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하다가..파경난 나의 추억...

차카게살자2007.03.16
조회25,798

 

   저는 31살이고, 작년 말에 두 살 많은 여자랑 결혼 날짜 잡고 두 달 정도 남겨둔 상태에서 결국 헤어졌습니다.

 

결혼이 정말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잘못이 분명히 있었지만 그 여자도... 참..뭐랄까... 잘 헤어졌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저의 부모님이 강남에 건물이 하나 있어서 결혼을 하면 그 건물에 살기로 했는데, 막상 상견례 끝나고 나니 말이 바뀌더군요. 강남에 있는 최소한 30평 정도 되는 아파트 하나 얻어 달라고... 처음에 결혼 얘기할 때 부터 건물에 살기로 하고 결혼식도 간소하게 하자도 약속해놓고는 자꾸 자기네 부모님 핑계를 대면서 요구하더라구요. 결혼식도 호텔...

(여자 부모님은 두분다 의사시고, 결혼식 비용 알아봤더니 1억 정도 - 양쪽다 하객이 많습니다. )

 

제가 안된다고 했습니다. 건물에 살면 부담없이 인테리어만 해서 그냥 살다가 물려받으면 되는데, 굳이 부모님한테 은행빚 얻어서 강남에 아파트 전세를 얻어주게 해야겠냐고.. 그리고 결혼식도 결국은 빚인데... 참자고 했습니다.(저희 부모님은 일하시는 분도 아니고... 하객이래봤자 돈 안내는 친척들....;;- 친척만해도 500백명 이상..)

 

 

화를 내고 설득을 해도 안되더라구요. 나중에는 결혼식 날짜는 점점 다가오고... 밤에 잠이 오질 않더군요. 절대 부모님 모시고 살 마음은 없다고 못 박는 여자, 강남권 아파트에 꼭 살아야 된다는 여자, 결혼식은 무조건 호텔에서 해야한다는 여자... 스트레스 때문인지 살이 찌기 시작하고, 머리까지 탈모현상이 일어나더군요.

 

자다가 새벽에 생각하다 혼자 열받아서 여자한테 전화해서 한바탕 쏴대고,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길에 미안하다고 하기를 여러번 했고... 그러다가 정말 이 여자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도 아들 결혼한다고 좋아하시는 부모님 얼굴이 떠오르고... 매주말마다 며느리 밥 사준다고 부르시는 부모님...

 

정말 판단이 서질 않았습니다.

 

어느날 회사에 있는데, 부모님이 강변에 있는 아파트 계약했다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2억6천...전세.. 여자한테 전화해서 얘기했더니 자기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강변 아파트를 계약하면 어떻하냐고 뭐라고 하더군요,. 자기랑 같이 살 집인데 물어보지도 않고 계약했다면서..

 

 

그 주 일요일에 여자한테 술 한잔 하자고 하고... 정말 솔직한 제 심정을 얘기했죠,. 결혼 준비하면서 너한테 화가 너무 났고 실망도 너무 많이 하고... 그렇게 지내다보니 널 사랑한걸 후회하는 지경에까지 왔다고...

 

부모님 실망시킬걸 알면서도 헤어졌습니다.

 

지금은 다른 사람 만나서 이쁘게 사랑하고 있고, 결혼 얘기도 오고 가고 있습니다. 지금 여자는 부모님한테 너무 잘하고 마음씨도 너무 이쁩니다. 여자가 원하지 않아도 제가 더 좋은걸 해주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솟습니다.

 

여자들이 결혼할 때 범하기 쉬운 오류가 좋은 집에서 시작하고.... 인생에 한번 있는 결혼식을 남들한테 부러움 사고 싶은거..잘 압니다. 하지만 그 한번을 위해서 남들보다 몇년은 뒤쳐져서 시작할 수 있음을 남자들은 생각하기에 결혼에 돈을 아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서로 좀 참아야겠죠...

 

그냥 눈팅만 하다가 아련한 추억이 되어버린 제 얘기가 떠올라서 글 올려봅니다...^^;;