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맞벌이 해야하나요?

ㅠㅠ2007.03.14
조회7,599

세살의 딸아이를 두고 있는 애엄마입니다.

요즘들어 문득 이래가면서까지 맞벌이를 해야하는지 고민입니다.

 

딸아이를 낳고 몸이 회복되면서 결혼전부터 다니던 회사에 복직했습니다.

대우도 괜찮고 제가 관심있어하고 좋아하는 일이라 정말 놓치기 싫었습니다.

무엇보다 회사에서도 저를 좋게 생각해서 출산으로 인해 휴직할때에도 꼭 돌아오라고 이야기해줬고..

제가 다시 돌아갔을때 모든 직원들이 너무나 따스하게 맞아줘서 저에겐 제2의 가정이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일터에 이렇게 애착을 갖고 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경우도 드문데 저는 행운아죠.

 

무엇보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고 계속해서 저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 같아서..

정말 직장인으로서는 승승장구한다 해도 과언은 아닐정도로... 속된말로 잘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제 자랑 늘어놓은 것만 같은데 결코 제 자랑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요즘 정말 심각한 고민에 빠졌거든요.

바로 계속 맞벌이부부로... 직장인으로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아무래도 일자리를 갖고 있다보니 딸아이를 보모에게 맡길수 밖에 없었습니다.

간단한 집안일도 도와주고 아이까지 봐주시는 보모를 구했습니다.

처음 보모를 구했을 때엔 상황이 급해서 간단한 만남을 통해 어떤분인지 보고 선택을 했습니다.

30대 후반의 여성분이셨는데, 다소곳하시고 괜찮아보여 부탁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의심가는 행동도 보이고 무엇보다 불시에 찾아온 시어머님께 안좋은 모습을 보였었던게 계기가 되어..

지금 저희집을 맡고 있는 보모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40대 후반의 아주머니이신데 아기를 정말 귀여워하시고 이뻐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돌본 경험이 많으셔서 아이를 정말 잘 양육해주셨고..

또 가끔은 큰언니처럼 제가 어려운 점들 고민들도 들어주시고...

정말 정말 저에겐 고마운 분이 되셨습니다...

너무 고마워서 매년 조금씩 수고료를 올려서 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설 명절.. 모처럼 딸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딘가모르게 아기가 불안해보이고 많이 울었습니다.

무엇보다 아기가 보통은 엄마를 찾고 엄마에게 안기고 하는 행동을 보여야 정상인데..

엄마라는 말도 잘 안하고 엄마에 대한 애착도 덜해보입니다.

신경질적이고 많이 울고 때쓰고...

그런 모습들 때문에 시어머니 보기도 민망하고 답답하고.. 화도나고.. 우울하기까지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아기에게 너무너무 미안하고... 안타깝더군요....

 

연휴가 끝나고 출근할 무렵 다시 보모가 저희 집을 찾았을 때...

아기가 해맑게 보모에게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순간 겁이 났습니다...

제 아기이지만 보모에게 제 아기를 빼앗긴듯한.. 엄마자리를 빼앗긴듯한 느낌도 들기도 했고..

또 이렇게 언제까지 아이를 맡길수도 없는 실정이고...

무엇보다 우리 딸이 커가는 과정에 있어서 어머니의 부재가 이 아이에게 미칠 영향...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은 한달에 250만원 정도 벌어오고 있으며 저는 200만원정도 벌고 있는 실정입니다.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렵사리 아담한 우리 집도 마련하고 우리가족에게 행복함만 있을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기의 이런 모습들이... 제 마음을 참 어렵게 합니다.

 

소득만 놓고보면은 참 잘산다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일단 매달 100만원 정도는 보모 수고비로 드리고 있구요..

150만원정도는 사업실패로 어려운 시댁 빚 상환 및 생활비, 그리고 친정 부모님 용돈으로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100만원정도는 이래저래 보험, 적금등으로 나가고 있구요...

대략 100만원 정도로 한달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넉넉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당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기키우는 입장에서 이래저래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약간 버거울 정도의 수준입니다.

 

지금 걱정하는 것은 아이의 미래와 저의 미래, 그리고 우리 가족의 현재 상황입니다.

아이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제가 일을 관둬야 하겠지요.

그리고 여기저기 나가는 지출들을 줄인다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것 같긴 합니다.

일단 보모 월급도 절약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의 미래 또한 포기할 수 없습니다.

나름 직장에서 잘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비전도 있고 인정도 받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일을 관두게 된다면은...

물론 지금 당장 후회는 없겠지만 앞으로 10년, 20년 후...

제 딸이 중고생이 되고 성장해서 대학생이 되었을 때..

저는 그저 가정주부로서 그렇게 살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가정주부가 가치없는 일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기회를 놓친다는 것이 너무 너무 고민이 됩니다.

 

성공과 아이의 양육....

집안 어른들은 특별히 내색하지는 않으시지만 아이 양육을 원하시는듯 합니다.

직장생활 하는 것에 대해 특별히 반대는 않으세요.

하지만 아이 키우는게 중요하다는 말씀은 많이 하시죠.

직장에서는 살짝 이런 고민을 말했더니..

일단 선배들부터 아이는 금방 큰다며.. 만류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는 금방 크고 인생은 짧은거라고 말이죠...

 

사실 아이양육을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선택한다는 것도 이기적인 것 같고..

그렇다고 아이를 위해 저를 포기하는 것 역시 너무 힘드네요....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