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오던날.. 어느육교밑에는..

bikemen2005.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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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오던날.. 어느육교밑에는..

이 육교 사진이 어떻게 보이는가..
그냥 육교? .. 눈온 육교..?

포커스를 중심에서 밑으로 옮기면, 어느 할아버지 한분이 계신다.
그곳엔 부서진스티로폼, 허름한이불, 빈물통, 오래된후라이팬 그속의 썩은밥.. etc..

2005. 12. 4. 오늘 아침 찍은 사진이다..
어제인, 12월 3일에는 첫눈이왔다.. 나에게도 문자가 몇개왔다.
첫눈이다, 가족과함께보내라.. 등등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첫눈온 그날밤 저 할아버지께선 담배와 함께 밤을 지내셨다,

안암동에 우신향병원,..
지금 우리 할머니가 허리가 많이 안좋으셔서 입원을 하셨고..
그래서 나는 이틀정도 그곳에서 잤다..
그런데 그 분은 내가 본 삼일내내 그곳에만 계셨다.. 담배와 함께..

노숙하시는 분이 많은건 어릴때부터 많이 들었다, 초등학교때는 노숙자가 놀림거리가 된적도 있었다..
텔레비젼에서도 드라마,영화에서도 꽤 봤던거 같다.
하지만 내가 직접본것은 스무살 지금이 처음이다.

이 빌어먹을 세상.. 개같은 세상..
물론 이런저런 사람이 많은게 당연한 세상이지만..
저렇게 밖에서 사시는 분이 한분도 안계시게 할수는 없는것일까..
막상 .. 추운겨울에 밖에서 저렇게 계시는 할아버지를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내가 어릴때부터 두분 친,외할머니밑에서 커왔고.. 그래서 할머니랑 친구처럼 지낼정도로 막없이 지내고..어디가면 부모님보다 할머니가 좋다말하고..할머니에 대해 애정이 많아서그런지..
기분이 엄청싸했다..
꼭 성공해서 도와드리고 싶은 생각이 직접 든건 난생 처음인거 같다.
이글이 많이 퍼져서, 그런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순없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걸 보고 그냥 지나가시는 분도 많았다.
근데 별로 착하지도 않은 내가..
지하철에서 구걸하시는 분을 뵈도 거의 동전하나 넣지않은 나쁜 내가..

그걸 봤을땐 가슴이 너무 이상했다..
뭔가 해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제기랄..
어리고 힘없는 나는 아무것도 해드릴게 없었다..

고심끝에 생각해낸것은.. 어제아침 내가 할머니한테 사드린..
200원짜리 따뜻한..
율무차였다..

어젯밤 용기내어 허리숙이고 들어가..
거리감안느끼시게 능청떨면서 안녕하세요할아버지 하면서..
율무차를 건넸다..
그런데 담배에 불을 막붙이신 그분이 갑자기 담배를 버리시더니.
얼른 받아 그 뜨거운 것을 막 들이키셨다..
안추우세요? 앞에 이 병원에 들어가실래요? 친해질라고 질문을 막 했지만..아무 말, 한마디없으셨다..
세상이 싫으신 모양이다..

무안하고 죄송해서.. 그렇게 2~3분만에 나왔다..
굽혔던 허리를 피고 병원으로 들어가는데 눈빨이 날렸다,,
첫눈이었다..

그리고 그때 마침 .. 앞 도로에는..
BMW 한대가 쌩 ~ 하니 지나갔다..

마치 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씁쓸..한 첫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