.
요즘은 요구르트도 바르지 않는가. 이거다. 먹는게 아니고 바르는 순간 뻘떡...

빤스에 가루 주머니를 만들어 필요할때 발라만 주면 뻘덕 일어나게 하는 기적의 빤스,
이름하여 "뻘떡그라 빤스"
자다가 그 생각에 일어난 나는 흥분과 감격에 겨워 다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남자 없이 사는 여자가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다니,
그래 류성자, 넌 아직 죽지 않았어.

남자 너그들은 다 죽어야 좋타지만 난 살아야 돼...
너그들을 다 죽이고 난 살아야 해...지달려라...내가 죽여줄게...

(1부 끝...2부 꺼밍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